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미래, 청년의 건강 상태는?

기사입력 2020.09.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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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의 미충족 의료 경험 비율 4.47%
    정신건강 ‘빨간불’…정책적 개입 필요
    청년 포함 취약계층 식사 바우처 혹은 지역화폐 지원책 필요
    청년층 건보 보장성 지속 확대, 기초자산 제공 정책 등 제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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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시기로 인식되고 있는 청년기.

    그러나 정신건강 분야로 조금만 시선을 돌려봐도 불안정성과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지표가 자주 발견된다.

    이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조흥식)은 청년의 가구 형태, 노동, 사회보험, 경제, 건강, 사회적 지지 및 관계망, 주거, 청년정책 영역의 생활실태와 복지욕구에 대한 자료를 생산하고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정책 개입 지점과 근거를 제시하고자 ‘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청년기본법에서 규정한 전국 19~34세 청년 30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청년 가운데 32.5%가 최근 2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정부가 2019년부터 청년 건강검진 대상 집단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청년 집단 유형 가운데에서는 독립 가구(45.6%)의 건강검진 수검률이 다른 가구 유형이 20%대에 머문 것과 비교해 보면 압도적으로 높았다.

    소득 기준으로는 200만~400만 원 집단의 비율(38.8%)이 가장 높았는데 이들 집단에 독립 가구들이 상당 수 분포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식생활과 관련해 1주일 동안 아침식사를 거의 안 한다는 청년 비율이 39.23%에 달했다.

    점심식사를 거의 안 한 비율은 0.58%, 저녁 식사를 거의 안 한 비율은 0.72%로 매우 낮았다.

     

    대체로 누구와 식사를 하는지를 보면 아침은 가족(60.24%)과, 점심은 가족 외 사람들(66.84%)과, 저녁은 가족(58.03%)과 주로 함께했다.

    혼자 식사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아침, 점심, 저녁별로 17~36%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아침과 점심, 저녁 모두를 주로 혼자 먹는다고 답한 이들이 3.49%였다.

    100명 중 3명 정도는 모든 끼니를 주로 혼자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청년 집단별 ‘세끼 홀로 식사’족 비율을 살펴보면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는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200만원 미만 월 소득을 가진 집단에서는 10명 가운데 1명(9.57%)이 세끼 모두를 주로 혼자 해결했고 6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에서의 비율은 0.62%까지 떨어졌다.

    저소득층에 속한 청년들이 식사를 함께할 식구 혹은 공동체로부터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농촌 거주 청년이 홀로 식사를 하는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청년이 하루에 세끼 식사에 쓰는 시간은 85.5분으로 아침에 23.1분, 점심에 33.7분, 저녁에 38.1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별로는 대학 재학 혹은 휴학 집단이 88.4분으로 식사 시간이 가장 길었고 대졸 이상 85.0분, 고졸 이하 82.2분으로 짧았다.

    ‘혼합’과 짧은 식사 시간은 청소년의 문제행동이나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며, 위염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들의 혼합 및 짧은 식사 시간은 청년들의 현재 및 미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집밥을 제외한 배달이나 급식 등으로 외식을 하는 경우는 1주에 1~3끼(26.43%) 비율이 가장 높았고 1주일에 4~6끼(21.86%), 1주일에 7~9끼(21.01%) 순이었다.

    외식의 위생 및 영양 수준이 가격과 비례한다고 가정하고 청년들은 한 끼 식사에 평균 8537.1원을 지출했다.

    모든 집단을 통틀어 한 끼당 비용은 7642원(비독립 가구)에서 9238월(독립 가구) 사이에 위치했다.

    소득별로 보면 200만원 이하 저소득 청년 집단이 한끼로 쓰는 지출액이 7686원으로 가장 낮았다.

    다만 월 가구소득 2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 청년 집단이 한 끼에 쓰는 비용이 8937원으로 가장 많았고 오히려 월 소득 600만원 가구에 속한 청년의 경우 끼니당 지출액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식생활에서 양과 질은 충분했는지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9.7%는 ‘영양소까지 고려해서 충분한 식사를 했다’고, 나머지 절반(47.8%)은 ‘양은 충분히 먹을 수 있었지만 질을 고려하는 데는 미치지 못했다’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가끔 혹은 자주 먹을 것이 부족했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2.3%, 0.2% 였다.

    즉 경제적인 이유로 음식의 양 혹은 질을 챙기지 못했던 비율은 50.3%였다.

    소득 기준으로 200만원 미만 저소득 청년은 이와 같은 경험을 하는 비율이 70%가 넘은 반면 600만원 이상 고소득 청년이 만족스럽지 못한 식단을 마주하는 경험은 30% 대에 머물렀다.

    또 부모와 따로 살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가구의 청년도 경제적인 문제로 끼니를 걱정한 비율이 10%에 육박했다.

     

    지난 1년 사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한 경험이 있는 미충족 의료 경험 비율은 4.47%로 조사됐다.

    미충족 의료의 경험은 집단에 따라 발생 비율이 달랐는데 우러 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8.17%), 고졸 이하(6.41%), 여성(5.53%), 농어촌(6.79%) 청년에게 미충족 의료 경험이 자주 발생했다.

