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96)

기사입력 2020.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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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東醫寶鑑』의 形氣之始論
    “몸의 기원에 대해서 논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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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東醫寶鑑』에는 『周易參同契』(이하 略語로 『參同契』라 함)와 관련이 있는 문장 가운데 【形氣之始】(內景篇, 身形門)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參同契註曰形氣未具曰鴻濛具而未離曰混論易曰易有太極是生兩儀易猶鴻濛也太極猶混淪也乾坤者太極之變也合之爲太極分之爲乾坤故合乾坤而言之謂之混淪分乾坤而言之謂之天地列子曰太初氣之始也太始形之始也亦類此.” 

    『參同契』는 한나라시대 魏伯陽이 지은 『周易』으로 丹學成仙하는 방법을 풀이한 책이다. 여기에서 『周易』의 卦爻象이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外丹, 內丹學派를 불문하고 중요한 이론적 전거가 된 서적이다. 

     

    ‘參同契’라는 용어의 의미에 대해서 彭曉는 『周易參同契鼎器歌明鏡圖』에서 “參同契者, 參, 雜也; 同, 通也; 契, 合也; 謂與諸丹經理通而義合也”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말은 이 책이 周易理論, 黃老學說, 煉丹術의 세가지를 하나로 합쳐 만든 서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形氣之始】의 문장은 남송시대 陳顯微의 저술인 『周易參同契解』의 일부 문장을 인용한 것이다. 이 문장은 『參同契』의 “於是仲尼讚鴻濛, 乾坤德洞虛. 稽古當元皇. 關雎建始初. 冠婚氣相紐. 元年乃芽滋”라는 문장에 대한 주석의 일부이다. 여기에 허준이 사이에 있는 문장을 삭제하고 『周易參同契解』에 나오는 주석의 뒷부분에 있는 “列子曰太初氣之始也太始形之始也”와 이어 버리고 “亦類此”라는 문장을 뒷부분에 삽입하였다. 陳顯微의 『周易參同契解』는 內丹을 위주로 주석을 붙인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吾身” 즉 인체를 『參同契』를 이해하는 중요한 전거로 삼고 있다는 것에 있다. 『四庫全書總目提要』에서 이 책에 대해 “以其詮釋詳明, 在參同契諸注之中猶爲善本, 故存備言內丹者之一家”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內丹으로 『參同契』를 주석한 대표서적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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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東醫寶鑑』身形門의 제일 첫 소절인 【形氣之始】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乾鑿度云天形出乎乾有太易太初太始太素夫太易者未見氣也太初者氣之始也太始者形之始也太素者質之始也形氣已具而痾痾者瘵瘵者病病由是萌生焉人生從乎太易病從乎太素○參同契註曰形氣未具曰鴻濛具而未離曰混論易曰易有太極是生兩儀易猶鴻濛也太極猶混淪也乾坤者太極之變也合之爲太極分之爲乾坤故合乾坤而言之謂之混淪分乾坤而言之謂之天地列子曰太初氣之始也太始形之始也亦類此.”

     

    위의 글이 『東醫寶鑑』身形門의 제일 앞부분을 장식하게 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살펴보고자 한다. 

    ‘形氣之始’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의 기원으로부터 논의의 시작을 열고 있다. 이것은 질병을 중심으로 놓고 기전과 증상, 처방을 이어나가는 기존 의서들의 편집체계와는 사뭇 차이가 나는 구성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 부분에서 이러한 우주의 발생,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바로 다음 글의 제목인 【胎孕之始】와 논리적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胎孕之始】에서는 父母가 성교를 통해서 자식을 잉태하고 10개월간의 임신기간동안의 변화를 거쳐 출산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위주이다. 【形氣之始】와 【胎孕之始】는 논리적인 연계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形氣之始】에서 의도적으로 乾坤과 形氣를 부각시켜 드러내놓고 있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乾坤은 太極의 변화로 드러나는 것으로서 만물 속에서는 天地이며 인간세상에서는 男女이다. 形氣는 아무것도 없는 太易의 상태로부터 출발되어 기운의 발생과 離合 등을 거쳐 구성되어진 현상세계의 원질이다. 이것이 乾坤의 화합으로 말미암아 인체의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주의 발생과정과 소통되게 되는 공통분모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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