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26일 천안함이 백령도 서남쪽 2.5㎞ 해상에서 침몰했다. 그 사건으로 우리는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던 46명의 해군 장병을 잃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유가족들 곁에 그들을 돌보는 이정호 공중보건한의사가 있었다.
“제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당시 어머니의 비통한 모습이 진료하는 내내 희생 장병들의 유가족들의 모습과 중첩되어 더욱 각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당시 제 나이 또래의 유자녀들을 보면 특히 더 안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해 신체적 아픔은 물론 그들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다해 진료에 임했습니다.”
지난달 1일부터 천안함 희생장병들의 영결식이 열렸던 29일까지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에서 천안함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한의진료를 펼친 이정호 공중보건한의사. 이정호 한의사를 비롯해 의사 1명, 간호사 3명 등이 함께 평택2함대 내무반에 설치된 임시 진료실에서 진료를 실시했다.
“유가족들은 최근 꽃샘추위 때문에 감기·몸살의 증세가 가장 많고, 그밖에 목·어깨 등의 근육통을 호소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거나 두통에 시달리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특히 어머님들께서는 식사도 못하시고, 잠도 거의 못 주무셔서 탈진하는 경우가 많아 수액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정호 한의사는 대부분 진료실에 내원하는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진료했지만, 직접 유가족들을 찾아가 침 치료나 수액을 처방하는 등 방문 진료를 실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제가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겠지만 진심으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상처를 치료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서도 가족을 잃은 비통한 슬픔을 이겨내시고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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