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인 이름 중에는 왜 ‘갈리나’가 많을까?
특히 고려인 중에는 이름이 ‘갈리나’가 많았다. 왜서일까? 한국말로는 ‘갈리는 것’보다 ‘화합하는 것’이 더 좋을텐데 하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그 의문은 금방 풀어졌다. ‘갈리나’라는 말은 부르기 쉽고,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다만, 흰머리를 가진 사람은 ‘갈리나’라고 부르지 않는단다.
또 KOICA에서 근무하는 최경은씨가 자원봉사로 참여했다. 속초가 고향이고, 이곳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단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슴에 품고 고생하는 그에게서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진료 후 숙소에서 TV를 보려했으나 전파가 잘 잡히지 않아 ‘고쳐달라’고 했다. 마치 그 말을 알아 들은 듯 안내원도 ‘곤칠러스, 곤칠러스’라고 말한다.
그러나 TV는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통역사에게 물어보니 ‘곤칠러스’는 ‘고쳐주겠다’는 뜻이 아니라 ‘방송이 끝났다’라는 말이라 한다. 비슷한 말인 것 같으나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에 한바탕 웃는 자리가 마련됐다.
6월22일 진료 셋째날. 침켄트 지역의 제일병원과 중앙병원, 제일교회 등 세 곳서 나뉘어 진료를 했다. 환자들을 통해 아직도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KOMSTA가 세계 곳곳에서 해외의료봉사를 통해 한의학을 널리 알리곤 있지만 그래도 좀더 세계인의 의학으로 한의학이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 또한 간절한 하루였다.
한의사가 세계인을 위해 노력하고, 세계인이 한의사를 찾을 때 비로소 한의학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오늘 저녁에는 남아공월드컵의 16강전 분수령인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간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다. 늦은 시각에 호텔 로비에서 모여 숨죽여 응원을 했다. 다른 투숙객들의 수면을 방해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우리 경기는 2대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대 0으로 이겨 원정 첫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루는 순간, 진료단원 모두가 환호했다. “대~한~민~국!” 이국 땅에서는 모두가 애국자라는 말이 맞는 듯 하다.
6월23일 진료 넷째 날이다. 월드컵 16강의 기운을 얻고 봉사에 나선지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역시 사람은 기가 살아야 하나 보다. 진료 마지막날이라서 그런지 고려인 분들의 아쉬움이 크다. 그 분들께서는 내년에도 꼭 봤으면 한다고 하시면서 ‘이슈라시, 이슈라시(또 다시)’를 외친다. 갖고 있던 빵을 한 노인께 드렸다. 그 분께서는 빵을 먹지 않고 걸어 놓겠다고 하신다. 아! 고국에 대한 향수와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
그 분들께서 외치는 ‘스바시바, 스바시바(감사합니다)’에 오히려 우리 단원들이 몸 둘 곳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부디 몸 건강히 잘 계시기를 바랄 뿐이었다.
6월24일 의료봉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평가회를 가졌다. 시대는 변하더라도 민족혼은 살아있다. 또한 그 숭고한 마음은 영원할 것이다. 한국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 카자흐스탄 의료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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