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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력 수급추계위에 한의사 참여 보장돼야”[한의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주민)가 14일 전체회의에서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를 비롯 보건학계·환자단체 모두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 한의사 참여 보장을 촉구했다. 한의협은 1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단순히 양의사의 인력수급추계뿐만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수급추계하고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논의 과정에 반드시 한의사의 참여가 필요하며, 한의사가 배제된 의료인력 수급 논의는 의료체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양의계의 집단행동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도 신규 의사 배출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의협은 ‘지역필수 공공의료 한정의사’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 한의사를 통해 부족한 의료 인력을 충원하고, 의대정원 증가폭을 줄여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에 따르면 오는 2030년 한의사 1400명이 과잉 공급되는 것으로 추계됐으며, 2021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도 한의사는 2035년에 1300~1750여명이 공급 과잉인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원에 대한 변화는 없는 상태다. 한의협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 결과, 직역별로 과잉이 예상되면 정원을 즉각 줄이는 등의 조치를 바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도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며 “한의사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인력수급추계 연구 결과 과잉이 지적되며 감축이 필요하다는 발표가 있어 왔으나,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조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 참석한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이번 수급추계위원회 공청회에 대해 양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등 모든 보건의료 직능이 같은 비율로 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국가 보건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의료인들의 적정 수급을 정함에 있어 직역 간 우선순위는 있을 수 없기에 지금이라도 양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를 비롯한 치과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 직역별 정확한 인력수급추계를 최대한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면서 “만일 각 보건의료인력이 과잉 공급된 측면이 있다면 즉시 감축 등 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이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어 “한의협은 지난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개최 당시에도 이 같은 이유로 한의사를 활용해 의대증원보다 더욱 빠른 인력 수급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현실성 있는 양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이뤄지길 진정으로 바란다면 한의사의 참여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조건이 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정 수석부회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및 각 위원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앞서 여야가 내놓은 총 6개 ‘의대정원 조정법’에 대한 상임위 논의 당시 쟁점은 ‘수급추계위원회의 구성과 권한’으로, 특히 양의사단체는 수급추계위원회와 관련해 △독립성·자율성·전문성 보장 △의료전문가 중심의 위원 구성 △2026년도 의대정원 감원 등의 의견을 개진해 ‘계속심사’로 의결된 바 있다. 이번 공청회는 이에 대한 각 사회적 의견 청취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건학계, 환자·소비자단체, 양방의료계 관계자 12명이 진술인으로 참석해 각각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각계 진술인들도 수급추계위원회의 수급추계에 대한 객관성·공정성이 확보되도록 양의사 독점이 아닌 한의사를 비롯한 전 보건의료 직능과 수요자들이 동등한 비율로 구성돼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는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5개 보건의약 직역에 대해 매 3년마다 해당 직역별 인력 수급추계를 실시, 전국·지역·진료과목 단위로 추계모형에 대한 평가와 인력의 양성·교육·배치 등에 대한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면서 “총 21명 구성으로, 의료직역 추천하는 전문가 1/3, 공공역할 수행 전문가 1/3을 배치하고, 직역별 위원회 구성은 별도로 하되 가입자 대표와 공공대표는 모든 직역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이번 6개 법안들 중 보건의료 공급자 측에서 추천하는 위원이 수급추계위원회 또는 직종별 분과 위원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일부 법안들에 대해선 우려가 있다”면서 “단순히 참여 위원들과 전문가 또는 관료에 의한 논의와 결정이 아닌 폭넓은 사회적 관점과 다수의 전문가의 의견에 기초한 논의가 가능토록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형선 연세대 보건의학 교수는 “추계위원회가 심의·의결을 갖거나 ‘사실상’ 갖는 조직, 혹은 이해 당사자가 과반이 돼 결정이 주도되는 구성으로 가선 안 된다”면서 “추계위원회 구성에서 한의사, 의사, 간호사 등의 보건의료 직종들이 상호 간 보완성과 대체성을 갖는 점이 반영돼야 하며, 이를 위해 의결 조직에 양의사 직능 외의 보건의료 직능이 함께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의대생의 수업 거부와 전공의의 수련 거부로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는 과정이 반복되고, 이것이 성공사례로 전승돼선 안 된다”면서 “다양한 보건의료 직능에서 한쪽의 요구만 반영·강행된다면 불공정한 결정이 될 것이며, 특히 국민들이 이번 사태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급추계위원회와 관련해 △신속한 법제화 추진 △보건의료 직능단체 추천 전문가와 수요자단체 비율 동수 구성 △입학정원에 대한 권한, ‘의결’ 아닌 ‘심의’로 한정할 것 등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수급추계위원회를 의료직능단체 추천 전문가와 보건의료 수요자 전문가로, 그 비율을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면서 “의료공백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위해 정부와 양의계는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2026학년도 의대정원안이 도출되도록 서로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의학으로 비만 해결(空減)하고, 보건·복지 공감(共感) 이끈다”[한의신문] 비만은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닌 심각한 건강 문제로,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자리잡았다. 이에 한방비만학회는 1997년 창립 이래 비만 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를 축적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익적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2025년 3월 8일(토) 창립대회를 열어 회원들의 동의를 받아 (가칭)사단법인 한의공감(이하 가칭 생략)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본란에서는 사단법인 한의공감의 정원석 발기인 대표를 만나 창립 배경과 비전, 한의학적 비만 치료의 강점,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정원석 한방비만학회 회장 사단법인 한의공감 발기인 대표 Q. 