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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의 한의학 <30>김태우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키리바스에 도착하고 보름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마라케이(Marakei) 섬의 한 집에서 부이아(키리바스 전통 가옥)에 앉아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인터뷰이가 갑자기 물었다. 혹시 목마르냐고.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일상의 변화와 그러한 변화에 영향을 받는 몸과 건강의 문제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묻고 답하는 인터뷰가,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을 때였다. 실제로 계속 말을 하던 나는 갈증을 느꼈고, 목을 적셔줄 수분이 필요했다. 내 목소리가 건조해지는 것을 그 인터뷰이가 알아챘던 것 같다. 목이 좀 마르다는 대답에 그는 갑자기 부이야를 내려가더니 (부이야는 높은 평상같이 되어 있어서 그 전통가옥에서 나가는 일은 내려가는 것을 수반한다) 바로 옆에 있는 야자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적당히 익은 열매를 따고 내려와서 익숙한 솜씨로 껍질을 벗기고 구멍을 뚫어, 내게 건넸다. 100퍼센트 자연산 코코넛 쥬스는 필자의 목을 적셔주었고, 모이모또를1) 마시고 진행한 인터뷰는 더 활기가 있었고 대화가 잘 풀렸다. 구멍 뚫린 모이모또를 빨대도 없이 들고 마시며, 한국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때와의 차이를 생각했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수를 사서 마실 때와 키리바스에서 모이모또 쥬스를 마시는 것은 차이가 적지 않았다.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는 음류수는 인공물의 영역에 있다면, 키리바스의 모이모또는 인공물과 자연물의 경계가 모호한 물건이다. 키리바스에서의 연구 기간은 자연과 인공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자연과 인공 본격적으로 현장연구를 했었던 마라케이 섬에서,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주로 부이아에서 진행이 되었다. 부이아는 목재로만 되어 있다. 이 건축양식에는 못을 사용하지 않는다. 금속이 채굴되지 않는 산호섬에서, 못을 건축에 사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금속이 없는 부이아는 팬더너스(pandanus) 나무, 야자수에서 대부분의 자재를 얻는다. 못을 사용하지 않는 키리바스 건축양식에는, 한국의 한옥과 같이 나무를 맞추어서 집을 짓는 방식이 발달해 있다. 이가 맞게 나무에 요철을 만들어 맞대어서 나무들을 연결한다. 그리고 못의 역할을 하는 것은 코코넛 열매 껍질로 만든 끈이다. 코코넛의 겉껍질 내부는 겹겹의 섬유질로 싸여져 있는데, 이 실 같은 껍질을 가지고 끈을 만든다. 새끼를 꼬듯이 코코넛 껍질의 실들을 말아서 끈을 만들어 놓으면 매우 튼튼한 건축 자재가 된다. 요철로 맞대어 붙인 나무를 이 끈들로 묶어서 고정을 시킨다. 강한 바닷바람에도 집을 버틸 수 있게 한다. 지붕은 팬더너스 나무의 잎으로 되어 있다. 야자수와 팬더너스 나무는 키리바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당신이 마라케이에 있다면, 지금 있는 곳에서 360도로 시선을 돌려보면 거기에 야자수 한 그루 정도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팬더너스가 보이지 않는다면, 몇 발짝 이동 후 다시 둘러보면 거기서 팬더너스 나무를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인터뷰를 마치고 부이야에서 내려와서 이 건축양식의 재료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아보려면, 단지 고개만 주위로 돌려보면 된다. 그 주변에 다 있다. ‘이 녹색 잎들이 말라서 짚색의 부이아 지붕이 되는구나.’ ‘아, 이 나무가 부이아의 기둥이 되는구나.’ 금방 깨닫게 된다. 지붕, 기둥, 끈 등 인공물로 분류될 수 있는 것들도 살펴보면 바로 옆 자연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마라케이에서는 인공물과 자연물의 거리가 멀지 않다. 마라케이에서는 음료수도, 집도, 집 주변도 특별한 것이 없다. 색깔도 특별난 것이 없다. 나무색, 짚색, 흙색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붉은색 꽃이 보이기도 한다. 나무의 잎들이 보이는 녹색, 그리고 그것이 시들거나, 열매가 익었을 때의 갈색 등이 색깔의 종류였다. 그런데 이제는 원색에 가까운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키리바스에도 이전과는 달리 색깔이 변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위성사진이 있다면 이러한 차이는 분명할 것이다. 드론으로 몇 년 전 찍은 사진이 있다면 지금과 또 차이가 날 것이다. 플라스틱과 비닐이 들어오면서 키리바스에 없던 색깔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보이는 것은 대부분 플라스틱과 비닐이 버려져 있는 길거리, 해변가, 집주변이다. 한국 사람들의 대부분이 들어보지도 못했을 남태평양에 위치한 조그만 섬나라이지만, 키리바스에도 한국음식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한국 라면이 인기가 높다. 진라면은 키리바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양식 중 하나다.2) 한국산 라면이 인기가 좋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인터뷰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굴러다니는 진라면 봉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되어 있는, 이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색깔의 라면봉지를 키리바스의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인공의 정도 특히 키리바스의 수도가 있는 타라와(Tarawa) 섬에서 이러한 색깔의 변화가 가시적이다. 타라와는 빠르게 변하는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타라와는 크게 남타라와와 북타라와로 나뉘는데, 키리바스 인구의 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남타라와는 특히 변화가 심하다. 그 변화를 알 수 있는 것은 색깔이었다. 여전히 부이아와 같은 전통 가옥 양식이 주를 이루는 북타라와에서 남타라와로 이동하면 그 색깔의 변화를 통해 자신이 남타라와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키리바스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쓰레기 처리 인프라가 부족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분류하고 재활용하고 매립하는 시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는 나가지 않고, 들어오기만 한다. 수입량이 늘어나는 (한국산 라면을 포함해서) 공산품은 다량으로 키리바스로 들어오는데, 그 물건들을 포장하고 담고 있던 비닐이나 플라스틱은 키리바스를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 쓰레기들이 길거리에, 해변에, 그리고 바다 안에 쌓이고 있다. 키리바스의 삶에서 인공과 자연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았다. 자연물을 조금 손봐서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인공물은 자연 상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들이다. 플라스틱은 다르다. 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가소성(可塑性, plasticity)이 있다. 인간의 편의에 따라 모양을 만들 수 있고, 대량생산할 수 있다. 비닐도 마찬가지다. 인공물에는 인공의 정도가 있다. 부이아의 지붕으로 사용하는 팬더너스 나무의 잎은 조금 인공물이다. 섬나라의 색깔을 변하게 하는 플라스틱, 비닐 같은 인공물은 많이 인공물이다. 인공의 정도가 높으면, 그 인공물들은 자연으로 쉬 돌아가지 못한다. 인공의 정도가 높으면 부작용이 심하다. 몸속으로 들어오는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의 문제는 전 세계가 앓고 있는 문제이지만, 각 지역과 사회의 조건에 따라 그 문제가 발현되고 심화되는 방식은 다르다. 키리바스에서 심각한 문제는 지질·지리적인 조건과 연결되어 있다. 키리바스는 산호초로 되어 있고, 대부분 환상(環狀)의 모양을 이룬다. 안쪽 바다인 라군(lagoon) 쪽의 쓰레기는 쉽게 빠져나가지 못한다. 