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형사상진단학회 허만회 회장

기사입력 2005.03.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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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의학 정량화 기준 마련한 ‘체형진단’

    그동안 한의계를 중심으로 많은 사상의학 연구자들은 사상체질 진단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맥, 침을 응용하거나 설문조사, 지문, 음성인식, 오링테스트, 근력테스트 등 많은 시도들이 있어 왔다. 하지만 객관적, 재현성 등 진단 신뢰에는 의문점을 남겼다.
    그 체질진단의 정량화 연구 중심에 서있는 허만회 회장은 “체형을 통한 체질진단이 임상적 학술적 재현성과 객관화에 도움을 주었다”고 밝힌다. 허 회장이 제시하는 체질진단의 기본은 체간측정법.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상 제시된 장부론과 변증론에 따라 사상인의 각 체형은 큰 장기는 발달하고 작은 장기는 발현되는 점을 착안해 다섯 군데의 측정치를 정해 사초(四焦)의 발달 부위를 정하는 원리다.
    즉, 동의수세보원에는 ‘인물형용을 자세히 상량(商量)해 재삼추이(再三推移) 하되, 만약 미혹한 점이 있은즉 참호병증(參互病證)해 의문이 없는 것을 명견(明見)한 연후라야 용약이 가능하다 하여 명지기인(明知其人) 하는 방법으로 참호병증 보다 우선적으로 인물형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 따라서 체간측정법은 이를 근거로 겨드랑이, 젖가슴, 갈비대 융기된 부분, 배꼽선, ASIS 점인 전상장골 등 5곳에 횡선을 그어 차이를 측정해 분별하는 방법이다.
    체간측정은 화요회 회원이었던 故 권영식 원장이 73년 허연 원장의 초청으로 제상, 제하, 유상, 유하 길이를 근거로 사상체질을 분류한 것이 효시다. 하지만 당신 권 원장은 가슴서 골반까지 전체 흐름과 체간의 흐름을 보지못하고 측정하지 못한 점에 착안한 허연 원장이 이를 점을 보완하고 해결하고 정립하게 된 것. 이렇게 정립된 부친의 유업을 받아 본격적으로 정량화하고 구체적으로 체계화에 나선 것은 허만회 원장이다.
    허 원장이 체간측정을 대외에 처음으로 선보인 것은 88년 발표해 사상의학회지에 실은 석사 중간논문 ‘사상인의 형태학적 도식화’ 이다. 그 후 10년 뒤인 98년 박사논문에서는 98년 체간측정법에 의한 두면부에 관한 연구로 일반 사상의학회가 진단 확율 60%로 가정할 때 90%란 놀라운 적중률을 보였다는 것. 하지만 정작 박사논문 작성 과정에서 통계가 누락되는 등 심사과정에서 말 못할 아쉬움과 가슴앓이를 앓게 된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위안으로 삼는 것은 한의계에서 체간측정법 논문이 유일하게 의대에서 채택된 사실이다.
    허 원장은 박사학위 후 사상체질학회에 체형사상학회를 가입해야 해지만 당시 사상체질에 대한 주류가 체간측정법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고, 후배들이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후배들은 엄연히 독자적인 진단법임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찬밥신세일 바에야 굳이 연구 명목으로 학회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지금 후배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대구 광주 충청 강원지역을 돌며 강의를 벌이고, 미국 삼라대학 초청으로 해외강연도 마다 하지 않는다. 체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보급해야 한다는 생각과 아버지의 의술을 더 발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발길을 재촉한다.
    후학들의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4년째 강의에서 50명을 정예회원을 키워 놓았다는 허 회장은 연 2회 개최하는 강연에서 배출된 330명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의료봉사에서 주로 체간측정법 연습의 장으로 삼아온 학회가 매년 임상집을 발간한다는 목표로 지난 2002년 7월 첫 임상집을 낸 이래 지난해 3권째 발행했다.
    “현재 체질공식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최소한 7천명의 통계가 필요하죠. 이를 토대로 체질진단 기기가 개발되면 신체를 일일이 재지 않고 센서를 통해 모니터 상에서 진단이 나오게끔 됩니다.”
    그동안 사상의학 진단에 통일을 기하고 객관적 근거 마련을 위한 내외부적 노력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학회들 상호간 주관이 강해 통합은 번번히 무산되면서 세월이 약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흘러 객관성을 갖고 자기 공부를 하다보면 언제가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앞으로 힘 닿는 대로 사상의학을 임상적 학술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는 허 회장. 사상의학을 국내적으로 수용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게 소원이라는 그는 누구보다 열심인 회원들의 노력에서 희망을 본다고 한다. 開而不達則思(잘 안풀어지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될 질때까지 생각하라)는 禮記의 말을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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