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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돌봄 통합지원 본사업 준비… 대덕구에서 시범사업 점검[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현장 점검과 전문가 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24일 대전 대덕구청에서 이기일 제1차관 주재로 ‘제7차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추진단 회의’를 개최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대덕구를 방문해 지역의료·장애인·돌봄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본사업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2026년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에 따라 전국적인 통합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시‧군‧구가 중심이 되어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하여 제공하는 사업이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1월부터 4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중이며, 올해부터는 돌봄통합지원법 취지에 맞게 노인뿐 아니라 장애인까지 포함하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앞으로 보다 구체적 시행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난 2월 17일부터는 고령 장애인을 포함한 노인에 대한 의료‧돌봄 필요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기존 시범사업 판정 도구를 고도화한 통합판정조사를 도입하였다. 종전에 통합지원 대상자의 서비스 욕구조사를 위해 활용해 온 선별‧심화평가도구는 약식 판정도구로서 의료‧돌봄 필요도 판단까지는 가능했으나, 구체적으로 서비스군을 분류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된 통합판정조사를 활용하면 의료 필요도와 돌봄 필요도의 경중에 따라 대상자에게 4개 영역으로 분류한 적정 서비스를 매칭하고 담당 공무원이 해당 영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제공하여 보다 효과성 높은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 대전 대덕구는 2025년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추진계획과 통합판정조사 추진현황을 공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자체와의 협업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하며 본사업 이행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했다. 또한 회의에는 지역의료, 돌봄, 장애인 복지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석해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로는 △이현기 전국보건소장협의회 부회장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 교수 △김경란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본부장 △김재영 국민연금공단 장애인지원실 부연구위원 △이상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총무상임이사 △김수경 국민건강보험공단 돌봄통합지원실장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개발센터장 △김주희 국민건강보험공단 돌봄통합지원실 사업운영 △한승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본부장 등 관련 기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범사업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올해는 장애인 등 대상자 확대 및 통합판정 적용 등 내년 3월로 다가온 통봄통합지원법의 내실있는 시행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언급하며 “통합지원 사업이 차질 없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권역별 지자체 설명회 등 홍보·안내와 서비스 확충 등 필요한 준비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보건복지부, ‘인증 원외탕전실’ 전국 21곳 발표[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한약 조제 과정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인증 원외탕전실’ 명단을 24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총 21곳의 원외탕전실이 공식적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번 인증은 시설, 운영, 조제 등 한약 조제 과정 전반을 평가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진행됐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증 받은 원외탕전실은 총 21곳으로, 이 가운데 일반한약조제 원외탕전실은 15곳이며, 약침조제 원외탕전실은 6곳이다. 인증 기간이 연장된 곳은 모커리한방병원 원외탕전실로 2025년 1월 31일부터 2029년 1월 30일까지 유지된다. 