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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료대란, 의료영리화로 귀결되나?' 토톤회(30일) -
동신대, 한의학과 전문가 취업특강 ‘큰 인기’[한의신문] 동신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센터장 안민주)가 최근 한의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CEO 및 산업체 전문가 취업특강’을 열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특강에는 박지훈한의원의 박지훈 대표원장을 초청한 가운데 한의예‧학과 재학생 40여명이 참여해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박지훈 원장은 이날 ‘스포츠 한의학’을 주제로 스포츠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돕는 한의학적 치료법과 실제 사례, 부상 예방과 회복에 대한 한의학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박 원장은 어떻게 한의학과 스포츠 분야를 접목해 연구하게 됐는지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경험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과정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날 특강에 참여한 박소민 학생(한의예과 2학년)은 “현직자의 생생한 경험을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며 “스포츠 한의학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민주 센터장은 “다양한 특강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여러 분야로의 진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
박희수 원장, 강원특별자치도한의사회에 ‘은백탐방보감’ 200권 기증[한의신문] 박희수 원장(前 상지대학교 한방병원장)이 최근 강원특별자치도한의사회(회장 오명균)에 3000만원 상당의 ‘은백탐방보감’ 200권을 기증했다. 은백탐방보감은 박희수 원장이 대대로 한의약을 이어오거나 진료와 처방에 탁월한 명성을 가진 분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들의 환자 진료 경험과 처방을 정리한 임상 경험서이다. 박희수 원장은 상지대학교 한방병원장 은퇴 후 원주 우산동에서 한의원을 개원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난치병 환자들을 진료해오다 지난 8월 초, 고령과 건강상의 문제로 후배에게 한의원과 자신의 경험을 물려주며 완전한 은퇴를 했다. 오명균 회장은 “귀중한 임상 경험을 담은 은백탐방보감을 기증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강원특별자치도한의사회 회원 모두는 좋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책으로 남겨주신 박희수 원장님께 감사드리며, 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원장은 지난달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들 전체에게 은백탐방보감 350권을 기증한 바 있다. -
한의약진흥원, 2024 성과교류회 개최[한의신문]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직무대행 신제수)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은 27일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국제침술협의회 학회총회(ICMART, 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에서 특별세션으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 성과교류회’를 개최했다. 이번 성과교류회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연구 성과를 국제 무대에 공유하고, 국내‧외 한의계 연구자들 간의 정보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한의약 연구개발의 새로운 도전(New Challenge of Korean Medicine R&D)’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세부 과제 연구진을 초청, 사업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한의약임상진료지침의 미래(Future Prospective of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Korean Medicine)’세션에서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이준혁 단장은 “이번 성과교류회를 통해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 연구가 국제 학술대회의 성과로써 공유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한의약이 세계 전통의약의 표준으로 확산,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앞으로도 한의약 분야의 근거 생성 및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