필자가 현장연구 하던 환상의 마라케이에는 안쪽 바다와 바깥 쪽 바다를 잇는 통로가 단 두 개 있었다. 갇혀 있는 라군의 쓰레기는 쌓이고 조각나서, 라군의 물고기들 몸으로 들어갈 것이다. 키리바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생선인 자라돔(reef fish)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쌓일 것이다. 키리바스가 변하면서 색깔이 변화하는 것은 단지 색깔의 변화가 아니다. (키리바스 통신 IV에서 계속) 1) 야자수는 키리바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음식, 약, 건축자재, 음료수 등으로 키리바스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나무다. 야자열매는 여러 명칭으로 불리는데, 모이모또는 적당히 자란 젊은 코코넛 열매를 이를 때 사용하는 용어다. 모이모또가 코코넛 쥬스를 열매 안에 다량 가지고 있어서, 음료수를 얻고자할 때는 모이모또를 주로 따서 마신다. 2) 키리바스에서는, 하지만 요즘 자주 사용하는 K-푸드라는 말을 사용하기 힘들다. 공산품으로 포장된 인스턴트 음식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고, 야채를 보관할 냉장고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빔밥 같은 K-푸드는 키리바스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다. -
“한바탕 어우러지고 나면,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성취감 느끼죠”[한의신문=이규철 기자] Q. 원장님과 나블리앙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서 명가한의원을 운영하는 김현규 원장이라고 합니다. 나블리앙에서 테너 파트를 맡아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블리앙은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중창단인 ‘하모니안’에서 출발했습니다. 졸업 후 서울, 경기, 인천에 흩어져있던 10여 명이 다시 모이게돼 만든 한의사 중창단입니다. 단원은 박대영·안동훈·추 홍민(테너 1), 이학재·김현규·한동화·윤준표(테너 2), 홍석의·오정환(바리톤), 박규천·노승조(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 나블리앙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중창단 이름을 지을 때 단원들과 의논하여 선호하는 이름을 선택했는데, 저희는 입이 악기인 만큼 단순히 나불거리지 않고 멋진 화음을 만들어서 음악으로 소통하며 기쁨과 감동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Q. 최근 제8회 정기공연을 성황리에 마치셨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더욱 완성도 있는 무대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동안 연습했던 저희 노력에 감동으로 화답해 주시는 지인·가족들 등 모든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공연을 하며 서로에게 힘과 위로가 되니, 함께 한다는 느낌이 감동을 더 한다고 할까요? 예전보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곡을 선정하고자 했습니다. 1부에서는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마음을 담았고, 2부에서는 사랑하는 이와 친구들을 떠올려 보고, 앞으로 삶을 향한 바람을 노래했습니다. Q. 제7회 정기공연 후 이번 공연까지 약 5년의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예술공연을 하는 어느 팀이나 코로나의 긴 터널 속에 서는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외부 환경이 조성되었고, 그동안 중창과 음악에 대한 목마름도 기다리는 수밖에는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Q. 이번 공연에 특별히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술감독 고제형 교수님, 음악감독 백순재 교수님, 피아니스트 김나은 선생님, 무대감독과 촬영감독으로 도움을 주신 송왕기·윤영조·김형순 원장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Q. 나블리앙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함께 노래를 한다는 것이 좋아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카펠라로 소소히 하려고 했으나, 예술 감독으로 고제형 교수님을 초빙하여 체계적인 지도를 받은 결과 벌써 8회의 정기공연과 수회의 찬조출연을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멤버들 중에는 중창활동 외에도 개인독창 발표회, 뮤지컬, 연극, 아카펠라, 탭댄스, 보컬그룹 연주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실력 있는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단원들이 모두 다 따뜻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라, 형제보다도 더 자주 만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정과 신뢰가 쌓이게 되어 열정이 식지 않았고, 음악적 실력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Q. 단원들의 연습과 소통 방법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다 한의원, 한방병원, 공보의 등 다 현직에 있다 보니 보통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저녁에 만나 정기적으로 연습해 왔습니다. 모두 한의사다 보니 연습 없는 주에는 단원 간 학술세미나를 통해 학술 교류도 하면서 서로 간에 임상에도 많은 도움과 의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술적인 부분은 맏형이신 안산 하눌한방병원 박대영 병원장님이 주관하고 계십니다. Q. 찬조출연도 자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아카펠라 아카데미, 원광대학교 경인지역 모임인 원경회, 동양의학학술대회 등등 찬조 출연이 많이 있었 지만 2023년 12월6일에 용산문화원이 주최한 무대에서 걸그룹 BUSTERS와 같은 무대에서 공연했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예전에 찬조출연을 했던 인천에 소재한 교회에서, 공연 후 전 교인을 상대로 무료 건강 상담을 했었습니다. 좋아해 주시고 따뜻한 미소로 화답해 주시는 어르신들이 기억에 많이 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한의사로서 봉사활동도 병행하면서 음악으로 치유되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Q. 노래와 음악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혀야 하는 모든 일들은 즐거운 일들만 있는 게 아니고 한의원 원장이라는 위치에서 받는 업무적인 스트레스와, 가장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어깨의 무거움 등 힘들고 지친 일상생활에서 노래와 음악, 그리고 단원들과의 소통은 그 자체가 긍정적인 에너지와 삶의 활기를 찾게 해준다고 할까요? Q. 무대에 올랐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독창이라면 혼자서만 잘 하면 되지만 중창은 여러 명이 적절한 음과 호흡을 맞춰 하모니를 이뤄야합니다. 중창은 독창에선 느낄 수 없는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단원들의 소리도 들으며, 서로 간에 교감이 있어야 합니다. 각자가 최선을 다해 자기 노래를 하며, 때론 상대가 실수하면 덮어주고, 상대가 잘 할 때는 같이 힘이 납니다. 한바탕 어우러지고 나면,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성취감이 생깁니다. 이 에너지는 일상을 더 풍요롭게 해줍니다. Q. 앞으로 어떤 중창단으로 발전하고 싶은지, 또한 목표가 있다면요? 오랜만에 공연을 재개했는데, 앞으로는 매년 정기적으로 풍성하고 다채로운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려 합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나블리앙은 세대를 아우르는 부분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학창 시절 함께 중창을 했던 전주 홍익한의원 추경수 원장님의 아들(추홍민 양천 신정경희한의원장)이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시절 중창 동아리 하모니안을 거쳐, 어엿한 한의사가 되어 나블리앙 팀원이 되었습니다. 두 세대가 함께 노래를 한다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전통을 이어 다양한 연령으로도 하나가 될 수 있는 공연이 면면히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28>서재호 진성한의원장 여자 58세. 2023년 4월19일 초진. 