사단법인 한의공감을 소개한다면? A. 사단법인 한의공감은 한방비만학회의 학술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비만 분야에서 국민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을 목표로 설립되는 단체입니다. 한의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의료, 교육, 보건, 복지 등 여러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입니다. '한의공감’은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비만을 해결하고(空減), 동시에 보건의료 및 사회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공감(共感)”을 바탕으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의공감은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하고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 나아가겠다는 우리의 다짐입니다. Q. 한의공감을 창립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는? A. 오늘날 비만은 단순한 외형적 문제를 넘어, 다양한 대사질환과 직결된 심각한 건강 문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질환은 국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방비만학회는 1997년 창립 이후 학회지를 중심으로 한의학적 비만 치료에 대한 학술적 근거를 꾸준히 구축해왔습니다. 연수 강좌와 학술대회를 통해 회원들에게 다양한 임상 치료법을 소개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왔습니다. 이제, 이러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비만분야에서 국민 건강과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방비만학회의 정회원님들, 여러 이사님들과 전임 회장님들의 뜻을 모아서 사단법인 한의공감을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Q.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A. 사단법인 한의공감의 주된 사업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의 한방비만학회에서 진행하던 비만의 연구 및 학술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한의비만진료의 근거를 구축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개발하며, 다양한 학술 세미나를 통해 회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학술진흥재단 등재지인 한방비만학회지를 연 2회 지속적으로 발간할 것입니다. 국내외 교류 및 협력사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방비만학회와의 협력하에 미주절식비만학회(American Board of Therapeutic Fasting and Obesity, ABOFO)를 창립하여, 비만 및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적 절식요법을 미주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해외 비만 연구자와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입니다. 또한 ABOFO와의 협력하에 국제학술지를 창간, 발행할 계획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익 및 공공복지를 위해서 각종 맞춤형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자체 및 보건소 등 공공기관과 협력하여 한의 비만 관리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그 이외에 의료봉사나 각종 복지관련 사업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의 비만 연구 용역사업이나 의료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용역사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우리사회에 필요한 유용한 지식들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Q. 기존 한방비만학회의 학술 연구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 계획인가? A. 학술연구는 연구로만 끝나지 않고 현실에 어떤 형식으로든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마황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지침이라던지, 비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 등은 한방비만학회의 학술연구성과가 한의임상에 적용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한의비만진료의 학술적 근거 마련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맞추어 디지털 헬스케어의 적용, 한의학적인 지적재산의 개발 및 확보, 새로운 한의 의료기술의 임상적용 연구 등을 통한 근거 마련 등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을 모색하겠습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한의 비만진료 레지스트리 구축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근거창출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한의학적인 비만 관리 방법을 소아청소년부터 성인 노년층까지 적극 적용하여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Q. 한의학적 비만 치료가 가지는 독보적인 강점은? A. 한의학적 비만 치료의 독보적인 강점은 개인의 내부 환경을 변화시켜 몸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고 균형을 찾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유전적 특성과 더불어 외부 및 내부환경의 영향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거나 질병이 발생합니다. 비만 역시 에너지 섭취와 소모, 축적과 대사와 같은 내부환경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은 이러한 내부환경을 조절하여 살찌는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에너지 대사 효율을 높이고, 균형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의학적 비만 치료의 핵심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한의공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은? A. 기존에도 한방비만학회에서는 회원의 보수교육과 정회원 관리를 통하여 정회원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의비만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한의공감에서는 비만 관리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이를 더욱 확대하여 관공서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여 더 많은 분들이 이러한 성과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한의공감의 향후 5년 목표는? A. 새로 창립한 단체가 늘 그렇듯이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 최대 목표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목적사업들은 기존에 해왔던 부분들도 있지만 새로이 진행하는 사업들도 있습니다. 각 사업들의 성공적인 수행을 도와주실 수 있는 한의 의료 관계자를 비롯하여 의료정책, 헬스케어 전문가, 사회복지 전문가 등 직능별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당장 감당할 수 있는 일들부터 시범삼아 하나씩 수행하여 법인의 사업 기틀을 다지도록 하겠습니다. 5년 이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하여 더욱 확장되고 발전하는 법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사단법인 발기인 대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A. 앞서 설명드린 대로 법인 명칭인 한의공감의 “공감”이 핵심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갈등을 줄이고 신뢰와 협력을 증진하여, 사회 속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것이 우리 ‘사단법인 한의공감’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Q. 