특히 자생한방병원 부산 원외탕전실이 이번에 새롭게 인증을 획득했으며, 인증기간은 2025년 2월24일부터 2029년 2월23일까지다. 이에 따라 인증받은 일반 한약 조제 원외탕전실 15곳은 △모커리한방병원(경기) △더한한의원(전남) △동의한방두앤목한의원(서울) △채움생한의원(경기) △포레스트요양병원 진안 원외탕전실(전북) △실로암한의원(전북) △도솔한방병원(경기) △동양허브장생한의원 제기동2관(서울) △자생한방병원 성남 원외탕전실(경기) △양산부산대학교한방병원(경남) △그린요양병원(광주) △온빛한의원 전주1관(전북) △자생한방병원 부산 원외탕전실(부산) △의료법인 휘담메디의료재단 하성한방병원(경기·소규모 인증) △북경한의원(충북·소규모 인증) 등이다. 또한 약침 조제 인증을 받은 6곳으로는 △남상천한의원(경기) △기린한의원 원주 원외탕전실(강원) △안중한의원(서울) △자생한방병원 성남 원외탕전실(경기) △자황한방병원(경기) △동서한의원(경기) 등이 포함됐다. -
한의협,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개선 방안 마련 국회 토론회’ 개최(24일) -
가지각색 한의 청구소프트웨어, 한눈에 알아보세요[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신입회원 및 소프트웨어 변경을 희망하는 요양기관 등을 위해 한의 청구소프트웨어 업체 운영 현황을 조사해 공개했다. 보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초기구입비 및 유지보수비용 이외에도 유지보수시간·지원형태까지 조사했다. 청구소프트웨어는 의원용, 의원입원용, 병원용이 있으며, 세분류하면 청구용, 전자서명용으로 구분돼 제공되고 있다. 협회에서 운영하는 한의맥#은 의원용이며 별도의 설치비 없이 유지보수비 9,900원/월에 서비스한다. 전자서명용은 설치비 330,000원, 유지보수비 11,000원/월이 발생하며, 대부분의 한의 청구소프트웨어는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자서명용은 별도의 서면기록부가 필요 없으며, 컴퓨터(프로그램)로 진료를 기록/저장한 후 전자서명하여 관리한다. 김동영 한의협 정보통신이사는 “다양한 한의 청구소프트웨어 현황 정보를 한 곳에 정리해 한의사 회원들이 본인에게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시 이와 같은 정보가 제공되도록, 심평원 회원서비스(요양기관정보마당)의 소프트웨어 현황 정보를 수시로 최신화하고 확장해 회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건의했고, 앞으로도 사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한의 청구소프트웨어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조사현황 상세내용은 링크참조> -
‘새내기 한의사를 위한 경혈초음파 강의’를 듣고…하성찬 한의사 (상지대 19학번) 16일 SETEC에서 열린 대한한의영상학회 주관 ‘새내기 한의사를 위한 경혈초음파 강의’에 참석했다. 이번 강의는 한의 임상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진단 및 초음파 유도하 약침 시술의 원리를 배우고, 실습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오명진 한의영상학회 교육부회장님의 복부 초음파 강의에서는 CT, MRI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초음파 검사를 활용하여 다양한 기질적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단순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들에게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예기치 못한 기질적 병변을 발견한 사례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여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환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초음파 검사를 활용하면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며,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안태석 교육이사님의 강의에서는 아킬레스건병증을 초음파 유도하 약침 시술로 치료하는 방법을 배웠다. 아킬레스건의 구조 및 건 주위염의 특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초음파를 활용해 특정 구조를 타겟으로 삼아 약침 시술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손의 감각과 해부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막연하게 침을 시술하고 침 치료의 효과를 경험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초음파를 활용함으로써 보다 정밀하고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하고 구조적인 치료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여 근거 중심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환자의 증상과 치료 과정을 초음파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시켜 줌으로써,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치료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 임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느꼈다. 강의 후에는 담당 원장님의 지도 아래 족태양경근 아시혈에서 비복근과 가자미근 사이 근막에 초음파 유도하 약침 시술을 직접 실습할 수 있었다. 