【形】 160cm/62kg. 頸胸腹이 大. 갈우 작음. 입이 야물지 않음. 【色】 面白黃에 약간 붉음. 腹白黃에 피부 조밀한 편이고 윤기 보통. 【旣往歷】 2022년 12월 흉추 7, 8번 압박골절 이후 회복이 더디게 되면서 아픔. 몇 년 전 타지역에서 한약을 복용하고 간수치가 올랐었다고 함(당시 GOT·GPT 수치는 모르고 내과의원에서 그렇게 이야기해서 그런 줄 안다고 함). 2016년 뇌출혈 이후 혈압약, 뇌영양제 복용 중. 작년 압박골절 이후에 진통제 장복으로 간수치도 약간 올라갔었음. 【生活歷】 집안의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음. 【五味】 새콤한 것은 먹으면 속이 불편함. 매콤한 것은 그나마 먹고 짠것을 잘 먹는 편임. 단것 별로임. 물 잘 안먹음. 【症】 ①風頭旋症. 좌우로 살짝씩 머리를 자꾸 떠는 모습. 본인은 잘 못느끼는데 주변에서 그렇다고 함. 환자 본인은 뇌출혈 이후로 증상이 생긴 듯 하다고 함. ②스트레스가 많았음. 그래서 뇌출혈도 온 듯하고 요즘도 가슴이 답답함. 이혼 이후로는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이제는 자식이 그렇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스트레스 받음. 주변에서 약간의 스트레스를 줘도 가슴이 답답함이 심해지고 뭔가 뭉클하고 가슴에 돌이 들어차 있는 듯하며 화가 나기도 하고 본인의 마음이 컨트롤이 안됨. 평소에 잠도 깊게 못잠. 매핵기. 흉통은 없으나 두근거림은 약간 있음. ③머리도 맑지 않고 무언가 뒤집어 쓴 듯하며 두통과 어지럼증이 약간 있다 없다 함. 건망증도 있고 집중력 저하. 당연히 압박골절 부위는 아직 통증이 있음. ④열이 얼굴과 머리로 잘 올라옴. ⑤소화는 약간 안되는 편임. 크게 불편하진 않고 살짝 더부룩함. 밀가루 먹으면 더 안됨. 소화제를 먹을 정도는 아님. ⑥대변은 변비기가 있으며 시원하지 않음. 2∼3일에 1회. 소변은 자주 가는 편이고 시원하지 않으며 남는 느낌이 있음. 【治療 및 經過】 ①2023년 5월19일. 分心氣飮 20첩 30봉. 주 3회 침치료(백회, 기해, 신문, 대릉, 협척혈). ②2023년 6월1일. 머리 떨림은 비슷함. 가슴이 답답하고 매핵기 증상 50% 개선됨. 상열감이 덜함. 잠을 잘 잠. 대소변은 아직은 시원하지 않음. 右脈>左脈. 맥침. 69동. 分心氣飮 20첩 30봉. ③2023년 6월15일. 머리 떨림은 아직 있음. 요즘은 숨을 편하게 쉴 수 있음. 가슴에 돌 얹어 놓은 느낌이 80% 이상 덜함.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고 있음. 물을 한컵 먹으면 두컵이 나오는 느낌. 대변은 아직 시원하지 않음. 이전처럼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불시에 열이 오르는 증상이 컨트롤되는 느낌이라고 함. 右脈>左脈. 맥침. 66동. 分心氣飮 20첩 30봉. ④2023년 7월1일, 7월29일, 8월22일, 9월11일, 9월26일, 10월25일, 11월20일, 12월8일, 12월29일. 分心氣飮 20첩 30봉. 9회 처방. 9월 정도부터 머리를 떠는 증상이 잘 보이지 않으나 열이 오르고 나면 떠는 증상이 생기는 듯하다고 함. 피로가 쌓이고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붓는 증상이 반복되며 대소변이 시원하지 않아짐. 右脈>左脈. ⑤2024년 1월15일. 일을 많이 하면 등이 아픈 것을 제외하면 크게 불편한 곳이 없음. 아직 간간히 대변이 시원하지 않음. 右脈>左脈. 分心氣飮 20첩 30봉. ⑥2024년 2월14일. 소변이나 대변이 피로가 쌓이면 시원치 않음을 느낌. 右脈>左脈. 맥침. 70동. 分心氣飮 20첩 30봉. 【考察】 상기환자는 피부가 조밀하고 윤기가 있으며 갈우가 작으며 脈이 沈有力하면서 右脈이 緊盛한 內傷脈(七情)이고 胸痞, 風頭旋을 주증상으로 내원했습니다. 七情으로 인해 胸痞, 梅核氣, 수면장애, 上熱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大小便이 원활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七情痞滯 通利大小便하는 分心氣飮을 처방했습니다. 머리를 떠는 풍두선증 역시 열이 상충하여 풍을 일으킨다고 판단했습니다. 內傷脈의 경우 飮食傷과 七情傷을 구분해야 하는데 위 환자의 경우 소화상태는 크게 문제가 없고 피부도 조밀(五臟이 小)하고 갈우가 작아 七情傷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과정 중 風頭旋의 경우에는 5월에 치료를 시작해 9월경이 되어서 대부분 개선이 되었으나 이후에도 스트레스시 上熱이 되었을 때나 피로시에 떨리는 증상이 잠깐씩 나타났다 사라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고 大小便不利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9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分心氣飮을 투여해 효과를 봤습니다. 【參考文獻】 ① [대역동의보감] - 풍으로 머리가 흔들리는 것[風頭旋] ○풍(風)으로 머리가 흔들리는 것은 별로 아프지도 않고 자기도 알지 못하게 머리가 늘 저절로 흔들리는 것이다. ○간풍(肝風)이 심하면 머리가 흔들린다[강목]. ○치료하는 방법은 두풍증 때와 같다. ○어떤 어린이가 7년 동안이나 머리를 흔들고 3년 동안이나 하혈(下血)을 계속하여 여러 가지 처방으로 치료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간에 혈액이 성하고 밖으로부터 풍열이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간(肝)은 목(木)에 속하는데 목이 지나치게 성하면 비토(脾土)가 간목의 억제를 받게 된다. 그런데 비(脾)와 폐(肺)는 모자관계이므로 이것들이 다 간의 억제를 받게 되어 대변으로 피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인정하였다. 그리하여 간을 억제하고 풍을 몰아내며 비를 보하는 약 몇 첩을 먹였는데 한 10일이 지나서 대변으로 피가 나오던 것은 멎고 흰고름이 나오다가 병이 나았다. ○방풍 120g, 천화분, 황기(봉밀물에 축여 볶은 것), 강활, 백작약 각각 20g, 서각(가루낸 것), 감초 각각 10g. 사태(빨갛게 구운 것), 조구등씨(鉤藤釣子), 마황 각각 4g 등 위의 약들을 가루를 내어 대추살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박하를 달인 물로 끼니 뒤에 먹는데 두번만 먹으면 머리가 흔들리는 것과 대변으로 피가 나오는 것이 낫는다[강목]. ② [대역동의보감] - 神門_脈法 ○7정(七精)이 지나치면 맥을 상한다. 너무 기뻐하면 맥이 산(散)하고 몹시 성내면 맥이 촉(促, 어떤 곳에는 격(激))하며 지나치게 근심하면 맥이 삽(澁)한다. 너무 생각하면 맥이 침(沈, 어떤 곳에는 결)하며 너무 슬퍼하면 맥이 결(結, 어떤 곳에는 긴(緊))하다. 몹시 놀라면 맥이 떨리고(顫, 어떤 곳에는 동(動)하고) 몹시 무서워하면 맥이 침(沈)하다[득효]. ○너무 기뻐하여 심을 상하면 맥이 허하고 너무 생각하여 비(脾)를 상하면 맥이 결(結)하다. 너무 근심하여 폐를 상하면 맥이 삽(澁)하고 몹시 성내어 간을 상하면 맥이 유(濡)하다. 몹시 무서워하여 신을 상하면 맥이 침하게 되고 몹시 놀라서 담(膽)을 상하면 맥이 동(動)한다. 지나치게 슬퍼하여 심포락을 상하면 맥이 긴해진다. 대개 7정이 지나치면 기구맥(氣口脈)이 긴성(緊盛)할 따름이며 자세히 나누어 보면 위와 같다[입문]. -
‘오신의 역학적 평형’으로 치유하는 정신건강한의학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수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부는 흔들리고 있는 ‘신체에서 정신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건강을 지키며 특히 정신건강의 예방과 치료, 회복 등 전 과정을 국정 어젠다로 삼아 재설계하는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동의생리학은 인간 생명을 원소가 결합된 유기체의 해부학적 체계로 보지 않고 ‘몸과 마음’의 형신일원적 생명활동현상으로 관찰하고 이를 음양대사로 이끌어내 치유하는 구조역학적 학리이다. 오늘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이 의료데이터 플랫폼으로 발전하고는 있으나 이는 인간 생명대상의 주체를 물질현상으로 볼 때 가능한 것으로, 그 결과 인간의 ‘마음과 정신’은 생명 깊숙이 유폐됨으로써 LLM은 결국 사전 학습된 기계론적 답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동의생리학리는 신체면(오행)의 발생기능 활동을 ‘생(生)’, 추진기능 활동을 ‘장(長)’, 통합기능 활동을 ‘화(化)’, 억제기능 활동을 ‘수(收)’, 침정기능 활동을 ‘장(藏)’이라 하고, 정신면(오신)의 발생기능 활동을 ‘혼(魂)’, 추진기능 활동을 ‘신(神)’, 통합기능 활동을 ‘의(意)’, 억제기능 활동을 ‘백(魄)’, 침정기능 활동을 ‘지(志)’라고 한다. 한의학은 신체와 정신을 생명력 작용에 따라 관찰·분석하고 그 분석된 개념을 기초로 하여 개체별 생활 및 환경 현상을 연구, ‘몸과 마음’의 이상변이를 정상으로 돌아서도록 하는 질병 치료를 수천 년간 임상에서 실증해 왔다. 