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중국의 ‘중의신약’ 개발 노력

기사입력 2007.11.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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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학원 상해의약품연구소 칸딩 교수

    중국이 WTO 가입을 계기로 중약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인력·정보는 물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붇는 등 중의약 발전에 ‘올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의약을 중국의 미래동력 산업으로 삼기 위한 육성에 나선 것이다.

    지난 13일 제인한방병원에서 열린 제6차 제인 글로벌 초청강연회에 강사로 초청된 중국과학원 상하이의약품연구원 당화학·당생물학 연구실 칸딩 교수(Ding Kan. PhD·43세)는 “현재 중국은 그동안 페니실린 등 서양에서 약을 카피해 사용해 왔지만 WTO 가입 후 독자적인 중약의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노력은 중국이 독자적인 신약 개발로 서양의약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라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중국과학원 주최 ‘기대유망과학인 100인’에 선정되기도 한 칸딩 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중국의 중의약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특히 그가 천연약물학으로 석사를 취득한 후 중국과학원에서 유기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데 이어 스웨덴에서 박사 후 연구원, 미국 uc 얼바인(캘리포니아주립대학)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협력, 미국하버드메디컬 스쿨과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신경과학센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네이처지나 셀지 등에 많은 논문이 등재된 인재의 발언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칸딩 교수는 주로 다당질(polysaccharid)과 과당류(olgosaccharide)의 구조성명과 의약품 등에 대한 생물활성 활동에서 신약 적용대상 연구하고 있으며, 이날 제인한병원 초청 강연에서도 알츠하이머·중풍·암에 있어서 세포막에 작용하는 황상헤파란 프로테오글라이칸의 역할에 대해 강연을 벌였다.

    칸딩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설탕 등 당단백질은 유전자가 당과 밀접한 연계가 있으며 이들 인자들이 세포변화를 일으켜 암이나 당뇨로 변화하고 암이 걸리게 한다. 이번 발표 논문은 이들 메카니즘을 밝히는 작업이다. 따라서 이들의 변화과정 등 당의 구조를 알면 약물구조도 알 수 있어 각종 난치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지금까지 연구는 쥐에 이식된 종양성장을 억제하고 이 결과들로부터 종양의 변증진행과정에 대한 황산헤파란의 역할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연 후 가진 회견에서 칸딩 교수는 한의약 발전을 위해 연구협력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회견 요지다.

    -중의약(한의약)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은.
    “중의약은 후진타오 주석 등 최고위 지도자들이 ‘창조 중국’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중의약 신약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연구자가 원하는 모든 약재관련 정보를 원하는 만큼 편의를 제공하고 심지어 정보를 위해 인공위성까지도 지원해 준다.”

    -중국과학원 상해의약품연구원는 어떤 곳인가.
    “1932년 개소한 상해의약품연구원은 현재 연구원 등 약 8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400여명이 60개 연구팀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연구원 대부분 박사급이거나 박사 후 연구원이다. 한국의 KIST만큼이나 입사가 쉽지 않다. 신약 개발을 위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수천종의 중약재를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70~80여종의 한약재 종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 한 상태다. 약물연구 분야에서 중국뿐 아니라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심장병 치료제인 단삼주사액을 비롯해 WHO서도 인정한 약 말라리아치료제인 Artemether 등 많은 약들이 개발되었다.”

    -한의약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면.
    “옛날 중의약하면 필요에 따라 먹으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메카니즘을 연구하고 규명해야 한다. 최후 목적은 서양논리에 따라야만 세계로 진출할 수 있으니까 연구방향도 정해진 셈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미 FDA에서도 한약 복합물(복방)의 상승 메카니즘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복합물의 질적인 부분을 표준화·객관화하면 미국 등 전세계 시장에서 인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노력하고 있다. 덧붙이자면 중약의 기초가 되는 중약재가 중금속·농약 수치 높았지만 최근 서유럽 등의 요청으로 정부가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품질은 많이 향상됐다. 이는 정부가 질적으로 관리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실제 비교적 좋은 약재는 일본, 한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도 좋은 약재가 들어가지만 제약단계가 낙후된 것 같다. 제약분야도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중국 중의약은 외국과의 협력이 활발하다. 어느 수준인가.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최근 중약에 관심을 쏟으면서 중국과 협력을 위해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치매제 개발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합작을 제안한 상태며 준비가 완료되었다. 많은 세계 굴지 제약회사들이 상해과학원과 합작을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과학원 주변에 연구소를 설치하고 동물실험 등 합작을 통한 협력체계 단계까지 와있는 곳도 있다. 제약회사들은 오히려 중국약물 신뢰성 확보를 통해 중국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 합작, 동물 세포실험 등을 통해 국제적 신뢰와 기술 흡수를 위해 합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중국에서 중약제제가 개발될 경우 사용주체는 누구인가.
    “중국에서 중약재를 이용한 신약이나 신제품의 경우 중의·서의·중서결합의할 것 없이 모두 사용한다. 중약의 경우 중의사가 주로 사용하지만 현대 과학기술을 이용한 중약추출 약물인 주사제 등의 제품은 중의·서의는 물론 중서결합의 모두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중의사의 경우 서의처럼 처방약 투약도 가능하다. 덩사오핑의 흑묘백묘론(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이론 중국개방 정책의 화두)처럼 환자치료에 목적을 두어야 보다 넓어진다. 한국에서도 중서의 결합을 배웠으면 한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 한의학 발전의 최우선 조건을 꼽는다면.
    “무엇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한의약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 결국 정부의 지원 없이는 힘들다.”

    -제인한방병원과 앞으로 연구협력계획이 있다면.
    “지난 5월 중국에서 김길우 제인한방병원장과 상하이의약품연구원장간에 뇌질환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으로 중풍 뇌졸중 분야 함께 협력했으면 한다. 비록 뇌질환 연구 분야지만 더 나아가 보건식품, 심혈관 조성물, 분비물, 추출물 등 기본적인 베이스도 깔려 있다. 필요하면 협력하겠다. 특히 심혈관이나 당단백질 연구라면 함께 말할 더 나위 없다. 신약, 보건식품 등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협력으로 중국에 진출하면 전망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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