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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사업 활성화…학교 협조 위한 사업매뉴얼 표준화 필요▲ 좌측부터 박정수 교수, 이승환 위원장, 신선미 교수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한의사의 교의사업을 활성화하려면 학교의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의사회 차원의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구축과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박정수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승환 서울시한의사회 교의사업운영위원장, 신선미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교의사업 참여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 연구 논문을 ‘대한한의학회지 6월호(제45권 제2호)’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한의사의 교의사업은 지난 2010년 이후 경기도 성남시한의사회 등 지역 한의사회를 중심으로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서울시한의사회는 2013년부터 서울시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의사 교의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한의사 교의사업을 신청한 한의사 중 실제 수행한 한의사는 49%였고, 전반적인 진행 만족도도 44%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2018년 설문조사에서도 사업 참여를 신청한 한의사 104명 중 실제 수행한 한의사는 21명에 그쳤다. 이에 연구팀은 교의사업 수행 현황과 만족도, 애로사항, 개선점 등을 파악해 한의사의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만들고자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지난 3월5일부터 12일까지 2023년 교의사업 참여 신청 한의사 97명을 대상으로 구글 설문지를 활용, 온라인으로 조사를 실시해 총 60명 참여했으며, 이중 성실히 응답한 57명을 분석했다. 결과 분석은 통계분석 프로그램인 ‘The R Foundation’를 활용, 연구 대상자의 기본정보와 설문지의 내용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백분율 등의 기술통계를 산출했다. 학교-한의사 간 교육시간 조율 필요 2023년 서울시 교의사업 신청 한의사 97명 중 실제 수행한 한의사는 59명이었는데 이번 설문조사에선 수행한 한의사 중 66.1%, 수행하지 않은 한의사 중 31.6%가 응답했다. 참여자는 남성 39명(65.0%), 여성 18명(31.6%)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41.3세(범위 28~55세)였고, 일반의는 46명(80.7%), 한의원 근무자는 52명(92.1%)이었으며, 임상 경험 10년 이상 20년 미만(20명, 35.1%)이 가장 많았으나 고루 분포됐고, 교의사업 참여 햇수는 1년이라는 응답이 33명(57.9%)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교의사업에 참여를 신청했으나 수행하지 않은 응답자 11명은 이에 대한 사유로 △배정된 학교에서 요청하지 않았다(2건) △요청이 들어왔으나 학교가 원하는 시간대와 수행이 가능한 시간대가 맞지 않았다(2건) △학교에서 연락이 없었다(2건)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2건) △배정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다(1건) △평일 진료시간 조절 문제가 있었다(1건)를 꼽았다. 또 응답자 중 교의사업에 참여한 인원 45명에 대한 수행 횟수에서는 △2회(14명·31.1%) △1회(10명·22.2%) △3회(8명·17.8%) 등 3회 이하가 71.1%였으며, △6회 이상 수행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7명(15.6%)에 그쳤다. “교의사업, 한의약의 긍정적인 인식에 도움” 교의사업 대상은 복수 응답을 허용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24명·53.3%)과 중학생(22명·48.9%)을 대상으로 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교육 내용은 성교육(23명·51.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비만(22명·48.9%), 성장(14명· 31.1%), 거북목(11명·24.4%), 월경통(9명·20.0%), 스트레스 관리(9명·20.0%) 순으로 많았다. 한의사 교의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43명(95.6%)이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으며, ‘모르겠다’는 응답은 3명(4.4%)이었는데 잘 진행된 이유로는 △해당 학교의 원활한 협조(34명·79.1%) △서울시한의사회의 보조(34명·79.1%)에 복수로 응답했다. 또 한의사 교의사업의 장점으로는 △한의약의 긍정적인 인식에 도움이 된다(39명·86.7%) △한의사의 직접 참여로 인한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28명·62.2%)라고 응답했다. “학교의 협조와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중요” 이번 조사에서 ‘한의사 교의사업 수행 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 한 사람은 45명 중 8명(17.8%)으로 나타났는데 구체적인 사유로는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부족 및 안내체계 미흡(4명) △교육청과 학교의 협조 부족(3명) △학교와 학생의 참여율 저조(2명) 등을 들었다. 한의사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학교의 협조를 받기 위한 시스템 구축(29명·64.4%) △한의사 교의사업에 대한 홍보 강화(28명·62.2%) △사업 매뉴얼 및 안내체계 확충(22명·48.9%) 순으로 꼽았다. 