초음파 영상을 보며 타겟 조직을 명확히 확인한 후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초음파의 활용이 시술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임상 현장에서 초음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강의를 통해 초음파가 한의 임상에서 가지는 가능성과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기존의 촉진 및 경험적 진단 방식에 더해 초음파를 활용한 영상 진단이 임상적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와의 신뢰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배웠다. 앞으로 임상에서 초음파를 적극 활용하여 보다 정밀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1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첫눈부터 폭설이더니 지난 주중 내린, 아마도 이번 겨울의 마지막이 분명한 눈까지도 함박눈이다. 셔틀버스 통근자라 눈 따위가 나의 출근에 지장을 줄 리 없다는 안도감 덕분인지 아직 철이 없는 건지 눈만 보면 그저 설렌다. 금세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더렵혀질 것이 뻔해도 목도리 위로 포개어지는 눈을 털어내며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을 뽀드득 소리를 내면서 평소 보폭의 반의 반으로 조심스레 걸어보는 일은 어렸을 때의 그것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은 흰 아주 흰 마음이다. 그래서 그 날도 이른 아침의 눈길을 만끽하고자 국회 내 한옥이 자리한 사랑재 앞뜰을 걸어보려는 생각으로 돌계단을 막 오르려는데, 얇은 살얼음과 한 쪽 부츠의 닳은 굽의 밑창이 만나 미끄덩! 오른쪽 어깨에 걸친 에코백이 주르륵 흘러내리려는 찰라 어깨를 추켜올려 하체를 버티던 힘을 살짝 상체로 옮기는 순간 slip down! 누가 볼새라 흩어진 짐을 정신 없이 챙겨 산책은 포기, 가장 가까이 보이는 코너를 향해 냅다 뛰어 버렸다. 다행히 다친 데 없고 보행은 이상 무. ‘휴우! 낭만 찾다가 무릎 잃는다. 제발 차분차분 쫌!! 이깟 눈이 뭐라고’했다가도 ‘그래도 이쁘쟎아!’ 속으로만 외쳐본다. 한국,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수면건강 관심↑ 주중의 피로를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독 잠이 많은 사람들은 “너는 겨울잠도 자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 있을 것이다. 기온이 떨어져서 먹이를 구하기 힘들고 체온 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생명활동이 동물들의 겨울잠이라고 할 때, 사람의 겨울잠에 가까운 긴 잠은 가족 봉사를 위한 주말 외출을 피하고자 선택한 필사적인 몸부림이 습관으로 굳어진 것일 수도 있고 그냥 잠을 좋아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잠을 좋아한다고 바로 잠들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많은 통증 환자들이 증상을 호소하며 자주 하는 대사는 “밤새 한 숨도 못 잤어요. 아파서”이다. 물론 한 숨도 못 잤다는 표현에는 과장이 섞여있겠지만 통증으로 정상적인 숙면이 불가능했다는 의미이다. 치료를 해 가면서 두 번째, 세 번째 방문을 했을 때는 “어제는 좀 더 주무셨어요?” 혹은 “통증으로 잠을 설치지는 않으셨어요?”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환자들로부터 “간만에 푹 잤어요. 진통제 안 먹고 중간에 안 깨고 아침까지 푹 잘 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덕분입니다”라는 반응을 들었을 때가 가장 기쁘다. 낮에는 업무로 인해 통증을 잘 모르고 넘기다가 정작 밤이 되면 몸이 통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편하게 자야지하고 누웠는데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아프더라는 사람들이 많다. 통증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숙면을 못 해서 통증을 더 느끼게 되기도 한다. 잘 자야 통증도 개선된다는 뜻이다. 야간통의 개선은 그래서 여러 의미를 지닌다. 수면 시장 보고서(2024년, https://www.giikorea.co.krP)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 수는 2018년 86만명에서부터 2022년 110만명으로 연평균 6.5%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에 따른 수면제 시장 규모 또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6.8%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한다. 야근과 과로가 필수인 ‘피로사회’로 정의되는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이다. 슬립테크(Sleep+Technology)라는 용어는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로 전통적인 매트리스, 베개, 조명을 포함하여 수면상태 모니터링 제품이나 수면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다양한 웰니스 기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안 해본 치료가 없다는 환자들은 기존의 의약을 포함하여 이제는 새로운 테크에 기꺼이 몸을 맡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면이라는 증상이 가지는 묵직한 정의는 크게 변한 게 없다. 