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People 46 -월간 의림 발행인 강 성 현 원장(한의협 법제이사)

기사입력 2004.08.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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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림에 종사했던 직원들로부터 왜 이런 의미있는 잡지가 사회 지도층 인사인 한의사들의 손에 의해 지켜지지 못하고 정간의 위기 앞에 생존을 위해 고독한 몸부림을 쳐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매우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던 기억이 난다.”

    월 2000만원 지출에
    수입은 절반
    국내 한의학 임상학술지 월간 의림(醫林)의 발행인인 강성현 원장(한의협 법제이사)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밖에 있는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월간 의림은 자원 봉사자로 구성된 한의사 편집위원단이 편집주체가 되고, 기자2명, 기자출신 업무지원담당자, 디자이너, IT 전문가, TM 및 경리 등 6명의 유급 직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최소의 인원으로 의림지를 꾸려가고 있음에도 매월 인건비를 포함해 2000여만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정작 수입은 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의림지의 정간(停刊) 위기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의림은 1953년 한의사제도가 법제화되었지만 한의계에 마땅한 미디어가 없던 암울하던 그 시기에 한의협 배원식 명예회장에 의해 창간됐다. 이후 임상가들의 학술토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며, 개원의들을 위한 임상학술지로 높은 호응을 받아왔다.
    1950년대 초에 창간된 의림지는 단순한 학술지 이상의 문화재적 가치 및 근대 한의사제도와 연륜을 같이한 한의계 유일의 임상학술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 의림이 위기를 맞고 있다. 구독율 부족에 따른 수익구조의 불안정이 근본적인 이유다.

    한의사들과 함께 호흡한
    50여년 세월
    이와관련 강 원장은 “근대 한의학사의 빛나는 금자탑이랄 수 있는 의림이 가지는 임상 학술적 가치는 대단히 뛰어나다”며 “이는 의림이 공개한 비방의 수나 한의학 지식정보의 양을 보더라도 알 수 있으며, 임상 한의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내용면에서도 임상가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어 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가치와 함께 의림지는 한의사들과 함께 호흡하며 50여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역사성이나 학술적 가치에 비해 현재에 와서 한의사들로부터 홀대받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다.
    현재 월간 의림은 특집판 5천부, 월평균 3천부를 발행하고 있다. 이중 정기 구독자는 1천여명 정도다. 1천여명의 구독비는 의림 제작비 절반만을 충당할 수 있다. 나머지는 강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벤처 ‘컴씨’의 부대수익과 개인적 사재로 충당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림의 앞날이 매우 험난하다는 뜻이다.
    의림지를 맡게 된 이유와 관련, 강 원장은 “문화재적인 가치를 지니는 의림이 원래 창간의도와는 달리 발행권이 한의사의 손을 떠나 실적위주의 중국 실험논문 번역물 위주로 채워져가고, 동물 실험을 바탕으로 한 기초한의학 쪽 학술논문의 비중이 높아지던 시점에서 경영난의 위기에 빠져 정간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이를 살리고자 하는 열정으로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의림지의 발전 지향점을 임상에 도움이 되는 임상학술지로서 면모를 이어가는데 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원가의 트렌드에 맞는 신치료법 소개에도 중점을 둔다. 또한 시각적 이미지에도 많은 신경을 써 왔다. 판형을 국배판으로 바꿨고, 지면도 현대적 감각을 지닌 컬러형태로 변화를 주며 한의사들의 사회적 신분과 자존심에 걸맞는 학술지로 업그레이드했다.
    또 편집방향 및 내용도 한의학의 전문가인 한의사로 이뤄진 편집위원회에서 결정토록 했다. 취재와 편집은 한의학 용어와 인맥에 익숙한 한의계 전문기자들이 각자의 전문 영역을 살려 제작토록 하는 등 진일보한 발전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
    “의림처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학술지는 누구 한사람이 총대를 메고 지키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이라는 강 원장.

    개원가 트렌드 맞는
    신치료법 소개
    그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1년 열두권의 의림지안에서 발견한 단 한가지 처방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그 효용적 가치는 충분하다”며 “모두가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의림을 한 권씩 구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의림을 지키는 일이자, 한의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며, 의림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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