한의신문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앞으로 사단법인 한의공감을 지켜봐 주시고 많은 조언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뜻이 맞는다고 생각하시면 적극적인 참여도 언제든지 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네팔인은 또 하나의 히말라야다떠나기 며칠 전부터 수염을 기른다. 반쯤 하얀 수염이니 마스크를 쓰고 진료할 수밖에 없다. 3개월 지난 펌 머리가 숫 사자 갈기 같다. 수염과 모발을 방치한 방황의 젊은 어르신은 아직 철들지 않았다. 하긴 남자들 철들면 돌아올 수 없는 저 먼 길로 간단다. 아직 철없이 지내기로 했다. 여행은 현실을 벗어난 일탈이다. 현실 환경과 다를수록 여행의 깊이와 의미가 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으로 새로운 시간을 꿈꾼다. 다른 문화 언어 음식 풍광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 역시 가슴을 두근거리는 그 무엇이 숨어 있다. 그 무엇을 꼭 집어 표현할 수 없어 더 가슴이 아리다. 화려한 흉통. 여행은 고생조차 설레인다. 그 여정은 성찰을 동반한다. 그래서 떠난다. 네팔에 간다. 두 존재를 만난다. 네팔인과 히말라야다. 미지의 그곳, 히말라야 미지(未知). 예민한 걱정과 벅찬 기대가 교차하는데, 후자의 영역이 더 넓고 크다. 그동안 히말라야 3대 트레킹 코스를 다니며 느끼는 그 무엇이 있었다.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 쿰부 지방의 벅찬 칼라파타르(5600m), 야생화의 넓은 평원을 지닌 랑탕밸리와 고사인쿤드. 에베레스트 로체 안나푸르나 다울라기리 마차푸차레 푸모리 아마다블람 7~8000m 위용을 보면서 걷는데, 숲속의 마을 주민을 만난다. 검게 그을린 주름의 할아버지, 수줍은 눈의 어린이. 2~3000m 숲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삶을 마치는 사람들. 의료 혜택을 기대하지 않고 그저 히말라야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 아마 죽음의 원인도 모른 채 태어난 땅에 묻히는 사람들, 지금도 쌀밥 달바트 음식을 거친 손으로 먹는 사람들. 몸은 씻지 않고 옷은 세탁하지 않는 셍활이 부끄럽지 않는 사람들, 그저 맑은 눈과 미소로 살아가는 사람들. 나마스테 – 나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정중히 인사합니다. 마치 선승의 화두 같은 그 언어는 곧 신앙이요 생활이다. 어쩌면 히말라야보다 더 가까이 만나고 싶은 존재들이다. 서로 같은 심장을 가진 호모사피엔스. 트레킹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들을 만나고 싶었다. 직업을 통해 교감하고 싶었다. 그래서 1년 전 랑탕 헬람부에서 순다리잘 - 타레파티(4600m) - 멜람치강 타게르강 트레킹하면서 이동 한의원을 개원(?)했다. 침, 갖은 약재 등을 꾸리고 포터를 한 명 더 채용하고 트레킹을 겸한 의료활동을 했다. 난생 처음 혈압 체크하고, 손 끝에서 피 한 방울로 혈당 측정하는 그 신기한 의료 행위가 생경한 사람들을 만났다. 고산 마을 주민들은 한국 한의사의 첨단(?) 진료에 놀라고, 한국 한의사는 그들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놀랐다. 다시 1년이 지나고 설 연휴 안팎 2주 일정으로 네팔을 찾았다. 2번째 진료실을 차린 셈이다. 반은 진료, 반은 트레킹 일정이다. 그래서 필자의 전담 가이드인 N과 함께 그의 고향을 찾았다. 작년 곁에서 한의 진료를 보던 N이 이번에는 그의 고향에서 의료활동을 제안, 부탁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너덜거리는 버스로 6시간만에 도착한 도시는 Gorkha. 거의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심하게 흔들리고 먼지가 동행한다. 큰 짐을 버스 지붕 위에 잔뜩 싣고 좌석이 차야 떠난다. 네팔의 버스는 신차가 출고되고 폐차될 때 까지 세차하지 않는다. 겨우 장마 소나기로 쌓인 먼지를 씻을 뿐이다. 10년차 가이드 N은 한국어를 더듬거리며 말하고 영어는 능숙한 베테랑이다. 네팔 사랑이 지극하다. ‘어느 나라는 화성에 간다는데, 우리나라는 도로 포장도 안되었어요’ 사실 한국의 경부선 같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와 제2의 도시 포카라 구간 족히 10시간 걸린다. 도로거리 204km인데 하루 종일 걸린다. 중간 정류장에서 식사하고 또 다시 먼지 날리며 달린다. 한국의 몇 십 년 전 모습, 하지만 우리처럼 발전할 가능성이 희박하여 더 답답한 나라. 먼지와 무질서의 네팔을 생각하면 여행객의 머리가 무겁다. 고르카에서 지프를 대절하고 너덜거리는 산길을 달린다. 뿌연 먼지가 뒤쫒아오는 산길은 여름 장마에 유실될 것이다. 하지만 저만치 다락논이 보이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산간 마을이 참으로 평온하다. 곡식이 가득한 다락논은 마치 그림 같지만 그 내면은 척박하다. 비료 농약 용수시설 등이 없는 그곳의 농법은 순전히 하늘에 맡겨야 한다. 히말라야를 품고 있는 그들, 그 산을 위안 삼아 살고 있다. 주민들은 히말라야가 있어 터 잡았고, 이제 히말라야는 그들의 존재로 혼자가 아니다. 어쩌면 두 존재는 동반자이리라. 1시간 30분만에 도착한 마을은 N의 고향 롤랑. 그의 친구가 마중 나왔다. 그 친구 집에서 진료하기로 연락한 상태. 맨발로 나타난 친구는 마르고 검게 그을린 얼굴이다. 준비해 간 30kg의 의료용품 등을 번쩍 들고 집으로 향한다. 우리들의 건강을 위한 ‘황톳길 맨발 걷기’는 호사이다. 사전 연락한 상태라 서서히 환자들이 진료소(?)를 찾는다. 툇마루와 방안의 삐긋거리는 2개나무 침대가 전부이다. 집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데 어디서 오는지 꾸준히 주민들이 모인다. 아마 서울의 살찐 의사가 좋은 약 많이 들고 올 거라고 사전 고지한 상태이니 기대가 컸으리라. 1년 전 진료 경험으로, 혈압과 혈당 검사만으로도 진료라는 생각으로 다시 히말라야를 찾았다. 하지만 침, 구, 부항은 물론 운동기 소화기 호흡기 순환기 환제와 엑기스를 넉넉히 준비했다. 가이드 N이 친절한 통역사다. 침 시술, 한약 일주일분. 한약과 더불어 준비한 구충제를 한 알씩 처방한다. 손으로 먹는 식생활은 위생에 취약하다. N은 300인분 구충제를 자세히 설명하느라 바쁘다. 기다란 대기줄을 보면 조급증이 나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 차분히 꼼꼼히 허리를 세운다. 오후부터 한약을 5일분으로 줄인다. 아무래도 준비한 한약이 부족할 것 같다. 진료부에 환자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이런 저런 증상을 꼼꼼히 기록한다. 언제? 1, 2년 후 다시 이 마을을 찾을지 모른다. 그럼 재진 환자가 될 테고 진료에 참고가 될 증상을 기록한다. 모든 환경이 생경한 롤랑 2800m 숲속 마을(백두산 천지보다 높다), 다락논에서 감자 마늘 야채 바나나를 재배하고 염소 물소를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름 번지르르한 한국 한의사는 편작 또는 허준선생일 것이다. 명의는 아니지만 최선의 의료인이어야 한다. 그런 다짐을 한다. 히말라야에서 느낀 것 오전 7시에 시작한 진료가 서서히 해가 저 멀리 히말라야 산속을 지나 일몰을 준비한다. 서서히 다가오는 히말라야 산간마을의 어둠이 밀려온다. 침침한 불을 밝히고 진료는 지속된다. 어두워질수록 기온이 내려가고 의료인은 하품이 잦다. 그래도 히말라야 기운 때문인지 눈동자가 초롱초롱하다. 그들과의 소통이다. 그들과의 교류이다. 작은 나눔이다. 나마스테. 나의 또 다른 나에 대한 봉사일 뿐이다. 다음날 일찍 서둘러 도보 1시간 거리 학교가 있는 윗마을을 찾았다. 마을 회관 같은 먼지 나는 시멘트 바닥을 청소하고 간이 침대와 책상과 의자를 준비한다. 이 마을은 훨씬 주민이 많아 서서히 잔칫집 분위기이다. 찾아오는 환자 때문에 겁이 나는 것은 처음이다. 꼬마들은 진료보다 혈압기가 궁금하고 혈당 측정이 신기하다. 그리고 선물받은 한국 볼펜과 치약 칫솔은 어젯밤 길몽 덕분이다. 척박한 땅에서 거친 일을 하는 주민들의 허리, 무릎, 어깨는 멀쩡할 수 없다. 준비해 간 침, 간접구, 부항요법, 그리고 정성 처방을 한다. 얼마나 큰 결심으로 찾았던가. 얼마나 기다린 히말라야 왕진인가. 한의학은 본디 혜민(惠民) 의학이거늘. 실천하고 싶었다. 어두워지기 전 진료를 마치고 어제 그 마을로 내려가야 한다. 저 멀리 설산이 선명한데 마나슬루이다. 마을 주민들은 매일 저 만년설을 보고 지낸다. 마나슬루 어느 한 봉우리가 마을을 지킨다. 척박한 마을은 저 설산으로 결코 외롭지 않다. 그 만년설은 친구, 스승, 의료, 교육, 신앙인지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진료를 마치고 아랫마을로 내려가는데 어둠이 몰려오고 마나슬루의 만년설이 더욱 선명하다. 무슨 인연 있어 이 먼 마을을 찾았는지 히말라야의 하늘을 바라본다. 거친 바람도 히말라야에 오면 순해진다. 폭풍 낙뢰도 히말라야에서는 그저 미풍 섬광일 뿐이다. ‘의료 봉사’라고 찾은 히말라야 숲속 마을, 명함을 내밀면 안 된다. 일몰의 마나슬루가 빙그레 웃고 있다. 진료 3일째. 준비해 간 한약재가 동났다. 준비해간 혈당 측정에 필요한 란셋이 떨어져 할 수 없이 침으로 손끝을 자극하여 채혈 측정한다. 알코올 솜이 바닥나 포장 알코올 스왑을 반으로 잘라 사용한다. 한약 환산제가 떨어져 거의 모든 환자에게 침구 시술을 한다. 의료 혜택을 더 드리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한약재, 혈당 스틱, 알코올 솜, 란셋은 소진되고 의료인의 체력도 고갈되어 더 이상 진료할 수 없다. 5일간 계획된 진료는 3일간으로 단축되고 말았다. 