최근 하지불안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자주 접한다. 증상의 애매모호한 시작과 아주 미미한 호전 그러다가 이유없는 갑작스런 악화 그리고 그 끝에는 늘 수면장애가 있었다. 『잠 못 드는 고통에 관하여』 (Richard Murray Vaughan, 루아크, 2017년 1월) 저자 RM 본(1965년 3월∼2020년 10월)은 작가이자 예술평론가다. 40년간 불면증을 겪으며 불면 환자들이 처한 외롭고 척박한 치료 과정을 기록했다.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비평가로서의 날카로움을 잃지 않은 채 불면의 문화를 파헤친다. - 의사의 진찰과 온갖 자기 치유 방법을 시도한 지 일 년이 다 되어갈 무렵 나는 아픈 사람들이 찾는 최후의 피난처, 곧 인터넷으로 관심을 돌렸다. 사이트에는 기막히게 상반되는 정보가 가득했다. -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나 하나만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이 내게는 조금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 - 불면증은 사람을 들볶는다. 불면증은 부글부글 끓는다. 잠재된 분노가 치솟으며 들썩인다. 불면의 문화에는 화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 불면증 환자는 진짜 자기애에 빠질 수 없다. 왜냐하면 늘 자신과 싸우기 때문이다. - 불면의 문화에서 더욱 무서운 측면은 처방의약의 본질적 내성과 자기치료의 남용이다. 이렇게 내성이 생기면 더 강한 새로운 약을 찾거나, 이제는 효력이 떨어진 예전 약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 광범위한 대중건강 문제를 중독성 있는 약물로 해결하려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해법은 그로 인한 중독을 키우고 산업화한다. 『하버드 불면증 수업』 (Gregg D. Jacobs, 도서출판 예문, 2019년 7월) 저자는 하버드 의대 및 메사추세츠 의대에서 30년 이상 종사한 수면 전문의이다.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 요법의 주요 개발자 중 한 사람이며, 수면제의 부작용과 위험에 관한 권위자이다. - 불면증은 마음과 몸, 그리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 현대 의학은 아직 불면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했다. 수면제는 만성 불면증 치료에 안전하거나 적합한 방법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잠을 잘 수 있다는 장점보다 훨씬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내가 불면증에 대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이 있다. 불면증을 정신질환이라고 간주하면 불면증과 연관된 낙인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고 환자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저해할 뿐이다. - 의사들은 수면제를 가장 효과적인 불면증 치료법이라고 생각하여 처방을 남발하는 경향이 여전하다. 또한 수면제 처방 건수는 줄었지만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수면 보조제의 사용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 5시간 30분의 수면, 즉 일부 수면 연구가들이 코어 수면(core sleep)이라고 부르는 수면만 취하면 주간 기능은 크게 저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단지 부족한 수면 때문에 불안할 뿐이다. - 수면제는 실제로는 수면을 개선하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기억상실 효과를 일으켜서 사람들은 잠에서 깨도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정기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한다면, 이는 밝혀지지 않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면증을 위한 마음챙김 기반 치료』 (Jason C. Ong, 학지사, 2020년 10월) 저자는 심리학 전공자로 행동수면의학 훈련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마음챙김에 기반한 불면증 치료(Mindfulness-Based Therapy for Insomnia; MBTI)에 대한 효용을 전달한다. - 침술과 마사지는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장 흔한 신체 관련 치료이다. 불면증을 위한 침술 치료에 대한 연구들은 상당한 문제가 있었고 연구의 질이 낮았다. 그러므로 불면증을 위한 침술 치료는 다소 촉망되는 치료 대안이지만 아직 효능성과 안전에 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 불면증을 위해 가장 가능성이 있는 마음-신체 개입은 명상일 것이다. 