특히 2023년 교의사업을 수행한 45명 중 ‘올해에도 한의사 교의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43명(95.6%)이었는데 ‘교의사업 수행 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한 대상자도 모두 다시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교의사업을 신청한 한의사들이 수행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배정된 학교에서 요청하지 않거나 학교가 제시한 교의사업 시간대와 여건이 부합하지 않아 일정을 잡기 어려워서였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어 “수행 한의사들은 교의사업이 한의약의 긍정적인 인식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으며, 한의사가 직접 공공보건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학교의 협조와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및 프로그램 제공과 더불어 한의사회 차원의 보조가 중요하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교의 원활한 협조를 위한 △관련 시스템 구축 △한의사 교의사업 홍보 강화를 제시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2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46년 4월17일자 조선일보에는 ‘漢醫學再檢討’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사설을 실어서 해방 후 1년이 지난 미군정 시기에 경종을 울렸다. “1) 朝鮮漢醫士會는 궐기하였다. 재남조선 2천여 명 漢方醫의 총의로써 (1) 漢醫士로 명칭 개정 (2) 限地 限年制 철폐 (3) 공인단체 승인 (4) 국립전문대학 설립 (5) 公營病院에 漢方科 倂置 (6) 약초재배 장려 (7) 漢醫士 국가시험제 등 7項目을 當局에 건의하고 그 실현을 기하게 되었다 한다. 건의내용을 一瞥컨대 그 어느 것이나 적절치 않은 것이 없고 오히려 晩時之嘆이 없지 않다. 듣건대 同會에서는 건의에 止치 않고 보건에 遺漏가 없게 하기 위하여 수종의 사업을 계획 중이라 하니 적극적 활동을 비는 동시 軍政當局도 軍政實施 이후 특히 保健厚生方面에 힘쓴 바 많은 터이니 4천여 년의 장구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공헌이 많았던 漢醫學에도 지도와 시설을 不惜키를 바라는 터이다. 2) 생각건대 西洋醫學이 수입되기 반세기 전까지는 漢方醫뿐이었고 宣敎師側에서 朝鮮사람에게 주로 외과적 시술로 대중의 호평을 전하기도 하였으니 오랜 전통과 고집에서 洋醫에 대한 신뢰는 그리 크다 하기 어려운 것이 있었다. 특히 내과 부문에 있어서는 漢藥治療가 효율이 많기 때문에 漢方은 압박과 천대를 받으면서도 지금도 엄연한 존재와 번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倭賊治下 朝鮮에 洋醫가 많이 퍼지었지만 그 목적이 朝鮮사람의 보건을 위한다기보다 저희들의 치료를 위한 데서 나온 것인 만큼 저희들이 싫어하는 漢醫를 우대할 리 만무하고 漢醫學을 비과학적이라 하여 맹목적으로 탄압을 내려왔던 것이다. 3) 그러나 전쟁 말기에 至하여 西洋藥劑의 수입이 두절되자 새삼스럽게 漢方醫學에 대한 인식이 커져서 약초 재배, 大學에 漢方課 설치 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방방곡곡에 퍼진 漢醫로 朝鮮사람의 의료기관으로서 그 기능을 일층 발휘했었고 都市 역시 약초 부족의 歎은 있었을 망정 洋醫에 대한 의존도를 능가하는 실정이었다. 해방과 아울러 漢方醫도 오랜 屈辱과 忍從에서 벗어나 정당한 요구와 주장을 하게 된 것을 기뻐하는 바이어니와 이 기회에 있어 일언코자 하는 것은 漢方醫 자신의 자각을 촉하는 동시에 그 연구에 일층 박차를 가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醫는 仁이라는 말을 떠나서라도 좀 더 대중을 위한 醫療報國에 헌신함이 있어야 한다. ‘진단은 洋醫 치료는 漢藥’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이것은 진단술의 미숙과 불철저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도 新生面을 개척하여 단순한 開業醫의 입장을 떠나서 不絶한 연마와 성의있는 시술로 일층 대중을 파악함이 있어야 하겠다는 점을 강조해 둔다.” 일찍이 1946년 6월22일자 『동아일보』에도 ‘한방의학육성, 한의약건설동맹에서 군정에 건의’에서 2000여명의 한의사들의 총의를 모아서 김영훈 외 5인이 대표가 되어 건의서를 만들어 제출한 바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것은 한의사들이 한의약건설동맹이라는 단체를 구성하여 그 단체 명의로 미군정청에 건의서를 제출한 것이다. 위에서 주장한 7가지 조건의 건의는 당시 한의사들이 시급하게 여겼던 사항들이었다. ‘醫生名稱 改正’은 일제에 의해 격하된 한의사의 명칭인 ‘醫生’을 ‘의사’ 혹은 ‘한의사’로 회복할 것을 주장함이다. ‘漢方醫의 限地限年制 廢止’도 일제시대 시행된 한지한의사제도를 전통의학에 대한 규제로 보기 때문이다. ‘한의사단체를 公認으로 할 것’도 일제시대 전시대를 거쳐 한의계의 숙원이었다. ‘한의학교육기관 설치’도 일제시대에 한번도 실현되지 못했던 숙원이었다. ‘공영의료기관의 시설’은 한의학을 공공의료의 위치로 확고하게 올리기 위한 방안이며, ‘약초재배 장려’는 국산한약재의 수급을 체계적으로 이루어내자는 것이었다. ‘한의사 시험제도’는 한의사 수급을 위한 시험제도의 도입에 대한 의견이다. -