아무 외인, 내인이 없는 사람이라도 환경 변화 등 생활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신질환이 생기는 바, 이를 음양조화로 이끌어 내 개체별 자발적 대사력이 회복되도록 치료하는 것이 정신건강한의학이다. 정신건강한의학이 세계화, 국제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동의생리학의 기반에서 오신의 구조역학적 평형을 적용한 한방정신요법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야 정신건강 질병치료와 예방으로 인류의 행복한 삶에 적극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임상사례 60대 초반의 부인이 우수에 찬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와 “대학병원에서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향정신약물을 처방받아 3년간 복용하고 있는데도 불면증, 가슴 통증, 두통, 어깨 아픈 것은 여전하다”라며 “우선 두통만이라도 낫게 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진찰해보니 형신의 정지변동 병증으로 면무택미백(面無澤微白) 맥침세무력(脈沈細無力), 상초불통(上焦不通) 영위불산(營衛不散)했다. 한의사: 언제부터 이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나요? 환자: 이따금씩 증상이 나타난 것은 수십 년 됐지만, 바윗돌에 짓눌리는 것 같은 가슴통증은 몇 년 전 남편이 중풍 맞고 난 뒤부터 심해졌어요. 한의사: 아니, 무슨 일을 겪으셨나요? 환자: (눈물을 글썽이며) 처음 결혼할 때부터 잘못되었어요. 처녀 시절 동네 여동창을 직장 근처 저의 자취집에서 만나곤 했는데, 어느 날 엉뚱하게 한동네 살던 지금의 남편이 불쑥 찾아왔어요. 그리곤 다짜고짜 일이 벌어져서...순식간에 힘으로 당한 일이라...당시 제가 선보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일로 깨질 수밖에 없었어요. 한의사: 저런... 환자: 그때 하필 임신이 되는 바람에 시골 친정 동네에 소문날까봐 쉬쉬하며 다 덮고 살았는데. 그 망나니 같은 성격 어디 갈까, 결혼 후에도 남편은 계속 바람, 도박, 폭력에...정말 3종 셋트로도 모자랐어요. 시어머니까지 모질어서 걸핏하면 제 행동이 맘에 안 든다고 당신 아들에게 빗자루 쥐어주며 며느리인 저를 장작 패듯 패게 했어요. 남편과 시모에게 손찌검 당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리고 가슴이 먹먹해져요. 한의사: (공감의 눈빛으로) 저런, 쯧쯧... 환자: 이혼하려고 친정집에 아이들 데리고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때마다 남편은 낫 같은 흉기를 들고 쫓아와서 친정아버지와 식구들을 ‘다 죽인다’라고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시댁으로 돌아오곤 했어요. 남편이 평생 무직자로 지내다 보니 제가 애들 데리고 도시로 나와, 젊을 때 배웠던 재봉기술로 힘들게 돈 벌어 공부시켜 삼남매 모두 시집, 장가까지 다 보냈어요. 한의사: 그런 울화통을 참고 사시느라...고생도 무척 많이 하셨네요. 환자: 그냥 기구한 내 인생을 ‘팔자소관’이려니 하며 체념하고 살았어요. 3년 전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졌을 때만 해도 ‘그래도 내 남편’이라 병원에서 수술시키고 지극정성 회복시켜 놨더니 요즘엔 의처증까지...‘어디 가서 어떤 남자 만나고 왔냐’라며 고래고래 소리소리 지르는 통에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한의사: 삶이 무척 고단하고 힘드시겠어요. 환자: 자식들은 어릴 때부터 저더러 ‘이혼하라’고 야단했는데도, 남편이 자녀들에게 민폐가 안 되도록 지금껏 제가 모든 것을 떠안고 꾹 참으며 같이 살아왔던 거죠. 한의사: 자녀들은 지금 잘 살고 있나요? 환자: (살짝 웃으며) 그럼, 그럼요. 삼남매 모두 반듯하게 자라서 좋은 대학과 직장에 들어갔고, 결혼도 다 잘 했어요. 그간 기도와 교회봉사, 신앙심으로 버텨냈던 제 인생의 선물이자 귀한 보배들이에요. 한의사:(눈을 맞추며) 지난 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환자분은 부모로서 책임감과 사랑의 힘으로 열심히 자녀들을 잘 키워내 성공시키셨네요. 정말 훌륭한 엄마예요!! 환자: (눈물 맺히며)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어느새 어른이 된 자식들의 희망찬 미래가 그려지고 나 자신 또한 살아갈 용기도 생기네요. ‘혼신의백지’는 구조역학적 정신생명활동의 원천 복약 6개월 후 내원한 환자는 “이젠 우울증 없이 잠도 푹 자고 몸도 건강해졌어요”라며 “선생님 덕분에 요즘은 즐겁게 교회봉사도 많이 하고 어린 손주들을 돌보며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라고 기뻐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사람은 환경에 따라 형신의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황혼기 의처증 남편에게서의 시달림에서 온 무력감, 절망감, 비애감으로 ‘사(思)’와 ‘비(悲)’의 이상변이로 편항(偏亢)된 환자에 대해 필자는 생활 및 환경현상을 고려해 이에 대해 ‘오신을 역학적으로 분석’하며 필자와 매 상담 시마다 계속적인 지지적 정서교감을 통해 자발적 자기대사력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심한 반복적 우울증, 불면증, 흉통, 만성 견통’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필자는 내경에서 ‘우비(憂悲) 칠정’의 정지변동이 정신면과 신체면에 병증으로 나타나 ‘상초불통, 소기, 기도불리위태식상폐(氣道不利爲太息傷肺)’한 것으로 진단하고 ‘과사상비, 폐기허’로 변이증후군을 변증·분석해 이를 오장의 생·장기능과 오신의 혼·신기능을 상생시키는 EFT요법, 지언고론요법, 경자평지요법, 정서상승요법, 오지상승위치, 이정변기요법 및 가감익기안신탕으로 침구·방제해 정확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정상과학 시대 정신건강한의학이 새패러다임의 ‘의과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형신일원의 자발적 대사력으로 확실성을 임상에서 견고히 해 나갈 때 비로소 의과학 혁신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지난해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22년 대비 10.1%↑[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이하 식약처)는 ‘2023년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783건으로, ‘22년과 비교해 1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 세계 임상시험 등록 건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국가별 임상시험 순위 4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 도시별 임상시험’에서 서울이 1위, ‘단일국가 임상시험’은 우리나라가 3위로 ‘22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는 한편 ‘다국가 임상시험’에서는 ‘22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10위를 기록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 임상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비중이 증가하고,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임상시험의약품을 사용한 임상시험이 증가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임상시험 중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660건으로, 전체 임상시험 승인 건수 중 84.3%를 차지해 ‘22년(83.7%)과 비교해 0.6%P 증가했으며, ‘연구자 임상시험’은 비중이 조금 감소했지만 승인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사용한 임상시험은 ‘22년 대비 6.2% 증가한 반면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사용한 임상시험은 14.5% 증가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만 수행하는 임상시험은 국내 업체의 복합제 개발 등을 위한 1상 임상시험 등 191건 승인돼 ‘22년(177건) 대비 7.9% 증가했으며, 다국가 임상시험은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 개발을 위한 3상 임상시험 등 196건 승인돼 ‘22년(147건)과 비교해 3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염병(항생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26건으로 ‘22년(41건) 대비 36.6%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의약품 종류별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생약(한약)제제가 20건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합성의약품 500건(63.9%), 바이오의약품 263건(33.6%)으로 나타났다. 한편 식약처는 감염병 대유행 이후 임상시험 승인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앞으로도 임상시험을 통한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며, 국내 임상시험 정책이 국제 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
