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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보건의료 단체장 등과 ‘새빛! 보건의료발전 간담회’ 개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수원시(시장 이재준)는 7일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2024년 2분기 새빛! 보건의료발전 간담회’를 열고, 수원시 보건의료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장 등 수원시 의약 관련 단체장과 함께 장안·권선·팔달구 보건소장, 종합병원 관계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동부·서부지사장 등이 참석해 수원시 보건의료사업 현황, 기관별 현황 등을 공유하며 주요 사업·행사 등을 홍보했다. 한편 ‘새빛! 보건의료발전 간담회’는 수원시 한의사회·의사회·치과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 회장, 아주대학교병원·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동수원병원·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윌스기념병원·화홍병원 관계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원 동부·서부 지사장, 수원시 4개 구 보건소장 등 수원시 의약 단체·기관장 17명으로 이뤄진 상시 민관협력체계다. -
제주도, ‘찾아가는 어르신 한방 지원 사업’ 확대[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제주도가 이달부터 ‘찾아가는 어르신 한방 지원 사업’을 서부 읍면(애월읍~안덕면)에서 동부 읍면(조천읍~남원읍) 지역까지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의료서비스 기반이 부족한 중산간 마을 어르신들에게 한의진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 2018~2022년 제주 서부 읍면에서 관련 시범사업을 운영한 결과 주민 만족도가 높았고, 의료 격차 완화 효과 또한 입증된 바 있다. 이에 도는 이달부터 기존 서부 읍면 17개 마을에 조천읍, 구좌읍,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 등 동부 읍면 16개 마을을 새로운 사업 대상지로 추가했다. 10일 ‘15분 도시’ 시범지구인 표선면을 시작으로, 이들 16개 마을에선 월 2회 찾아가는 한의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의사·간호사로 구성된 진료팀이 왕진버스를 통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방문, 혈압·혈당 체크 등 기초 검사부터 침·뜸 치료, 물리요법 등의 한의진료를 시행하게 된다. 지원 대상은 65세 이상 어르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권자(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복지 카드 소지자(장애인) 등이다. -
침의 작용 연구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론 접목왼쪽부터 채윤병 교수, 윤다은 연구원, 문희영 연구원. 침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학회인 ‘Society for Acupuncture Research(이하 SAR)’의 2024년 국제 학술회의가 홍콩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회는 홍콩이공대학의 중의학 혁신 연구센터(Research Centre for Chinese Medicine Innovation·RCMI)와의 협업 하에 이뤄졌으며, 다국적 연구진들이 학회장을 가득 채워 사흘 내내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학회의 부제가 “Bridging the Two Worlds: Engaging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Modern Health Care”였던 만큼, 침의 작용 연구에 다양한 과학적 연구론을 접목시키는 과정에 대한 다양한 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연구방법론에 대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부터 최신의 연구방법까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학생의 입장으로서 큰 도움이 됐다. 급성 통증, 침술 활용 가능성 ‘제시’ 첫날은 연구 워크샵 세션으로 문을 열었으며, 필자가 참석한 “Clinical & Translational Research: Trial Design Practical Approaches” 세션에서는 임상 중개연구의 기본적인 설계 방법인 PICO(Patient/Intervention/Comparator/Outcome) 항목을 세분화한 11개의 카테고리에 대해 참여자들끼리 조별 과제를 진행했다. 처음 접해본 자율적인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진행자와 참여자 간의 소통이 적극적으로 진행돼 집중력이 훨씬 높아지는 기회였다. 이후 본 학회의 공동대표인 Richard Harris와 Jun J. Mao가 SAR의 주력 주제인 precision medicine 및 개인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다양한 관점과 TARA(Topological Atlas & Repository for Acupoint Research) project에 대한 Keynote Presentation을 진행, 침에 대한 기초연구와 임상연구 간의 연계 및 생의학 분야로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이후에는 근거중심의학 발전을 위한 임상시험 방법론과 실제 임상 데이터 간의 연계에 대한 Main Symposium이 진행됐는데, 실제 임상 데이터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과 급성 통증에의 침술 활용 가능성에 대한 발표 내용이 기억에 가장 오래 남았다. 둘째날에는 신진 연구원들이 중심을 이룬 구두 발표에 주로 참석했다. 필자도 신진 연구진에 속하는 만큼,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 연구들을 청취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필자는 ‘임상연구’와 ‘교육 및 기타’ 세션의 일부에 참석했다. 첫 번째 세션은 다양한 질환과 침 치료 적용에 대한 발표들로 구성됐는데, 암을 포함한 환자 대상 연구뿐만 아니라 노인 인구의 가족 간병인이 겪는 스트레스, 피로, 불면, 우울의 증상군에 대한 경혈 마사지(acupressure)의 효과에 대한 RCT 연구 또한 상당히 인상깊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fNIRS)을 이용한 침의 보사법에 따른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 변화 관찰 연구와, 항암치료 이후 유발된 유방암 환자들의 불면증 관리를 위한 침 치료 효과 예측에 대한 기계학습 연구의 경우 필자가 소속된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연구와 관련성이 있어 집중해 청취하게 됐다. 