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학교 함정식 교수(사진)는 논문 ‘조선통신사의 침·뜸 의학 교류’를 통해 일본 의사들에게 조선의 침·뜸술을 전파하는 통로의 역할을 했던 조선통신사와 당시의 의학 교류, 그 실태에 대해 조명했다.
함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1711년 신묘사행 당시 일본의 의학자 무라카미 다니오가 조선 의관 기두문과 나눈 문답을 기록한 ‘양동창화후록(兩東唱和後錄)’을 분석했다.
이 문답에서 기두문은 침술을 놓는 방법과 공부법을 소개한다.
함정식 교수는 “시침((시, 저)針·종기를 긁어내는 외과 치료에 사용하던 침), 봉침(H針·칼날 모양의 침) 등 다양한 침을 사용하던 조선과 달리 일본에서는 호침(毫針·매우 가는 침으로 현재 사용하는 침과 유사)을 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기두문은 또 ‘신응경’과 ‘의학입문’을 침·뜸술을 익히는 교재로 제시했다.
이 중 ‘의학입문’은 침·뜸술 서적이 아닌 종합의서로 의학을 유학과 연관시켜 이론적으로 이해했던 조선 의학계의 경향을 보여준다.
무라카미가 혈자리 선택, 자침(刺針·벌침)의 깊이 등에 관한 질문을 한 뒤 임상경험집을 보여주며 시비를 가려달라고 하는 것에 대해 함 교수는 “이 임상경험집은 병을 치료하는 요점이면서도 가려내기 어려운 혈자리 50여 개를 모아 만든 책자”라며 “자신의 의학적 수준을 은근히 자랑함으로써 조선 의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의도는 무라카미가 자신의 스승이 조선 의관임을 밝히는 첫 대목에서도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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