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의 정신, 전세대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기사입력 2019.08.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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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유공자유족회에 사재 1억원 전달, 매년 현충원 찾아 묘역 정화활동 진행
    선친 및 작은 할아버지도 독립운동 매진…한의사 독립운동가 발굴에도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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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식 명예이사장(자생의료재단)

     

    [편집자 주] 

    자생의료재단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지난 2월 독립유공자유족회에 사재 1억원을 기탁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에 자생한방병원은 내달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제15회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 회의’에 공동개최기관으로 참여하는 한편 독립운동에 참여한 한의사를 발굴·조명하는 세션을 운영한다. 본란에서는 신준식 명예이사장으로부터 독립유공자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 등을 들어본다.

     

    Q. 독립유공자유족회에 1억원을 기탁한 이유는?

    “독립을 위해 힘쓴 분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었다. 이들의 값진 희생으로 독립을 얻을 수 있었지만, 독립 이후 독립유공자나 유족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았고,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몸이 아픈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자 지난 2월부터 자생의료재단 기금 3억원을 투입해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명의 독립유공자 및 후손을 치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이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재단 기금이 아닌 사비 1억원도 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신준식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앞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의 학업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족들을 위해 쓰인다. 작은 걸음이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들을 돕기 위해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Q. 선친과 작은 할아버지도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친인 청파 신현표 선생은 9세 때 만주로 건너가 소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일제의 만행에 의해 자행됐던 통한의 침략 역사를 보며 성장했다. 민족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다고 생각한 선친은 23세에 중국 봉천성 장백현에서 독립운동을 시작했으며, 25세에는 대진단(만주에서 조직된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에 들어가 중국 용정시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후 일제가 간도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을 검거한 ‘제3차 간공사건’으로 선친은 서대문형무소에서 10개월간 옥고를 치렀으며, 출소 후에는 만주에서 의사시험에 합격해 광생의원을 개원하기도 했지만, 개원 후에도 비밀리에 독립운동가를 치료하는 등 독립운동을 지속했다. 또한 1940년 본격적인 독립운동을 위해 의원을 폐업하고 작은 할아버지이자 대진단 단장인 삼촌 신흘(신홍균) 선생을 따라 독립운동의 산실인 동승촌(만주 목단강 시 외동구)에서 군수품을 전달하는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곳에서 선친은 양식과 솜, 옷 등 군수품을 항일연합군부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 당시 일제가 항일연합군 군수물자 보급을 차단한 상황에서 독립운동에 큰 도움을 줬다. 

    이와 함께 한의사였던 작은할아버지인 신흘 선생은 군의관으로서 독립군 활동을 하면서 독립군 3대 대첩으로 꼽히는 ‘대전자령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독립투사를 육성하는 데에도 많은 큰 공헌을 했으며, 1940년 전후로 일제의 강제 봉쇄정책으로 인해 목단강 주변의 군수물자 보급이 차단되자 동구 지역 조선 농민들을 통해 양식, 솜옷, 신발 및 기타 보급 물자가 항일연합 군부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통해 향후 독립투사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Q. 매년 자생의료재단에서 현충원 묘역 정비 활동도 진행하는데?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나라가 어려울 때 목숨을 바쳐 지킨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독립운동 정신이 전세대에 이어지길 바라며 활동하고 있고, 이를 병원과 재단 직원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매년 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하고 묘역을 정화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활동 하나만으로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믿고 있다.”


    Q.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 회의에서 세션을 운영하는데?

    “자생한방병원이 마련한 세션에서는 △독립운동사에서 한의사의 활약상 △한의학의 현대화와 제도 △추나요법의 역사 및 급여화 과정을 통해 본 한의학회 세계화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올해는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지만 여전히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이 많다. 국민대학교 이계형 특임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아직까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독립운동사 속 한의사들의 활약상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30여년간 쌓아온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세계화의 성과도 발표될 예정으로, 특히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추나요법에 대한 탄생부터 건강보험 급여화의 과정을 참석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Q. 한의치료의 체계적인 발전 방안은?

    “무엇보다 후학 양성이 중요하다. 즉 한의약의 표준화·과학화·세계화에 앞장설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야 하며, 이렇게 성장한 인재들은 한의치료가 세계로 나아가는데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추나요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인재 양성·발굴을 위해 장학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추나요법 발전을 위한 기금 1억5000만원을 출연해 전달했으며, 경희대 한의과대학에도 예비 한의대생에게 졸업까지 필요한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현재 한의계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과 함께 추나요법의 질을 관리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는데, 추나요법이 지금처럼 사랑받고 오래도록 이어지기 위해선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또한 각 학회를 중심으로 치료법을 보다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학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추나요법의 경우에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추나요법은 표준화에 성공했고, 안전하고 사랑받는 치료법으로 거듭났다. 학부와 수련 단계의 학습이 아닌 평생 배우고 연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2008년 WHO가 주관한 세계전통의학총회에서 추나요법을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한 이후 한의치료법을 알리기 위해 세계를 누비고 있다. 그 결과 추나요법 등 한방 비수술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실제 2011년에는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초청을 받아 오스테오페틱 의사(DO)를 대상으로 한의학 강의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한방치료법이 미시간주립대의 보수교육 과목으로 지정되는 한편 지난해에는 추나요법과 동작침법 등 한방 비수술 치료법이 DO를 대표하는 미국 오스테오페틱의학협회(AOA)의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인정받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올해에는 ‘2019 자생국제학술대회’를 미국 워싱턴주의사협회(WSMA)와 공동으로 미국의사협회(AMA) 인증 보수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 국내 한의사가 미국의 의사(MD)와 DO 등 모든 의사에게 한방 치료법을 정식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으며, 이로써 자생한방병원은 MD와 DO를 대표하는 AMA와 AOA의 소속 의사들에게 보수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다. 아직도 미국에서 한의학이라고 하면 중의학으로 오해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성과는 한의학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밖에도 해외 의대에서 예비 의사들이 한의학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사례도 늘어나, 최근에는 두바이 모하메드 빈 라시드 의과대학의 의대생들이 방문키도 했다. 그동안 한의학을 알리기 위해 해외로 나갔던 시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한의학을 배우기 위해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발길을 옮기는 사례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의료 한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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