아직은 나의 연구와 타 연구팀의 방법론을 비교하고 참조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더욱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비교 및 고찰을 하는 단계까지 성장하기를 바라게 됐다. 침의 진통효과, 다양한 메커니즘 설명 셋째날 첫 강의는 침의 진통효과에 대한 심포지엄으로, 통증의 다양한 매커니즘 이론에 대한 설명과 관련 연구에서 설정 가능한 다양한 변수에 대한 내용이 위주가 되어 침의 진통 효과 연구에 대한 설계 과정을 다시 톺아볼 수 있었다. 이날 점심시간에는 Mentoring Round Table 행사가 진행됐는데, 다양한 주제가 준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원의 편차가 지나치게 커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고 보았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주제의 테이블에는 멘토와 멘티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반면, 임상 세부주제 및 기초연구와 관련된 테이블은 남은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극명한 차이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후에는 “Reviews, Observational and Qualitative Studies” 세션 내 다양한 주제의 구두 발표를 청취했는데, 다양한 연구 설계 방식을 전통의학의 효과 규명에 적용한 연구들을 통해 향후 개인 연구 진행에 대한 동력을 얻게 됐다. 이어서 AI를 활용한 전통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주제로 마지막 Main Symposium이 진행되었는데, AI 시대의 의료 데이터 관리 방법 및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현재 동일선상의 연구를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새겨넣으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다. “기계학습에 대한 다양한 질의받아”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 청취 이외에도 필자는 주요 연구 주제에 대한 내용 중 일부를 『Key Features for Determining Patterns of Patients with Functional Dyspepsia using Machine Learning』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이는 전향적 관찰 연구의 일부로, 153명의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표준 변증 설문지 결과 데이터에 대해 기계학습을 진행해 기존의 변증유형을 결정하는 주요 특성 및 실제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클러스터링 방법에 대한 분석 내용이 주가 되었다.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기계 학습에 대한 내용에 익숙하지 않아 방법론을 위주로 타 연구진들과 소통하기도 했으나, 일부 연구진의 경우 방법론 및 연구 결과 해석에 대해 통찰력 있는 피드백을 전해주어 향후 연구 진행에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담아갈 수 있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에서 개최되는 학술회의를 참석할 때 마음이 들뜨기만 했는데, 이번 학술회의 이후에는 마음이 매우 무거워졌다. 결과 중심의 학습과 연구의 결과 산출에만 혈안이 되어 기본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반성, 그리고 내 연구 주제에 대해 향후 어떻게 타인과 소통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다시금 생겼다. 향후 연구 활동 시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초심을 다지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
“산후풍, 산모를 위해 조기 진단 및 치료, 예방 중요”박장경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 한방부인과 부교수 <편집자주>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은 최근 산후풍·난임·임신오조 3종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했으며,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자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기고문을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주 소개작은 ‘산후풍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박장경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 한방부인과 부교수의 기고이다. 산후풍이란 출산이나 유산 후 잘못된 산후 조리로 인해 전신 및 국소에 통증과 감각장애 등이 일어나는 증후군으로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산후풍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과정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의 80.4%가 산후풍 증상을 경험했으며, 대표적인 산후 질환으로써 산후풍 치료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산후풍 환자들은 수면장애, 우울, 의욕 저하 및 삶의 질 저하 등을 동반하기도 하고, 회복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산모가 겪는 신체적 불편함은 출산 후 육아와 중년 이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산후풍의 조기 진단과 치료, 예방이 중요하다. 산후풍, 한의학적 치료에 높은 만족도 산후풍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질환이고, 한의학적인 치료법에 대한 친숙도가 높은 질환이며, 다른 치료법에 비해 한의의료기관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한방부인과 영역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보고되기도 했다. 