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유통실명제 정착 국민신뢰 회복의 첩경

기사입력 2005.06.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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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8일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규정 개정(안)’을 고시했다.

    개정 고시안에 따르면 한약규격품 제조업자와 한약판매업자는 고시한 날부터 관련서류에 의거해 한약규격품에 생산자 또는 수입자의 성명, 주소, 전화번호와 품질검사기관 및 검사 연 월 일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다만 종전의 규정에 따라 이미 포장된 한약규격품의 소진을 위해 경과조치를 두어 고시일로부터 5개월간 유효기간을 허용했다.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와 한약관련단체 등의 실무작업을 거쳐 조만간 좋은한약공급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혁신적으로 마련하기로 해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복지부가 한약재 유통관리 규정 개정 방안 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소비자의 알권리 증진과 한약유통의 투명성 제고로 나눠진다. 우선 그동안 공급자 위주로 진행되어 온 한약재의 유통과정을 소비자 중심으로 패턴을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따라 표시 의무사항은 규정대로 진행하되, 검사필증 부착여부는 포장이 가능한 생산자나 도매업자, 제조업자에게 맡기고 최종 선택은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단지 법 시행 과정에서 표시를 허위로 했거나 검사필증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약사법 등 관련규정에 따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그동안 원산지, 날짜 불명 등으로 불신을 초래했던 원인들을 하나씩 제거해 감으로써 투명성을 높여 가자는 것이 복지부 한약유통 정책의 기본 골격이다.

    어쩌면 복지부가 지난 3월부터 관계부처 의견수렴과 입안예고 및 한약 관련 단체와 10여차례 회동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 것도 이같은 한약 관련 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의지로 보인다.
    복지부 한약담당관 김주영 사무관은 “한약유통실명제 등 법과 제도적인 정착의 승부수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는 만큼 최종 소비자인 한의사들의 의식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소득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복지부가 품질검사기관에 대해서는 철저한 지도계몽과 단속을 통해 불량 한약재가 발붙일 수 없도록 관리개선을 꾀하는 한편, 소비자인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복지부 정책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지난달 30일 올 상반기 중 한약재 및 한약제제 250종에 대해 전국 한의원, 약국, 제조업소 등을 대상으로 한약재 규격품 및 한약제제를 수거, 검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수거 검사키로 한 품목 수는 예전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식약청의 의지가 어떤지를 가늠하게 한다.
    식약청은 이와함께 ‘한약 규격화사업’을 통해 유효·독성 성분 확인을 기초로 품질표준을 마련하고 ‘한약재 위해 관리 사업’을 통해 위해물질에 대한 모니터링 및 안전기준을 설정한다고 밝혔다.

    또 한약재의 유통기한, 품질표시, 생산·제조·유통과정의 합리적 관리를 위한 ‘한약재 표시·품질 등급화 사업’ 추진은 물론 제조·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펼친다는 계획다. 하지만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규정 개정(안)’이 고시된 후 한약재 관련단체에서는 과거에 비해 한약재 관리 체계가 일진보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에서는 검사필증 부분이 빠진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한의사협회 성낙온 약무이사는 “이번 개정안 고시는 과거에 비해 한약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진전된 내용이지만 검사필증 부분이 빠져 그 취지가 퇴색된 면이 있다”며 “검사필증 부분이 빠져 식품용 한약재가 의약품으로 전용되는 문제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약도매협회 관계자는 “수입 한약재의 경우 수입업자들의 검사필증을 믿고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소지가 불분명해진다”며 검사필증에 대한 명확한 규정 없이 관행대로 품질검사기관을 주무부처의 꼭두각시로 만들어서는 궁극적으로 신뢰제고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유통관리규정 개정의 성패는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집행돼야 정책도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모처럼 한의약 관련 단체가 합의해 마련한 한약재 유통실명제 등 관리규정의 정착 여부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관련 단체들의 ‘좋은 한약공급’이란 공동의 선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에 달려있다는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한의약청 설립 등 제도나 법적 완비와 함께 좋은 한약으로 국민 건강을 지켜가겠다는 각각의 각오와 의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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