명상은 불면증과 관련이 깊은 각성 수준을 감소하는 개념적 모델에 적합하다. - 급성 수면 교란에서 만성 불면증으로 전환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면장애가 어떻게 유발되고 지속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 마음챙김은 내담자가 약물에 의존할 필요성을 없애고, 밤에 약을 먹고 잠을 자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 형성된 불안에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 (Marina Benjamin, 마시멜로, 2022년 4월) 저자는 논픽션 작가로 이 책은 잠 못 드는 시간에 찾아오는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기록한 에세이다. - 불면증은 여행처럼 자신이 뿌리내렸던 곳과 이별하는 경험이다. - 불면증에 사로잡히면 나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 죽음과 잠은 서로에 대한 은유이자 암시일 수 있다. - 불면증 환자들의 집합은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집단이지만 대부분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그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염병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사람의 신체가 호흡이나 소화, 호르몬 생성과 같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 수면제는 눈뜬 채 지새는 시간을 기억에서 지워버려 기억상실증을 유도하고 가짜 수면을 생산한다. 수면제는 불면증을 치료하지 못한다. 다만 증상을 억제할 뿐이다. - 현대 사회가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수면 제한이다. 불면증 환자에게 잠을 자지 못하게 하다니, 고문이 따로 없다. 『잠이 고장난 사람들』 (Guy Leschziner, 시공사, 2023년 8월) 저자는 수면전문의이자 신경의학자이다. 그가 출연했던 BBC 라디오 시리즈물 <Mysteries of Sleep>을 토대로 탄생한 책이다. - 잠자다 생기는 일련의 행동은 깬 동안에 나타나는 인간 행동의 스펙트럼을 반영한다. - 누구나 경험하듯 잠은 생물학적, 사회적, 환경적, 심리적 요인이 모이는 절대적 합류점이다. - 누군가의 잠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삶 속 요소를 모두 이해해야 한다. - 실제로 불면증을 겪는 이 중 절반은 정신질환 진단을 받는다. - 불면증과 심리적, 정신과적 문제 간의 관계는 엄청나게 복잡하다. - 우리의 과학은 이 방면에선 아직 유아기 단계다. 즉, 잠과 정신 건강 사이의 복잡한 관계, 그 밑바탕에 깔린 원리를 아직 완벽히 설명하지 못한다. - 불면증 약물요법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수면제, 특히 벤조디아제핀과 그 관련 약물이 훗날 치매를 일으킬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점점 쌓인가는 것이다. - 불면증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아니라 극초기 단계 알츠하이머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 수면인지행동요법은 불면증의 최우선적 치료법으로 추천되며, 약물요법은 단기 혹은 중기로 병행되는 수준이다. 오래 먹은 수면제를 끊을 때도 수면인지행동요법이 유용하다. 12·3 이후 ‘내란성 불면증’이라는 용어가 유행 중이다. 일반적인 알람 문자에도 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서 시간을 가리지 않고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는 게 공통적인 증상이다. 불면과 불안은 동전의 앞뒤처럼 한몸으로 움직인다. 불면증의 약물치료 부작용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은 많은 선택지 중에 한두 번 시도해 볼만한 정도의 딱 그 정도의 대안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한의학연 “침 치료, 수면장애 완화 원리 밝혀”, 2022.11.23.). 생약 성분이라 안전하다는 각종 수면 유도제 광고를 여기저기에서 자연스럽게 자주 접하게 된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그룹임을 강조하는 프랜차이즈 한의원 홈페이지에서 그들이 제시하는 불면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매뉴얼을 읽어본다. 현대의학적 치료 대비 경쟁력과 건강보험 안에서의 보장성은 다소 부족해도 환자들이 느끼는 안락감과 만족도는 높아 보여서 다행이다. 한의약적 수면장애 접근, 환자들의 안락감·만족도 높아 하루 두세갑 담배를 피우시고도 본인은 팔십 평생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다고 하시며 당신 건강에 자신감이 대단하신 전직 국회의원이자 현직 모 정당 고문이신 분이 요통으로 가끔 내원하신다. 원래도 짱짱하던 어르신이셨는데 지난 가을부터 댁 근처 공원에 조성된 황톳길에서 하루 삼십여분 맨발걷기를 하시면서 이젠 선잠도 물러가고 대신 숙면을 취하신다는 말씀을 건네신다. 숲길의 진정 효과인지 맨발의 지압 효과인지 황토의 성분 효과인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다 도움이 되었으니 이렇게 잘 자는 것 아니겠냐며, 전국 지자체가 이런 공원 많이 만들어 놓아서 결국에는 병원비를 아껴주는 셈이니 이런 게 진짜 복지라는 말씀도 보태신다. 21년간 폐선이었던 대곡역에서 의정부역(대곡-원릉-일영-장흥-송추-의정부)을 잇는 교외선이 2025년 1월11일 다시 개통되었다. BTS가 『봄날』 뮤비를 촬영한 곳으로 알려진 일영역이 바로 이 노선에 자리한다. 멈췄던 기차가 달리고 얼었던 마음이 훈훈해지는 봄날이 지척이다. 생각해보니 이번 겨울, 내란성 불면과 그로 인한 장기적 불안으로 어깨는 잔뜩 웅크린 채로 심장은 자꾸 먹먹해지는 상태로 힘들게 버텼다. 네 번째 함박눈이 서서히 그쳐가던 지난주부터 얼굴을 때리던 겨울바람도 이내 잦아들고 있다. 잠 못 드는 밤 창 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낭만적이다. 