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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한의약 건강돌봄 지원 근거 등 마련[한의신문=강현구 기자] ‘한의약육성법’의 개정·시행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개정된 ‘부천시 한의약 육성 조례안’이 12일부터 시행된다.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곽내경 위원장(국민의힘)이 지난달 9일 대표발의한 ‘부천시 한의약 육성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은 △한의약기술의 과학화·정보화 촉진 △한의약을 활용한 생애주기별 보건사업 추진 △한의약육성협의체 설치 등 한의약을 통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으로, 같은달 19일 행정복지위원회를 거쳐 26일 제27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가결된 바 있다. 이번 조례안은 ‘한의약육성법’ 개정사항과 그 취지를 반영코자 지역계획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그 계획의 수립 및 시행을 위한 기관·단체 등을 지정하거나 협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의약 육성을 위한 협의체를 설치하고,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등 한의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토록 했다. 개정된 조례안을 살펴보면 제1조(목적)에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국가의 시책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한의약 육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부천시민의 건강 증진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제3조(시장의 책무)에는 시장이 한의약을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을, 또한 제4조(한의약기술의 과학화·정보화 촉진 등)에서는 시장은 한의약 기술의 과학화·정보화를 위한 시책을 마련·추진토록 할 수 있으며, 관련 정책의 투명성·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개발 및 집행과정에 민간 전문가 또는 관련 단체 등이 폭넓게 참여토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제6조(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에서는 시장이 △한의약 육성·발전에 관한 기본 목표와 방향 △한의약 육성 관련 주요 시책 및 재원 조달 등에 관한 사항 △한의약 연구의 기반 조성에 관한 지원 제도 △한방의료와 한의약을 활용한 건강 증진 및 생애주기별 보건사업 △한의약 정보 제공 및 홍보 등을 포함해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을 수립·시행토록 해야 하며, 수립한 계획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곽내경 위원장은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한 체계적인 지원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및 한의약 건강돌봄 분야가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면서 “생애주기별 보건사업의 확대 및 다양화를 통해 시민건강 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오는 30일 ‘병원 대상 중대재해처벌법 및 ESG경영 세미나’ 개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이하 심평원)은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이사장 송정한·이하 재단), 스마트의료기기 상생포럼(회장 고명환)과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중앙대학교병원에서 ‘병원 대상 중대재해처벌법 및 이에스지(ESG)경영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빠르게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발맞춰 병원의 중대재해처벌법과 이에스지(ESG)경영의 최신 동향 등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이를 통해 병원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적용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업계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중대재해처벌법 주요 내용(김태호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본부장) △중대재해 발생시 수사진행절차 및 대응방안(송성수 법무법인 린 변호사) △의료기관의 이에스지(ESG)경영 동향과 사례(김지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 파트장) 등의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세미나는 전국의 병원 소속 임직원 10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며, 희망자는 포스터의 QR코드를 통해 사전접수 후 참여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심평원 및 재단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확인 가능하다. 오수석 심평원 기획상임이사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소개된 중대재해처벌법, 이에스지(ESG)경영 사례와 대응방안들이 병원 운영 실무에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심평원은 보건의료 분야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7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尹德三(1910∼?)은 평안북도 박천군 용계면 인봉동 태생이다. 1931년 교편생활을 하다가 일제강점기 실시된 침구사제도에 따라 1935년 침구사시험에 합격해 침구사로 활동하였고, 1938년에는 만주에서 의사시험에 합격했다. 1942년 경의선 영진역 앞에서 回生醫院을 개원해 활동하다가 한국전쟁 이후 월남하여 한의사검정고시에 합격해 한의사가 되어 上道洞에서 明世한의원을 개원했다. 그는 월남한 후에 실향민으로서 평안북도 박천군 용계면 명예면장을 역임했다. 