생각보다 고혈압 환자가 많다. 아마 선천적 1차성 고혈압 환자로 사료된다. 염분 섭취 과다의 식생활을 무시할 수 없다. 덥고 추운 기온이 반복되어 음식이 대체로 짜다. 낮의 고온과 노동은 염분을 원한다. 생각보다 80대 90대 어르신이 많다. 의료 시설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장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기 건강 검진을 받지 않는데, 장수 식품을 먹지 않는데, 정기적인 근력 운동하지 않는데, 영양 식단이 아닐텐데 오랜 수명을 유지한다. 아마 맑은 숲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맑은 산소는 천기(天氣)이다. 하지만 더 특별한 이유는 숲속 마을의 인정(人情)이라 여겨진다. 그들은 한 가족처럼 지낸다. 물질이 빈곤하지만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며 마음의 풍요를 유지한다. 부족 씨족 사회처럼 모두 친인척의 관계로 살아간다. 모두 형님 누나 아버지 어머니로 존재한다.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넉넉함이다. 척박한 땅이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촉촉하다. 훈훈한 인정이 활성산소를 없애고 질병을 예방한다. 다툼 경쟁하지 않는 순수는 원기를 생한다. 이익사회(게젤샤프트)가 아니라 공동사회(게마인샤프트)를 본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 큰 교훈을 얻는다. 배품은 성찰, 계발이니 얻음이다. 그리고 삶의 확장성이다. 네팔인과 히말라야는 눈물이다 진료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이제 트레킹이다. 원래 트레킹 일정은 최소 10일 이상이어야 제대로 설산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진료로 반을 사용하여 짧은 코스를 선택했다. 마르디 히말(Mardi Himal)은 안나푸르나 옆 산자락으로 4일간 일정이면 충분하다. 늦게 개발된 코스로 산길이 순하고 주위 풍광이 아름답다. 걷는데 이골이 난 트레커들에게 좀 심심하지만 가족과 같이 다닐 수 있는 산길이 이어진다. 히말라야를 보고 싶은데 등산이 겁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이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보다 코스가 편하고 능선따라 설산과 호흡할 수 있다. 포카라에서 지프로 1시간 거리, Khare에서 오르기 시작한다. 히말라야다. 매번 벅차다.작은 능선과 돌계단을 반복하며 오른다. 숨이 차지만 흥분된 감동이 밀려온다. 아직 열정과 체력이 있으니 감사하다. 1시간여 만에 도착한 오스트레일리아 캠프는 구름이 점령했다. 저 멀리 하얀 눈으로 덮힌 산군들이 보여야 할 텐데 하얀 구름이 차지했다. 일출이 아름다워 하룻밤 묶는 롯지인데 영 불안하다. 다음 날 아침 일출이 어려울 것 같아 트레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구름이 산뿐만 아니라 방문객의 가슴까지 뒤덮는다. 트레킹 2일째, 구름의 히말라야를 걷는다. 구름의 히말라야는 한국 마을 앞산과 진배없다. 그저 흙산이요 돌길일 뿐이다. 저만치 보일 만년설은 옥양목에 가려 볼 수 없고 내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날 숙소인 포레스트 캠프에 도착하여 한국인을 만났다. 가이드 포터없이 혼자 처음으로 히말라야를 찾은 30대 한국 남자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건너편 ABC 오르는 코스로 가야 하는데 길을 잃어 다른 하산길로 갔다 다시 오르는 길이란다. 5시간 산길을 헤매 얼굴이 창백하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코스인 란드룩 까지 가야하는데 히말라야의 해는 저 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네팔에 가면 지갑을 반쯤 여는 것도 품격이다. 옹색한 여행객은 히말라야를 즐길 자격이 부족하다. 조금 후 30대 초반의 한국 여자가 당나귀 타고 나타났다. 그녀의 가이드 겸 포터에게 왠 당나귀냐고 묻는다. 트레커가 지쳐 5천 루삐(5만원) 주고 빌린 당나귀도 지쳐 있다. 주위 사람들이 한심하다는 표정이다. 명품 등산복에 화려한 패딩을 입었는데 체력은 싸구려다. 용감하고 도전적인 한국인? 무모하고 무지한 한국인? 어느 쪽인지 모른다. 아무튼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히말라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만년설을 보고 걷는 산길은 사유(思惟)의 시간이다. 보통 2~3주 트레킹은 차라리 짧은 수행이다. 6000m 이하의 설산은 이름조차 없는 무명의 산이다. 걷고 또 걷는다. 히말라야 방문객들의 숙소인 Lodge의 밤은 어둡고 춥다. 해지면 어둠과 추위가 몰려온다. 서서히 물질과 풍요는 사라지고 히말라야의 거친 바람과 추위가 엄습한다. 그동안 즐겼던 문화와 물질은 사라지고 이제 추위만 남았다. 무언가 외로움 허전함, 심연의 고독이 찾아온다. 도시인은 불안하고 도시가 그리워진다. 차가운 손수건으로 하루의 땀을 닦고, 머그잔 한 컵의 냉수로 양치하고 정리해야 한다. 5000m 오르면 산소는 해수면의 반이다. 고산증이 발생하면 심장 폐 뇌가 망가져 생명이 위험하다. 도시 물질에서 느끼지 못하는 외로움은 잔인하지만 괜히 수행자의 고행같다. 어려움이 있어야 성숙한다. 쾌락만 있으면 발전 보다 퇴행의 영역이다. 고통이 있어야 성숙할 수 있다. 춥고 외로운 공간으로 자신을 몰아낸다. 그리고 퍼석이는 고독을 느낀다. 히말라야에 구멍이 숭숭난 건조한 외로움이 바람과 함께 떠다닌다. 그 바람을 맞는다. 그동안 물질로 느끼지 못한 인간 본연의 시간은 고독이다. 홀로 외로움, 인간은 본디 혼자이었으니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즐거움과 괴로움도 본인의 몫이다. 히말라야는 바위의 골산(骨山)이다. 바위산은 수행처이다. 히말라야는 트레킹코스이면서 기도, 염원, 수행의 공간이다. 네팔인과 히말라야를 보면 왠지 울컥하여 눈시울이 붉어진다. 기쁨과 슬픔의 염분 농도가 다르단다. 히말라야와 네팔인은 환희와 애잔이 공존한다. 물질 없는 자연은 얼마나 고단한가. 순수만으로 살아가기 얼마나 힘들던가. 누가 네팔을 축복의 땅이라고 했던가? 네팔은 히말라야의 나라이다. 고산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 하고, 만년설을 보고 무한 도전과 품격을 배운다. 터벅터벅 걸으며 히말라야와 호흡한다. 저 깊은 히말라야로 들어간다. 트레킹중에 만나는 코흘리개 꼬마의 나마스테 인사는 참으로 순수하다. 그 꼬마는 작은 히말라야다. 준비한 볼펜을 건넨다. 수줍은 얼굴은 꼭 히말라야를 닮았다. 방문객은 순수에게 나마스테 인사를 건넨다. 그 순간 순수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거친 숨을 쉬는 트레커의 가슴에 벅찬 감성이 출렁인다. 눈시울이 뜨겁다. 히말라야가 신의 거처인 까닭이다. 3일째 숙소는 하이캠프(3550m), 일찍 도착한 롯지에서 따뜻한 밀크티를 마신다. 식사하고 휴식의 공간인 다이닝 룸에서 하얀 밖을 바라본다. 걷히지 않은 하얀 구름이 두텁다. 밤이 되면 히말라야의 구름은 사바세계로 내려간단다. 그래서 4000m 산에서 늦은 오후 일몰부터 설산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자정이 다가오면 구름은 스멀스멀 산줄기 타고 상승한다.가이드 N은 히말라야의 구름 이야기를 들려주며 트레커를 위로한다. 구름은 더욱 무겁고 두텁고 진하다. 트레커 보다 N의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다. 해 질 무렵 5시 지나 저 멀리 눈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 구름이 걷힌다. 롯지에 있던 트레커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모습을 드러낸 안나푸르나 남봉(7219m), 히운출리(6444m), 마차푸차례(6993m), 마르디 히말(5553m). 그리고 작은 산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기적이다. 황홀이다. 감탄, 감사, 그리고 경외이다. 한국- 카트만두-포카라- 카레, 그리고 험한 산길 3일째 만년설을 만난다. 긴 여정 만큼 신비의 깊이가 있다. 다음날 새벽 헤드 랜턴에 의지하여 뷰포인트에 오른다. 고산증 있는 사람은 롯지에서 쉬어야 한다. 2시간 만에 오른 4600m 뷰포인트에서 더욱 가까이 명산을 조망한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히말라야가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거대한 암벽이 큰 산맥을 이루고 버티고 있다. 병풍처럼 기다란 산군이 이어져 있다. 선명하다. 맑다. 히말라야, 지구의 척추 근간이다. 지구의 지지대이니 생명체로 존재한다. 작은 트레커는 잠시 그곳에 조심스럽게 기대어 본다. 히말라야를 꿈꾼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아침에 바라본 마차푸차레는 예전 모습이 아니다. 20년 전 ABC 오르며 보았던 마차푸차레는 설산이었다. 산 중간 허리까지 눈에 덮이고 꼭대기는 이름처럼 물고기 꼬리 지느러미 형태였다. 그런데 산 정상 주위 몇 점 눈이 전부이다. 눈이 녹아 검은 골산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마치 시한부 삶의 말기 환자처럼 수척한 모습이다. 