“한의학은 치료의학, 인식 개선에 매진할 것”[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본란에서는 지난달 22일 중랑구한의사회 회장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김성민 신임 회장으로부터 당선된 소감 및 올해 추진할 주요 회무, 한의학 발전을 위한 분회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중랑구한의사회 회장을 맡게 됐다. “5반 반장부터 시작해 중랑구한의사회 학술이사·부회장 등 10년 가까이 회무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해왔다. 특히 대한한의사협회 정유옹 수석부회장과 함께 일할 때 보람이 많았는데, 당시 구청장·국회의원·시의원들을 만나면서 사업 제안을 하고 사업비 지원을 받아내고, 그렇게 지원받은 사업비로 회원들과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추진했던 사업이 취약계층 아동 건강증진사업, 찾아가는 경로당 사업,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사업 등이며, 지난해 사업을 참여했던 회원들도, 대상자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정유옹 회장이 한의협 수석부회장으로 당선되면서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들이 안정적으로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그래도 수석부회장으로 역할을 했던 저 자신이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Q. 임기 내에 꼭 이뤄냈으면 하는 것은? “한의학에 대한 구민들의 인식 개선을 이뤄내고 싶다. 한의약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제가 막 졸업했을 때보다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임상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의원에 내과·부인과·소아과 환자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감기를 한의원에서도 치료해요?”라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곤 한다. 즉 한의사들은 당연하게 치료한다고 생각하는 질환을 일반인들은 특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임기 동안 치료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을 꾸준히 알려나갈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적어도 중랑구에서는 한의원의 건강보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도록 만들어 보고 싶다.” Q. ‘제1회 지석영 건강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이 명의를 이야기할 때 ‘허준 같은 명의’라는 표현을 곧잘 쓰는데, 사람들에게 이러한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 것은 한의사들에게는 매우 값진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연장선상에서 한의학을 생각할 때 보다 다양한 인물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만큼 한의학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에 의성 허준과 같은 파급력을 가진 한의사가 몇 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물색하던 중 지석영 선생님을 발견하게 됐다. 마침 지석영 선생님의 묘역도 중랑구에 있었고, 충주 지씨의 대종회도 중랑구에 위치해 있었다. 지석영 선생은 많은 사람들이 의사로 잘못 알고 있는데, 분명 ‘한의사’다. 우두법 보급 및 서울대 의대의 전신인 관립 대한의학교의 교장을 맡았던 지석영 선생은 1914년 의생규칙이 반포되자 의생으로 등록한다(의생면허 6호). 또한 1915년 전국의생대회가 열릴 때 ‘조선의학의 유래와 발전’이란 제목의 강연을 했고, 이때 조직된 전선의회의 회장을 맡는 한편 1924년에는 동서의학연구회라는 한의사단체의 회장을 맡아 한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즉 의사들을 교육한 한의사로 예방접종을 보급하고, 민족의 건강을 책임지려 했던 한의사인 것이다. 당시만 해도 민중건강의 필수재 역할을 하던 한의학이 현재는 선택재로 그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코로나 시기만 해도 의료인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검사를 할 수도 없었고. 간호직 공무원들도 할 수 있는 예방접종에서도 열외돼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현재의 이 같은 불합리한 부분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인식시키는 것은 물론 개선하는데 지석영 선생의 이미지가 들어맞겠다고 생각했으며, 중랑구 한의약 문화축제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오는 6월 15, 16일 ‘제1회 서울 백세건강 지석영 건강축제’를 개최하게 됐고, 현재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할 사업은? “2022년 보건복지부 예산을 받아 중화2동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2023년에는 중랑구청 예산으로 관내 5개 주민센터에서 비슷한 사업을 진행했고, 좋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2년 전 구청에 ‘찾아가는 경로당 사업’을 제안, 지난해 예산을 배정받아 32개 경로당에서 건강강좌와 상담을 진행했으며, 올해도 사업이 진행돼 각 한의원과 경로당을 1:1로 매칭해서 관리해 주는 방법으로 운영하려 한다. 이밖에 취약계층 아동 건강증진사업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제외될 뻔 했던 것을 확보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올해에는 이 같은 기존 사업들이 보다 자리잡을 수 있도록 회무역량을 집중해 나가려고 한다.” Q. 회원과의 소통 활성화 방안은? “회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소통이란 것이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회원들도 많이 없거니와 아예 회무에 무관심한 회원들도 있다. 하지만 회원의 소통의 분회가 활성되는데 가장 필요한 부분인 만큼 우선 분회에서 하는 일은 단톡방을 통해 계속 공유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과 임원들의 활동을 일일이 사진으로 촬영해 공유하다 보니 회원들의 참여도도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 더불어 분회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부분도 좋은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이밖에 코로나 때 잠시 중단됐던 반모임도 올해부터는 다시 활성화 시켜볼 생각이다.” Q. 분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분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회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의료 사고나 분쟁 발생시 회원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나, 한의사라는 직능의 파이가 계속 커져갈 수 있도록 해나가는 역할도 필요하다. 분회가 활성화 되려면 우선 회원들끼리 관계가 좋아야 한다. 제가 처음 임상을 시작할 당시에는 주변 한의원들이 동료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경쟁자라는 인식이 더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회원들이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며, 이를 위하 학술적·친목적으로 회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자주 마련해볼 계획이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계가 하나의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한의사들은 그 생태계에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들인 것이다. 저는 한의계에 큰 나무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다만 나 홀로 커지려고 자기 주변 나무들의 양분들을 빼앗아가는 전략은 쓰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엔 생태계가 파괴되고, 자신도 고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큰 나무가 되려면, 자기가 뿌리내리고 있는 생태계를 더욱 비옥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제가 분회 회무를 하는 것 또한 이 같은 생각의 연장선에서다.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니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지면을 통해 부탁드린다.” -
