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김호 교수팀,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연구결과 게재
국내 최초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한의치료를 병행할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여러 연구를 통해 노화, 유전적 소인들과 더불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초기부터 기존 약물치료와 한의치료를 병행하게 되면 특별한 치료법인 없는 노인 불치병인 ‘파킨슨병’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3.303)’ 최근호에 게재됐다.
건보공단 노인 코호트 자료 활용, 한의치료와 파킨슨병 발병률 연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사진)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한방의료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파킨슨병 발병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2002년 1월1일부터 2006년 12월31일 사이에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816명을 8년 동안 추적관찰해 기존의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 411명 및 기존 약물치료와 한의학적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 1405명을 분석했다. 분석은 성별, 연령, 동반 질환, 약물 처방, 입원 일수, 외래 내원 일수, 방문한 병원의 수 등의 혼란 변수들을 조정해 진행했다.
연구 결과 기존 약물치료와 함께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기존 약물치료만 받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adjusted HR, 0.56; 95% CI = 0.34-0.92). 특히 중증도가 낮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경우에는 한의학적 치료를 함께 받는 경우 기존의 약물치료만 받은 경우에 비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도가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adjusted HR, 0.39; 95% CI = 0.20-0.77).
중증도 낮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 발병률 더욱 낮아져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발병률과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병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수는 2004년 3만9265명에서 2017년에는 10만716명으로 10여 년 사이에 2.5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노화나 유전적 소인과 더불어 외상성 뇌손상, 염증성 장질환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만큼 근본적인 치료법이나 뚜렷한 예방책도 없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한의치료, 파킨슨병 발병 위험 낮춰
이와 관련 박성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경우 한의치료 병행시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와는 별개로 장기적으로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염증성 장질환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의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발병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부터 한의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추천할 수 있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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