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를 받기까지 한의계 내부에서조차 한의학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어렵다는 편견과 한의학의 생명관과 경락현상에 대한 이해부족 등 고질적인 풍토가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최근 5년여의 연구 끝에 ‘경락을 분석하는 의료 행위’ 특허 등록을 마쳐 한의학적 생명현상의 객관화와 표준화 한계 극복과 한의학 고유 진단법이나 치료법 역시 특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대한한의원 선재광 원장.
그는 모든 것이 통계 자료 확보에 달려있음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특허 등록과정에서 괴롭힌 것은 내부적인 편견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게다가 객관적으로 비교해 판단할 만한 근거자료 부족과 원칙적으로 현행 특허법상 ‘의료행위’의 특허가 불가하다는 규정 역시 힘겨운 난관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의 표현처럼 특허등록 받기까지 과정은 ‘산 넘어 산, 끝이 보지 않은 산을 넘는 고난이 연속되는 시간이었다’는 것. 때문에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를 지탱케 한 것은 동료 한의사들이 같은 어려움을 반복하는 전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집념이었다.
선 원장의 ‘특허 획득’은 그런 의미에서 ‘특허’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한의학연구원이 한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번 특허가 가져올 파장을 읽게 한다.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한의학적인 원리로 개발된 진단, 치료기는 전무하다. 따라서 순수 한의학을 바탕으로 기기가 개발되어야 하며, 한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만 한의학적인 통계 데이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의학적 원리에 의한 의료기기는 오래 전부터 한의사들의 바람이자 현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적인 요청이었던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의사들이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적 의료기기를 이용한 의료행위 특허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경락을 분석하는 의료 행위’ 특허는 한의학하면 검증이 어렵고, 애매모호하다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의료행위로 특허를 공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많은 한의사들이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경락 진단기 분석법과 접근법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기능적인 현상이 관찰 대상.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기기의 수치를 분석해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하고, 통계 처리를 통해 표준화시키며 객관화시켜야 하는데 차별화 성패가 달려있다.
선 원장이 개발한 내경경락진단기(IEMD)의 수치적인 분석법은 기존 대부분의 경락진단기기들이 가진 절대적인 전류량의 흥·억(興·抑)의 판단이 아닌 상대적인 ‘경락의 상호간의 관계의 비교 값으로 판단’에 중점을 두는 점에서 특징이 두드러진다.
경락의 고유한 패턴을 파악해 경락간의 내외·상하·좌우의 조화와 장부/ 경락(기/혈, 물질/에너지) 흐름의 균형과 불균형을 살펴 한의학적으로 팔강변증으로 구분, 현재의 증상과 맥상을 비교·분석함으로써 기존의 문제점을 많이 극복한 것이다.
“지금까지 경락진단학회 이사들의 노력으로 내경경락진단기(IEMD)의 임상에 관한 논문은 약 20편이 나온 상태며, 앞으로도 학회지와 학술지를 통해서 매년 10편 정도의 내경경락진단기(IEMD)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올해 안에 경락 진단 분석을 이용한 각종 질병에 관한 분석법 특허만 약 10건 신청할 계획이라는 선 원장. 그는 현재 한의사들이 한의학적인 개념으로 진단 뿐 아니라 한의원 경영에도 도움을 주고, 나아가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차별화 시켜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 한방산업지원센터 및 동국대 한의대와 의기투합해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벌이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많은 한의사들이 한의학의 진단법이나 치료법으로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더 늦기 전에 개인들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의계 영역을 넓혀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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