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83)

기사입력 2020.06.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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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蔡仁植 敎授의 鍼灸藥不可分論
    “鍼·灸·藥은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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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1년 2월15일자 『한의사협보』(훗날 『한의신문』)에는 蔡仁植 敎授의 ‘鍼灸藥不可分論’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돼 있다. 

    蔡仁植 敎授(1908∼1990)는 동양철학 연구를 한의학에 접목시킨 儒醫이며, 한의학 교육자이다. 어려서 四書三經을 배우고 동양학문 전체를 섭렵하면서 天文, 地理, 醫藥, 卜筮, 兵農律曆을 연구하게 됐다. 24세가 되던 해에 한의학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素問』, 『靈樞』, 『醫學入門』, 『東醫寶鑑』, 金元四大家 醫說 등을 순서대로 공부하면서 의학적 견해를 쌓아나갔다. 해방 이후에 대전에서 개업한 후 다시 서울에 올라와 활동하면서 동양의학대학 강사, 부교수, 한의학과장, 부속병원원장 등을 역임했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후로는 교수로서 학생을 지도했다.

    蔡仁植 敎授의 ‘鍼灸藥不可分論’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그의 목소리로 요약한다.

    一鍼二灸三藥이라는 말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鍼은 원래 砭石으로부터 발전되어 석기시대에 이미 맹아가 있었고, 灸는 인류가 불을 이용함과 동시에 그 着想이 시작된 것이며, 藥은 本能의 경험에 의해서 簡疏한 單味療法으로 효시된 것이라는 것이다. 

    즉 鍼이 먼저 생기고 다음이 灸, 그 다음이 藥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하나는 갑자기 急한 환자를 당했을 때 우선 鍼으로 급소를 자극하여 응급처치한 뒤에 虛實을 감별해서 鍼과 灸의 어느 것을 사용할지를 판단해서 시술하고 완벽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경우 藥을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內經』 異法方宜論이나 調經論, 湯液醪醴論, 移精變氣論 등에서 鍼灸藥의 기원과 주치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환자의 病位와 病證에 따라 알맞게 鍼灸藥을 선택적으로 施治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傷寒論』에서도 鍼과 藥의 兼治를 하고 있는 기록이 다수 보인다. 

    또한 鍼灸의 單獨的 行術로 인해서 역효과가 난 경우에 대한 기록도 보인다. 『千金要方』에서는 鍼만하고 灸하지 않는 자와 灸만하고 鍼은 하지 않는 자와 鍼灸만 하고 藥을 모르는 자와 藥만 사용하고 鍼灸를 하지 아니하는 자는 모두 良醫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東醫寶鑑』에는 病證마다 鍼灸穴名을 附記하고 있어 임상에서 鍼灸藥을 같이 사용하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다.

    張景岳은 人身의 血氣의 왕래와 經絡의 관계에 있어서 陰은 補하여 陽과 배합하도록 하고 혹은 이것을 堅固케하고 저것을 공격한다고 하였다. 그 방법은 陰陽을 조화하고 血氣를 균형케하여서 偏勝을 방지하고 평형을 이룩하는 것이 곧 補와 瀉라는 것이다. 여기에 鍼灸藥을 陰陽虛實과 皮膚肌肉筋骨에 알맞게 補瀉를 판단하여 시술하면 될 것이다. 

    本人 蔡仁植의 임상경험의 몇 례를 살펴보면 顔面神經麻痺(口眼喎斜) 15例에 單獨鍼治 5例는 一個月半의 時日을 경과해서 완치되었고, 鍼灸藥兼治의 10例는 一個月內 혹은 2,3週에 거의 완치를 보았다. 

    이외에 中風으로 半身不遂 혹은 全身不遂의 환자의 경우와 坐骨神經痛, 下肢麻痹 혹은 小兒의 全身麻痹, 成人의 완고한 肩臂痛, 肋間神經痛 등의 수많은 질병군에 있어서 鍼藥兼施의 療法이 가장 빠른 효과를 본 것이 본인의 40년 임상경험에 겪어온 실례임을 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鍼灸療法만으로 전연치료의 불가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鍼灸治療로서도 각종 질병군에 대해 單獨 처리되는 것도 물론 많다. 

     

    다만 東洋醫學의 치료범주로나 역대 임상경험으로나 또 발전과정에 있어서나 이것을 제도적으로 분리시켜 국민보건을 담당케 한다면 거꾸로 천년이전의 원시적 양상으로 복귀하는 상태를 면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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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년 2월15일자 한의사협보에 나오는 채인식 교수의 침구약불가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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