빙하가 녹고 고산의 눈도 녹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가 히말라야에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20년 지나면, 아니 그 이전에 얼마 남지 않은 정상 부위의 눈도 녹아내릴지 모른다. 나마스테, 절박하여 불러본다. 요즘 히말라야는 변하고 있다. 트레킹 코스는 방문객들을 위해 산허리에 길을 낸다. 지프가 산 중간까지 들어간다. 안나푸르나 일주 코스 마낭(3540m)까지 차가 들어간다. 옛날에는 트레킹의 시발점이 820m 베시시하르 였다. 이제 차를 이용하여 한없이 산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고산증으로 다시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만 물질은 히말라야를 훼손하고 있다. 언젠가 8000m급 고산에 케이블카나 곤도라를 설치할지 모른다. 다국적 기업이 거금을 투자하고, 네팔은 그 거대한 프로젝트 승인하여 국고를 채울 기회가 생긴다. 변변한 기업이 없는 네팔 정부로서는 자연, 환경보다 현금이 절실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진입하기 좋고 공사하기 수월한 고봉에 전망대를 세우고 세계 관광객은 산소마스크 쓰고 지구 최고의 하얀 파노라마를 조망할 수 있다. 힘들이지 않고 그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네팔 정부는 허락할 수 있다. 8000m급 14개 봉우리 중 8개를 가진 네팔이다. 전 세계의 뉴스, 지구 최상 최고의 케이블이 물질과 자연을 연결한다. 한 10년쯤 지나면 일어날지 모를 재앙이다. 인간의 끝없는 도전은 끝없는 모순을 낳는다. 고지대 롯지에 불은 밝고 인터넷 와이파이도 터진다. 4000m급 롯지에도 태양광이 설치되어 자체 전기 생산되어 밤 9시까지 불을 밝힌다. 롯지 지붕의 검은 집광판이 이방인처럼 설치되어 있다. 불을 밝힌 식당, 객실은 밤의 생활이 가능하다. 몇 년전 까지 롯지에서 와이파이 이용료를 내고 사용했다. 몇 천원의 이용요금을 내고 한국으로 소식을 전했는데, 이제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롯지마다 ‘Wi-Fi Free’를 내걸었다. 고산에서 주식거래를 하고, 인터넷 뱅킹, 그리고 집으로 사진이나 문자 카톡을 보낼 수 있다. 유튜브를 보며 고독을 물리칠 수 있다. 침잠 은둔의 땅 히말라야에 물질이 들어와 번잡하다. 조용히 사유하고 싶은 트레커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과 물질을 공유하고 있다. 히말라야 공간에서 물질과 풍요는 오염물질일 수 있다. 혼란스럽게 변하는 히말라야. 그 본질이 훼손되는 것 같아 왠지 우울하고 답답하다. 삶의 골드 마운틴 정상 부근의 하얀 만년설은 히말라야를 지킨다. 4계절이 아닌 한 계절로 살아가는 히말라야는 묵언과 정적이다. 하지만 생명체로 존재하는 그 하얀 설산은 하루 2번 변신한다. 해 뜰 무렵 붉은 일출이 설산에 걸치면 하얀 설산은 붉게 변하는 Gold Mountain이 된다. 어쩌면 방문객에게 귀한 선물을 안겨주는지 모른다. 그리고 또 한 번 해질 무렵 일몰의 골드마운틴은 환호이다. 하루의 고단한 다리를 위로하고 지친 호흡을 토닥거린다. 붉은 산을 보며 그동안 삶의 여정을 회상하고 회한에 젖는다. 히말라야와 함께 침묵하고 사색에 든다. 트레커들은 기억한다. 일출 보다, 일몰의 골드마운틴이 더욱 선명하고 진하고 아름답다고 추억한다. 하루를 마친 히말라야의 태양은 그렇게 비추고 또 하루를 마친다. 허리 굽은 트레커는 스틱에 의지하여 한동안 일몰의 골드마운틴을 즐긴다. 자신만의 골드마운틴을 갖는다. -
정부 “의료개혁 착실히 이행…2차병원 구조전환 방안도 마련”‘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민수 제1총괄조정관 주재로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관계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가 참석했으며 비상진료체계 대응상황 및 향후 계획, 지자체 비상진료 운영 상황, 부처별 조치사항 및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 2월 첫주 기준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전체 종합병원의 입원환자 수는 9만5105명으로, 전년 동기(9만 5,981명) 대비 조금 낮은 수준이다. 전체 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7485명으로 평시보다 약간 높은 수준(101.6%)을 유지했다. 응급의료의 경우 전국 412개 응급실 중 세종충남대, 속초의료원을 제외한 410개 응급실이 24시간 운영 중이다. 지난 10일 기준 27종 중증·응급질환 진료 가능 권역·지역센터는 전체 181개소 중 평균 100개소로, 2024년 10월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월 첫주 기준 응급실 내원 환자는 일 평균 1만3642명으로 평시의 76.2% 수준이다. ◇의료개혁 추진 정부는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의료개혁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권역응급·외상센터 병상 등 유지가 필요한 병상을 제외한 일반병상 3620개를 감축하고, 중환자실을 112개 증설했다. 또한 사업 시작 이후 2024년 12월까지 지역 내 진료협력병원 간 전문의뢰 건수는 56%, 전문회송 건수는 233%로 대폭 상승했다. 더불어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32개 병원에서 전문의뢰 환자 전용 진료시간을 운영해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지역 주민에게 신속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지역·필수의료 생태계의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2차병원 구조전환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의료개혁특위 산하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원회 등을 통해 지역 내 의료수요를 대부분 충족시키면서 응급 등 필수의료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을 지원·육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비급여·실손보험 개편, 의료사고안전망 강화 법안 마련 등의 과제들도 현장 전문가, 소비자 등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해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통해 발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민수 제1총괄조정관은 “정부가 의료를 정상화하고 전공의 개개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 어떠한 협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마음”이라며 “의료계가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의에 나서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
[신간] 암의 완전치유로 가는 길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최적의 암 치유법을 설명한 ‘암의 완전치유로 가는 길(도서출판 전나무숲)’이 발간됐다. 이 책은 선재광 대한보구한의원장과 이혁재 리체한방병원장이 저술했다. 암은 만성질환이다. 어느 날 느닷없이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걸려 생긴다. 하지만 암은 평소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적인 통증 정도의 수준이라 정기검진에서 발견되거나 다른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우연히 의사로부터 “암입니다”라는 진단을 받으면 그 자체로 충격이다. ‘암에 걸리면 평생 재발의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 ‘암에 걸렸으니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한다’, ‘치료를 받다가 죽을 수도 있으며,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머리카락이 전부 빠지는 등 극한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와 같은 극단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암=죽을병’으로 연결돼 환자는 순식간에 절망과 공포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학병원의 의사들은 환자를 위로하거나 안심시키는 것이 아니라 암 3대 표준치료에 돌입시켜 암에 대한 공포를 키우는 데 앞장선다. 사실 암은 우리가 이렇게 공포를 가질 질병도 아니고, 죽을병도 아니다. 암은 우리의 일상과 상관없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느닷없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우선 암은 발병 원인이 너무나 명확하다. 암의 구체적 발병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암이 생긴다’는 사실은 동서양의학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암에 대한 공포를 물리치는 일도 의외로 간단하다. 