이에 산후풍 진료 현장과 과학적 근거의 격차를 해소하고,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예측 가능한 보편적인 진료체계를 제공해, 의료의 질 향상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산후풍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게 됐다. 이번 지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바탕으로 산후풍의 진단과 치료 및 예방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하며,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제공하는 검토·인증 절차 과정을 거쳐 방법론적·임상적·기술적 타당성 등을 인정받았다. ‘산후풍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주요내용은? 지침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산후풍 진단에 대해서는 기존에 제시됐던 협의의 정의와 광의의 정의를 모두 포괄해 증상의 양상과 발병 시기를 확인하고, 다른 질환을 배제하여 진단할 것을 권고했다. 산후풍 치료에 대해서는 임상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산후풍 환자 진료 시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 한약, 침, 뜸, 부항 및 추나 등을 단독 혹은 복합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문을 작성했다. 아울러 한의 산후조리를 통해 산후풍을 예방하는 임상 현실을 반영했다. 핵심적인 권고사항 외에도 한의사들의 지침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적인 고려사항을 추가했다. 특히 산후풍 환자들은 모유 수유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모유 수유 중 고려해야 할 한약재에 대한 임상적 고려사항과 모유 수유 중인 산모에게 침구치료를 적용할 때 유의해야 할 임상적 고려사항을 제시했다. 산욕기에는 임신 중 이완됐던 관절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추나요법의 적용 시기와 주의사항을 제시했다. 산후풍 예방을 위해 한방부인과 임상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는 “선축어(先逐瘀), 후보(後補)”하는 순차적인 처방 운용 원칙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운동, 식습관, 부부관계, 심리적 안정과 같은 전통적인 산후 관리 방법과 산후풍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유 수유 자세도 가이드라인에 포함했다. 산후풍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산후풍의 진단, 치료, 예방 및 환자 교육에 대한 내용을 진료 흐름에 따라 구조화하고, 인포그래픽으로 시각화했다. 또한 한의의료기관에 비치할 수 있도록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간결한 리플릿을 제작했으며, 이는 국가한의임상정보 포털 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산후풍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과 함께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
"ICMART에서도 동양의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를"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장동엽입니다. 올해 1월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그 특전으로 제74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第74回 日本東洋医学会 学術総会)에 대한한의학회 대표단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일본동양의학회는 많은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일본의 동양의학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본의 가장 큰 동양의학 관련 학회입니다. 이번 학술대회가 74회째를 맞이할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학회에 참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동양의학의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동양의학은 한국 한의사들에게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과도한 기대감이나 지나친 비판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 역시 일본 동양의학에 대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을 뿐,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어 그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다양한 발표를 듣고, 학회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일본 동양의학의 현황을 직접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학술대회에 참가하며 느낀 바를 한의신문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 내용들은 제 주관적인 견해이며, 짧은 학술대회 기간 동안 얻은 소견이라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라며, 다양한 의견을 나눠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기초의학보다는 임상의학에 중점을 둔 학술대회 학회를 들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동물실험이나 세포실험에 대한 발표가 많이 없네?'였습니다. 계속 발표를 듣다 보니, 많은 발표들이 약물의 기전(mechanism)보다는 어떤 질환에 어떤 약물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일본 의사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에도, '어떤 식으로 진단하느냐'보다는 '어떤 약이 가장 효과가 좋냐'는 질문이 더 많았습니다. 이런 경향은 일본에서 동양의학이 임상의 한 분과로 자리 잡고 있고, 학회도 임상의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많은 일본 의사들은 한의학 이론의 타당성이나 개념의 실체보다는, 한약을 포함한 한의학적 치료법의 임상 효과에 더 관심을 두는 듯했습니다. 