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진기의 임상 활용성 높여 줄 컨텐츠 개발 중요”

기사입력 2020.02.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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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D11 시행 앞서 감별진단기준 찾는 것 시급
    수가개선, 한방건강검진사업 등 장비사용 활성화 필요
    정부, 제품개발-실증지원-시장진출지원-제품개선지원 계획
    제10차 한의약 보건정책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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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지난 1월 6일 맥진기 국제표준 마련을 시작으로 우수 한의의료기기 제품들이 세계전통의약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남인순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한의약진흥원 주관으로 ‘맥진기 국제표준을 활용한 산업화 전략’을 주제로 한 제10차 한의약 보건정책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맥진기 국제표준 추진경과(대요메디(주) 강희정 대표이사) △맥진기 미래표준을 위한 과제(한국한의학연구원 김재욱 책임연구원)에 대해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맥진기 국제표준(ISO 18615) 제정을 주도한 대요메디(주) 강희정 대표이사는 7년간의 경과를 설명한 후 “맥진기 국제표준으로 국제시장 진출이 용이해지고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훨씬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객관화, 표준화된 장비 사용으로 진단 빅데이터를 구축해 한의산업의 신뢰를 향상시키고 이는 산업 발전과 매출증대,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강 대표이사는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국제시장보다 오히려 국내 시장이 녹록치 않다. 산업구조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은 제품은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렵고 현재 한의학 진단정보 구축도 미흡한 상황이다. 표준장비를 활용한 의료행위의 재평가를 통해 별도의 행위명, 수가개선과 한방건강검진 사업 등 장비사용 활성화를 통한 국내 시장 활로 개척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와함께 “한국이 잘하는 것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해야 하는데 그 돌파구는 진단과 진단분석”이라며 “정부의 R&D 및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표준화, 객관화된 진단정보로 한의진료의 신뢰를 확보한다면 세계시장을 한국 한의학이 충분히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개발한 맥진기와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한 김재욱 책임연구원은 임상적 유효성이 확보된 맥진지수는 산‧학‧연‧병 맥진 연구회를 활성화해 신의료기술 및 보험수가 창출을 통해 병원용 및 ICT 헬스케어 핵심 콘턴츠화하는 한편 정맥타동법과 같이 새로 제안된 맥파기술은 향후 심화 기술 개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실적인 심장과 인체 혈관모델 제작 및 신장협착 모델 개발로 맥진의 장부배속 실재를 규명하고 나아가 혈류역학적 가상생리모델의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한국 내에서는 건강보험 수가, 신의료기술 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중국이 발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측정기기만 중국에 들어간다면 바로 카피돼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컨텐츠 연구가 중요하다. 하드웨어개발은 스마트 헬스케어로 나갈 것이고 컨텐츠에 초점 맞춰 임상 연구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임상 활용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국내 시장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한의의료기기 관련 연구인력 및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만큼 정부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한의진단학회 남동현 총무이사는 “ISO TC249회의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위협적 요소는 전통의학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으로 중국과 같은 전략을 사용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며 “근거에 기반한 전문가들의 합의 도출 전략으로 국제표준을 마련했지만 다음단계에서는 지엽적인 요소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될텐데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한 전략이 계속 통할 것인지 낙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남 총무이사는 “정부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마스터플랜을 잘 세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전략을 세워 지원해야한다. 더 많은 고부가가치산업 분야, 파급력이 큰 분야만큼은 전략적으로 선점하고 한국이 그 시장에서 주도적이고 명품이 돼 높은 부가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남 총무이사는 “국제표준질병사인분류 11의 가장 큰 변화중 하나가 전통의학 진단코드가 포함된 것으로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그동안 도구가 없어 기준을 설정할 수 없었는데 이제 도구가 마련됐으니 현시점의 맥진기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감별진단 기준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학은 헬스케어에서 의료자원과 지식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원광대학교 경혈학교실 김재효 교수는 “맥진기 표준화됐다고 바로 수요로 이어지지 않는다. 표준화된 의료기기 기반으로 만들어진 데이터들을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이 임상 현장에서 얼마나 적합한지 인식할 수 있을 때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방향은 환자 안전과 치료의 유효성 검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수가가 먼저 만들어져야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만 하기보다 일회용부항컵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 다음 사용이 활성화돼 수가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고 장기적인 시장 확보를 위해서는 교육영역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의생태연구소 박경숙 소장은 “산업화라고 하면 산업기술이 임상에서 많이 쓰이고 임상에서 생산되는 데이터가 다시 산업기술 발전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의사 쓰는 진단기기 보유율 자체가 낮다. 그 이유는 재현성이 낮다, 유의성이 없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런 얘기가 많았다”며 “임상가 입장에서 보면 의료기기 자체는 데이터에 한정 있고 그렇다면 맥진기가 어디에 유용하다는 한정이 지어져야 한다. 맥진기를 통해 어떠한 것이 스크리닝되는지가 나와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설정해주는 역할을 진단학회에서 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손준호 한의기술R&D1팀장은 “의료기기의 정확도를 높이고 새로운 적응증이 발굴되려면 먼저 임상연구가 활성화돼야 하고 세게전통의약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홍보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종합적인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기기로 발전한다면 맥진기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최문석 부회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최 부회장은 “국제표준으로 기초를 세웠다면 이제 임상적 해석을 더 많이 추가해 알맹이를 채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한의계의 연구인력과 인프라에 정부 지원이 있어야 산업화도 탄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중국에 가보면 다양한 기기를 임상에 활용하고 있고 선진국 역시 보완대체의학에 집중투자 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예전보다 의료기기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수가현실화와 더불어 정부에서 산업화 전략 및 R&D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 김주영 과장은 “한의약의 과학화, 표준화에 있어 보장성강화도 중요하지만 의료기기 육성 방안 역시 고민 중이고 선도적으로 가야할 부분이 진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한국이 주도해 하나의 성공모델이 나온 만큼 앞으로 제2, 제3의 국제표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과장은 이와함께 한의의료기기 발전을 위한 4단계 지원계획을 제시했다.

    먼저 실제 임상 한의사와 환자의 수요에 맞는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두 번째로는 이렇게 개발된 의료기기에 대한 실증지원을, 세 번째는 실증을 거친 우수기기를 발굴해 시장진출을 지원하며 네번째는 한의빅데이터를 통한 제품 개선 지원을 통해 순환형 발전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 앞서 남인순 국회의원은 “핵심기술인 맥진이 전통적으로 손가락으로 해왔지만 국제표준이 제정돼 객관화 표준화할 수 있는 정밀한의학 시대 열수 있을 것”이라며 “”일자리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신성장동력인 한의약산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특히 맥진기 국제표준을 활용해 세계 전통의학시장에 한의약의 수출 증대를 적극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이응세 원장은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진맥’을 통해 개인의 건강을 확인하고 환자상태에 맞는 처방을 해왔지만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수치나 데이터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난 1월6일 국제표준인 ISO18615가 제정되는 성과를 거둬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맥진기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국가로서 한의진단 글로벌시장을 선점할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 만큼 한의 진단기기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국장은 “국내적으로는 의과와 치료기술이나 장비 사용에 있어 직능의 범위에 대한 여러 갈등이 있고 국제적으로는 전통의학이 오래 발전해온 중국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한의약이 지금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보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성 확대해야 하고 국민이 우려하는 안전성 효과성 부분에 있어서도 현대적으로 과학화하는 노력이 요구되는데 한의학이 국제적으로도 위상을 갖추는 노력을 통해 한단계 한단계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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