ISOM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내년 대만서 개최 예정[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of Oriental Medicine, 이하 ISOM)가 27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제41회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임 사무총장 선출 및 ISOM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윤성찬 국제동양의학회 부회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ISOM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국제이사회와 창립 50주년 기념행사가 성공적으로 준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2024년 6월15일부로 전임 사무총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신임 사무총장 선출 건을 논의했다. 본부국인 한국지부에서는 이종안 이사(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를 신임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했으며, 대만·일본·한국 지부의 만장일치로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이종안 신임 사무총장(사진)은 “20여 년간 ISOM에서 봉사해 왔는데, 오늘 이 뜻깊은 날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며 “배원식 선생님을 비롯한 야가즈도메이·히로시 사카구치·선우기·소조무로가·홍순봉·첸치푸 선생님들의 노력과 헌신이 지금의 ISOM을 이루게 했다. 선대 선생님들의 빛나는 업적을 충실히 발전시켜 동양의학의 세계화로 이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년에 개최될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준비 현황을 논의했다. 내년 대회는 대만 지부의 주최로 8월30일부터 9월1일까지 타이페이 NTUH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제21회 학술대회에서는 ‘기술 및 통합 건강의 미래’ 주제로 90명의 발표자가 연구 발표를 진행하며, 9개의 회의실이 동시에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이사회에서는 ISOM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 2025년 ISOM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만에서 열리는 제21회 ICOM에서 특별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50주년 기념 책자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발간되며 ISOM의 지난 50년 역사를 담은 특별 영상과 기념 포토월이 함께 제작될 예정이다. 특히 대만 지부에서는 기념 넥타이와 넥타이핀을 제작할 계획이다. 원활한 행사를 위해 신임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각국 부사무총장을 위원으로 하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기금 사용과 기타 세부 사항은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
동국한의대, ‘제4회 동문교류회’ 성료[한의신문]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학장 김기욱)이 27일 동국대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상영바이오관에서 ‘제4회 동문교류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제21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동문회(회장 최유행)와 제44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이음학생회(회장 이나경)의 공동 주관으로, 일산한의학관 건립을 기념하고 동문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최유행 동문회장을 비롯해 배창욱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정주화 외래교수회장, 김기욱 학장, 김호준 학과장, 박원환‧홍승욱‧성현경‧박성윤‧임동우 교수, 이나경 학생회장 및 재학생 등 총 57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최유행 동문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동문, 교수, 재학생 간의 소통이 학교의 발전과 한의학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나경 학생회장은 환영사로 “동문교류회를 통해 다같이 소통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더불어 우리 학교의 전통을 견고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욱 학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동국한의가 걸어왔던 길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는 뜻깊은 날”이라고 밝혔다. 또 배창욱 한의협 부회장(졸업 9기)은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의 축사 대독을 통해 “인재 양성에 헌신하고 계신 동국대 한의과대학 교수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대한한의사협회는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한의학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졸업 9기)과 오세형 부산광역시한의사회장(졸업 7기)의 축사 또한 대독을 통해 행사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이어진 특별 강연에서 ‘일산 한의학관 건립의 역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정주화 외래교수회장은 “많은 동문 선배들의 도움으로 일산한의학관이 세워졌다”면서 “재학생들이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한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24년 동문회-학생회 공동 추진사업의 성과도 발표됐다. 