물론, 약물 기전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일본에서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 발표나 유인물들은 약물 성분과 그 성분들이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현대의학 패러다임에 익숙한 일본 의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같았습니다. 과학화, 표준화된 모습을 보이지만 동시에 전통적인 동양의학에 대한 수요도 공존 저에게 일본 동양의학하면 서양의학적 질환명, 분자생물학적 한약 기전 설명, 표준화된 한약 생산 등이 떠오릅니다. 이번 학회에서도 이런 인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양의학적 개념들은 진단명(양명병, 혈허증 등)에서 드러나지만, 그 자체가 중요하기보다는 일종의 증후군처럼 다뤄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양진한치'적 접근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동양의학스러운' 발표와 논의도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특별 세션 중 하나는 '유교적 인체관'을 주제로 삼고, 일본의 불교, 유교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인체관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심포지움은 '혈(血)'의 개념을 논의하기 위해 사물탕을 중심으로 반나절 가량 진행되기도 했는데, 전통 개념을 논의하면서 동시에 현상이나 서양의학 개념으로 설명,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표준화된 한약 사용을 넘어, 개별 한의사의 가감을 반영할 수 있는 탕약 조제기를 판매하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의학적 개념이 현 시대에 과연 필요한가', ‘한의학의 표준화는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져야 하는가’라는 논의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때 일본 동양의학이 자주 사례로 언급됩니다. 그런데 일본 동양의학계에서는 오히려 '한의학적 개념이나 방법을 잘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업이 학술적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 쯔무라, 크라시에 등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한약 제약사들은 동양의학 활용 증진을 위해 다방면으로 적극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의사와 환자 대상 교육이었습니다. 동양의학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을 위해 자사 약물 홍보자료를 적극 배포할 뿐 아니라, 환자들의 한약 이해를 돕는 자료집까지 제작, 배포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교육자료 상당 부분이 한약 부작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한약 복용 시 발생 가능한 부작용, 투여 시 주의해야 할 대상 등을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약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인지 부작용을 쉬쉬하거나 명현으로 단정 짓는 등 다소 방어적인 경향이 있었는데, 이들 기업은 위험성을 명확히 다루면서 의사들이 한약을 만병통치약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러한 회사들은 한약 사용 증진뿐 아니라 학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발표자들이 한방제약회사 도움으로 연구를 수행했음을 밝혔고, 이번 학회에서는 런천 세션(Luncheon session, 청중들이 도시락을 먹으며 참여하는 세션으로, 주로 스폰서 기업에서 도시락을 제공하고 그들이 기획한 강의를 듣게 함)도 마련해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쯔무라는 한의학과 직접 관련 없는 기초과학 학술대회까지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2019년 참여했던 국제시스템생물학회(The 20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ystems Biology, ICSB2019)에서도 일반 기업 중 최상위 스폰서로 참여해 기초과학 학술활동을 후원하고, 한약 관련 연구자들에게 발표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학술 지원 문화는 단순한 선의라기보다는, 학술활동 지원을 통해 결국 자사 이익이 증대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이익을 다시 학술 지원에 재투자해 온 오랜 역사 덕분이라고 봅니다. 한국 한의학계에서는 아직 이 정도 수준의 스폰서십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쯔무라를 비롯한 일본의 한방제약회사들이 기업공개를 할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기에 이런 스폰서십이 가능한 측면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본 한방제약회사의 스폰서십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 못지않은 그들의 학술 지원 문화가 무척 부러웠습니다. 활발한 학술대회 및 사교 활동이 돋보이는 학회 제가 아직 학자로서 경력이 짧아 많은 학술대회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일본동양의학회는 학술대회는 행사 그 자체로써 여러모로 독특하고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선 학술대회의 규모가 매우 컸습니다. 