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역량과 한의학 교육

기사입력 2018.04.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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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①

    한의학 교육의 핵심은 ‘역량 중심’이 될 것이다.현대 사회는 의료인으로서 ‘얼마나 알고 있느냐’보다‘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더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의 캠퍼스는 예년과 다름없이 생동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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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년의 시작, 새로운 과목에 대한 호기심으로 약간은 들떠있는 분위기도 잠시, 점점 늘어가는 과제와 과목별 수시 시험 등으로 한의학과 학생들은 금세 지치고 만다.

    특히나 꿀 같은 여유로움을 즐기던 예과 시절을 거쳐 이제 막 본과에 진입했다면 갑자기 늘어난 수업과 무서운 속도로 쏟아지는 지식의 양에 일단 많이 놀랐을 것이다.
    그 마음이 진정되는가 싶으면 이내 생소하고 어렵기까지 한 개념들 때문에 머리가 아파오고 몸이 힘들어진다. 3월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벌써부터 방학을 고대하는 학생들도 있으리라.

    바쁘고 힘든 생활 속에서 쉽게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을 포함한 각자의 목표 설정과 계획이 중요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학습 계획은 시험과 과제의 폭풍에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용감하게 온 몸을 내맡기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한 학기를 보장해준다.

    자신이 세운 계획은 전략적인 학교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계획은 수업을 받고 공부해야 하는 학생만 세우는 것이 아니다.

    수업을 제공하는 학교는 전반적인 학사 운영과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하고, 직접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에게도 교수 계획이 필요하다.

    그 계획의 바탕에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자리잡고 있게 마련이다.

    이것은 아마도 인류가 교육을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제기된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달라지고 시대가 처한 상황마다 변하여 왔으므로 고정된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라면 언제나 유효한 질문인 것이다.

    현재 한의학 교육에 그 질문을 적용한다면 가능한 대답 중 하나는 ‘역량 중심’이 될 것이다.

    현대 사회는 의료인으로서 ‘얼마나 알고 있느냐’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더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량 중심 교육에 대해서는 한의학교육평가원 등을 중심으로 한의학 교육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으며, 시대가 요구하는 한의사의 역량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을 비롯하여 각 한의과대학은 임상 술기 교육이나 문제 바탕 학습을 신설하여 역량 중심 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열린 전한련 정책강연에서도 ‘어떤 한의사를 배출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과 토론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학생의 입장에서 다루어 보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한의사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량 중심’은 서양의학에서는 이미 낯설지 않은 용어이다.

    2017년 12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된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의학교육 개선 방안’이라는 보고서에는 일차의료 의사에게 요구되는 7가지 역량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해당 역량은 다음과 같은데, ‘지속적인 환자-의사 관계를 감안하여 진단할 수 있음’,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음’,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만으로도 환자의 중등도와 긴급성을 판정할 수 있음’, ‘흔한 가벼운 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할 수 있음’, ‘흔한 만성 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할 수 있음’, ‘노인 환자를 잘 다루고, 치료할 수 있음’, ‘소아 환자를 잘 다루고, 치료할 수 있음’ 등이다.


    대부분 역량이 봉직과 개업시기에 습득

    이 연구를 통해 확인된 흥미로운 사실은, 개원의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역량이 전공의 수련 이후인 봉직 시기와 개업 시기에 습득되었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그에 반해 전공의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일차 의료 역량의 습득이 대부분 전공의 시기였다고 응답하였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아직 전공의들이 개원의가 경험하는 일차의료의 현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며, 현재의 의과대학 교육과 전공의 교육이 일차의료와는 동떨어진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의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비율이 전체 의사의 40%를 넘고 있는데 그러한 인력 분포를 고려하지 않은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제시된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교육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았다.

    학부에서는 의과대학의 교육목표에 일차의료의사 양성의 취지를 명시하고, 지역사회의학-예방의학-가정의학의 통합 교육이 시행되어야 하며, Comm unity Based Learning(병원 밖 외래 중심 임상실습)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학생인턴 제도를 통해 진료를 몸으로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함이 주장되었다.

    전공의 수련에 있어서는 내과 4개월, 외과 2개월, 소아과 2개월, 산부인과 2개월, 재활의학과 1개월, 신경과 1개월의 공통 전공의 수련과정이 제안되었고, 졸업 후에서는 가정의학과를 제외한 다른 전문의가 일차의료를 하고자 할 때, 일차의료 기관에서의 의무적 연수교육이 제시되었다.

    대한민국의 한의사들이 대부분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한의학 교육 역시 일차의료에 맞는 목표와 교육 과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의과대학에서는 순수 한의학적인 교과목뿐 아니라 서양의학의 기초지식도 교육되고 있으며 여러 실습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차의료에 맞는 목표와 교육이 필요

    가히 일차의료에 최적화 된 의료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차의료 현장에서 한의사들이 교육받은 것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실제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량과 관련하여 학부에서의 교육 과정과 전공의 수련에서 잘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국가 제도적으로 한의사들이 교육받은 내용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문제점도 개입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은 과거 무수히 많은 의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고유한 체계를 유지하면서 교육되어 왔다. 한의학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이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인 상에 한의사가 부합하도록 한의학 교육 과정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한의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며 높은 치료 효과와 함께 환자 만족도가 보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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