    병원에 갈 수 없었던 이유로는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서가 37.04%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29.51%, 경제적 이유 16.63%, 증상이 가벼워서 13.97%, 교통편이 불편해서 2.8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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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의 건강 문제는 상병이나 노령보다는 과도한 경쟁, 암울한 취업 시장, 전망 없는 미래 등에 따른 스트레스와 불안에서 주로 비롯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 문제로 종종 귀결된다.

    청년의 우울 수준은 CES-D 우울감 척도를 기준으로 평균 6.09점이었다.

    일반적으로 16점이 넘으면 우울증 위험군에 속한다고 본다.

    주목할 점은 남녀, 도/농, 가구 유형별, 소득 수준별 우울 수준의 차이가 다른 건강 지표보다도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대도시(5.03) 보다 농어촌(8.43)에서 우울의 정도가 심했다.

    소득 격차에 따른 우울의 양상은 월 소득 400만원을 기준으로 분명하게 드러났는데 200만원 미만 집단(7.54)과 200만~400만원 집단(7.25)에서 우울의 수준이 비슷했고 소득이 400만원을 넘으면서 우울의 정도는 크게 떨어졌다.(400만~600만원 5.35, 600만원 이상 5.39)

    취업 인구 가운데서는 임시직(7.11)의 우울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그다음으로 실업인구)6.81), 일용직(6.31) 순이었다.

    상용직(6.01)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6.08)가 비슷한 수준이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5.68)의 우울 수준이 가장 낮았다.

     

    주목할 또다른 부분은 우울 정도를 묻는 항목 가운데 하나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은 0~3 척도에서 청년들이 0.56으로 81세 이상 고령층(1.11)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다른 세대들의 평균은 0.5를 넘지 않았다.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지’에 대해 2.74%가 그렇다고 했다.

    건강불평등 연구에서 나타나는 문제 상황이 여기서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성별, 학력, 지역, 소득에 따른 자살 생각의 차이가 도드라졌다.

    여성(3.49%)이면서 고졸 이하의 학력(4.26%)으로 농어촌에 거주하고(6.40%), 조손이나 다른 친척과 함께 살면서(6.52%),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4.02%)에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아노미(Anomie : 규범적 체계의 갑작스러운 혼란이나 일생 동안 그에 맞춰 살아 왔던 가치들의 분괴, 혹은 갈망하는 목적과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능력 사이의 갈등) 지표수준은 여성이 남성보다, 고졸 이하에서 다른 학력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된 것은 다른 건강지표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다만 대도시와 중소도시 거주 청년의 아노미 지표가 농어촌보다 높았는데 이는 도시 지역의 사회 변화 속도가 농어촌 지역보다 더 빠른 것이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우울 지표가 16점을 넘거나 지난 1년 사이에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청년 367명 중 전문가와 상담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11.9%에 그쳤으며 8.4%는 정신적 문제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수면제 등의 약물을 처방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청년 집단의 주관적 건강 수준은 4.28로 평균적으로 건강한 수준이었다.

    학력별로는 대학 재학생의 건강 수준이 가장 좋았다.

    정신건강의 측면에서도, 주관적인 건강 수준에서도 모두 다른 고졸 및 대졸 집단보다 긍정적으로 집계됐다.

    일터에 속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는 청년 집단들의 건강 지표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고 지역별로는 농어촌에 사는 청년들의 주관적 건강 수준이 대도시 및 중소도시 청년에 비해 양호했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주관적 건강 수준은 높았는데 200만원 미만 집단의 주관적 건강수준이 200만~400만원대 집단보다 높았다.

    청년 집단별 행복 수준은 19~24세, 대학 재학생, 농어촌, 비독립 가구, 수입 400만~600만원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의 행복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대로 25~29세, 고졸 이하, 중소도시, 기타 가구 유형(조손 가구, 친인척 동거 등의 유형), 소득 400만원 미만, 일용직인 청년들의 행복 수준이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청년의 건강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청년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의 원인’(취약한 청년들이 아플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 즉 권력과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이같은 구조를 바꾸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기때문에 단기적인 처방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먼저 청년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식사를 위한 바우처 혹은 지역화폐의 활용을 제언했다.

    청년 가운데 절반이 끼니를 때우기는 하지만 영양까지는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3% 정도는 경제적 이유로 먹을 것이 부족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국가가 청년들의 끼니만은 챙겨 주는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

     

    또 건강보험 보장성의 지속적인 확대가 요구된다.

    청년 집단의 미충족 의료율이 4%가 넘고 소득 200만원 미만 저임금 정년들은 그 비율이 8% 이상으로 올라가 결국 병원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청년들의 대학 재학, 취업 준비 등을 위한 물적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일정한 나이대에 기초 자산을 제공해 주는 방법도 고려해 볼 것도 제안했다.

    이러한 정책은 이미 Ackerman과 Alstott 등에 의해 제시된 바 있는데 청년이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8만 달러의 보조금을 줘 학업이나 사업, 결혼, 집 구입 등 원하는 대로 이 금액을 사용하며 사망할 때 상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구체적 액수 및 대상 집단 등 제도의 세부사항은 사회적인 숙의 및 합의의 대상이지만 청년 집단 사이에서 생기는 격차를 일부라도 줄이기 위해 중기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제도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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