면역력이 약해져서 생긴 것이 암이라면 다시 면역력을 강화하면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처럼 암도 일상에서‘관리하고 통제하면서’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꾸준히 높이는 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새 암을 이겨내고 건강한 몸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암 치료에 대한 인식의 변화, ‘관리와 통제’ ‘암 치료’ 하면 서양의학의 암 3대 표준치료가 먼저 떠오른다. 물론 암 3대 표준치료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고, 암 3대 표준치료로 생명을 구한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서양의학의 암 3대 표준치료는 부작용이 심하고, 치료 과정에서 영양실조와 깊은 절망감으로 사망에 이르게도 하며, 항암제로 인해 또 다른 암이 생겨날 수도 있는 위험한 치료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다행히도 최근 서양의학에서 암 치료에 대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 암을 싸워서 이기고 억제하고 절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독한 치료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질병’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당장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보다는 종양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가장 앞장선 단체는 1913년에 설립된 미국암협회(ACS)다. 이 협회가 게재하는 글과 보고서 등은 미국의 주요 암 연구소와 연구센터 등에서 발표되는 글과 동일하게 ‘검증된 자료’로 인식될 만큼 신뢰도가 높다. 이처럼 신빙성 높은 협회에서 ‘암을 만성질환으로 관리하기’라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암이 안정되고 통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서양의학이 최근에 ‘관리와 통제’라는 인식에 다다랐다면, 한의학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이러한 인식을 하면서 암을 안정화하고 관리하는 치료법을 시행해왔다. 12세기경 중국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네 명의 의사 중 장종정은 ‘종양은 사람과 함께 늙는다’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종양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종양의 성장을 억누르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한의학에서 여전히 유효하고 치료법의 근간이 되고 있다. 암을 만성질환으로 보면서 꾸준한 관리로 상황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하고, 그 결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암에 대한 치료법으로 ‘정기를 보하면 덩어리가 저절로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듯 한의학의 암 치료법은 역사가 깊을 뿐만 아니라 ‘차후에도 암이 생기지 않는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서 암을 이겨내는 방향으로 치료하기에 이후에도 대부분 면역력이 유지된다. 게다가 집중 치료가 종료된 후에 환자는 집에서 스스로 얼마든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어갈 수 있어 더 이상 암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가 없다. 한의학이 명쾌하게 풀어준 암의 원인 7가지 그러면 암은 왜 생기는 걸까? 암의 원인보다 치료에 중점을 두는 서양의학과는 달리 한의학에서는 암이 생기는 원인을 자세히 밝히고 있으며, 환자마다 암이 생긴 주요 원인을 찾아 치료법을 선택해 적용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밝힌 암의 원인은 모두 7가지다. △칠정 : 한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이 되는 마음의 상태를 기쁨, 노여움, 걱정, 근심, 슬픔, 두려움, 놀람 등 7가지로 분류하고 칠정(七情)이라고 한다. 마음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요동치지만, 감당이 불가능할 정도로 마음이 들쑥날쑥 변화하거나 요동하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폭식을 하고 방에 틀어박혀 지내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일이 반복되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결국 평소에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생명을 좌지우지하고, 암과도 연결되어 있다. △노권 : 피로가 적당한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피로하고 신체가 손상되면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노권(勞倦)이라고 부른다. 노권이 해소되지 않으면 결국 신체의 가장 약한 부위에서부터 암세포가 자라고 쌓이게 된다. △식적 : 한의학에서는 음식과 몸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식적(食積)이라고 한다. 식적은 음식으로 인해 몸속에 독소와 노폐물이 쌓이는 것으로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 ‘소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생긴다. 소화 기능은 면역력과 직결된다.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것은 위장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이는 혈액 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고 활성산소를 만들어서 면역력을 떨어뜨려 결국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방로 : 한의학적으로 보면 성행위와 그로 인해 방출되는 정액은 생명의 본질적 요소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며, 인체의 소중한 정기와 생명력을 품은 물질이다. 따라서 잦은 성행위는 몸의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고 고갈시키며 생명을 서서히 갉아먹는 행위이다. 특히 자신의 체력에 비해 지나치게 자주 성행위를 해 정력을 너무 많이 소모할 경우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암의 원인이 된다. △담음 : 칠정-노권-식적-방로가 오래 지속되어 체내에 독소와 노폐물이 축적되면 담음이 발생한다. 담음은 신진대사가 무너져서 생리작용이 정체된 상태다. 체내에 독소와 노폐물이 쌓이고 수분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체액이 끈적해지면서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한다. 그리고 독소와 노폐물이 위장 등에 정체되어 각종 장기의 기능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담음은 정신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킨다. △어혈 : 암의 직전 단계에서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어혈(瘀血)이다. 어혈은 국소적으로 순환이 정체되거나 성분이 변화된 혈액으로, ‘흐름이 정체되거나 흐르는 속도가 떨어진 죽은 피, 더러워진 피’라고 할 수 있다. 어혈이 많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암과 만성질환을 촉발한다. △고혈당(당뇨병) : 당뇨병의 원인과 암의 원인은 태생이 같다. 요동치는 감정으로 인한 칠정, 나쁜 식습관으로 인한 식적, 누적된 피로로 인한 노권, 독소와 노폐물로 인한 담음과 어혈로 혈당이 오르면 만성염증이 발생하고, 만성염증은 암의 씨앗이 된다. 암은 고혈당일 때 더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 환자는 고혈당을 조심해야 하고, 당뇨병 환자는 암에 걸리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암을 관리하고 통제하며 암과 함께 늙어가는 생활 속 암 치유법 이 책에서는 한의학 암 치료법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 생활 속에서 암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생활습관(마음 관리)과 식습관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꼭꼭 씹어 먹어 혈당 관리하기, 패스트푸드 멀리하기, 간장·된장·청국장·현미식·통곡물 섭취하기, 커피는 조절하며 마시기, 보이차로 염증 억제하기, 웃음과 상상요법으로 긍정적인 마음 유지하기, 마음의 나사 하나를 풀고 살기, 걷기 운동으로 몸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장 해독하기, 풍욕과 냉온욕하기, 뜸·건식 사우나·족욕·고주파 온열치료로 체온 올리기 등이다. 