漢詩와 독서를 취미로 하며, 온후하고 성실한 의리있고 덕망을 겸비한 신뢰받는 의료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985년 서울시한의사회에서는 한의사들의 경험방을 수집하여 ‘臨床經驗方’을 간행한다. 이 자료에 ‘臨床愛用’이라는 제목으로 윤덕삼 선생은 다음과 같은 8개의 처방을 공개한다. ◯ 安神湯(神經衰弱不眠症 및 譫語狂症): 당귀, 숙지황 各 三錢, 천궁, 백작약, 황기 各 一錢一分, 산조인 一錢半, 건지황, 白茯神米炒 一匙, 백출, 오매 一個, 맥문동, 황련, 치자, 원지, 진피, 사인, 백자인 各 一錢, 감초 五分. ◯ 消炎湯(關節炎腫大症): 황기 一錢, 의이인 五錢, 백출, 백복령 各 一錢半, 오가피 二錢, 우슬, 방기, 목과, 계지 各 一錢, 감초 五分. 薑三棗二. 5〜6첩. ◯ 金銀花湯(蓄膿症 多年經驗方): 금은화 一錢五分, 천화분, 백지, 치지, 포공영, 연교, 황백, 황금, 황련, 승마, 시호, 신이, 형개, 박하, 백복신, 조각자, 창이자, 세신 各 一錢, 감초 五分. 1제만에 완전히 나음. ◯ 芍藥甘草湯(近因性 坐骨神經痛): 백작약, 감초 各 一錢, 京炮附子 一〜二錢, 대황 一〜二錢. ◯ 扶危湯(腰脊痛不可忍症): 당귀 五錢, 소목 四錢, 마황 三錢, 계피, 백작 各 二錢, 방풍, 황백, 감초, 독활, 강활, 도인, 천국, 숙지황, 진교, 우슬, 속단 各 一錢. ◯ 生地黃湯: 생지황 五錢, 당귀 二錢, 적작약, 천궁, 방풍, 소목, 홍화, 강활 各 一錢, 고본, 세신, 감초 各 五分. 10첩 투여. ◯ 加味烏藥順氣散(中風卒倒昏睡不省人事, 코고는데): 오약, 마황, 진피 各 一錢半, 천궁, 백지, 백강잠, 지각, 길경, 독활 各 一錢, 천마 三錢, 건강 五分, 감초 三分. 薑三棗二. 2〜3첩. ◯ 延年益壽助胃助陽無病長生方: 백출 五合, 糯米 五合, 대맥 三合, 맥아 二升, 소맥 一升, 메밀 二升, 들깨 二升, 참께 一升, 땅콩 二升, 흑두 二升, 황두 二升, 강낭콩 二升, 녹두 三合, 콩나물콩 三合, 스슥쌀 二升, 찰스슥 一升, 수수 二升, 찰수수 一升, 기장 一升, 피 三合. 右炒作末一日三回 二三匙씩 和水服. 윤덕삼 선생의 학문적 경향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평가를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들 8개의 애용방은 윤덕삼 선생이 평소에 많이 활용해 온 경험방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짚어볼 수 있는 점이 있다. 먼저, 이 처방을 공개한 시기가 그의 나이가 76세로서 오랜 기간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쌓아온 경험이 무르익은 시기라는 점에서 그가 그동안 보아온 질환들의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처방의 설명에 있어서 구체적 症狀을 위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처방의 목표가 축농증, 요척통, 좌골신경통 등 구체적 症狀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약물의 용량에 있어서 군신좌사법의 분명한 활용이다. 君藥을 五錢에 달하게 설정한 처방들이 눈에 띤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31>성민규 경희동산한의원장 남자 54세. 2022년 12월22일 내원. 【形】 178cm/65kg, 얼굴이 갸름하다. 자세가 약간 굽었다. 팔다리가 길다. 코, 귀 발달. 【色】 얼굴색이 윤기가 없고 초췌한 느낌. 【旣往歷】 6세 때 결핵을 앓았다. 【生活歷】 ① 자산운용사 운영. 하루 종일 컴퓨터를 쓴다. ② 화를 거의 안 내고 이해심이 깊다. 화가 나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症】 ① 마른기침. 10월 말 코로나 이후 한 달 동안 기침한다. ② 많이 피곤하다. ③ 스트레스가 심하면 잠을 잘 못 잔다. ④ 잘 때 전기장판을 쓰면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다. ⑤ 단 것을 좋아한다. ⑥ 가끔 대변이 딱딱해서 힘들고, 때로 변기가 막힌다. ⑦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아프다(전두통, 태양혈 두통). ⑧ 눈이 건조하고 피로하다. 눈이 가렵기도 하다. ⑨ 코 막힘. ⑩ 앉으면 자세가 휘고, 선 자세에 어깨가 기우는 느낌이다. 【治療 및 經過】 ① 2022년 12월22일. 황기건중탕 가 녹용 20첩 투여. ② 2023년 1월14일. (전화)몸이 괜찮았다. 기침이 덜하고 문제도 없었다. 잘 잤다. 대변이 부드럽게 잘 나온다. 코 막힘은 원래 별로 없었다. 아직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통이 있다. 눈이 건조하고 피로하고 가렵다. 앉으면 자세가 휜다. 황기건중탕 가 녹용 20첩 투여. ③ 2월6일. (전화)몸이 괜찮다. 기침은 안 한다. 대변이 수월하다. 안색이 좋아지고 얼굴이 뽀얘진다. 생기가 느껴진다. 1월에 회사가 무척 힘들었는데, 그래도 한약을 먹어서인지 잘 버틴 느낌이다. 황기건중탕 가 녹용 20첩 투여. 【考察】 상기환자는 얼굴이 갸름하고 팔다리가 긴 환자로, 氣血보다 血氣를 위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대변이 굳어서 여성적 성향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이후로 한 달 이상 계속되는 마른기침을 주소로 내원했다. <의학입문>에 咳嗽에 황기건중탕을 쓴다는 언급이 있고, 이 환자는 건중탕류를 쓰기 좋은 형상을 갖췄으므로, 이에 황기건중탕을 투여하여 마른기침이 해소되었을 뿐 아니라 신체 제반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얻었다. 의학입문에 황기건중탕을 보면, 血虛에 당귀를 더 넣어 쓰는 내용이 나오므로 학회에서 종종 황기건중탕에 당귀까지 가해서 활용하는 문헌적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곽재영 학회교수는 『황기건중탕의 형상의학적 고찰』 논문에서 의학입문에 언급된 황기건중탕의 다양한 활투를 소개하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痺: 황기건중탕 – 교이 + 계지 ○ 咳嗽: 肝咳에 황기건중탕 ○ 黃疸: 속이 冷해서 오는 황달에 황기건중탕 ○ 腰痛: 황기건중탕 + 당귀 두충 ○ 帶下: 황기건중탕 – 계지 + 황기 ○ 産後: 汗出이 심한 경우 황기건중탕을 쓸 수 있다. 【參考文獻】 Ⅰ. [동의보감. 內傷門. 勞倦傷治法.] 마음을 많이 써서 상한 것[勞心傷]은 血까지 상하여 땀이 있는 것이니 황기건중탕을 쓴다. Ⅱ. [형상의학. 소건중탕. 형상. p.357.] ① 木土形 - 마르고 갸름한 얼굴에 코가 긴 突出形 ② 뱃구레가 크지 않고 양쪽 복직근이 긴장되어 있다. Ⅲ. [형상의학. 소건중탕. 해설. p.357.] ② 木氣가 발달한 사람이 虛勞로 복통이 생길 때 쓴다. 木氣가 발달하면 깐깐한 성격의 원칙주의자로 고집스럽고 결벽증(潔癖症)이 있다. 뭔가가 잘못되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잘하려고 애를 많이 쓴다. Ⅳ. [의학입문. 外集. 雜病分類. 外感. 寒類. 咳嗽. (법인문화사) p.1319.] 