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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42)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95년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서울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제8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가 열린다. 「난치병의 치료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계 28개국에서 4750여 명이 참석해 “동양의학의 세계화”를 기치로 걸고, 약물, 침구, 비약물요법 등에 대한 논문이 142편 발표돼 성황을 이루었다. 이 대회는 특히 역사상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원을 받아 개최됐다. 대회 기간에 발표된 아래와 같은 국내의 발표 논문을 통해서 당시 한의계의 학술적 경향을 조망할 수 있다. ◦정대규(대구한의대)의 「두통치료에 응용한 자석의 경락유주보사」 ◦박석기(박석기한의원), 김석하(도인한의원), 김현영(강서한의원)의 「기형요추에 의한 요각통의 한의학적 치료」 ◦이혜정(경희대)의 「2-DG 방법을 이용한 침자극의 진통기전 연구」 ◦장현진(대전대 외래교수)의 「이제마의 시각에서 본 난치병에 관한 연구」 ◦김종원, 송일병, 고병희(경희대)의 「EVA의 측정치와 사상체질유형 및 중풍과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안규석, 최승훈, 한승섭(경희대)의 「삼령백출산의 항암제 부작용 억제에 관한 실험적 연구」 ◦김현아(동국대), 라경찬(라경찬한의원), 이원철(동국대)의 「快鼻膏가 鼻疾患에 미치는 효능에 대한 임상연구」 ◦오연환(동국대), 윤상협(경희대), 이원철(동국대)의 「실험적 뇌허혈-재관류 상태하에 수구혈 전침 작극이 혈압, 국고뇌혈류량 및 뇌부종 형성에 미치는 영향」 ◦김용식, 김창환(경희대)의 「두개하악장애의 치험 8례」 ◦정병억, 하지용(상지대)의 「지실이 자발성 고혈압 흰쥐의 혈압 및 혈청에 미치는 영향」 ◦권혁성(경희대)의 「효천증에 대한 임상적 관찰」 ◦조종관(대전대)의 「소적백출산의 항암효과에 대한 실험 및 임상적 연구」 ◦정석희, 손낙원, 신현대(경희대)의 「실험적 골다공증에 미치는 가미이선탕의 효능에 관한 조직계측학적 연구」 ◦황충연(원광대)의 「폐암의 동서의결합치료에 관한 문헌적 고찰」 ◦강성길, 김창환, 고형균, 박영배, 김용석(경희대)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과 기후변화와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조남준, 송호준, 신민교(원광대)의 「도꼬마리의 약용 부위별 추출물이 항감염 및 항종양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 ◦김은진(동서한의원)의 「색맹에 대한 임상발표」 아울러 포스터로 발표된 논문들은 아래와 같다. ◦한규언의 「초음파 진단으로 확인한 담석증 倂發 견통의 한의학적 치험 1례」 ◦윤철호, 정지천(동국대)의 「좌귀음과 우귀음이 노화 Rat의 과산화지질 생성 및 활성산소 생성계 효소 활성에 미치는 영향」 ◦김근영(부산시 한의사)의 「사상의학과 체질감별」 ◦조황성(한의학연구원)의 「사상방 해설의 접근 방법」 ◦김경요(원광대)의 「난치병과 면역, 그 사상의학적 접근」 ◦홍석철, 송일병, 고병희(경희대)의 「태음인 청심연자탕의 항 스트레스 효과에 관한 실험적 연구」 ◦안광무, 송일병(경희대)의 「소음인 보중익기탕과 동무 보중익기탕이 hydrocortisone acetate로 유발된 양허병증에 미치는 실험적 연구」 ◦장영근(경희대)의 「소음인 십전대보탕과 국방 십전대보탕이 양허병증에 미치는 영향」 ◦이의주(경희대)의 「사상변증내용 설문조사지(Ⅰ)의 타당성 연구」 ◦유주열(태평한의원)의 「음양허실로 본 사상의학 연구」 ◦이선동의 「Treatment and prospect of vitiligo by Oriental Medicine」 ◦송경섭(국립의료원)의 「한국 한의학의 발전 현황과 21세기 전망」 ◦김남선(영동한의원)의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대한 소청룡탕가감방의 효과」 ◦배오성의 「알츠하이머병 178례에 대한 체질의학적 연구」 ◦오재근(한체대)의 「6주간의 ‘일지선’ 기공수련이 대학생의 체력 및 운동수행능력에 미치는 영향」 ◦김인섭(경희대)의 「가미괄루혜백반하탕이 허혈성심질환에 미치는 영향」 -
2025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주요 발표내용은? <3>[한의신문] 2025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행사가 오는 5월11일 대전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한침구의학회와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의 정규세션 외에도 기초한의학학술대회, 초음파 핸즈온 실습, 피부미용 레이저 실습 등 임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질 높은 강의들이 준비됐다. 본란에서는 기초한의학학술대회 세션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기초한의학학술대회 △한의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적용 연구 및 적용 시 유의점(박사윤‧대한동의생리학회) 박사윤 교수는 한의데이터에 인공지능(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할 때의 주요 접근 방향과 연구 프로세스, 그리고 실제 연구 사례를 기반으로 한 유의점을 다룬다. 