2024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주요 발표내용은? <2>[한의신문=주혜지 기자] 2024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행사가 오는 7월21일 대전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와 대한스포츠한의학회의 정규세션 외에도 라이브 시연 특강, 초음파 핸즈온 실습 등 임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질 높은 강의들이 준비됐다. 본란에서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와 대한스포츠한의학회가 준비한 정규 세션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Session2 – 척추신경추나의학회 △두개골 기능장애에 대한 추나치료(송경송·경송한의원) 송경송 원장은 두개골 기능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추나기법을 소개한다. 두개골기법의 목적은 두개골의 확장성과 대칭성을 회복하여 CRI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접형기저부 기전의 움직임을 향상시키고 관절제한을 회복하며, 막성긴장의 제한을 감소하고 순환을 개선하며 머리와 경추부분에 국소족 효과 및 전신에 효과를 줄 수 있다. 송 원장은 “두개골기법은 두 개천골추나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써 평소에 관심이 없으면 지나치기 쉬운 영역”이라며 “두개골기법을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하면 두통, 경추통, 어지럼증은 물론 부비동염, 중이염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에도 응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아환자에 대한 추나치료 가이드라인(남항우·치유본한방병원) 남항우 원장은 ‘소아환자에 대한 추나치료 가이드라인’이라는 주제로 소아청소년의 정의 및 연령범위, 소아 추나치료의 접근법 및 원칙, 한의학의 양자십법, 소아ENT추나 및 소아 근골격추나를 설명한다. 남 원장은 “그동안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는 매년 부인과 추나, 내장기 추나 등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 그 결과를 보급하고 있는데, 2024~2025년도에는 소아추나에 대해 연구 중”이라며 “이번 강의는 그 일환으로, 다양한 질환의 소아환자 치료에 있어서 기존의 치료법과 더불어 추나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치료율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악안면부 다빈도 기능장애에 대한 추나치료-비강확장기를 활용한 교정치료(기성훈·누리담한의원) 기성훈 원장은 비강확장기를 활용한 효과적이고 손쉬운 두개골 추나기법을 소개한다. 구강호흡은 비강호흡에 비해 산소이용률이 떨어지는데, 장기간에 걸쳐 산소 수치가 감소된 상태로 생활하면 심장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및 치매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기 원장은 “비강 내 자극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풍선을 사용하면, 비강 내 환경을 개선해 정상적인 비강호흡이 가능하고 체내 산소이용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몇 가지 간단한 두개골 기법과 함께 적용하면 턱관절과 두개천골계통의 긴장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Session3 –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움직임 분석을 통한 스포츠 손상의 진단 및 치료(장세인·바른한의원) 장세인 원장은 구조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치료에서 벗어나, 기능적인 움직임을 파악해 치료에 응용하는 강의를 선보인다. 특히 움직임 분석을 통한 근골격계 질환의 진단 및 치료를 주된 내용으로 요추부의 통증과 경항부와 견관절의 통증에 대해 살펴본다. 장 원장은 “이번 강의는 2014년부터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팀닥터 프로그램과 여러 시도지부의 보수 교육 때 진행한 내용”이라며 “압통점이나 구조적인 질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벗어나 움직임을 바탕으로 근골격계 질환의 문제를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손상 진료에서 근력검사 활용(박지훈·박지훈한의원) 박지훈 원장은 연부조직의 병소를 찾을 때 활용하는 ‘맨손근력검사(Manual Muscle Test)’를 소개한다. 특히 신경, 힘줄, 근육, 근막, 인대의 5가지 주제와 관련한 27가지 실제 진료모습과 시연 영상을 강의에 담았으며, 이와 더불어 어깨, 팔굽, 무릎, 발목에서 네가지씩 빈용 검사 근육을 선별해 리뷰로 담았다. 박 원장은 “근골격계(MSK) 진료에 있어 빠르게 병소를 찾고 평가하는 이학적검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정적검사, 동적검사, 영상검사 등 다른 검사법과 병행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스포츠 손상 환자의 치료 전략과 재활 운동(윤현석·소통부부한의원) 윤현석 원장은 재활로서의 운동의 분류와 척추 강화를 위한 운동 방식을 강의한다. 또한 운동의 분류와 치료 단계에 따른 운동을 배치하는 방법과 척추 및 고관절 부위의 재활에 있어 중요한 코어 강화 운동 방법을 알려준다. 윤 원장은 “운동을 티칭할 때 어떤 방식의 운동을 티칭하는 것인지 알아야한다”며 “운동 방식의 분류에 따라 치료 단계에서 어떤 운동을 제시할 것인지 배우고, 척추와 고관절 부위를 중심으로 코어운동의 방법과 중요성에 대해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
“내년에도 벚꽃을 보러 올 게요”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암 환자를 봐 왔지만 아직까지도 버거운 상황이 있다. 바로 환자가 처음 암을 진단받을 때이다. 병동 문이 열리면서 젊은 여자가 울면서 들어왔다. 흰 얼굴에 검은색 숏컷 머리를 하고 큰 키에 늘씬한 체형이어서,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면 뒤를 돌아보며 한 번 더 쳐다봤을 미인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보리색이 아닌 눈같이 새하얀 코트를 입고 들어오는 모습에 눈길이 더 갔고,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눈물로 빨갛게 달아오른 눈은 흰 코트 덕에 더 애처롭게 보였으며, 그 눈물을 훔치며 떠는 손은 벌써 애가 쓰이게끔 만들었다. 옆에 앉혀 휴지만 조용히 건네고 울음소리가 사그라질 때까지 기다리면서 차트를 보니 ‘연령 29세’라고 적혀 있었다. 