기침(咳嗽)은 반드시 가래와 소리를 구분하여야 하니, 가래와 소리가 같이 나면 脾, 肺經의 문제라네. / 실증이면 가래가 끈적끈적하고 소리도 둔탁하며, 허증이면 소리가 예리하고 가래도 역시 묽다네. / 外因은 風寒暑濕이니 계절에 따라 생기고, 內傷은 火가 울체되었거나 勞倦, 食積, 七情이라네. ○ 노해(勞咳)는 오로(五勞)로 인해 허해서 생긴 기침이다. 피로가 극에 달하여 肝이 상하면 기침이 나고 왼쪽 옆구리가 아파 아랫배까지 땅기는데 이진탕+천궁, 당귀, 작약, 청피, 시호, 초룡담, 황금, 죽여를 더 넣어 쓰거나, 황기건중탕을 쓴다. ... 노권(勞倦)으로 脾가 상하여서, 기침이 나고 숨이 차며(氣短) 힘이 없으면 조중익기탕, 보중익기탕을 쓴다. Ⅴ. [의학입문. 通用古方詩括. 雜病. 黃芪建中湯 (법인문화사) p.2122.] 황기건중탕은 황기, 육계, 감초, 작약으로 영위(榮衛)를 보하나니, 생강, 대추를 넣고 달여 이당을 넣고 다시 달여 먹는데, 당귀를 가할 때도 있다네. ○ 황기, 육계 각 7푼, 감초 1.5돈, 백작약 3돈. 이상을 생강, 대추를 넣고 달여서 찌꺼기는 버리고 이당을 조금 넣고 다시 달여 녹인 후에 빈속에 먹는다. ○ 남녀의 모든 허증으로 기력이 부족하여 아랫배가 몹시 아프고, 옆구리가 불러오르고 가슴이 그득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누런빛을 띠며, 입술과 입이 마르고, 허리가 아프고 뼈가 시큰거리며, 걸으면 숨을 헐떡이고, 숨이 차고 식사량이 주는 것을 치료하는데, 혹 지나치게 피로하거나, 혹 병을 앓고 난 후에 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에 복용하면 아주 좋다. 몹시 허하다면 부자를 더 넣고, 血虛에는 당귀를 더 넣어 쓴다. Ⅵ. [곽재영. 황기건중탕의 형상의학적 고찰. 대한형상의학회지. 2014. p.134.] -
㈜7일, 서울대 미래교육혁신센터와 온라인 한의학교육 혁신 ‘선도’[한의신문=강환웅 기자] HAVEST 운영사 ㈜7일과 서울대학교 미래교육혁신센터가 협업을 통해 온라인 한의학 교육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들 기관은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엔 ‘제24회 ICER(International Conference on Education Research)’에서 온라인 한의학 교육 콘텐츠 개발 연구 결과를 포스터를 통해 발표, 큰 관심을 끌었다. ‘변화하는 세계에서 교육자와 교육의 재구상’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전 세계 교육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혁신적인 교육 모델과 최신 연구 성과를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번에 발표된 포스터는 서울대 미래교육혁신센터와 ㈜7일이 공동으로 진행한 RPISD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한의학 온라인 교육 콘텐츠 매뉴얼 개발이 주요 내용이다. 이 매뉴얼은 △PIP(Picture-in-Picture) △전자칠판 △현장시연형의 세 가지 콘텐츠 유형을 포함하며, 기획-디자인-제작-촬영 및 편집-평가 및 피드백의 다섯 단계로 구성된 체계적 개발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초기 프로토타입을 두 차례에 걸쳐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해 매뉴얼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한의학 교육 콘텐츠의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RPISD 모델의 적용 가능성을 넓히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불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매뉴얼을 적용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이와 관련 김현호 ㈜7일 대표는 “두 기관의 이번 연구는 온라인 교육의 중요성이 급부상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현재 온라인 교육은 전통적인 학습 방식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특히 한의학 분야에서는 품질의 균질화와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7일의 이번 연구는 한의학 교육의 글로벌 확산을 촉진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인류세의 한의학 <33>김태우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모순의 여름 여름이다. 이 글이 신문에 게재되는 8월은 한여름의 시기이다. 예년과 같이 여름이 되었지만, “여름이다”라는 말에 배어있는 어감이 전과 같지 않다. “여름이다”에 흔히 동반되어 있던 환성, 기대, 설레임은 퇴색한 느낌이 분명하다.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한여름은 방학이고 휴가철의 기간이지만, “여름이다”라고 하면 이제 어떤 부정적 감정이 뒤섞인다. 가수 조용필이 불렀고, 이승기가 다시 부른 “여행을 떠나요” 같은, 여름을 찬미하는 곡도 느낌이 전과 같지 않다. 여전히 여름철에 휴가를 가고 여행을 떠나지만, 그곳에서도 재난문자는 어김없이 날아든다. “폭염,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무더운 시간 야외활동(작업) 자제, 그늘지고 시원한 곳에서 정기적인 휴식, 충분한 물 섭취로 온열질환 예방바랍니다.1)” 최고기온 기록이 수시로 갱신되고, 열대야(최저기온 25도 이상), 초열대야(최저기온 30도 이상)의 행진이 기록적으로 이어지는 여름은, 두렵고, 피해야할 어떤 기간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폭염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8월2일에 계획되어 있던 엘지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트의 울산 경기는 폭염으로 인한 최초의 경기 취소 기록으로 남았고, 8월4일에도 두 경기가 폭염으로 열리지 못했다. 높은 기온에도 강행한 8월3일 잠실 경기에서는 온열질환으로 관중이 응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호우주의보 발효... 논밭 물꼬, 배수로 작업자제, 하천, 계곡 출입금지 및 야영금지, 산사태, 급경사지, 인명피해 우려지역 접근금지.” 급속하게 만들어지는 비구름과 집중호우로 한반도의 강우 방식이 바뀐 상황에서, 휴가지는 대피해야 할 “인명피해 우려지역”으로 갑자기 전환되기도 한다. 이제 “일기예보”는 지금의 날씨 패턴에 맞지 않게 되었다. 하루의[日] 기후[氣]를 예측하는 일기(日氣)예보가 아니라, 반나절 단위, 혹은 4시간 단위의 (반나절기예보, 네시간기예보와 같은) 날씨 예보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여름이 예전 같지 않다. 