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학술유파의 정리로 학문적 품격을 제고시키자”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중의학의 학술유파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그 선구적인 인물이 北京中醫藥大學의 任應秋 敎授(1914∼1984)이다.
그는 1963년 劉河間의 主火派, 李東垣의 補土派, 張子和의 攻邪派, 朱丹溪의 滋陰派 등 4대 流派를 제시하고 各論에서 39人의 醫家를 소개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 저명한 醫史學者인 範行準(1906∼1998)은 1961년 『中國醫學史略』에서 의학학파의 형성과 논쟁의 역사를 서술했다. 이 책의 ‘醫學的衰變時期’의 장에서 河間學派와 易水學派를 소개하고, 東垣學派, 丹溪學派, 折衷學派, 復古學派와 叛經學派 등을 제시했다.
그의 견해는 매우 센세이션한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중의학대학에서 사용하는 교재의 내용과 판이하게 다른 점이 있었고 그가 중의학 계통에 종사하는 인물도 아니어서 그의 견해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학파에 대한 연구는 침체기를 맞이했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로 의경학파, 경방학파, 하간학파, 역수학파, 상한학파, 온열학파, 회통학파의 7대학파가 공식적으로 정리됐다. 다시 1980년대로 넘어가서 상한학파, 하간학파, 역수학파, 공사학파, 단계학파, 온보학파, 온병학파와 14인의 저명한 의가로 정리되기도 했다.
範行準은 『四庫全書提要』에서 “醫家의 門戶는 金元時期에 나뉘었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단지 일부 현상만을 설명하는 것일 뿐 본질적인 문제를 풀어내지는 못했다고 비판한다. 그는 금원시대 이전에 의가들이 寒藥, 熱藥, 表藥, 下藥 등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습속이 이미 있었다고 주장한다. 위진시기에는 阮炳과 葛洪 등이 시대에 맞는 치료법을 구사했고, 孫思邈도 “隋時增損, 物無定方”이라는 말을 하였고, 북송말기에 이르러 石藏用이 따뜻한 약을 잘 사용했고, 陳承도 서늘한 약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張元素가 말한 “古方不能治新病”이라는 주장의 선하를 열어준 셈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춘추전국시대 이래로 秦派와 濟派 및 荊州學派의 醫家들이 존재했지만 이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朱肱의 『活人書』에도 당시 凉藥과 熱藥을 사용한 풍조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학술적 논쟁으로 승화되지는 못했다고도 이야기했다.
任應秋는 춘추전국시기 百家爭鳴의 시대에 의학유파가 이미 흥기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동주시대 사회적 변혁과 종족제도의 파괴, 가족제도의 흥기, 경제적 발전은 문화적 진보 등을 일으켜 유가, 묵가, 도가, 법가, 병가 등의 학술유파를 일으켰으며, 이러한 흐름은 醫家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학문적 분파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임응추는 모든 학파의 성립은 내재적 관련성을 가지고 있어서 사승적 관계와 학술적 견해가 깊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데, 춘추전국시기에 이러한 학술적 환경이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술유파의 발전은 춘추전국시기에까지 소급해서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며, 금원시대로 내려와서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학파의 개념에 대해서는 張笑平 등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모든 학파는 학술적 계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완소는 六氣皆從火化를 주장하여 寒涼한 약으로 치료하는 계통을 마련해 寒涼學派라고 호칭될 수 있는 것인데, 이 학설이 師承 혹은 私淑 등의 형태로 후대에 張從政, 朱震亨 등에 영향을 미쳐 계속 발전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학파에 대한 연구는 근현대 시기 謝觀(1880∼1950)의 『中國醫學源流論』의 학술계통에 대한 연구도 크게 기여했다. 謝觀은 특히 상한학파의 연구에 선구적 이론을 정리, 후대 학파 연구에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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