어김없이 터져 나오려는 한숨을 겨우 삼키고 좀 더 기다렸더니 들썩거리던 가슴이 점점 진정되는 것이 보였고 이내 환자는 여전히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방금 유방암 진단받고 왔어요. 자궁이랑 뼈에 전이도 있대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다음 달부터 항암 치료하기로 했는데……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요.” “이럴 바에야 그냥 죽고 싶다” ‘이럴 바에야 그냥 죽고 싶다’는 말은 암 환자와 같이 있다 보면 자주 듣는 표현이다.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의 표현일지, 현재 상황에 대한 탈진을 표현하는 말일지, 살려 달라는 말을 역설적으로 외치는 것일지, 혹은 정말 진심을 담아 하는 말일지. 어떤 의미든 환자가 이 말로 나에게 전하려 하는 의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환자를 달래며 병실로 들여보내고 스테이션에 앉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던 중에 문득 고개를 돌렸더니 창 너머 색색으로 물든 단풍나무들이 보였다. 그제야 병원 앞 도로가 단풍나무 때문에 멀리서도 찾아오는 명소이며, 의사들도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서 종종 걸으러 간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곧장 일어나서 환자에게 가 입원 중에 병원 앞을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을 알려주고 원하시면 같이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얼떨떨한 반응을 보이던 첫날과 달리 다음 날 곧바로 환자와 나는 길을 걸으러 같이 나왔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가자고 했건만 환자는 그 길을 걷는 내내 “올해가 이 단풍들을 볼 수 있는 마지막 해겠죠?”라며 떨어지는 단풍잎들을 손에 올려놓고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울음을 터뜨렸다. 병원에 복귀하기 직전까지도 “내년에는 못 볼 거니깐…….”이라고 말하면서 단풍잎 하나를 챙겨 병실로 들어왔다. 그다음 날 환자 옆자리를 쓰고 있던 할머니가 나한테 조용히 와서는 그날 밤 내내 챙겨 온 잎을 손에 꼭 쥐고서는 소리 죽여 운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내내 운 게 여실히 드러나는 퉁퉁 부은 눈으로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환자는 산책을 나가서 단풍잎을 들고 들어왔다. 그렇게 수북이 쌓인 잎을 어디서 났는지 모를 상자에 담아 들고 항암 치료를 받으러 가기 위해 퇴원했다. “마지막으로 벚꽃 보러 왔어요” 그 후 환자의 얼굴을 다시 본 건 단풍 명소 반대편으로 뻗어 있는 벚나무 길이, 해가 바뀌면서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가득 차고 찬란한 연분홍빛의 길로 바뀌어 있던 4월이었다. 동명의 이름으로 30세라고 뜨는 환자 명단을 확인하자마자 병동 문이 열리더니 이전에 퇴원할 때 챙겨 나갔던 그 상자를 손에 든, 보다 더 야윈 듯한 여자가 들어왔다. “항암 치료는 계속 받고 있고요, 자궁은 결국 다 들어냈어요.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벚꽃 보러 왔어요.” 벚꽃 길은 원래 입원 중에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지만 내가 같이 간다는 조건으로 병원의 허락을 받아 다시 한 번 같이 걸을 수 있는 날이 왔다. 이번에도 떨어져 있는 벚꽃 잎을 주우려는 환자에게 벚꽃 잎은 빨리 시들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어차피 오래 보지도 못할 텐데요 뭐”라는 말이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지난번처럼 걸음마다 울음을 쏟아내지는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한 달 뒤 상자 속에는 단풍잎 위에 벚꽃 잎이 소복이 쌓였고 환자는 “그간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하고서 퇴원했다. 나 또한 그녀의 새하얀 얼굴을 볼 수 있는 건 그때가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해 10월, 환자는 다른 상자를 들고서 병동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항암 치료는 계속 받고 있고요, 뼈는 방사선치료를 했더니 지금까지는 괜찮대요.” 따로 말은 없었지만 환자와 나는 그날부터 단풍 길을 걸었고 환자는 여전히 단풍잎을 주워 담고는 몇 주 뒤 퇴원했다. 다시 해가 바뀌고 환자가 31살이 되던 해 4월, 환자는 “항암 치료는 계속 받고 있어요”라며 다시 돌아왔고 우리는 벚꽃 길을 또 함께 걸었으며 상자는 벚꽃으로 다시 가득 채워졌다. 퇴원 절차를 설명하던 날, 환자에게 10월에 보자고 말을 덧붙이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해 10월, 감사하게도 또다시 돌아온 그녀는 여전히 “항암 치료는 계속 받고 있어요”라고 담백하게 말했지만 무언가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약간 살이 붙은 것 같기도 했고, 새하얗던 피부가 조금 탄 것 같기도 했지만 가장 큰 건 손에 들려 있어야 할 상자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집에서 잎들을 계속 보고 있는데 정작 선생님이랑 같이 걸었던 그 길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그만 주우려고요.” 이 말을 마치자마자 내 팔을 잡고 산책길로 끄는 모습이 처음 내가 이 사람에게 단풍 길 이야기를 꺼낼 때 기대했던 미래의 모습과 겹쳐지는 것 같아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며칠간의 산책 후 다시 항암 치료를 하기 위해 퇴원한 환자는 이번에는 자신은 빈손으로 나가며 나에게는 선물을 주고 갔다. 그건, “내년에 봐요, 선생님!”이라고 외치며 이때까지 중 가장 씩씩하게 나가는 뒷모습이었다.