여름은 이제 모순적이다. 여름은 여전히, 도시를 떠나 휴가 가는 때인데, 그 휴가지가 너무 뜨겁다. 휴가 기간 중 날 잡아 야구장 표를 예매했는데, 야구장의 지면 온도는 50도가 넘어간다(경기가 취소된 울산의 야구장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즐거운 휴가의 때인데 마음이 편치 않다. 이렇게 여름을 즐겨도 되는가? 과연 즐길 수 있는 여름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위험스러운 고온의 시기를 휴가 여행으로 즐기려는 모순이 지금의 여름을 과거의 여름과 차별화시킨 ‘꺼림칙한 휴가,’ ‘의문스러운 휴가’와 같은 형용모순이 말이 되는 시기가 지금의 여름이다. 이 모순은 기후위기 시대에 문화와 기후가 충돌하는 현상 중 하나다. 문화는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기후위기 시대의 기후는 예상을 벗어나는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모순이 드러난다. 호주에서는 기존의 휴가문화를 수정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타즈메니아대학의 데이비드 보우맨(David Bowman) 교수가 호주사회가 실천하는 12월과 1월 휴가철이 산불 시즌과 겹친다는 이유를 들어 그러한 제안을 하였다2). 매년 산불이 만연하는 남반구 호주의 여름철인 12월과 1월 대신에, 가을에 해당하는 3월과 4월로 휴가 기간을 바꾸자는 제안은 호주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2019년 2020년 사이 여름에 발생한 호주 최악의 산불은 휴가철을 바꾸자는 제안을 크게 회자되게 하였다. 기후위기 시대에 지금까지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상충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계절에 맞게 해오던 일들을 예전과 같이 할 수 없다. 농사일도 마찬가지다. 열매가 열리고 맺힌다는 의미에서 왔다는 “여름”이라는 계절은 그만큼 농사일이 바쁜 기간이다. 『내경』의 표현으로 하면, “번수(蕃秀)”의 하삼월(夏三月)은 하늘 땅의 기운이 다른 어느 계절보다 더 열심히 교감하는 시기이다3). 그만큼 식물들도 “번수”하게 변화하니, 잡아주고, 뽑아주고, 거둬들이는 농사일이 바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온이 고공행진하는 지금의 여름은 농사일을 위험에 노출시킨다. 들에 나가지 말라는 문자가 수시로 쏟아지는 여름이다. 중첩된 모순 키리바스는 여름의 나라다. 적도 부근에 위치해 있어서, 여름이 아닐 때가 없다. 하지만 키리바스도 이전의 여름과 다른 여름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항상 여름이지만 나름의 계절 변화가 있었던 키리바스에 그 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있다. 건조한 시기인 아우 미앙과 습한 시기인 아우 마이아키의 순환이 없어지고, 아우 마이아키만 계속되는 힘든 여름이 이어진다. 거기에 최고기온 마저 올라간다. 이미 더운 적도 부근도 기록 갱신하는 기후변화의 고온을 피할 수 없다. 적도 부근도, 고위도 지역도 모두 기온이 상승하지만, 문제는 저위도에서 더 심각하다.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고 기온은 기록을 갱신하고 있지만, 그래도 키리바스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 어업을 위해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고, 코코넛 열매를 작업하기 위해 밖에서 일을 해야 한다. 코코넛 열매껍질을 깎아내고, 햇볕에 말리는 코프라(copra) 작업은 키리바스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많은 키리바스 사람들이, 특히 수도 타라와 밖의 외섬 사람들에게 코프라 작업은 필수적인 경제활동이다. 작업한 코프라를 정부에서 수매하고 그 대가로 현금을 지불하는 방식은 지금의 키리바스 사회를 지탱하는 경제활동이면서 또한 사회복지의 형식이다. 하지만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코프라 작업은 위험을 수반하는 일이 되고 있다(첨부한 사진은 햇볕에 말리고 있는 코프라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코코넛 열매를 따고, 모으고, 이동시키고, 껍질을 벗기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여름은 모순적이다. 예전의 그 계절이 아니므로 모순이 된다. 모순은 남쪽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최근 사회과학에서 국제 지역 간 차이를 말할 때 사용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 글로벌 노스(global north) 사이의 격차는 기후문제에서도 분명하다. 글로벌 노스에서도 여름은 심각하지만, 그 심각성의 정도가 글로벌 사우스에서 가중된다. 특히 사우스의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심화된다. 고온 갱신의 여름 햇볕 아래에서라도 일을 해야만, 그나마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온열병으로 인한 건강 문제와 먹을 것을 먹지 못하는 모순적 상황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결된 모순 남쪽에 모순이 중첩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온실가스 배출자와 그에 의한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노스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사우스에 더 심각한 피해가 집중된다. 키리바스의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는 0%이지만, 해수면은 높아지고, 섬에서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또한, 상승하는 고온에도 밖에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지금 한국에서 이 글을 쓰고 있지만, 키리바스가 그렇게 멀지 않은 느낌이다. 비행기를 네 번 갈아타고 이동한 한국과 키리바스의 거리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모두 멀지만, 키리바스의 문제가 딴 나라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키리바스의 해수면 상승은 남의 일이 아니다. 기후위기의 문제를 키리바스는 먼저 경험하고 있지만, 또한 모순이 중첩되어 있어서 더 가시적이지만, 그 위기의 문제들은 노스의 국가들에도 재연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여름의 모순이 그것을 말하고 있다. 여름이 모순된 것은 이전의 여름 기후와 다르기 때문이다. 여름의 모순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또한 모두 모순을 경험하고 있다. 그 여름의 모순으로 키리바스와 한국은 연결되어 있다. 기후위기 시대의 지구는 모순으로 연결된 세계로 드러나고 있다. 1) 이 글에서 예시로 든 재난문자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제시된 실제 재난문자를 참고로 하였다. 다음의 웹사이트 참조. https://www.safekorea.go.kr/idsiSFK/neo/main/main.html 2) 다음 참조. David Bowman(2020) “As Bushfire and Holiday Seasons Converge, It May Be Time to Say Goodbye to the Typical Australian Summer Hodiday,” The Conversation. 3) 『내경內經』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 중 “夏三月 此謂番秀 天地氣交 萬物華實”를 참조하였다. -