최유행 동문회장의 ‘부항 화관법 임상 술기’와 김태열 한의사의 ‘매선침법 임상 술기’ 특강이 진행됐으며, 박종웅 부회장의 진로특강 시리즈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동문 의료기관 참관 사업은 학생 만족도 9점, 의료기관 만족도 8.5점(10점 만점)을 기록해 큰 호응을 얻은 가운데 동문회는 “해당 사업은 재학생과 동문 간의 실질적 연결고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 향후에도 중요한 협력 프로그램으로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동문과 재학생들은 이번 행사가 동문으로서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동문‧교수‧재학생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평가했으며, 김유종 동문(졸업 26기)은 “동문으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고, 기대 이상으로 유익한 행사였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태현 학생(본과 3학년)은 “학생들이 선배님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동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 한의과대학 동문회는 이번 동문교류회를 바탕으로 동문과 재학생 간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으로, 교실 단위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각 교실별 동문 명단 확보 및 교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고시 준비실 의자 교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
윤성찬 회장, 권영진 국회의원과 간담회(30일)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국 한의학에서 침구학과 외과의 치료술은 하나의 역사적 전변과정을 통해서 발전했다. 서적과 치료술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면 계통적 성격의 큰 그림이 그려진다. 크게 본다면, 첫째,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침구택일편집, 동의보감, 침구경험방, 사의경험방, 지산선생임상학특강 등으로 이어진 동의보감계통의 침구법, 둘째, 사암도인, 조세형, 김홍경 등으로 이어진 사암침법계통 침구술, 셋째, 이제마, 이병행, 권도원 등으로 이어진 사상의학계통의 침구술, 넷째, 사의경험방, 주촌신방, 의휘, 의방합편, 비전만병통치법 등에 수록된 각종 뜸법계통, 다섯째, 창진집, 치종비방, 치종지남 등으로 이어진 외과술계통, 여섯째, 침구극비전, 장진요편 등의 일본에 전파된 조선침술 김덕방계통의 침술로 구성된다. 아래에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나온 『한국 전통 침구기록 근거문헌 조사집』(2016년, 안상우, 이상훈, 차웅석, 김민선 저)을 참조하여 침구와 외과 전문서적 속의 침구외과술과 종합의서 속의 침구외과술을 담고 있는 문헌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 침구전문서적 속의 침구외과술 ◯ 1445년(세종 27년) 全循義와 金義孫의 『鍼灸擇日編集』: 침구택일법을 담고 있음. ◯ 1460년(세조 6년) 任元濬의 『瘡疹集』: 瘡疹에 관한 전문서적. ◯ 1559년 任彦國의 『治腫秘方』: 종창에 관한 전문서적. ◯ 1545〜1567(명종년간)에 간행된 任彦國과 제자들의 『治腫指南』: 종창치료법을 적은 전문서적. ◯ 1644년 許任의 『鍼灸經驗方』: 침구학관련 한국 최고의 전문의서. ◯ 조선후기 舍岩道人의 『舍岩道人鍼灸要訣』: 사암침법을 담고 있는 서적. ◯ 日人 甲斐德本의 『鍼灸極秘傳』: 金德邦의 침술 기록을 담은 서적. ◯ 1974년 李炳幸의 『鍼道源流重磨』: 사상의학침법인 태극침법을 소개한 의서. ◯ 1986년 조세형의 『사암침법체계적연구』: 사암침법에 대한 최초의 학술정 정리연구. ◯ 1989년 김홍경의 『동양의학혁명』: 한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정리한 사암침법 전문 서적. ◎ 종합 의서 속의 침구외과술. ◯ 1433년 朴允德의 『鄕藥集成方』: 보부상봉합법, 마교봉합법, 금창봉합법 등을 포함. ◯ 1477년 金順蒙의 『醫方類聚』: 장두상봉합법, 금창봉합법, 할후봉합법, 날정 등의 외과적 방법 정리. ◯ 16C 楊禮壽의 『醫林撮要』: 금창봉합법. ◯ 1613년 許浚의 『東醫寶鑑』: 침구택일법, 계족침법 등 침법 소개. ◯ 17C 『四醫經驗方』: 수산왜인구법, 우각구법, 우촉장출봉합법 등 소개. ◯ 1687년 申曼의 『舟村新方』: 오화혈구법, 기충구법, 연미혈법 등을수록. ◯ 1749년 趙廷俊의 『及幼方』: 벽적침법 소개. ◯ 1790년 李景華의 『광제비급』: 동치상목타하봉합법, 자문봉합법, 수산왜인구법 정리. ◯ 1799년 康命吉의 『濟衆新編』: 각권에 침구관련 내용이 산재함. ◯ 1855년 黃度淵의 『附方便覽』: 예막락침법, 화침법, 금창봉합법 등 수록. ◯ 1871년 『宜彙』: 오화혈구법, 수산왜인구법, 자와편입법, 첩종침법, 우각구법, 연미혈, 배종파침법, 기충구법, 우촉장출봉합법 등을 소개. ◯ 1894년 『藏珍要編』: 장진침법. ◯ 1913년 『單方秘要經驗新編』: 장두상봉합법. ◯ 1927년 『春鑑錄』: 금창봉합법. ◯ 1927년 『一金方』: 부손순피봉합법. ◯ 1929년 『壽世秘訣』: 화침법. ◯ 1933년 『秘傳萬病通治法』: 기충구법. ◯ 1996년 『芝山先生臨床學特講』: 形象鍼法 소개. -