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단풍잎 만약 이 이야기가 소설이었다면 그녀는 완치가 되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환자는 여전히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항암 치료에 반응이 느릴 뿐 내성은 생기지 않아 암이 서서히 작아지고 있으며, 다른 부위에 새로운 전이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건 나날이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삶에 대한 의지도, 버텨낼 수 있는 체력도 강해졌다는 점이다. 물론 혼자 있는 고요한 밤에는 여전히 소리 죽여 흐느끼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버티는 데 함께 걸었던 산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여담으로 어차피 오래 보지도 못할 거라던 벚꽃 잎은 압화된 상태로 단풍잎과 함께 잘 보관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여태껏 내가 해온 이야기 중에 가장 담담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아기를 정말 좋아했다던 20대의 여성이 암을 진단받고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던 첫날의 얼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단풍잎을 손에 쥐고서 흐느끼던 둘째 날의 울음소리 그리고 내년에도 벚꽃을 보러 올 거라며 씩씩하게 나가는 지금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그녀의 삶에 있어서는 가장 기적 같은 순간이, 그리고 지금까지보다 더 희망찬 순간이 다가오고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
‘2022한국한의약연감’을 통해 본 한의계 주요 현황②[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최근 한의약 관련 주요 통계현황을 행정·교육·연구·산업 등 4개 분야로 나눠 수록한 ‘2022한국한의약연감’이 발간됐다. 본란에서는 2022한국한의약연감에 수록된 내용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국내 한약재 시장은 크게 농산물 한약재(약용작물) 시장과 의약품용 한약재(규격품) 시장으로 나뉜다. 농산물 한약재는 생산 후 식용·공업용 등으로 사용되며, 의약품용 한약재는 한약재 수치 가공 업체를 통해 규격화돼 대부분 의약품용으로 소비된다. ◇ 약용작물 중에선 양유, 규격품 중에선 녹용이 각각 1위 한약재(약용작물) 재배 농가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22년은 3만23호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재배면적은 ‘13년 이후 다소간 증감을 보였으며, ‘22년 1만495ha로 전년대비 1.9% 감소했다. 생산량은 ‘13년 이후 다소간 증감을 보이다가 ‘22년 5만7710톤으로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22년 한약재(약용작물) 중 가장 많이 생산된 품목은 양유(더덕)이었으며, 뒤를 이어 △산약 △건강 △오미자 △길경 등의 순이었다. 의약품용 한약재(규격품) 제조업체 통계를 살펴보면 ‘22년 175개소로 전년대비 감소했으며, 한약재 제조업체의 규격화 과정을 거친 한약재의 총생산액은 ‘22년 2494억원으로 전년대비 19.2% 증가했다. ‘22년도에 가장 많이 생산된 한약재(규격품) 품목은 녹용으로 생산액이 59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사향 △금박 △녹용절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맥문동은 ‘21년 상위 10개 품목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22년 새롭게 상위 10개 품목에 진입했다. ‘22년 한약재 총수입액은 1억7106만달러(약 2370억원)로 전년대비 11.2% 증가했고, 총수출액은 874만5000달러(약 121억원)로 35.7% 감소했다. 한약재 주요 수입국은 △중국 △러시아 △뉴질랜드 등의 순으로, 수출국은 △홍콩 △일본 △중국 등의 순이었다. 생산금액 기준 상위 10개 품목 중 ‘22년도에 가장 많이 수입된 품목은 녹용으로 수입액 3936만달러(약 546억원)로 집계됐으며, △사향 △우왕 △반하 등이 뒤를 이었다. 그 외 색녹용·괄루근·위령선은 ‘22년 새롭게 상위 10개 품목에 진입했다. ◇ ‘22년 인삼 생산량, 전년대비 6% 증가 인삼의 경우 재배 농가 수는 ‘13년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22년에는 1만8236호로 전년대비 4.2% 감소했다. 재배면적은 ‘22년 1만4734ha로 전년대비 0.03% 증가했다. 인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감으로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며 ‘22년 생산량은 전년대비 6% 증가한 2만2020톤으로 추정됐다. 수삼 소비의 경우 ‘21년 3761톤에서 ‘22년 4025톤으로 전년대비 7% 증가했다. 인삼류의 소비형태는 전체생산량의 18.3%를 차지하는 수삼이 99.2%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전체생산량의 약 3.2%를 차지하는 백삼용 인삼 가공 제품류는 54.7%가 수출됐으며, 72.2%를 차지하는 홍삼용 인삼 가공 제품류는 71.9%가 내수로 사용됐다. 인삼류 제품 제조업체는 ‘22년 말 기준 340개소인 것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179개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류 수출입은 대부분 제품화된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수출액은 ‘13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 ‘17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22년 수출액은 전년대비 1.2% 감소한 2억7만9000달러(약 2773억원)를 기록했다. 수입량은 ‘13년 이후 증감추세를 반복하다가 ‘22년 305만달러(약 42억원)로 전년대비 27.4% 감소했다. 