“마약 오남용 예방은 의료기관에서부터”[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병·의원의 투약내역 보고 의무를 강화한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소병훈 의원이 공개한 식약처·경찰청의 ‘최근 5년간 연도별 연령대별 마약류 처방 현황(‘23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는 1991만명(국민 2.56명당 1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처방 건은 1억340건, 처방량은 18억9411개에 달했다. 특히 의료용 마약류 중 ADHD 치료제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는 최근 5년간(‘19~‘23년) 청소년 처방 건수가 89% 급증했는데 연도별로 살펴보면 △‘19년 6만6415건 △‘20년 6만5685건 △‘21년 7만8261건 △‘22년 9만9742건 △‘23년 12만5739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4년5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으로 적발돼 수사 의뢰된 마약류취급자(의료기관)는 총 368건으로, 이 가운데 ‘졸피뎀’, ‘프로포폴’ 등 오남용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최면진정제와 마취제의 경우 전체 적발 건수의 48%(177건)를 차지했으며, △진통제 82건 △식욕억제제 70건 △ADHD 치료제 20건 △항불안제는 19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적발된 A의원은 진료기록부에 투여 시간 등 투약량의 근거가 되는 상세내역을 미기재한 채 피부미용시술 환자에게 최면진정제와 마취제를 11회(‘22년 4~5월) 투약하기도 했다. 현행법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경우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으나 긴급한 사유가 있거나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소병훈 의원은 “오남용 우려 여부는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해야 알 수 있음에도 현행법상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투약내역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돼 있어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투약내역 확인을 고의로 건너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라는 문구를 삭제, 암 환자의 통증 완화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제30조(마약류 투약 등)에 제3항 신설을 통해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할 경우 △긴급 사유가 있는 경우 △암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 식약처장 및 통합정보센터장에게 투약내역 제공을 요청해 확인하도록 명시했다. 소 의원은 “우리 사회에 마약 중독 및 관련 범죄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특히 마약 중독은 선제적 예방이 중요한 만큼 의료기관에서부터 오남용돼 처방되지 않도록 법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청소년을 포함한 환자들이 마약 관련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사회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소 의원을 비롯해 문정복·문진석·서영석·안태준·이기헌·이병진·이수진·전진숙·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전종덕 의원(진보당)이 참여했다. -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로 자보 진료수가 조정 시 5년 치 진료수가를 정산해야 할 수도 있다”<편집자주> 박노민 변호사(법무법인 김장리)는 최근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심평원으로부터 현지확인심사를 받은 의료기관의 사건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박노민 변호사의 기고문을 통해 현지확인심사와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부분을 소개한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개정(24.7.10.부터 시행중)으로 심평원이 5년 이내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대한 현지확인심사를 할 수 있게 돼 막대한 금액의 지급(정산)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해오던 진료, 차팅 및 청구에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있는지를 검토해 현지확인심사에 대비하고, 현지확인심사를 받게 될 경우 신속하게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를 통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삭감 또는 조정 통보를 받았다는 한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실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는 최근에 시작된 일이 아니다. 