그 낭만을 다시 맛보려면 일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계절이 바뀌면 대기도 변하고 그에 따라 우리 몸도 변신을 꿈꿀 것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 길목이 그래서 가장 극적이다. 특히 2025년의 봄은 그 어느 해보다도 드라마틱한 장면을 많이 목격하게 될 것 같다. 과연 그 드라마의 장르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26대 신영석 원장 취임[한의신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26대 신영석 신임 원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영석 원장은 “만 26년 재직 이후 보사연에서 정년퇴직을 했고, 이제 다시 보사연의 원장으로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또 “보사연 재직 당시 주로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했으며, 보건의료 외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연금, 사회서비스 제도, 저출산 및 고령 문제 등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았다”면서 “앞으로 주어진 책무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직원 여러분과 함께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보사연 원장으로서 앞으로 한 달 동안 여러분과 다양하게 소통과 협의를 거치겠으며, 3년 동안 변치 않을 보사연 운영의 핵심 키워드를 먼저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신 원장이 제시한 보사연 운영의 핵심 키워드 3개는 소통, 국책기관의 역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제시했다. 신 원장은 “보사연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부 소통이 가장 중요하며, 세대 간, 직급 간, 전공 분야 간, 남녀 간, 연구와 지원 파트 간 충분한 의견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 원장은 “정부의 정책 결정이 보사연의 연구와 밀접하게 연계되기를 희망하며, 정부 정책 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우리 연구원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원장은 “일과 가정이 상호 보완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여, 두 요소가 균형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직원 여러분과 함께 의견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는 2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에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를 선임한 바 있다. 신 원장은 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 한국보건행정학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평가위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한의 청구소프트웨어 운영 현황 안내신입회원 및 소프트웨어 변경을 희망하는 요양기관 등 진료비 청구업무에 사용되고 있는 청구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여 한의 청구소프트웨어 업체 운영 현황을 조사한 바, 아래와 같이 안내하여 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대한한의사협회>. * 운영 현황 리스트에 없는 청구소프트웨어의 경우, 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요양기관업무포털]-[청구소프트웨어 검사·인증]-[심사청구SW조회]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 문의는 각 프로그램 업체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 본회를 제외한 업체는 가나다 순입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3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사상체질의학회에서는 1994년 8월 4일부터 5일까지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 민족의약연구소에서 연변조선민족의약연구소와 공동 주최로 ‘제1회 국제사상의학학술대회’를 개최한다(주관: 연변 조선민족의약연구소, 주최: 사상체질의학회·원광대학교 한의학연구소). 한국측 30여 명과 중국측 90여 명이 모여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 이수남 연변조선민족의약연구회 회장은 개막사를 통해 “이번 대회의 주요한 목적은 이제마 선생이 저술한 『동의수세보원』 100주년을 계기로 양국의 조선민족의학자들로 사상의학 학술을 총화제고함으로써 사상의학의 세계적 진출을 추진하려는데 있다”고 밝히고, “사상의학을 계승발양함에 있어서 나라나 학자간의 합작과 교류로 사상의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학술대회에는 모두 39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고병희 교수의 「한국의 사상의학 현황」을 비롯해 사상의학 이론, 체질변증에 대한 분석과 임상경험방 등 14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발표논문의 다음과 같다. 