동시에 최대 12개 세션이 진행되는데, 제가 그동안 참석했던 국제학회 중에서도 이 정도로 많은 세션을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많은 세션을 동시에 진행하려면 더 많은 회의장 대여는 물론, 그만큼의 좌장과 연자 섭외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션 규모도 수백 명이 참여하는 대형 세션부터 60명 정도의 소규모 세션까지 다양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좌장과 연자로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학회가 얼마나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학회의 친목 활동들이 매우 특이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학회 첫날 밤 열린 전야제에서는 학회 원로 멤버와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참석자들은 마치 아이돌을 만난 듯 수줍게 원로 멤버에게 인사하고 차례로 사진을 찍는데, 그 광경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째 날 갈라 디너가 마무리될 무렵에는 모두 함께 학회 단체곡을 합창했습니다. '전혀 낫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도 초진 때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남들은 대학에 남았는데 나는 개업해버렸다' 등 노래 가사가 무척 명랑했는데, 이런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멋져 보였습니다. 데이터과학적 연구의 부족함은 다소 아쉬워 다만 일본 동양의학이 좀 더 발전하면 좋겠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데이터과학이나 인공지능을 동양의학과 융합하는 연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한의학을 데이터과학 관점에서 연구하거나, IT와 접목해 새로운 한의진단 및 치료기술을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활발합니다. 이는 한국 한의학뿐 아니라 세계 의학계의 공통된 흐름이기도 합니다. 일본 동양의학계 또한 이 점에 공감하는 듯 보였고,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인공지능과 동양의학을 융합하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본 내 관련 연구 발표는 전무했고, 중국의 '인공지능+중의학' 현황을 공유하거나 동양의학과 무관한 일본 웨어러블 전문가가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데이터과학으로 한의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일본의 관련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일본 동양의학 전문가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점들 대한한의학회 대표단으로 참석하면서 일본동양의학회 핵심 멤버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었고, 이 자리에서 그들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일본 사회의 주요 문제 중 하나가 post-COVID-19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언론에서도 자주 다뤄질 만큼 환자들의 불편이 큰 듯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관련 세션이 많았고, 참석 인원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한국에서도 post-COVID-19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일본과 심각성에 대한 인식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원료의약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동양의학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일본동양의학회는 보장성 강화 대책을 논의하는 세션을 따로 마련하는 등 보장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한국 한의학계의 여러 논쟁이 함께 떠올라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ICMART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이번 학술대회에서 대한한의학회는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홍보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ICMART는 전 세계 침구 연구 동향 파악과 교류를 위해 1983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설립된 학회로, 유럽의 침구 치료 관련 임상의 및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9월 ICMART가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부스에서는 책갈피, 수첩, 팜플랫 등 기념품을 준비해 참가자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물론 홍보에 나선 대한한의학회 관계자들이 열심히 홍보활동을 하신 것도 있지만,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부스에 관심을 먼저 가져주셔서 기념품이 빠르게 동이 났습니다. 젊은 참가자들의 관심이 특히 높았던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눴던 일본동양의학회 인사들 역시 ICMART에서 다시 만나자고 먼저 제안할 만큼 ICMART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렇게 뜻깊은 학회에 참석하고 일본동양의학회 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대한한의학회 관계자분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학회 내내 한일 교류를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시는 모습에서, 이 같은 교류가 이어지기까지 들어간 수많은 노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ICMART에는 전 세계의 동양의학 전문가가 함께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일본동양의학회에서 경험한 즐거운 교류를 ICMART에서도 더 많은 분들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한의난임치료로 지역 인구소멸문제 해결”[한의신문=강준혁 기자] 대구광역시 서구에 한의난임치료 지원을 명시하는 조례가 제정됐다. 서구의회 김한태 의원(국민의힘)이 대표발의한 ‘대구광역시 서구 난임 극복 지원 조례안’이 제24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근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다. 이번 조례는 모자보건법 제3조 및 제11조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10조에 따라 자녀의 임신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 경감 등 난임극복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모자보건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본란에서는 김한태 의원에게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 평소 한의약에 대한 생각에 대해 물어봤다.