“항암 치료를 받는 건 제 운명이 아닌가 봐요”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3개월마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처음 왔을 때부터 이렇게 말했다. “일을 그만둘 수가 없어서 치료는 안 받을 거고요, 검사만 주기적으로 해주세요.” 간과 허리 척추뼈에 전이가 있는 삼중음성 유방암 4기 환자였다. 삼중음성은 유방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유형이다. 당시 알려진 바로는 삼중음성 4기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평균수명이 13개월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하지만 그 13개월이 그녀에게는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의 의미는 없었던 모양이다. 30대 후반이란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커리어우먼으로서의 경력이 빛나기 시작할 시기이니까. 기약할 수 없는 3개월 뒤의 예약 수없는 고민과 절망 끝에 내린 결정임을 알기에 ‘지금 일이 중요한 게 아니니 치료받으세요.’라고 강요할 수는 없었다. 기약할 수 없는 3개월 뒤의 예약을 잡고 떠나는 환자의 뒷모습을 매번 볼 때마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눈에 꼭 담았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날도 CT 영상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몸 곳곳에 퍼져 있는 암의 경과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유방에 있는 거, 간이랑 2, 3번 허리 뼈에 있는 거 모두 지난번이랑 비교해서 20% 정도 진행되었네요. 평균적인 진행 속도랑 비교하면 느린 편이긴 한데 지금까지 한 검사 중에서는 속도가 제일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결과가 어떻든 매번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다가 진료실을 나서는 환자였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선생님, 이제 항암 치료 시작해 보려고요.” 같은 말을 다른 환자가 했다면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다”라는 대답부터 튀어 나갔겠지만, 이분이 처음부터 어떤 의지로 버텨왔는지 알기에 오히려 흠칫 걱정스러운 생각부터 들었다. 암 환자가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딜레마 “마음이 왜 바뀌셨어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환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쩔 수 없었다는 말투로 말했다. “사실 암인 거 회사에 말 안 하고 있었는데 점점 체력이 떨어지니 숨길 수가 없더라고요. 눈치가 보이기도 해서 사직서 내고 왔어요. 그리고 저는 어차피 혼자라 제가 번 돈 다 쓰고 가야 돼요.” 많은 암 환자가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딜레마였다. 사지가 멀쩡하다 보니 매일 침대에 누워만 있을 수도 없지만, 남들과 어울리며 같은 일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아픈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누군가 “그래도 암이 전염병으로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나아지지 않았냐”고 우리 환자에게 말하는 걸 본 적 있다(그 말이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한 건 아니길 바란다). 그래도 힘든 항암 치료 안 받고 1년 살았으면 선방한 거 아니냐며,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이어서 하는 환자의 얼굴은 체념한 듯 보이기도 했고 언젠가는 이렇게 될 거라 예상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항암 치료는 한 번 만에 중단되었다. 항암 주사가 들어가자마자 나타난 쇼크 증상이 나타나 몇 주간 치료를 받은 후 CT를 다시 찍었는데, 그 짧은 시간 만에 전신으로 퍼져버린 암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예약도 없는 정말 마지막 뒷모습 갑자기 진행이 빨라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원래 암이라는 게 이렇게 가늠이 되지 않기에 더 무서운 병이었다. “항암 치료를 받는 건 제 운명이 아닌가 봐요. 젊은 나이에 차장도 달았고, 돈도 많이 벌어봤고, 치료 안 받는 대신 나름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그러니 여한은 없어요. 아, 이럴 때 손잡아 줄 수 있는 짝지가 없는 건 좀 아쉬운 것 같네요. 아니, 차라리 혼자 놔두고 가는 사람이 없는 게 더 마음 편해요.”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을 덧붙이는 환자의 부탁에 퇴원 절차를 밟게끔 했다. 채비를 마치고 병동 문을 나서는 환자의 뒷모습이 뇌리에 박혔다. 이제는 더 이상 3개월 뒤의 예약도 없는, 정말 마지막 뒷모습이었다. -
한의대생 의료봉사활동, 역량 증대에 도움이 될까?한의과대학 학생들의 의료봉사활동이 봉사정신과 전공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할뿐만 아니라 전공 역량을 모든 방면에서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민정 교수는 대한한의학회지 9월호에 게재된 ‘한의과대학 학생의 의료봉사활동이 역량 증대에 미치는 영향과 의료봉사활동 지침 개발을 위한 설문조사’ 연구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올해 7월 8일부터 12일까지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한 한의과대학 학생 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전후 역량 변화를 분석했다. 전공 역량 증대 및 봉사정신 향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모든 역량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뤘다. 