「한국의 사상의학 현황」(고병희·경희대), 「四象醫學發展簡史에 대한 고찰」(장문선·연변민족의약연구소), 「고혈압병-사상의학 치료경험」(손영석·연변 용정시 중의의원), 「독행편에 나타난 이제마의 철학사상에 관한 고찰」(장현진·경기도), 「동무 이제마의 철학과 의학」(정우열·원광대 병리학교실), 「당뇨병치료 3례」(엄득자·연변민족의약연구소), 「이제마의 의학사관에 대한 고찰」(김경요·원광대), 「老年情志病을 치료한 경험」(방학선·연변민족의약연구소), 「사상의학을 계승 발양할 유일한 途徑」(최송남·연변민족의약연구소), 「사상의학 속에 나타난 전염병에 대한 고찰(태음인과 소음인을 중심으로)」(김혁동·상지대), 「사상체질분류검사의 준거타당화 연구」(조용태·경희대), 「사상의학 정부론의 요점」(손사명·연변의학원중의연구실), 「사상의학의 원리와 철학적 배경에 대한 고찰」(송정모·우석대), 「사상의학에서의 수면장애에 관한 문헌적 고찰」(박성진·상지대), 「四象醫 정기인 선생 학술사상」(김복남·연변민족의약연구소), 「사상체질과 당뇨병」(안동준·연변민족의약연구소), 「사상인 체질증과 체질병증의 성립과정과 그 추구 정신」(송일병·경희대), 「性情과 표리증」(조황성·서울), 「형방지황탕 연구」(전병열·연변중의의원), 「리제마의 사상의학과 그의 학술 사상」(허죽송·연변의학원 국제중의학부), 「사상인의 변상심리간호에 관하여」(동련숙·조선족자치주 조선족의원). 『사상체질의학회 40년사』에 따르면, 이 학술대회를 통해 손영석 선생에게 받은 『사상의학초본권』을 기저본으로 하여 『초본권』이 발굴되었기에 이 1회 학술대회는 사상체질의학의 첫 국제학술대회로서의 의미와 더불어 흩어진 자료의 수집, 상호 교류, 사상체질의학의 국제무대 등장 등 의의를 가지는 국제학술대회로 평가된다. 폐막에 앞서 한국과 연변 양측은 사상의학 발전을 다짐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채택된 선언문에서는 이러한 학문적 협력은 곧 사상의학을 바탕으로 민족의학을 수립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 믿고, 앞으로 순수한 학문 차원의 교류를 목적으로 관계기관과 학자들의 협력을 통해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선언한다고 밝혔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⑪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이나 박사님이라는 호칭, 그리고 앞으로 부르게 될 교수님이라는 호칭보다 오늘은 후배님으로 부르고 싶어집니다. 특정 학교의 동문이라는 선후배의 좁은 의미보다는 먼저 겪은 경험을 따뜻하게 나눌 수 있는 훈훈하고 정감 있는 관계로 호칭을 정하고 싶었는데, 충분히 저의 진심을 이해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한의대 교수가 된 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경험해야 할 것이 많은 초보 교수이지만 후배님보다 먼저 교수가 되었다는 단순한 그 사실 하나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무겁게 받아들일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가볍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선 한의대를 졸업하고 힘든 대학원 과정을 거쳐 다시 학교에 들어오겠다는 결심을 하신 것 자체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한의대를 졸업한 뒤에는 학교 쪽으로 잘 돌아보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교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이 저에게는 참 좋게 보입니다. 분명히 후배님 주변에는 이 선택에 대해 우려하거나 만류하는 사람과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사람 모두 존재할 것입니다. 중요한 선택에는 저마다 이유가 다를 수 있겠지만 교육과 연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소신으로 진로를 택한 것이라 믿습니다. 동료 교수로 후배님을 마주할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 필요 ‘대학 교수는 학생이나 교육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하기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특히 한의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린 시절에는 ‘학생이나 교육을 사랑하지 않고 어떻게 교육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사람도 충분히 교수가 될 수 있고, 그 수 또한 꽤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배님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저 밥벌이의 수단으로 싸늘한 직업적 의미만 남은 교수가 아니라 자신이 애정과 열정을 쏟은 만큼 보람을 얻고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일상을 보내는 교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육의 질은 교수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발전하는 교수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너무 막연해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롤 모델이 되는 분을 정하는 겁니다. 교육과 업무 등 교수 생활의 전반에서 닮고 싶고 되고 싶은 롤 모델이 있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에게도 존경심이 절로 드는 몇 분의 교수님이 계십니다. 