“산모들이 느끼는 불편, 한의약으로 해결할 것”[한의신문=강준혁 기자] 김동일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장(동국대 한의과대학 한방부인과 교수)은 갱년기장애, 난임, 월경통, 다낭성난소증후군, 산후풍 등을 연구·진료해 온 한방부인과학의 전문가다. 최근에는 임신오조 등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비롯해 한·양방 통합 맞춤형 산후조리 앱을 개발 중이다. 본란에서는 김동일 병원장에게 앱 개발을 진행하게 된 계기 및 연구 내용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산후조리 앱 개발과 적용 연구에 대해 소개한다면? 한방 산후조리는 한의학적인 이론과 치료법을 통해 태아를 기르는 양태(養胎)와 출산, 수유와 양육으로 유발된 기혈(氣血)의 부조화를 조화롭게 해 산모의 건강 회복과 정상적 양육을 가능하게 하는 종합적인 중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양방 산후조리는 출산 후 여성을 임신 전 건강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협의의 산후조리 기간(산욕기)은 대체로 분만 후 6주간을 의미한다. 한방과 양방의 산후조리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의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이에 더해 산후 100일과 1년간의 광범위한 포괄적 조리기간을 제시하기도 한다. 산욕기의 산모는 기혈(氣血)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이므로 각종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산후조리는 산모의 생리 상태를 분만 전 상태로 회복시키면서 육아를 담당할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중재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산모의 체질 및 건강상태, 임신기 이환, 분만 방식과 산과적 결과, 수유 등 여러 요인이 변수로 작용하므로 산후조리에서 개인별 맞춤화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Q. 고령 산모 증가로 인해 산후조리 필요성도 증가했는지? 현대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확대가족은 점차 감소하고 있고,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 증가하고 있다. 가족 형태의 변화로 생애주기의 자연스러운 과정인 임신과 출산에서 부모 및 친인척과 더불어 경험을 공유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어렵게 됐다. 특히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인 분만 직후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전통적 방식의 산후조리나 돌봄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 만혼, 난임의 증가, 저출생 현상의 심화 속에 산모의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들의 ‘안전한 분만과 건강한 산후조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비대면진료 환경의 전개는 산모 본인에 의한 자기주도적인 산후조리 환경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기반의 자기주도적 산후조리를 위한 앱을 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는 앱의 구성요소를 결정하기 위한 설문연구, 산모들의 산후증상과 산후조리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산후증상별 인공지능적용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앱의 기본프로그램 개발과 고도화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Q. 한·양방 통합 맞춤형 산후조리 앱 개발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사회상의 변화와 IT 기술의 고도화가 연구 배경이 됐다. 최근 ‘안전한 분만과 건강한 산후조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나 이를 위한 정확하고 편리한 정보 습득은 쉽지 않다. 오히려 과잉제공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기 어려워 혼란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기주도적으로 산후증상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측정하고, 평가해 합리적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 산모의 건강 증진과 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문제 극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아울러 해외로 관련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산업적 파급효과도 기대했다. Q.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비대면형태로 적용되는 앱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연구 역시 비대면으로 이뤄져야 절대다수의 대상 정보를 수집해 학습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모든 임상시험은 대면 기반의 체계로 이뤄지고 있어서 대상자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영상정보의 수집과 적용을 검토했으나 비대면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의 정보를 얻기 어려워 설문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Q. 앱이 개발되면 산모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산후조리에서 조리에 대한 정보 부족도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 상황은 정확하지 않은 상업적 정보의 과잉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산모들을 대상으로 한 산후조리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에서도 정확한 산후조리 정보를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었고, 육아 등으로 인해 가정 내에서 자기주도적인 관리법을 학습하고 실천하기를 희망했다. 또한 알람 기능 등을 통해 조리법의 실천을 격려하는 기능 등을 원하기도 했다. 앱을 통해 산모들의 산후조리와 관련된 수요들을 정확하고 쉽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Q. 한의약이 산후조리에 갖는 강점은? 체질 평가와 연령 등 다양한 개인별 변수들을 종합한 맞춤형 산후조리가 가능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산후풍과 같은 전통적 산후질환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산모들이 느끼는 불편에 대한 이해와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가 있다면? 앱 개발은 잘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적용하기 위한 임상연구가 남아 있다. 다양한 장벽과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어 이들을 잘 해결해 가면서 최대한 많은 수의 대상자를 모집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국가 지원의 연구개발 예산으로 이뤄지는 이 연구가 공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향후 이러한 앱 개발과 적용 경험을 통해 전자약 개발과 적용 등의 연구 분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