<편집자주> Q. ‘대구광역시 서구 난임 극복 지원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은? 출생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자녀를 가지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부부를 지원함으로써 출생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국가 인구증대에 기여하고자 조례를 발의했다. 앞으로도 인구 소멸 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서구의 난임 극복을 위해 다각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반영하고자 한다. Q. 조례에 ‘한의난임치료비 지원’을 명시하게 된 이유는? 저출생 문제와 난임극복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 1월 한의난임치료 시술비를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지자체 차원의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의난임치료비 지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게 됐다. Q. 이번 조례에 대한 지역의 반응은? 지인 중에도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가 있다. 이번에 조례가 만들어진 것을 알고는 매우 고마워해 보람을 느꼈다. 또한 대구 서구는 인구소멸지역으로 출생 관련 정책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 대부분 주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생각은? 한의약은 우리나라의 전통 의학이며 현시대 과학으로 검증된, 미래 고부가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의약은 우리나라 정서에 부합하는 정(情)이 담기 의학이며 민생의 아픔을 침과 한약으로 살려주는 인의(人義) 정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Q. 구의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구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점이다. 주민들과 소통하고 구에 필요한 정책을 찾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기타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임 지원은 저출생 문제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저출생 문제는 국가와 지자체의 존폐 사항임을 국민 모두가 인지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난임부부들의 건강한 임신·출산에 도움되길”[한의신문=강준혁 기자] 대구광역시 남구에 한의난임치료비 지원을 명시한 조례가 제정됐다. 남구의회 성윤희 의원(국민의힘)이 대표발의한 ‘대구광역시 남구 난임극복을 위한 지원 조례’가 최근 제28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다. 조례 제6조(지원사업)에서는 한의약육성법 제2조제1호의 한의의료를 통해 난임을 치료하는 한의난임치료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본란에서는 성윤희 의원에게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 및 평소 한의약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올해 중점 정책(사업)안은? 올해 저출생 극복을 위한 난임부부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구 남구에서는 출산을 원하는 난임부부를 위해 시술비 및 진단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대구광역시 남구 난임극복을 위한 지원 조례’가 통과됨으로써 앞으로 한의난임치료 지원을 포함한 난임치료 지원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난임부부의 건강한 임신·출산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 및 추진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이번 지원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은? 임신·출산을 위한 난임 관련 각종 검사와 시술 시 과도한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또한 임신을 고민하는 순간부터 난임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사회생활까지 어려움을 초래한다. 이에 난임을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현상으로 간주하는 등 난임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증대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도 난임 조기 발견과 치료, 정서적 지원을 위한 다양한 신규사업을 실시, 그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행정여건에 발맞춰 아이를 희망하는 가정의 출산의지를 제고하고,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남구 주민의 난임극복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대구광역시 남구 난임 극복을 위한 지원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 Q. 조례에 ‘한의난임치료비 지원’을 명시하게 된 이유는? 지난 2월 한의약 난임치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명시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안(법률 제20215호)’이 공포됐고 이를 반영해 한·양방 등 다양한 난임치료 지원을 위한 근거기반을 마련코자 해당 문구를 명시하게 됐다. Q. 이번 조례에 대한 지역의 반응은? 지역 난임부부들은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난임치료 방법의 선택지가 다양화된 것에 환영하고 있다. 한의난임치료를 비롯해 난임치료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자체 차원의 근거가 마련됐다는데 만족감이 높은 것 같다. 