앞으로 오래 교수 생활을 한다 해도 저 분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분을 길잡이 삼아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제 복이라 생각합니다. 후배님에게도 이미 그러한 교수님이 계실 수도 있고 앞으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도 다른 누군가에게 롤 모델이 되어줄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며 정진해 나갑시다. 흔히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개성이 뚜렷한 현대 사회에서의 대인관계 팁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자세는 교수에게 특히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교수 개개인이 뚜렷한 개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교수 사회에서 예상 못 한 채로 당황스럽거나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고는 있으나 교수 사회만큼 철저히 개인화된 조직 문화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도 발생하고 건네진 말들이 소문이 되어 사실처럼 돌아다니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필수적인 일들에는 협력도 하지만 조직 내에서 서로 반목하기도 쉬운 직업이 교수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 역시 한의대가 유독 심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면서 열심히 소통” 고마울 때 고맙다고 하고, 미안할 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대인관계의 윤활유라 생각하는데, 그러한 당연한 표현에도 인색한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정답이 없는 문제도 많기에, 매사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노력을 하면 좋습니다. 후배님의 진정성이나 노력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왜곡 없이 교수 사회에서 인정받게 되면 좋겠습니다. 교수의 일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교수가 되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 많지요. 특히 젊은 교수에게는 학과의 많은 업무가 할당됩니다.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이 좋아 교수를 희망했는데 다양한 잡무에 시달리면서 지치고 실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 일을 해 내면서 소속감과 사명감이 생기기도 하고 자신의 새로운 성장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일이나 자리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어디에 항의할 수도, 당장 변화시킬 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후배님 같은 젊은 인재가 한의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의대에서는 모두가 다 바쁘고 열심히 일하지만, 아직까지 주먹구구로 이뤄지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시스템이 부재하여 생기는 문제가 있다면, 함께 차근차근 하나씩 서서히 개선시켜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체계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면서 열심히 소통해 나갑시다. “매일의 일상이 봄꽃처럼 활짝 만개하길” 교육과 업무를 함에 있어서 너무 열정이 과한 상태로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을 저는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교수님들도 번아웃 상태에 빠지는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후배님에게는 일찌감치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를 마련하라는 말을 당부드립니다. 평소 원하던 학교 밖의 모임 활동이나 몇 가지의 취미생활, 여행 등은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그러한 작은 시도들이 오히려 교육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게끔 돕는 수단이 됩니다. 후배님에게 이렇게 글로 조언이나 당부를 드렸지만 사실 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제가 선배라는 이유로 주제넘은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후배님이라면 제 마음을 잘 알고 들으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제가 힘들고 지쳤을 때 묵묵히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공감해주시며 따뜻한 조언을 해 주신 모 선배 교수님처럼 저 역시 후배님에게 그런 든든한 선배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벌써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매일의 일상이 봄꽃처럼 활짝 만개하기를 소망하며 이만 글을 마칠까 합니다. 괄목상대로 후배님과 다시 만날 그 날을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