심평원은 오래전부터 한의 의료기관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현지확인심사를 늘려가면서,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3개월분(청구에 따라 심사 중인 1개월분 진료수가에 더하여 그 전에 이미 심사가 완료된 2개월분까지)의 진료수가에 대해 현지확인심사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자동차손해보험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에서 이미 심평원의 심사 및 보험사의 지급이 완료된 진료수가에 대해서도 5년 이내라면 다시 심사 및 조정을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신설, 시행 중이므로 자동차보험 진료 비중이 큰 한의의료기관들이라면 반드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법률 및 시행규칙에서 현지확인심사에 관하여‘제공받은 자료(진료기록부 등)의 사실 여부 및 진료수가 청구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현지를 방문하여 확인하게 할 수 있다(자동차손배법 시행규칙 제6조의3 제2항)’고 하여 현재 심사 중인 사안과 관련해 확인이 필요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확인할 수 있었고, 이미 심사가 끝난 진료수가의 재심사에 관하여는 법률의 근거가 불명확했다. 심평원, 지급 끝난 수가까지 다시 심사하고 조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현지확인심사를 통해 이미 심사와 지급이 끝난 진료수가까지 다시 심사하고 조정 통보를 해왔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의료기관에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 결과, 조정(삭감)되었으므로 이미 지급한 해당 부분 진료수가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게 됐고, 이에 의료기관은 금액이 크지 않거나, 다투는 것이 번거로울 경우 보험사에 해당 금원을 지급하기도 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법률대리인을 선임하여 적극적으로 다투는 것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자동차손배법은 보험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대한 분쟁이 신속하게 종결되도록 하기 위하여 심평원의 심사결과에 대하여 다투는 방식을 엄격하게 정해둬, 그 같은 방식과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당사자들 사이에 심사 결과대로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오래전부터‘심평원이 현지확인심사 등으로 이미 심사 및 지급이 완료된 진료수가에 대하여 다시 조정 통보를 하더라도, 보험사가 자동차손배법이 정한 방식으로 원래 심사결과에 대하여 이의제기 및 심사청구를 하지 않았다면 당사자들 사이에서 심평원의 심사결과 내용으로 합의가 성립되었고, 심평원의 조정결과 통보가 당사자들을 구속할 수 없으며, 따라서 의료기관이 심평원의 조정결과에 따라 보험사에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판시해 왔다(대법원 2022.7.28. 선고 2022다 220441 판결 등 다수 참조). 이처럼 심평원이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심사 및 지급이 끝난 진료수가에 대하여 다시 심사를 하고, 이로 인한 보험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분쟁과 혼란이 계속되는 한편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로 인한 자동차보험 재정 부족 및 보험료 인상에 대하여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오고 있다. 실제로 심평원이 최근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722억 원이었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가 2023년 1조4888억 원으로 10년 사이 5.5배 증가했다고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미 2020.7.10.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으며, 결국 2024.1.9. 자동차손배법 개정까지 이르게 됐다. 국회는 2024.1.9. 자동차손배법 제12조의3을 신설(2024.7.10. 시행)하여, 심평원은 ①거짓이나 부정한 방법, 착오 등의 사유로 자동차보험진료수가가 잘못 지급된 경우, ②의료기관이 청구한 날로부터 5년 이내 기간의 진료수가에 대하여, ③이미 심사결과에 따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가 지급된 이후라도 지급된 자동차보험진료수가를 확인·조정하여 통보할 수 있고, ④이 경우 보험회사와 의료기관은 조정결과에 따라 진료수가를 정산하여야 한다고 정했다. “대부분 의료기관이 반환할 의무를 지게 돼” 또한 위 조항에 따라 심평원이 진료수가를 재심사하는 경우(정해진 기간 내에 이의제기 및 심사 청구를 하지 아니하면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하여 더 이상 진료수가에 대하여 다투지 못하도록 하는)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3항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여 위에서 인용한 기존의 판례 법리가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 이는 법률로 이미 심사 및 지급이 종료된 진료수가에 대하여 무려 과거 5년 치를 다시 심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 진료수가가 심사조정된 경우 당사자들이 그 결과에 따라 정산까지 하도록 하는 법적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써,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잘못 지급’된 경우, (보험회사가 의료기관에 정산하기보다는) 대부분 의료기관이 지급받았던 진료수가를 보험회사에 반환(정산)할 의무를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조항은 의료기관에게 지나치게 긴 기간의 진료수가에 대하여 이미 심사 및 지급이 완료되었음에도 언제든지 심평원의 재심사를 통해 반환할 위험을 갖게 하며, 장기간 진료수가 및 이에 관한 법률관계가 확정되지 않도록 하므로 의료기관 측의 법적 지위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상당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 더욱이 한방 첩약 및 탕전료 부분에 대하여만 정산의무를 지게 되더라도 5년 치가 되면 그 액수가 상당히 커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기관이 존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자동차손배법 등 법령서 정한 절차에 따라 다퉈야” 그러므로 한의의료기관은 평소부터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 및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서 결정하는 구체적인 진료수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진료 루틴, 진료기록부 작성, 청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부분에 대하여 검토하여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해야 한다. 