이 방법들을 생활 속에서 습관으로 들이면 암뿐만 아니라 온갖 질병을 예방·치유할 수 있다. 불안에 대처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불안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제거하는 것이다. 이 책은 암 환자의 불안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실천 가이드이자 암에 관한 전략서다. 특히 일상에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러 한의학 치료법만 실천해도 얼마든지 암을 극복하고 암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암은 더 이상 저승사자가 아니다. 암에 대해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대학병원의 3대 암 표준치료의 실상을 바로 알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암 발병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고 치료하는 법을 스스로 직접 결정해야 한다. ‘내가 만든 암은 내가 고치겠다’는 마음으로 건강한 생활습관들을 매일 실천하면서 자신의 몸을 관찰해보자. 어제보다 오늘이 더 활력 넘칠 것이며, 한 해 한 해가 지나도 체력의 저하가 그다지 심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병원에 갈 일이 점차 줄어들고 내 몸은 더 강하게 암세포와 싸울 수 있는 정예 군대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책이 암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암 환자에게는 제2의 인생을 찾는 데 실용적인 지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라오스 비엔티안, 한의학으로 마음을 나누다”대전대학교 정의진 KOMSTA(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는 1993년 설립 이후 정부의 지원과 대상국 정식 의료 허가를 받아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지속적인 의료봉사 및 질병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단체이다. 이번 제176차 WFK-LKC KOMSTA 봉사단은 10명(한의사 4명·학생단원 6명)으로 구성되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미타팝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수행했다. 3일 동안 총 940명의 환자들이 진료소를 방문하였으며 침, 부항, 한약, 외치 연고 등 다양한 한의약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학생 단원들은 접수 및 안내, 진료보조, 약재 제공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10년 만에 재개된 라오스 의료봉사활동에 관심 뜨거워’ KOMSTA에서는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라오스에 단기 봉사단을 파견하여 현지 주민에게 한의약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현지 기관과 협력하여 한의약의 우수성과 효과성을 널리 알린 바 있다. 현지인들의 의료봉사에 대한 만족도 및 현지 의료인들의 한의학 치료에 관한 관심 증가로 2024년도 라오스에서 적극적으로 파견을 요청하여 약 10년 만에 라오스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게 되었다. 미타팝 병원 방문 경험이 있으신 한의사 선생님과 현지 의료진은 오랜만의 재회에 반가움을 표하며 따뜻한 인사를 나누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예상 이상으로 뜨거웠는데,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차를 타고 몇 시간씩 이동해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한의학 치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며,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 하였다. 또한, 현지 의료진 역시 한의학 치료법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으며, 봉사단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배우고자 하였다. ‘진료 중 마주한 라오스 환자들’ 첫째 날 봉사를 마친 후 한 선생님께서 “10년 전에는 라오스 환자분들이 대체로 기육이 실하지 않아 자극적인 치료는 지양하였는데, 오늘 환자분들을 보니 10년 전에 비해 체격이 많이 건장해졌고 기육이 튼튼해져서 놀라웠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시간이 흐르면서 환자분들의 신체 조건이 눈에 띄게 변화한 점이 놀라웠고, 이는 지역사회와 의료 환경, 식습관 등이 개선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어린 환자들도 많았는데, 소아마비부터 발달 지연, 지적 장애까지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었다. 치료를 맡은 한의사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마음 아파하셨고, 적절한 치료를 제때 꾸준히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며 아쉬워하셨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라오스 환자분들이 오랜 대기 시간에도 어느 누구 하나 불평이나 불만을 표하지 않았고, 순서를 새치기하는 일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환자들은 따뜻한 눈빛과 표정으로 치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라오스인들의 넓은 마음과 여유로운 삶의 태도를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봉사를 마치며’ 이번 봉사활동은 현지인들과 의료진에게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쌓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지속적인 협력과 발전 가능성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가 그들의 감사하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듯이 봉사단의 진심 어린 마음 또한 그들에게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일주일간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베풀며 살아가는 한의사가 되어야겠다. 마지막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신 원장님들과 주임님, 그리고 함께했던 단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시흥시한의사회,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 관리 나선다[한의신문] 시흥시(시장 임병택)는 12일과 13일, 드림스타트 취약계층 아동들의 건강관리 의료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시흥시한의사회, 배곧쥬니어치과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시흥시가 2025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드림이 건강지키미’ 사업의 첫걸음으로, 지역 의료 자원과 협력해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드림이 건강지키미’ 사업은 아동들의 신체 건강을 향상시키고 건강 문제를 조기에 예방하기 위한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해 아동들의 신체적·정신적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부담이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아동들이 필요한 치료를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시흥시한의사회는 아동들의 저신장, 저체중, 비만, 아토피 등 성장과 관련된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의 치료를 제공하며, 한의약 건강교육을 진행해 자연적인 치료법을 통해 아동들의 신체와 마음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정영미 시흥시 아동돌봄과장은 “이번 협약은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아동의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가 지연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흥시는 앞으로도 드림스타트 아동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지역 내 협력 기관과 함께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한의학 이끌 차세대 인재 양성·발굴에 앞장”[한의신문] 자생한방병원이 13일 경기도 성남시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제4회 자생 신준식 장학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번 전달식에는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을 비롯한 자생 임직원과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 학과장들이 참석, 한의계 우수 인재들에게 총 1억2000만원의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자생 신준식 장학금’은 미래 한의계를 선도할 우수 인재들을 발굴·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22년부터 운영돼 올해 4회째를 맞는 장학사업이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는 한의학 세계화와 후학 양성에 기여하고자 사재를 출연해 본 사업을 시작했다. 