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파고,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자”

기사입력 2007.01.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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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전 칠레 포도가 들어오면 국내 포도 농가는 다 죽는다고 전국이 떠들썩했지만 칠레 포도의 위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미국 쇠고기가 들어오면 한우는 다 죽는다했지만 이 역시 그렇지 않았다. 물론 광우병 때문에 그런 면도 있지만.

    미국 영화가 들어오면 한국 영화는 발을 못 붙일거라 했지만 이 또한 그리 되지 않았으며, 필리핀 치과의사가 국내 치과의사보다 성업한다는 얘기도 그다지 들어본 것 같지 않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한·미 FTA 또는 향후 다가올 한·중 FTA는 국내 경제 산업 및 서비스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그러나 본질의 핵심은 상품의 경쟁력과 가치다.

    국민이 생각하는 가치와 질적 수준에 부합하는 상품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미국 침구사나 중국 중의사의 위력에 앞서 국내 한의학의 경쟁력도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다. 즉, 국산 토종 한의사의 삼력(저력·실력·노력)을 믿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꾸준히 성장해온 한의학의 양적·질적 성장은 그야말로 놀랍지 않은가?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도 국내 한의계에는 큰 원군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5월 미국 덴버에 보름정도 머물렀다. 덴버시 근처에는 한의원이 10여 군데쯤 있었다. 대부분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 학원을 나온 인력들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한의대를 나온 것처럼 한인신문에 동국한의원, 경희한의원 등으로 한의원 광고를 하며 못 고치는 병이 없을 것 같은 논조로 이런저런 광고를 많이 해서 한인사회에서 외면받는 면도 있다고 한다.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 후 서울 개원하고 있던 한의원을 접고, 덴버에서 한의원을 개업한 한의사 한 분은 이런 무분별한 광고의 범람에 못이겨 한의원대신 다른 업종을 선택, 운영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현지 한인회 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 한의대를 나온 한의사가 덴버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몇 년 후쯤 그렇게 해보지요”라고 가볍게 대답했다.

    우리는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미 FTA의 결과에서 떠나 실질적으로 우리가 주창하고 있는 한국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다듬어 가는 작업에 결코 소홀해선 안될 것이다.
    젊고 패기에 찬 젊은 한의사들에게 많은 기회와 희망을 던져줄 수 있어야 한다. 아무튼 공격과 수성 모두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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