또한 현지확인심사의 대상이 될 경우 심평원의 조정 사유에 대하여 절차에 따라 다툴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고 대응하는 등 즉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금액이 상당하고 심평원의 조정 사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경우,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를 통한 조정 결과에 대하여 다툴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현지확인심사 결과통보를 받은 후 90일 이내에 심평원에 이의제기를 하여야 한다. 만약 이의제기가 기각될 경우 3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 심사 청구를 하여야 하는 등 반드시 자동차손배법 및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다퉈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심사조정 결과대로 확정(합의 성립 간주)돼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관련 문의는 이메일(nmp@kimchanglee.com)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탈북민, 정신적·심리적 원인 고려한 종합적 접근 필요”[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삼천리의료봉사단(단장 박지나·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은 4일 남북사랑나눔터(대표 윤예라) 소속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야외가 아닌 친한의원에서 진행된 이날 의료봉사에는 박지나 단장과 한봉희 원장(100년한의원)이 참여해 탈북민들의 현재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침·뜸 치료 등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탈북민의 경우 탈북과정에서의 극심한 공포와 불안, 탈북 과정에서 일행의 죽음을 목격하는 등의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돼 있다. 또한 정신적인 충격은 신체증상을 유발하거나 기저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는 등 탈북민들이 사회에 정착하는데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지나 단장은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오기까지의 상황 속에서 겪었던 마음의 상처는 물론 북한에 두고온 가족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 등을 함께 들으며 상담 치료를 진행했다”며 “더불어 신체적인 건강 상태의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맞춤형 한의치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단장은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탈북민들의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질병 뒤에 있는 정신적·심리적인 원인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삼천리의료봉사단에서는 탈북민들의 정신적·신체적인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봉사 이후에는 삼천리의료봉사단과 남북사랑나눔터간 간담회를 통해 직업체험 기회 제공 등 탈북민들이 사회에 정착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지나 단장은 “탈북민의 정착을 위해서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업과 관련된 필요지식과 숙련과정도 중요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목숨을 걸고 탈북할 때의 용기와 배짱, 불굴의 투지를 갖고 취업에 임한다면 사회에 정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회사생활에 있어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소통”이라며 “그 소통의 방식은 성실과 근면, 열정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상호간의 협력을 통해 탈북민들의 다양한 직업 체험의 기회가 마련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한의약계 독립운동, 민족적 대의인 동시에 삶의 현장서 펼친 생존투쟁”[편집자주] 오는 15일 ‘79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는 가운데 본란에서는 ‘한국의사학회지’에 게재된 ‘일제강점기 한의약계 독립운동 유형과 특징(박경목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이란 제하의 논문을 통해 한의약계 독립운동의 전반적인 특징을 알아본다. 이 논문에서는 한의학을 익힌 한의사와 한약재를 취급하는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펼친 독립운동에 주목, 일제강점의 현실을 타개하려 했던 그들에 대해 각종 통계를 통해 객관화된 데이터를 도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기록원에 소장돼 있는 독립운동가 판결문을 활용, 판결문 내 직업 표기에 의생(한의사)을 비롯해 매약상·매약행상, 한약종상·약종상, 의업, 침술업, 침의 등 한의약계 종사자로 판단되는 인물을 검색했다. 판결문 이외에도 수형기록카드와 일제측 경무국 보고서 및 기타 인물 자료 등도 함께 참조했다. 이같은 자료를 기초로 이 글에서는 한의약계에서 독립운동 전선에 나섰던 인사들의 △직업별 △출신 지역별 △연령대별 △운동계열별 △죄명별 △형량별 통계를 추출해 데이터화해 분석해 참여군의 특징 및 독립운동 유형을 객관적으로 파악코자 했으며, 더불어 독립유공자 및 수형기록카드 데이터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한의약계 독립운동의 특징을 제시했다. 