대전대 한의대 이은정 교수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일차성 골다공증 환자의 진단·치료·평가 및 관리’ 주제의 노인의학 강의를 제공한 이은정 대전대 한의대 교수에게 강의 주제 선정 배경과 노인의학 분야에서 한의학이 지닌 강점에 대해 들어봤다. 이 교수는 대전대 한의대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한방재활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Q. ‘골다공증’을 주제로 선정한 배경은?
근골격계 질환을 주로 보는 한의사라면 임상현장에서 골다공증성 골절로 내원하는 노인 환자 분들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골다공증성 골절로 내원하는 환자가 골다공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골절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손목, 요추, 고관절 등 부위를 달리하며 반복하여 재골절이 일어난다. 그 결과 골절부위 유합 지연으로 건강한 생활로 복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골다공증은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환자들은 질환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질환의 인지 이후에도 주로 양의학적 표준치료제 복용에 의지하다보니 한의 임상현장에서는 골다공증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된다.
하지만 1차 의료 기관에서 골다공증 등 유병률이 높은 질환에 대한 진료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점차 보장성이 확대되고 있는 골다공증 질환의 관리 부문에서 한의 진료가 소외되면 안 된다. 이런 배경에서 골다공증 환자의 정의부터 치료까지의 기본적 내용을 정리하여 강의를 하게 됐다.
Q. 강의 내용을 소개하면?
임상현장에서 골다공증 환자를 진료 상담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담고자 했다. 먼저 골다공증 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골다공증의 정의, 증상, 유병률의 특징부터 골대사의 원리와 골다공증 발병기전 등을 정리해 강의에 담았다.
골다공증은 1차성과 2차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강의는 노인성 골다공증이 포함돼 있는 1차성 골다공증을 위주로 내용이 구성됐다. 또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와 골밀도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방법, 치료 후 평가하는 방법도 설명하고자 했다.
골다공증 치료법을 약물요법과 비약물요법으로 나눠 소개했고, 특히 지금까지 보고된 골다공증에 적용한 한의치료 방법과 그 효과를 정리해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Q. 강의 수강을 통한 기대 효과는?
첫째, 한의의료기관에서 골다공증 환자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으면 한다. 둘째, 이 강의가 1차 진료현장에서 노인 환자를 만나는 의료인으로서 1차성 골다공증을 예방, 진단, 치료, 평가 및 관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 습득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Q. 실제 케이스를 통해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가 실제 진료실에서 어떤 모습, 어떤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지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의 임상 표현’ 부분은 진료실에서 직접 경험한 1차성 골다공증 환자의 케이스를 정리해 제시한 것이고, 이런 케이스의 환자 분들을 진료하기 위해 어떤 내용들을 숙지해야 하는지 미리 안내하고자 했다.
이 강의에서 제시한 임상표현 이외에도 키가 점점 줄고 있다거나, 손목골절을 경험한 50세 이상의 환자, 일찍 폐경을 경험한 65세 이상 여성, 엑스레이 상 골밀도가 낮아 보이는 경우 등 관리해야 할 1차성 골다공증 환자가 표현하는 임상적 팁들은 매우 많을 것이다. 환자의 시그널을 알아차리고 진료하는 데 강의 내용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
Q. 노인의학 분야에서 한의학의 강점은?
노인의학은 모든 생명체가 경험하는 생물학적인 노화와 그로 인한 기능 감퇴에 여러 만성적인 질병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노년의 상태를 연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다. 2017년 노인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의 73%가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으며, 복용하고 있는 약도 평균 4.1개다.
복용하고 있는 약이 서로 부작용이 생기면 이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노인의학에서는 다약제 정리가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multi compound, multi target’의 특성을 지닌 한약은 이런 노년의 복잡한 만성질병을 약제의 개수를 줄이면서 관리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또한 ‘정기’(正氣)를 보해 ‘병사’(病邪)를 물러나게 하며, 질병을 예방하는 장점이 있는 한의학은 노화를 예방하고 기능감퇴를 보강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장점들이 노인의 만성질병 4,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골관절염, 요통·좌골신경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의 관리에서도 허증 보강 및 노년의 삶의 질 향상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진료실 안에서 자주 경험한다.
Q. 앞으로의 연구 활동 계획은?
골다공증에 대한 한약의 전임상 연구는 많이 이뤄졌으나,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서 성공한 예는 많지 않다. 현재 한약이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 중이며, 효과적인 한약 소재를 찾아 그 기전을 규명하고, 임상시험까지 도전해보고자 한다. 이후 골대사에 대한 연구를 발판으로 노인의학에서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관절염과 근감소증까지 연구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많이 본 뉴스
- 1 “지역의료 공백 대비, 한의과 공보의 ‘전문의약품’ 알아야”
- 2 한의사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 ‘혐의 없음’
- 3 “낮에는 한의사, 밤에는 사진작가”…제주마를 통해 본 민초의 삶
- 4 “한의과 공보의 ‘예방접종’ 역량·의지 91.9%”
- 5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 연례학술대회 ‘성료’
- 6 한의사의 마취크림 사용 관련 불법 악성 민원에 ‘총력 대응’
- 7 “한의피부미용기기의 밝은 미래 엿볼 수 있었던 시간”
- 8 “한의사의 리도카인 활용은 정당한 의료행위”
- 9 지난해 한의과 심사결정 진료비 3조4518억원…9.47% 증가
- 10 막 내린 2024 세계전통의약대회, 최대 이슈는 ‘세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