“초음파 활용한 침 치료, 침구학을 한 단계 발전시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본란에서는 학교에서는 물론 최근 ㈜동방메디컬·㈜7일이 개최한 ‘DB Academy’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등 한의계에 초음파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이승훈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부터 교육을 시작한 계기 및 이유와 더불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육 및 연구,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Q. 초음파 교육을 시작한 계기는? “2000년도 후반 침구과 전공의 시절 과에 초음파 진단기기가 있어서 의국 교육 차원으로 어깨와 무릎 부위 초음파 진단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었다. 이후 2010년도 중후반 펠로우 시절에는 전공의들 대상 교육이나 본과 4학년 실습시간에 비정기적으로 초음파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펠로우 신분이라 적극적인 교육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로컬에서 일부 한의사 회원들이 열정적으로 초음파 교육을 시행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전임교수로 발령받고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면서 최근에는 초음파의 근골격계 한의 진료 활용에 대해 다양한 방면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현재 어떤 종류의 강의들을 하고 있는지? “우선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의 침구과 실습 및 전공선택 과목에서 ‘초음파 유도하 침술’에 대한 기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병원 내에서는 침구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초음파의 근골격계 한의 진료 활용’을 주제로 한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한의학학술대회나 한방척추관절학회 등에서 초음파 라이브스캔 강연을 진행하면서 침구과 전공의들과 함께 실습 세션을 운영하기도 했다. 더불어 근골격계 질환의 초음파 활용에 대한 좀 더 심화된 내용은 하베스트나 DB 아카데미와 같은 교육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Q. 진행하고 있는 강의의 특징은? “초음파는 MRI나 X-ray처럼 환자마다 동일한 위치의 영상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가 실제 환자의 질병 상태에 따라 부위나 자세를 바꿔가면서 영상을 얻게 된다. 다시 말해 단순히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촬영된 초음파 영상을 보고 병리적인 상황 여부를 판단할 뿐 아니라 기존 근골격계 지식에 접목돼 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근골격계 초음파 교육에 있어 해부학, 표면해부학 및 기능해부학에 대한 사전지식의 습득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이다. 스캔하려는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와 이학적 검진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실제 초음파 스캔을 했을 때 문제가 있는 부위와 치료해야 하는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즉,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제 경우에는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에서 근골격계 질환만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보니, 초음파 영상 자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근골격계 임상지식에 초음파 영상 진단과 가이드 치료를 결합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들은 초음파 강의 때 모두 이뤄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동영상으로 미리 학습하고 온 뒤 본 교육을 듣는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Q. 최근 초음파 유도하 침술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합법화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의진료에서 초음파 유도하 침술의 사용 및 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미래 방향성을 고민해보고자 올해 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실제 로컬에서 초음파 유도하 시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원장님, 임상술기센터에서 초음파 교육을 담당했던 박사님, 설문연구 전문가 교수님 등과 함께 진행했고, 침구과와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님들의 검토를 통해 설문 문항을 완성했다. 현재 설문 결과를 정리해 논문화 하고 있어 모두 소개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매우 흥미롭고 의미있는 답변들이 많았다. 특히 약 60%에서 초음파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주체로 한의과대학을 꼽아서, 학부 교육에서 질 높은 초음파의 이론 및 실습 강의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했다. 또한 초음파 사용 후 대다수에서 약침액 사용 용량이 늘었다고 답변, 초음파 유도하 시술에 적합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침액의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하다는 부분도 알 수 있었다.” Q. 초음파 관련 OSCE 교육도 진행 중이다. “임상 실습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생들이 대학 교육 커리큘럼 내에서 초음파 유도하 시술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침이나 부항 등과 달리 초음파는 고가의 의료기기가 구비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병원이나 대학의 임상술기센터 내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임상실습 교육의 일환으로 ‘초음파 유도하 침술 OSCE(객관구조화진료시험)’을 개발해 본과 4학년 침구과 실습생들을 대상으로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 동영상으로 초음파 유도하 시술에 대한 기본 내용을 미리 습득해 오게 한 후 실습 강의 때는 교육용 팬텀을 가지고 실습을 진행한다. 또한 임상 진료 참관 시에는 어깨, 팔꿈치, 목, 허리 등에 초음파 유도하 약침술이나 침도침술 시행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상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학부 내 실습 교육만으로 졸업 후 초음파 유도하 침술을 임상에서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추후 심화 학습을 위한 기본 교육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Q. 초음파의 확산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우선 초음파와 같은 의료기기의 확산에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학부 과정부터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한의진료에 초음파를 활용할 수 있는 질 높은 임상 교육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또한 근골격계뿐 아니라 내과와 부인과 영역 등에 대한 교육도 많아져야 초음파가 더욱 널리 확산될 것이다. 더불어 한의과-의과 영역의 구분이 없는 공통된 교육뿐 아니라 한의진료만의 차별화된 초음파 활용에 대한 개발과 교육도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초음파를 활용한 진단과 치료의 한의의료행위가 마련돼 적절한 수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의계는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에서 소외돼 왔지만, 지금처럼 임상에서 초음파를 많이 활용한다면 초음파 의료기기 산업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모든 침 치료가 초음파 유도하에서 이뤄질 필요는 없지만, 블라인드 상태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영역에서 초음파 유도하 침술을 통해 국소 자극을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초음파를 활용한 침술은 한국 침구학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앞으로도 초음파가 한의진료에 더욱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임상과 기초, 개원가와 병원 내 전문가들의 많은 협업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