인삼류 수출입 무역수지는 ‘21년 1억9820만달러(약 2748억원)에서 ‘22년 1억9702만달러(약 2731억원)로 전년대비 0.6% 줄어들었다. ◇ 한약(생약)제제 시장 현황은? 한편 국내 한약제제 생산액은 ‘22년 1조3666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12.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미엑스제제, 단미엑스혼합제, 기타 한약(생약)제제를 포함한 수치다. 한방병·의원처방용 단미엑스제제 생산액은 비슷한 추세를 보이다 ‘19년 잠시 증가, 이후 계속 감소하다가 ‘22년 23역원으로 증가했다. 단미엑스혼합제는 ‘18년까지 증가추세를 반복하다가 ‘22년 260억원으로 감소했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5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알레르기비염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49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鼻炎 역시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만성인 虛性 鼻炎으로 진행된다. 대부분 急性 鼻炎에서 이행되는 수가 많으며, 鼻점막이 만성적으로 腫脹하고 粘液 및 膿性 膿血의 분비가 적어지며, 鼻腔이 좁아져 호흡장애가 발생해 수면시 코골이 등이 발생한다. 특히 瘦削性으로 鼻점막이 건조하면서 痂皮가 형성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치료에 있어서는 선천적인 腎精 부족의 경우에는 補肝腎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고(예: 六味地黃丸 등), 후천적인 脾精 부족의 경우에는 補脾胃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예: 補中益氣湯 등). 보다 실제적으로는 氣血 부족의 관점에서 補氣의 대표처방인 四君子湯과 補血의 대표처방인 四物湯 등을 기본으로 하는 처방 혹은 2처방이 합해진 八物湯과 黃芪와 肉桂가 추가되는 十全大補湯 등의 구성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대처방안은 한의학 제반 질병의 최종단계 처방에서 공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 加味十全大補湯 十全大補湯은 治氣血兩虛의 대표처방으로 중국의 송나라 때 太平惠民和劑局方에 수재돼 있다. 원래의 이름은 氣血의 俱衰와 陰陽의 並弱을 다스리는 天地의 成數(10)에 근거하여 十全散 혹은 十補湯으로 ‘크게 補한다’는 의미의 大補와 합해진 이름이다. 기본적으로 氣血雙補의 八物湯과 黃芪建中湯의 合方인데, 특히 黃芪는 剛藥인 四君子湯에 柔氣를 보완해 補脾氣하고 肉桂는 柔藥인 四物湯에 剛氣를 보완하여 補肝血하는 剛柔復法의 의미로 十全을 설명하고 있다. 加味十全大補湯은 虛性鼻炎처방으로 十全大補湯에 辛夷와 細辛을 추가한 것으로 漢方臨床 40年(朴炳昆)에 소개돼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14품목에 대해 虛性鼻炎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10(溫6 微溫3 熱1) 平性3 凉性1로서, 氣血허약으로 인한 雙補에 초점을 맞춰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1종의 凉性약물 중 白芍藥은 四物湯의 當歸 川芎 熟地黃에서의 溫性에 대한 反佐의 역할 및 活血을 통한 輔佐의 역할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약물이다. 2) 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9 辛味6 苦味2(微苦1) 酸味1 淡味1로서, 甘味가 주를 이루며 기타 辛味의 1차 보조와 苦味의 2차 보조 형태이다. 여기에 收斂固澁의 酸味 역시 滋補和中緩急의 甘味와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철저한 補性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行氣滋養의 辛味로써 보조하며, 淸熱降火燥濕의 苦味로써 溫性과 補性에 대한 反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燥濕의 苦味와 滲濕利水의 淡味를 濕방면으로 해석하면 脾虛로 인한 脾惡濕에 대한 대처이며, 이는 補脾에 대한 補助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3) 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10(胃5) 心8(心包1) 肝5(膽1) 肺7 腎4(膀胱1)로서, 脾心肝肺經에 주로 歸經하며 腎經이 보조하는 형태이다. 雙補氣血 방향으로 해석하면 後天의 水穀之精氣를 관장하는(脾爲運化之器) 脾臟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으며 아울러 脾統血 心主血 肝藏血의 주된 역할로 설명된다. 慢性鼻炎에 대한 집중적인 대처의 의미로 肺主氣와 腎主溫養의 보조 역할로 정리된다. 4) 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8 解表藥3 溫裏藥1 活血祛瘀藥1 利水滲濕藥1로서, 補益溫補에 초점을 맞추고 風寒의 邪氣 發散 및 寒飮 제거와 아울러 開竅止痛의 解表효능으로 설명된다. 이를 溫甘의 氣味와 脾心肝經의 歸經과 연계시키면, 철저하게 補性을 갖춘 약물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行氣通鼻竅의 解表藥, 소량으로 行血의 活血祛瘀藥과 濕邪除去의 利水滲濕藥의 보조로 설명되어진다. 2. 虛性鼻炎을 적응증으로 하는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補血의 四物湯 ① 當歸: 補血과 活血 작용을 나타내며 아울러 行氣止痛의 효능을 나타낸다. 따라서 一切血證에 血虛血滯를 막론하고 모두 常用할 수 있는 약물로서, 특히 그 性이 따뜻하므로 血分有寒者에 가장 적합하다. ② 川芎: 血虛挾瘀로 인한 諸症을 치료하며, 血中之氣藥(=陰中之陽藥: 春之象=順血藥)으로 補血生血理血의 부수적 효과를 나타낸다. 上行頭目 下行血海와 같이 그 작용범위가 넓으므로 引經약물로서 上下 이동을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③ 白芍藥: 養血斂陰하고 柔肝止痛한다. 肝血虧虛로 인한 증상에 응용되며, 또한 그 성질이 微寒하므로 血虛性 陰虛熱에 적합하여 “補中有散 散中有收”으로 설명된다. ④ 熟地黃: 能補 能緩 能和하는 補血滋陰의 기본 약물이다. 