또 지속적으로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예산 등 지원 근거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지역 한의사회 등 관련 단체에서도 해당 조례 제정이 지역 내 한의난임치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생각은? 평소에도 한의약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몸이 좋지 않을 때 한약을 복용하거나 침을 맞는 등 한의 치료의 도움을 종종 받고 있다. 또한 한의약은 자연친화적이고 부작용도 적은 의학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 구의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구의원이 된 지도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역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을 것을 다짐하며 소신 있게 의정활동을 해왔다. 앞으로도 토론회를 통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주민들이 제안하는 사업과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
한의협 제1회 학술위원회…올해 주요 사업 계획 검토[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위원회(위원장 이태형)는 7일 협회 소회의실에서 ‘제1회 학술위원회’를 개최, 올해 주요 사업 계획 및 학술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태형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45대 학술위원회에서 수행하고 해결해야 하는 사업들이 많을 것 같다”며 “이번 학술위원회에 한의학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계시는 교수님들이 많이 참여해 주시고 계신 만큼 그간 해결하고자 싶었던 사안이 있으시다면 학술위원회를 통해 많은 부분 함께 논의하고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침구과 전문의 진료과목 명칭 변경 검토의 건 △2024 회계연도 사업계획 협의의 건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먼저 침구과 전문의 진료과목 명칭 변경 검토의 건과 관련 대한침구의학회에서 전문과목과 진료과목명을 기존 ‘침구과’에서 ‘침구의학과’로 변경하고, 한의사국가시험 과목명을 ‘침구학’에서 ‘침구의학’으로, 한의사전문의 명칭 중 ‘한방’을 ‘한의’(예:한방내과→한의내과)로 변경하기 위한 협조 요청이 있었다. 이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대한침구의학회에서 요청한 명칭 변경에 대한 필요성에는 동의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대한한의학회를 통해 침구의학회뿐 아니라 타 분과학회의 의견을 청취한 후 재검토키로 했다. 이어 2024 회계연도 사업계획 협의의 건에서는 현안 대처에 대한 상시 학술적 서포트 체계를 확립하고, 재택의료·방문진료·장애인 주치의 제도 등 한의사 의권 확대를 위한 제도 진입에 필요한 근거 수집 혹은 생성을 위해 협회-학회 간 밀접한 연계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한의과대학 간 규모, 교원 수, 인프라의 차이로 인해 각 대학별 교육 내용이 상이하며, 실습교육 시수 증가, 한의대 평가 및 인증과 관련해 교수들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의과대학에서도 특정 과목에 대해 교수 협의체가 주체가 되어 과목별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이러닝 컨소시엄을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이에 사업 관련한 세부사항 추진을 위원장에게 위임키로 했다. 한편 학술위원회의 위원은 다음과 같다. △위원장: 이태형 학술이사 △부위원장: 최성열 학술/의무이사 △위원: 김석희, 서형식, 임정태, 권승원, 이승훈, 김현호, 김규석, 박지나, 민백기. -
달서구한의사회, 지역 소외 어르신 건강 책임진다[한의신문=강준혁 기자] 대구 달서구한의사회(회장 이태헌)와 달서구재가노인복지협회(회장 이병규)가 7일 달서구월성재가노인돌봄센터에서 사회공헌활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달서구재가노인복지협회는 달서구 관내 7개 노인돌봄센터의 협의체로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성서재가노인돌봄센터, 대구YWCA재가노인돌봄센터, 월성재가노인돌봄센터, 굿실버재가노인돌봄센터, 대덕재가노인돌봄센터, 대구재가노인돌봄센터 등이 소속돼 있다. 달서구한의사회는 2023년 하반기 우리동네한방주치의 사업을 통해 달서구재가노인복지협회와 인연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달서구한의사회와 달서구재가노인복지협회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번 사회공헌활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태헌 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달서구한의사회는 2025년부터 달서구에서는 실시되는 노인 의료돌봄통합지원 시범사업 및 현재 시행 중인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등에 대비해 환자 발굴 및 의료업무 지원 분야에서 달서구재가노인복지협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달서구 지역 내에서 한의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에 큰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규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우리동네한방주치의 사업의 대상자 어르신들께서 한약 지원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앞으로 달서구한의사회와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 지원, 한의 통합돌봄시스템 구축, 취약계층의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을 목표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의 해부학에 대한 최신 지견 공유[한의신문=강준혁 기자] 한의 임상현장에서의 표면해부학 기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의임상해부학회(회장 권오빈)는 9일 여의도 교직원공제회관에서 제3회 정기총회 및 2024년 상반기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권오빈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한의임상해부학회 정기총회와 학술대회를 통해 해부학적 촉진법이 임상 