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마음한의원 노의준 원장“어려울수록 본질로 돌아가려 노력”
‘약서’, ‘상한금궤방 사용설명서’, ‘고방유취’, ‘도해유취방’ 등 펴내
“어려울수록 본질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식이 맛있는 음식점은 원근의 내객들로 분비게 되어 있습니다. 그처럼 한약 치료를 잘하는 한의원은 한약 환자들로 붐비게 되어 있습니다.”
제15·16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및 제19회 한·중학술대회에서 국내 한의약의 우수한 임상사례를 발표했던 노의준 원장(몸과마음한의원). ‘고방유취’, ‘임상한의사를 위한 고방강좌’, ‘도해유취방’ 등의 저서를 통해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입증하는데 앞장선 그가 또 다시 자신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약서’, ‘상한금궤방 사용설명서’ 등 두 권의 저서를 출판해 주목을 끌고 있다.
노 원장은 지난 10년간 길익동동의 ‘약징’을 임상접근법으로 삼아 상한금궤방을 운용하였다.
“약징의 한계를 느낀 것은 2012년경이었습니다. 약징을 넘어 새로운 약물의 임상단서를 밝히고 새로운 임상접근법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약서는 그 결과물입니다.”
‘상한금궤방 사용설명서’는 상한금궤방의 임상 사용법(처방기준)을 밝힌 책으로, 올해 ‘기본방편’을 출간한데 이어 내년에는 ‘전처방편’을 출간할 예정이다.
노 원장은 그동안 많은 책을 저술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약 처방을 대해 크게 ‘정병전방(正病專方)’과 ‘정인적방(正人適方)’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正人適方, 자연치유력 높여 몸의 질병 치료
“정병전방(正病專方)은 말 그대로 정해진 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특효방을 말합니다. 정병전방의 접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두통 환자가 오면 처방책의 頭門을 펴서 두통을 치료하는 처방들 중 어느 하나를 선방하여 주면 됩니다. 하지만 이는 접근은 쉽지만 실제 임상에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방책에는 ‘신효하다, 백발백중이다’ 그렇게 적혀있지만 정작 실제로 써보면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경우가 그랬습니다. 정인적방(正人適方)은 사람의 정기를 고양시킬 수 있는, 그 사람의 개체 특이성에 가장 적합한 처방을 말합니다. 우리 몸에는 병을 스스로 치료하는 우리 몸의 의사, ‘자연치유력(正氣)’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인적방은 자연치유력을 고양시켜 우리 몸의 병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해주는 처방입니다. 그래서 정인적방의 접근은 환자의 병을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람을 보고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도가 높은 처방을 선방하여 주는 것이지요. 그러면 상당한 고질 난치의 병일지라도 많이 치료가 됩니다.”
노 원장은 ‘정병전방(正病專方)’과 ‘정인적방(正人適方)’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그동안 자신이 치료했던 환자를 예로 들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67세 주부 신씨는 10여 년 전부터 어떤 중요한 생각을 하면 머릿속에서 꿈틀 꿈틀 하고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내일 은행에서 잊지 말고 돈을 보내야지’라는 식으로 생각을 하기만 해도 갑자기 머릿속에서 뇌가 움직이고, 혈관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평소 생식기 안으로 탁구공 같은 어떤 덩어리가 들어갔다가 나왔다하는 느낌이 자주 들었고, 매일 전신을 꽃꽂이 침봉 같은 것으로 콕콕 찌르는 듯한 유주통이 있었다.
양방병원에서는 다양한 검사를 해도 원인을 알 수 없었고, 아무래도 종양이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해 뇌 절개 수술을 하자고까지 했다. 양방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이 환자는 결국 한의원을 찾았다.
“정병전방으로 접근한다면 도대체 이 환자의 이 병증을 무엇이라고 규정해야할지,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종잡을 수 없을 것입니다. 처방책에서 도대체 어떤 문(門)을 펴야할지 조차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 정인적방의 접근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인적방은 처음부터 환자의 병을 보고 접근하지 않습니다. 환자가 자신의 병증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아닌, 다만 그 사람의 몸을 보고, 그 사람의 개체 특이성에 가장 적합도가 높은 처방을 투여하는 것입니다.”

正人適方은 한의학만의 특징적인 접근법
노 원장에 따르면 이 환자는 음적성향으로 입면장애형 불면이 있으며(복령), 추위를 많이 타고(계지), 경골상 함요부종(백출)이 있었다. 따라서 단서약물 복령, 계지, 백출을 執證하여 그리 어렵지 않게 영계출감탕을 선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환자는 복약 보름만에 증상이 모두 소실되었다고 한다. 한 달쯤 뒤 약간의 재발기미가 있어 같은 처방 15일치를 복용한 후는 다시는 재발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 원장은 “정인적방의 접근은 여타 의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의학만의 특징적인 접근법”이라며 “우리가 동의처방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인적방의 용약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이든지 모르면 어렵고 복잡해집니다. 모르기 때문에 어렵고 복잡한 것이지요. 하지만 알고 나면 쉽고 간단해집니다. ‘아~ 이런거였어?’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되지요. 처방 역시 그러합니다. 처방이라는 것이 원래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모르기 때문에 어렵고 복잡했던 것뿐이지요. 처방의 사용설명서를 얻게 되면 처방은 쉽고 간단해집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접근하여 그야말로 쉽고 간단하고 명확하게 적방을 선방할 수 있고 적효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노 원장은 최근에는 고방을 위주로 하되 후세방을 보조하는 이른바 주고보후(主古補後)의 용약을 하고 있다. 내후년까지 상한금궤방 관련 저서를 모두 쓰고 나면 이후 주고보후에 대하여도 논해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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