補血에는 보통 君藥의 역할을 수행하며, 補氣의 人蔘과 더불어 補氣血하는데 많이 배합된다. 2) 補氣의 四君子湯 ① 人蔘: 補脾肺의 要藥이다. 脾臟은 生化의 근원이 되고 肺는 一身의 氣를 주관하는데, 주로 補脾益氣의 健脾劑로서 활용되어 대개 脾胃를 튼튼하게 하는 약물과 배합된다. ② 白朮: 健脾燥濕하는 補脾의 要藥으로, 일반적으로 補氣작용은 비교적 약하나 溫燥의 性이 脾陽을 도와주어 補脾氣(脾主運化 脾惡濕)한다. ③ 白茯苓: 脾虛氣弱으로 水濕이 內停된 증상에 응용되는 脾虛濕勝의 약물이다. 기본적으로 健脾補中>利水滲濕이며, 이와 같은 특징은 성질이 和平하고 補하되 峻하지 않으며 利하되 猛하지 않아 扶正去邪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④ 甘草: 일반적으로 隨氣藥入氣하고 隨血藥入血하여 無住不可로 諸藥을 조화하여 偏勝된 것을 緩和시키는 緩和劑이다. 3) 黃芪와 肉桂의 역할: 八物湯에 추가하여 益氣의 효능을 강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① 黃芪: 正氣 부족으로 인한 久不潰破 혹은 潰久不斂에 益氣固表 효능을 강화시킨다. 補氣효능의 四君子湯에 추가됨은 ‘溫之品以補氣 氣盛則能充實於肌肉’로 설명할 수 있다. ② 肉桂: 益火消陰하고 溫補腎陽하여 陽氣를 진흥시킨다. 補血효능의 四物湯에 추가됨은 ‘味厚之品以補血 血生則能潤澤其枯’로 설명할 수 있다. 아울러 溫裏祛寒에서의 發汗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정도의 효능이다. 4) 辛夷와 細辛의 역할: 기본적으로 發散風寒의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發汗力은 보조적인 역할이며 실제로는 주요한 부수적인 효능을 가지고 있다. ① 辛夷: 肺經에 들어가 鼻를 通하게 하고 胃에 入하여 胃中淸陽之氣를 上昇시킴으로써 風寒을 散하여 鼻淵(慢性鼻炎으로 인한 頭痛 鼻塞 鼻流濁涕)을 치료하는데 주로 응용된다. ② 細辛: 五官계통의 通竅劑이며 鎭痛 작용을 가지고 있다. 즉 外感風寒 등의 비교적 격렬한 頭痛중 少陰頭痛(主少陰苦頭痛)에 응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加味十全大補湯은 3처방(四君子湯 四物湯 黃芪建中湯)에 鼻淵의 주약인 辛夷와 通竅의 주약인 細辛이 합해져서 虛寒性의 慢性鼻炎에 활용되어질 수 있는 처방이다. 기본방인 十全大補湯은 氣血兩虛에 平補의 효능으로 특히 補氣力을 강화한 처방이다. 만성질환의 경우에 氣血雙補의 필요성이 높으므로, 해당 질병의 주된 적용약물과 배합시킴으로써 높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처방의 虛性鼻炎에서의 활용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과 우선 취급을 원하는 한방약물처방이 있으면 jys9875@hanmail.net로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 -
-'금일휴업' 편- -
정부,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확정[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정부가 저출생뿐만 아니라 고령사회 대응, 인력·이민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키로 했다. 정부가 1일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중 개정 법률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되는 인구전략기획부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전략·기획, 조정’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모델로 설계될 예정이며, 구체적 정책 및 사업은 각 부처가 담당해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인구전략기획부의 기능을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복지부의 인구정책 및 기재부의 인구 관련 중장기 발전전략이 이관되며, 부문별 전략·기획 기능이 신설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저출산·고령사회 법령 및 정책 등을, 기재부에서는 인구에 관한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기능을 담당하고 되며, 인구전략기획부는 저출생·고령사회·인력/외국인 등 부문별 전략·기획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각 부처의 인구위기대응정책에 대한 조사·분석·평가와 함께 각 부처의 저출생 사업에 대한 사전 예산 배분·조정을 담당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기재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예산 편성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회부총리를 교육부 장관에서 인구전략기획부 장관으로 변경하는 한편 문화·인식개선 전담 부서 및 실장급 대변인 설치를 통해 문화·인식 개선 및 홍보의 기능을 강화하고, 더불어 인구정책 기초자료로 인구 관련 통계 분석·연구 기능도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정부조직법(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및 사회부총리 변경 등 부처간 기능 조정)’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현 대통령 소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전략기획부 장관 소속 자문위원회로 변경 및 사무처 폐지, 신설 부에 저출생 관련 예산 사전심의 권한 부여)’ 등 개정 대상 법률안은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정부조직 개편방안에는 민생 및 주요 개혁과제 관련 이해관계 갈등 조정, 국회-정부간 원활한 소통 등 정무 기능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정무장관’을 신설, 이해관계 복잡·다변화 등으로 단일 부처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난제를 민첩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조직을 마련한다. -