윤 대통령 “부총리급 기관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할 것”[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신설해 저출생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겠다고 9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취임 2주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국가 비상사태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면서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해 국가 아젠다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저출생대응기획부, 교육·노동·복지 정책 포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합계 출산율은 0.7 이하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저출생대응기획부는 부총리급 기관으로 신설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 교육·노동·복지를 포괄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면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육아를 위한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윤 대통령은 “시차 출퇴근, 근무시간 선택제 등 육아기 유연근무를 제도화해서 일과 육아의 양립 환경을 든든하게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가기 위해 기다리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상생형 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를 포함해 어린이집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대상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출산 가구들의 주거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실효적 대책도 강구할 것”이라며 “저출생 원인의 하나인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사회 구조개혁을 힘차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의료개혁 필요성 거듭 강조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들이 아프면 발만 동동 구르고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아이들을 위한 필수 의료, 지역의료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에 대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면 정부가 지난 30여 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겠나”라면서 “그런 복안은 없으며, 결국 민주적인 설득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갑자기 2000명이라는 숫자를 발표한 게 아니며 1년 이상 의료계와 이 문제를 논의해 왔다”면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병원협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등 다양한 의료단체들이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게 의정 대화의 걸림돌이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의료개혁을 마냥 미룰 수는 없고, 정부 로드맵에 따라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가겠다”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대해 야당도 지지했기에 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국내 HIV 감염 누적 1.9만명…방치 시 에이즈 발병 및 사망[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9·10일 양일간 여수 베네치아호텔에서 ‘2024년 HIV 진단검사 워크숍’을 개최하고,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이하 HIV)’ 진단검사 능력 함양과 관련 분야 발전 방안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이 새롭게 감염되고 있으며, ’22년까지 누적 감염자는 8560만명 이상, 그 중 생존 감염인은 3900만여 명(46%)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1000여 명이 HIV 신규감염자로 신고되고 있는데 ’22년까지 신고된 누적 감염자 1만9000여 명 중 1만5880명(84%)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IV 감염증은 진단검사 기술과 치료제 등의 발전으로 더 이상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조기 발견과 시기적절한 치료로 감염자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감염자가 지속해서 치료받지 못하면 에이즈의 발병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감염 의심자에 대해 HIV 검사기관에 방문해 검사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HIV 검사 희망자는 감염 조기 발견을 위해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와 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HIV 검사는 보건소, 의료기관 등에서 선별검사를 실시하며, 검사 결과 HIV 감염이 의심되면 보건환경연구원 또는 질병관리청에서 확인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최종 판정하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정확한 검사 결과가 제공되도록 900여 개의 국내 HIV 진단검사 기관에 대해 매년 검사 능력을 검증(숙련도 평가)하고, 실험실 정도관리를 지원해오고 있다. 또한 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가 제공되도록 HIV 진단검사 절차를 지속 보완·개선해 변경 내용을 교육하고, 워크숍을 통해 실무자들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전국 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 병무청, 혈액원 등의 HIV 진단검사 담당자 2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워크숍에서는 질병관리청이 △HIV 진단검사 현황 및 계획 △국내 HIV 유행 특성 등을 소개하고, 학계 전문가들이 △HIV 진단검사 동향 △진단검사실 정도관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또 HIV 진단검사 분야 표창 수상자들의 우수사례 소개와 헌혈 혈액 검사·관리에 대한 전문가 발표 및 종합 토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지영미 청장은 “이번 워크숍이 HIV 진단검사 분야의 발전 도모를 위해 담당자들이 일선에서 경험하며 얻은 귀중한 지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HIV 감염 조기 진단과 치료는 에이즈 발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질병관리청과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HIV 진단검사 역량과 조기 발견율 향상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