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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1.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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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의약품 지원의 근본은 인간 존엄성”

    침구 세트 등 北 의료지원 ‘높은 관심’

    한의학 통해 취약계층 건강증진 기대

    “일시적이며, 단발적인 지원은 많다. 그러나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처럼 전문적인 식견아래 꾸준한 지원체계를 갖춘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지원본부가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은 한의계 선후배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지난 2001년 6월 본격 출범했다.

    그 모태는 1997년 설립된 북한어린이살리기 의약품지원본부다. 97년 이후 지금까지 25차에 걸쳐 북한에 침구셋트를 비롯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설비, 왕진가방, 평양시내 구역병원 현대화 사업 지원 등 끊임없는 인도주의를 발휘하고 있다.

    왕진가방 보내기 인기높아

    이에따라 지원본부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유한의원 유기덕 원장의 발걸음 역시 분주하다.

    유 이사장은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한의사·의사·치과의사·약사 등 보건의약인이 중심이 돼 운영된다. 주 목적은 북한 어린이는 물론 북한 주민들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 이사장은 “그런 만큼 지원본부가 국내에서 북한에 지원하는 보건의약 관련 분야의 터미널 역할을 했으면 한다”며 “의약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한 상태서 이런저런 단체에서 북 지원에 나서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때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단적인 예로 제4세대 항생제 지원 사례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제2세대 항생제임에도 불구하고 모 단체에서 제4세대 항생제를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것을 극구 말렸다는 것이다.

    영양부족과 건강함이 뒤떨어지는 상태서 제4세대 항생제를 투약했을 땐 오히려 병에 대한 내성만 떨어뜨려 그들의 건강에 위해만 끼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에따라 북한 보건의약 관련 지원 부문의 터미널 역할을 지원본부가 수행, 진정 그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숭고한 가치를 갖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유 이사장은 “적지 않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성금과 더불어 통일부 등 정부로부터 일정액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들어 지원본부에서는 북한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에 의약품 원료 지원 외에도 북한 제약시설 점검 및 북 의료실태 모니터링, 북한 보건의료 정보화 사업, 평양시내 구역병원 현대화 지원, 왕진가방 보내기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모자보건 지원체계 확대

    유 이사장은 “북한이 의료분야에서 자랑하는 것이 있다면 무상치료, 고려의학, 호담당 의사 제도”라며 “140∼150세대를 담당하고 있는 호담당의사들에게 왕진가방 보내기 운동은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왕진가방 속에는 침구세트도 있다. 이는 그들이 직접적으로 요청해서 이뤄진 것이다. 그만큼 호담당의사들이 한의학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또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의 북한에 대한 의료지원 및 취약계층 지원 부분 중 취약계층 지원을 지원본부에서 일정 부분 담당키로 했다”며 “한의학을 통해 북한의 모자보건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체계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중점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말한다. 자기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의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틈 속에서 그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지원본부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의약인 모두가 윤택한 삶에 대한 강한 욕심이 앞설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은 결국 인술이 갖고 있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 생명지키기라는 숭고함으로 뭉쳐 있다”는 유 이사장. 그의 말에서 통일이 되는 그 날까지 인간사랑에 대한 가치가 변함없이 존중되고 이어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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