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박사’의 아름다운 도전

기사입력 2004.12.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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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적 항문치료 분야 개척 ‘한 몫’

    “침구학의 한 갈래인 ‘혈위약실 자입요법’은 한의학의 경락학설과 침구요법을 활용하는 새로운 자극요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위 속이나 일부 통증과 질병을 일으키는 부위 또는 민감한 부위에 약실를 자입시켜 여러 가지 효과를 하나로 모은 복합적 치료요법입니다.”

    중국 고대 의술로 전해진 요법 가운데 하나인 ‘매선요법(埋線療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발전시켜 ‘혈위약실자입요법’이란 이름으로 보급에 나선 혜당한방병원 박영엽 병원장.

    탁월한 효과에도 주목받지 못한 매선요법

    그는 최근 ‘혈위약실자입요법’을 한방요법으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이미 임상에서는 검증된 치료법이지만 한의학 치료법으로 공식 인정받기 위해 상지한의대와 동의한의대에 안전성·유효성 등 객관적 데이터를 위한 임상시험을 의뢰해 놓았다.

    ‘매선요법’은 말 그대로 실을 피부 속에 묻는 원시적인 방법. 하지만 80년대 중국 의과대학 교과서 침구학 내용에 수록되고, 침구서적에서도 독립된 요법으로 인정될 만큼 중국에서 널리 알려진 요법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국내 의료계에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비록 효과의 탁월함은 있지만 살을 째지 않고 실을 주입해야 하는 의료법상 한계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매선요법이 그에게 선뜻 다가온 이유는 10년 전 토끼의 뇌하수체를 생리식염수에 넣어 만든 현탁액(懸濁液)을 혈위 선정 후 실로 만들어 디스크, 추간판탈출증 등 추나질환, 퇴행성 관절, 추나 곡만도 변형증, 경추병, 신경통 등 많은 환자들에게 시술, 많은 효과를 거둔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탁월한 효과에서 불구하고 국민들의 인식은 살을 째고 실을 주입하는 안전성을 무시한 비위생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은 명약관화한 사실.

    ‘경혈 점에 어떻게 실을 넣고 빼야할까’를 놓고 4년여의 연구와 고민 끝에 박 원장은 경혈점에 실을 자입, 한 가닥은 피하에 남기고 나머지 한 가닥은 밖으로 빼내는 특수자입기 개발을 하게 된다.

    또 자극원이 되는 실을 치료한 후 다시 제거하는 번거러움과 위생적 처리를 위해 혈 속에서 부드럽게 액체화돼 흡수과정을 거치는 수술용 실과의 만남은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하는 개가를 올린다.

    자실요법 평균 유효율 75% 이상

    “약실 자입요법은 인체 내 자생력 치유력을 조장함으로써 외부 이물 투여 없이 치료가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체 내 무수히 퍼져있는 치료점을 상하좌우 중행의 방법으로 자극해 많은 치료법을 이용함으로써 큰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자실요법은 자극에 의한 자생력과 치유력을 강조하기 위해 질병치유에 필요한 주요 혈들에 자극하는 치료방법과 유침법에 의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는 일반적으로 호침이 자극 시간이 짧을 뿐 아니라 치료효과도 오래 지속되지 못해 질병치유가 쉽지 않다는 단점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병원장은 침술효과와 더불어 유침으로 피부근 인대조직의 수축이완을 조정함으로써 세포와 세포, 근육과 근육, 근육과 골격, 관절과 관절 등 생리고통을 보완, 곡만도와 뼈의 이치를 바로잡아 주는 효과가 탁월한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게다가 자입요법인 침자입시의 자극이 복합적일 뿐 아니라 기구자입 방법이 직·곡선 등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약실 두께와 길이 또한 3Cm, 6Cm, 9Cm 등 임의 조절도 가능해 아이디어면에서 실용신안 특허도 획득했다.

    “10년 간 임상시험을 통해 만성병과 허증의 경계선을 넘어 급성병과 허증 등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무엇보다 치료할 수 있는 질병종류가 20여종에 달해 그 내용이 내과, 외과, 부인과, 소아과, 피부과, 오관과 등 각 과와 관련되며 유효율은 51.3∼80%, 평균 유효율은 75% 이상입니다.”그는 만일 약침을 이용할 경우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때문에 자실요법이 한의사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요법이지만 인체 내 실이 자입되기 때문에 일정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자입이 쉽고 용이할 뿐 아니라 침술과 양의학적 이론을 참고하되 쉽게 배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그가 얼마전 임상 등 요법을 모아 정리해 발간한 ‘약실자입요법’의 경우도 그의 열의를 읽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는 그가 그동안 임상을 통해 개발해온 약실자입요법 전반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는 ‘혈위약실 자입요법’ 용역이 마무리되고 정부 허가가 나오는 대로 본격적인 보급에 나선다는 생각이다. 근래들어 대한약침학회 부산지회와 추나학회의 부산지회 공동 세미나를 비롯해 여한의사회 초청강의는 물론 별도의 연구모임을 결성하고 강의를 벌이는 것도 그 일환이다.

    현재 자실요법에 사용되는 수술 실과 개발한 자입기기는 이미 별도의 허가가 나온 상태다. 하지만 이 둘을 합친 시술은 허가받지 못한 상태다.

    유효성·안전성 결과 도출

    그가 한의과대학에서 유효성·안전성에 대한 임상결과 도출을 서두르는 이유도 한의사들에게 보급 전에 먼저 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올해 안에 동의한의대와 상지한의대에 용역이 나오는 대로 관계기관에 허가를 얻겠다는 그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0여년을 항문을 치료한 노하우로 ‘똥고 박사’ 애칭을 갖고 있는 박 병원장. 그는 이미 한의학적 항문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래서 (가칭)한방 항문학회도 출범 준비 중이다.

    이미 추나요법의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자로서 뿐 아니라 한의학적 항문치료 분야를 개척하는 데 한 몫 해낸 그가 이번엔 또다시 혈위약실자입요법 제도권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래서 도전하는 자는 아름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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