집단적 대중투쟁보단 개인투쟁 및 장기적·계획적 투쟁 진행 우선 한의약계 인사 중 판결문을 통해 세부 직업이 확인되는 인물은 112명으로, △약종상(36명·32.14%) △한의사(33명·29.46%) △매약상(30명·26.79%) 등의 순이었다. 한의약계 종사자의 경우 매일 매일 대중과 직면하는 사람들로, 한의사는 의술을 일반에게 직접 시술하고, 매약상과 약종상은 약재를 취급하면서 면·군 단위, 크게는 도·전국 단위, 해외와의 거래로 활동 폭이 넓은직업이다. 즉 삶의 현장과 맞닿아 있는 그들은 일제강점기 겪었던 한국민의 현실과 민족적 차별을 매일 매일 체감했으며, 이들이 나섰던 독립운동은 민족적 대의인 동시에 삶의 현장에서 펼친 생존투쟁이라 할 것이다. 또한 나이의 경우에는 10대가 3명으로 극소수인 반면 20∼60대에 걸쳐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간 숙련이 필요한 한의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며, 더불어 5, 60대의 독립운동 참여비율이 다른 직능에 비해 높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운동계열은 △국내 항일(61명) △3·1운동(45명) △만주 방면(23명) △의병(16명) 등의 순으로, 독립유공자 1만7748명의 운동계열과 유사한 분포율을 보인 가운데 국내 항일 계열이 19.98% 높아 상대적으로 국내에서의 독립운동 비율이 높았던 특징이 있다. 또한 의열투쟁의 경우에는 한의약계의 참여 수치는 적지만, 독립유공자 그룹과의 비교 비율에서 2.31% 높게 나타나, 투쟁 방법에 있어 직접적인 타격형 투쟁의 비율이 높고, 집단적 대중투쟁보다는 개인투쟁과 장기적·계획적 투쟁 방식을 선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 글에서는 한의약계의 운동계열의 특징을 △국내 항일과 3·1운동, 만주 방면 계열에서의 참여 활발 △독립유공자와 비교시 국내 항일과 의열투쟁 분야에서의 참여율이 높음 △3·1운동과 같은 대중투쟁보다는 개별투쟁 및 장기적·계획적 투쟁의 참여 비율이 높음 등으로 분석했다. 한의약계 인사들, 민족주의 노선 ‘견지’ 또한 운동노선에서는 총 19가지로 세분화한 가운데 3·1운동의 참여가 45명(27.44%)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독립운동단체에서 활동’ 33명(20.12%), ‘의병’ 16명(9.74%), ‘민족종교 운동’ 12명(7.32%) 등의 순이었다. 이중 독립운동단체의 참여율은 대한독립애국단과 노인동맹단, 대동청년당 등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대한독립애국단에는 나병규·문봉의·조종대·이연수·이기헌이, 노인동맹단에는 강우규·김치보·안태순이, 또 대동청년단에는 김관제·민강 등 한의약계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죄명은 △보안법(45명, 34.35%) △대정8년 제령 제7호(29명, 22.14%) △치안유지법(15명, 11.45%) △모살미수(8명, 6.11%) 등의 순으로 나타나 3·1운동 참여자 비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특징적인 부분으로 1925년 5월 치안유지법 공포 이후의 수감 비율이 낮았다는 점과 사회주의·공산주의 계열의 운동노선이 적었다는 점이다. 이는 한의약계 인물들 대부분이 민족주의 성향이라는 점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한의약계 인사들은 전통적 의학을 수학해 공산주의보다는 민족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형량의 경우에는 징역 5년형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형량이 수형기록카드 기록 인물보다 비율이 높고, 그 이하는 낮았다. 이는 비교대상에 비해 한의약계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투쟁을 벌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조종대, 나병규, 강우규, 김병록 및 3·1운동에 참여한 고익진, 김보곤, 신선명, 이가순, 이윤석, 이중혁, 정광순 등 기독계열의 인사와 변태우 등 천주교 신자가 한의약계에 포진해 있었다. 더불어 한의약 종사자로 이동과 회합 및 한약방 운영이라는 이점을 활용, 독립운동을 전개한 경우도 있다. 실제 유경집·김치보는 자신이 경영하는 한약방을 연락 거점이나 자금 수합의 거점으로 활용했고, 민강·박성수·이원직 등은 한의사 또는 약종상이라는 직업의 이점을 활용해 문서 배포, 군자금 모집을 전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한의약 종사자라는 직업적 특성 적극 활용 이밖에도 민족종교 운동도 두드러지는데, 흠치교·청림교·태을교·무극대도·선도교·정도교·증산교·태극교 등의 종교에 입교해 12명의 인사가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이들 인사들은 주로 ‘치성금’의 형태로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고, 종교적 신념을 독립운동과 연계해 포교 활동에 주력했다. 이같은 사례는 한의약계가 사회주의·공산주의 노선보다 민족주의 노선에 치중된 양상을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다. “한의약계의 독립운동은 직업의 특성을 활용해 다양성, 직접적 타격, 민족주의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힌 박경목 교수는 “우선 일본군과 직접 교전하거나 고위 관리, 친일파 처단, 일제 주요 기관에 타격을 입히는 격렬한 투쟁 방략을 택했다”며 “또한 장기적·계획적 투쟁을 전개, 자신이 처한 상황에 상응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독립운동 단체에 참여하거나 민족종교 운동 등 지속적인 투쟁을 해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내·외에서 한약방이라는 거점을 통해, 그리고 한의사라는 직업적 특징을 적극 활용해 사람을 모으고, 독립운동의 연락 본부 및 자금 조달 역할에 주력할 수 있었다”며 “더불어 전통의학·기독교·민족종교 등 민족주의 노선의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며,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노선의 비중이 낮은 것도 특징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분석한 164명 가운데 독립유공자로 서훈받은 인물은 총 93명(56.71%)으로, 나머지 약 43%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자료 발굴과 연구를 통해 한의약계의 독립운동이 한국 독립운동사의 한 분야로 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