참여학생들은 의료봉사 전후로 지식(Knowledge), 임상 역량(Medical Competency),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on), 전문성(Professionalism) 모든 영역에서 핵심역량이 증가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도 의료봉사 후 개인 역량이 증가한 점과 일치하는 결과다. 특히 예과 학생들의 역량 향상이 본과 학생들에 비해 높게 관찰되었는데, 직접 환자를 대면하는 경험이 봉사정신과 전공 의학 공부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고학년이나 수련기간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술기나 환자 대면 등을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이 체험함으로써 생기는 뿌듯함과 동경해왔던 직업을 가진 듯한 희열 등이 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한 지역사회중심 일차의료 실천 경험이 장래의 의사의 역할로서 공감적 이며 사회문제에 책임성이 있는 의료 전문인으로 성장하게 한다는 기존 연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능력 중 보건의료인의 올바른 사명감을 함양시키기 위해 의학교육에서는 오래전부터 인성교육과 사회봉사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돼왔다. 의료봉사활동은 봉사자에게 정서적 만족과 행복감을 주며, 전공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쌓아 학습에도 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의료봉사활동은 보건의료 학생들의 전공능력에 대한 실습의 의미를 가진다”며 “선행 연구를 분석한 결과 대학생의 봉사활동은 봉사대상자보다 대학생 자신의 교육적인 성과가 더 크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진료 가이드라인 필요성 대두 이번 연구는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 향상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며, 더 나아가 의료봉사 진료 지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봉사활동에서 진료 지침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는데(38.2%), 의료봉사 지침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는 선행연구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학생들은 각자의 교육수준에 맞게 예과 1학년부터 본과 2학년까지는 예진, 본과 3학년은 본진보조, 본과 4학년은 본진을 담당하도록 임무를 분배받았다. 그러나 임무 수행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학교 정규교육과정만으로는 의료봉사 진료에 대해서 충분히 대비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진료 지침에 가장 포함되어야 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진료시스템’이 75.5%로 가장 높게 차지했다. 연구팀은 “의료봉사에 참가한 적이 없는 학생들이 30.18%, 1회가 28.3%, 2회가 22.64%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의료 봉사 경험이 적은 초보자인 것으로 볼 때, 의료봉사 활동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진료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봉사라는 특성상 의료기관과는 달리 대기실, 예진실, 진료실, 약재실을 직접 설치해야 하고, 의료봉사에 참여 하는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이 진료 활동의 전반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특수성을 가진다”며 “하지만 각각의 역할과 효율적 진료시스템을 포함하는 표준화된 지침이 없기 때문에, 의료봉사활동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 다음으로는 △침구치료 45.3% △환자관리 43.4% △진료환경 37.7% △감염관리 34% 순으로 여러 항목들에 대한 진료 지침의 수요가 모두 높은 수준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학생 의료봉사자들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봉사활동의 환경과 진료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 전반적인 영역에서의 지침의 수요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진료 지침 개발은 학생들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의료봉사를 수행하고,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감염관리’ 세부항목 중에서는 ‘침구치료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대처’가 67.9%로 가장 높았으며, ‘진단과 침구치료’ 세부항목 중에서는 ‘다빈도 질환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혈’이 60.4%로 가장 높았다. 또한 ‘한약치료’ 세부항목 중에서는 ‘적응 대상’ 71%, ‘적응증’ 50.9%로 높게 응답했다. 의료봉사 특성상 환자에게 적합한 약을 제조하기보다 구비한 약중에서만 처방이 가능하며, 매우 다양하고 세분화된 약을 구비해 놓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편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