매년 선발되는 장학생 12명은 자생한방병원으로부터 등록금 1년 전액을 지원받는다. 또한 국내외 의료 전공 학생들과 한의 치료법 교육 및 실습을 받을 수 있는 ‘JS리더스’ 인턴십 참여 기회도 제공된다. 올해 사업에서도 전국 12개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의 학장·원장 추천을 받아 각 대학별 장학생이 선발됐다. 아울러 심사과정에는 독립유공자 후손과 외국어 능력자를 우대하는 사항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독립운동가·한의사 청파 신광렬 선생(1903~1980)의 뜻을 따르기 위함이다. 또한 한의학 세계화에 힘쓸 수 있는 외국어 능력자를 높이 평가했다. 실제 전달식에서는 일제의 횡포에 저항해 농민운동을 이끌었던 독립유공자의 증손자가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해당 학생은 “꾸준히 독립유공자 후손을 후원하는 자생한방병원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의학의 현대화와 대중화 발전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어 및 일본어 능력을 겸비한 다른 장학생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지 않는 사암침법 및 사상의학에 관심이 크다”면서 “앞으로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유방암 수술을 하신 어머니와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뒀지만,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벌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 등도 이번 장학생에 포함됐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은 “이번 장학금이 앞으로 한의학을 이끌어나갈 예비 한의사들에게 소중한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며 “장학생 모두 의술을 넘어 인술(仁術)까지 겸비한 의료인으로 성장해 한의학의 세계화를 이끌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생한방병원은 자생 희망드림 장학금, 자생 꿈나무 영화제, 한의사 직업체험 등 아동·청소년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울러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한 민족병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바탕으로 생존애국지사 의료 지원 등 다양한 보훈사업도 진행 중이다. -
수원시 팔달구보건소, 비만 관리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한의신문] 수원시 팔달구보건소가 한의학적 관점에서 비만 관리법을 알려주는 ‘도전 한방에 비만 탈출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민 25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오는 21일까지 팔달구보건소 1층 한의약건강증진실에 방문하거나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오는 24일부터 6월5일까지 팔달구보건소 3층 대강당에서 매주 월·수요일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내 몸 바로 알기 △한의약적 비만 관리법 △체질별 한방 식이 양생 △체지방 감소를 위한 기공도인 체조 운동 등으로 구성됐다. 팔달구보건소 관계자는 “지역주민의 질환 유병률을 줄이고 주민들이 스스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빈곤과 복지국가’ 주제로 제2차 복지국가포럼 개최[한의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송파구병)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회장 박일규) 복지국가위원회와 공동으로 ‘제2차 복지국가포럼(빈곤과 복지국가)’을 12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주은선 경기대학교 교수가 ‘공공부조와 빈곤 대책’, ‘연금과 노후소득보장’을 주제로 각각 발제를 진행했다. 또한 토론에서는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좌장으로 나섰으며,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와 문현경 국민연금공단 부연구위원, 김재훈 누림홈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남인순 의원은 “이번 포럼에서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국민연금 제도’와 대표적인 공공부조 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면서 “두 사회보장제도가 국민에게 든든한 안전망으로 작용하며 경제적 빈곤을 방지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다양한 복지제도와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잘 작동해 노후 빈곤이 완화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잘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일규 회장은 “복지국가포럼은 보편적 복지국가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정책 입법을 가속화하는 자리로 국회, 사회복지현장, 학계가 함께 해 의미가 있다”면서 “사회복지사는 국민의 복지권 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반 복지적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소리 내고 행동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태완 선임연구위원은 “수원 세모녀, 송파 세모녀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보장해주지 못하는 새로운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취약계층을 제도 안에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제도 개선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금과 노후소득 보장을 주제로 발제한 주은선 교수는 “시장에서의 불평등과 빈곤 문제 해결은 사회보장제도가 얼마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달려있으며, 공적 연금제도는 빈곤에 대한 사후적 대응 수단이 아닌, 적정한 노후생활 보장을 통해 빈곤을 예방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국가포럼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위원장 남기철)가 주관하고, 국회의원 14명(△남인순(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구병)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은평구갑) △소병훈(더불어민주당, 경기광주시갑)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서울강서구갑) △서영석(더불어민주당, 경기부천시갑) △이수진(더불어민주당, 경기성남시중원구) △정태호(더불어민주당, 서울관악구을) △김남희(더불어민주당, 경기광명시을) △김선민(조국혁신당, 비례대표) △박희승(더불어민주당, 전북 남원시장수군임실군순창군) △백선희(조국혁신당, 비례대표) △서미화(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장종태(더불어민주당, 대전서구갑) △전진숙(더불어민주당, 광주북구을)이 공동주최하는 포럼으로, 범사회복지계와 국회가 협력해 국가적 위기대응을 위한 보편적 복지국가 정책 입법 가속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창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