현장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며 “오늘과 같은 노력을 통해 한의학이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는 진전된 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의임상해부학회는 앞으로도 한의학이 새로운 의학, 근거를 갖는 치료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은 축사를 통해 “한의임상해부학회의 노력들이 한의약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충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 학술대회를 통해 참석자분들도 많은 최신 기전들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의사 면허범위 확대되면 국가에 도움 이날 행사에서는 △의사독점체계-의사주도형 의료체계(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동양의 해부사건 기록의 역사(정혁상 경희대 한의대 교수) △만성 통증과 뇌척수액 순환 연구(김선광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추 근막통증증후군 다기관 전향등록연구(김철현 원광대 광주한방병원 교수·추홍민 한의임상해부학회 대외협력이사) △자하거 약침을 활용한 초음파 유도하에 경상변간 시술(안병수 한의임상해부학회 특임부회장) △복부초음파 활용 방법(고동균 한의임상해부학회 수석부회장)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최혁용 변호사는 발푤를 통해 “한의사의 역할을 기존 도구로 국한하지 않고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의사가 환자를 위해 필요한 모든 도구를 이용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결국 한의사들의 면허 외 행위를 최소화하거나 사실상 없애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초음파도 면허 외 행위로 분류되면 형법상 처벌을 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을 면허 범위 내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의사들의 면허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최 변호사의 주장이다. 결국 한의사들의 면허범위가 넓어지면 의료 과소공급을 해결하고, 비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국민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 동양 해부사건 기록의 역사는? 이어 동양의 해부학 역사에 대해 소개한 정혁상 교수는 “동양에서도 과거부터 해부를 해왔다”면서 “해부라는 용어 자체가 한의학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황제내경에는 해부 관련 기록들이 經水편·骨度편 등에 나와있다”면서 “장부의 크기 및 무게에 기록은 물론 식도, 창자의 길이 비율 등이 기재돼 있으며, 특히 심장과 폐의 용량 비율을 1:4:25로 기재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 해부학에서 밝혀진 1:4:33과 매우 근접하다”고 말했다. 한의학 해부도의 기본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존진도 또한 존재한다. 정 교수는 “존진도는 명당도, 맥결도, 장상도 등으로 분화돼 한의학 해부도의 기본 바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 최초의 해부 기록도 존재한다. 참판 전유형은 의술에 밝고 의서를 저술해 왔는데, 그가 임진왜란 종군 도중 길가에 버려진 적군 시체 3구를 해부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와 함께 김선광 교수는 강연을 통해 “유발통에는 강한 진통효과를 나타내는 기존 진통제들이 만성 신경병증성 자발통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때문에 만성 신경병증성 자발통에 효과적인 한의학적 치료법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뇌척수액 순환의 중요성을 신형장부도를 통해 설명한 김 교수는 “동의보감 속 배유삼관 설명을 보면 삼관을 정기가 오르내리고 드나드는 도로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하거 약침, 다양한 분야서 활용 가능” 이어 김철현 교수와 추홍민 이사는 원광대 한방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근막통증증후군 임상진료지침 개발 진행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안병수 특임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자하거에 대한 개념을 비롯해 동·서양 및 국내에서의 자하거 사용의 역사, 자하거 사용 약침의 종류, 자하거의 효능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안 부회장은 “자하거 사용 약침은 자하거 추출물-자하거 가수분해물로 크게 분류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특징을 아는 것도 임상에서 자하거 약침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자하거 약침의 주요 적응증으로는 갱년기 장애, 간질환, 근골격계 통증 질환, 피부질환 및 미용(주름), 만성피로, 코로나,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부회장은 “인대·힘줄 만성 염증성 손상 질환에서 자하거 약침을 활용할 경우에는 정확한 위치에 주입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도침 치료시에도 자하거 약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임상에서 자하거 약침을 활용하면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초음파 영상을 통한 시술 방법과 함께 공유했다. 이어 고동균 수석부회장은 복부초음파 활용 방법에 대한 발표에서 알피니언의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해 직접 스캔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에게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캔법을 소개했다. 고 부회장은 특히 복부 구조물 스캔 기술을 참가자들이 직접 보며 이해토록 해 초음파 기기 활용이 보다 친숙해지도록 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한의임상해부학회 정기총회에서는 회칙에 대해 논의했으며, 류호선 소통한의원장을 감사로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