한약이 지방간을 치료한다구요?! -
한의협, 불법의료 행위 및 한의약 폄훼에 강력 대처[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지난달 28일 각 시도지부의 불법의료단속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불법의료단속 실무자 간담회를 개최, 불법의료 행위 및 한의약 폄훼에 강력 대처키로 했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법의료단속을 해주시는 등 여러분의 수고와 노고가 굉장히 크다”면서 “여러분의 노력이 모여 불법의료행위가 줄어들고, 근절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명감을 갖고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증거 채증에 어려움이 있으시면 중앙회에 협조 요청하시길 바란다”며 “중앙회에서는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며, 중앙회와 시도지부 간 긴밀한 공조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증진과 한의 의료가 한층 더 밝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만선 부회장은 “최일선에서 불법의료행위에 대처해 주시는 각 시도지부의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중앙회에서도 클린-K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한의약 폄훼 세력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으며, 클린-K 위원장으로서 특별히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회원 등으로부터 제보 받은 각종 불법의료 및 한의약 폄훼 사례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조치 검토 및 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보고된 ‘불법의료 단속 현황(2023년 회계연도)’에 따르면, 중앙회에서는 총 287건의 조사 대상 중 불법의료 행위 27건을 경찰 고발했으며, 보건소 민원 71건 및 공문 발송 16건을 처리했다. 또 한의약 폄훼와 관련해서는 민원 제기 8건과 공문 발송 22건 등 30건을 시정 조치했다. 주로 단속된 불법의료 사례로는 △불법 자격증 발급 △불법 의료 봉사 △한약 유사 식품 판매 △무면허 의료행위 △온라인 상 한의약 폄훼 등이 있다. 특히 중앙회에서는 최근 불법 자격증 발급 및 불법 의료 봉사를 적극적으로 단속, 경찰서에 고발한 사건을 상세히 공유했다. 이와 관련 OO단체는 자신들의 단체명 명의로 ‘침구사’, ‘접골사’, ‘안마사’와 같은 의료유사업자 전문과정을 개설 광고하며, 불법 자격증을 발급한 바 있다. 의료유사업자 자격증을 발급받은 무자격자 침구사들은 침구원을 개설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중앙회는 불법행위를 인지한 후, 홈페이지 모니터링 및 현장조사를 거쳐 자격기본법 및 형법(사기) 위반으로 관할 경찰서에 자격기본법 위반으로 고발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중앙회는 이 밖에도 시도지부 불법의료단속팀과 협력해 관련 불법의료업소들을 고발하였고, A지부에서는 해당 건과 관련한 불법의료업소 판례를 구체적으로 공유하며 불법의료단속에 대한 시도지부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또한 OO단체의 의료유사업자 전문 과정을 통해 실제 자격증을 취득한 무자격 침구사들이 B의료봉사단이라는 단체를 결성, 노숙인 복지시설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온라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 의료봉사행위 장소, 기간, 대상 등을 확인했으며, 채증을 통해 봉사단의 구성원을 파악하고 의료법 위반으로 관할 경찰서에 고발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앙회 단속팀장은 “최근 마음에 와 닿은 대법원 판례가 있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손님으로 위장한 경찰이 수사 목적으로 몰래 녹음하거나 업소를 촬영한 증거물이 형사 재판에서 적법하게 쓸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공유했다. 그는 “증거 채증을 할 때, 법률적인 보호를 받고 보장이 돼 있는 범위 내에서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면 단속할 때도 훨씬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의사는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보건복지부 장관 명의의 인정을 받아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며 “무자격자들은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만선 부회장은 “오늘 실무자 간담회를 통해 팀장님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으니, 저도 많은 도움이 됐다”며 “한의사 개인이 대응하는 것보다 시도지부나 중앙회 차원에서 공조하여 대응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서 부회장은 또 “현재 오프라인 불법 의료행위도 많지만, 맘카페‧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한의약 폄훼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온라인상의 한의약 폄훼의 경우, 클린-K 특별위원회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으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중앙회로 연락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의협 법무팀은 “각종 불법의료행위 및 한의약 폄훼와 관련 중앙회의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 있을 시, 연락 주시면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