박 교수는 “한의학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은 전통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며 “의료기기 사용의 확대와 한의학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가속화로 활용 가능한 한의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는데, 한의학 연구자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환자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을 높이고 한의학 지식체계의 과학적 근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약리학 기반 한약 기전 및 치료효과 연구의 현황분석(이원융‧한의병리학회) 이원융 교수는 네트워크 약리학(Network Pharmacology)을 활용한 한약의 작용 기전과 치료 효과 예측시 분석 기법별 특성을 규명한다. 여러 분석 기법을 통해 한약의 주요 타겟과 치료 적응증을 예측하는 방식을 파악하였고, 특히 다중 스케일 인터렉톰(multiscale interactome) 기법을 통해 기존 분석법보다 높은 정확도로 치료 효과를 예측함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네트워크 약리학은 한약의 기전을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한의학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는 참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무기록을 활용한 만성요통 한의치료 예측모델 구축(이예슬‧경락경혈학회) 이예슬 원장은 한의의무기록을 활용한 만성요통 치료 효과 예측모델의 구축을 중심으로, 연구 기획 시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와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아울러 데이터 정제 및 분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그리고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예측모델의 조건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한다. 이 원장은 “연구 설계와 데이터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함께 공유하고, 데이터 기반 연구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한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의학 교육 혁신을 위한 LLM 기반 챗봇 개발 및 활용 가능성 탐색(김용진‧대한한의학원전학회) 김용진 교수는 한의학 교육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 챗봇이 가져올 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특히 LLM 챗봇이 한문 원전의 해석과 의미를 지원하는 방식과, 실시간 맞춤형 피드백으로 학습 효율을 높이는 구체적 사례를 소개한다. 김 교수는 “한의학은 전통 지식의 깊이와 범위가 방대하지만, 교육 자원과 시간의 제약으로 충분한 실습 기회를 제공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서 “LLM 챗봇을 활용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한의학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LLM을 활용한 레퍼런스 탐색 및 생물데이터 분석(장동엽‧대한동의생리학회) 장동엽 교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익숙하지 않은 한의학 연구자들이 실제 연구 활동에서 LLM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복잡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나 API 활용보다는, 연구 논문 서론 작성이나 BRCA 서브타입 데이터 분석과 같은 실용적 작업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 실제 예시를 통해 단계별로 살펴본다. 장 교수는 “이번 튜토리얼은 LLM을 연구 보조 도구로 활용하려는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 한의사를 위한 생성형AI 활용 사례와 방법(ChatGPT 중심으로)(엄두영‧대한동의생리학회) 엄두영 원장은 생성형 AI(Chat GPT)를 활용해 임상 한의원의 진료 및 행정 업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환자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실질적 활용 사례와 방법을 소개한다. 엄 원장은 “이번 강연은 임상 한의사들이 진료와 행정 업무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AI를 통해 환자 관리와 소통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자 마련했다”며 “AI의 실질적 활용 사례와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Chat GPT 기반 경혈 선혈과 한의사의 선혈 패턴 비교(윤다은‧경락경혈학회) 윤다은 연구원은 동일한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거대언어모델인 ChatGPT가 제안한 경혈과 실제 한의사가 선혈한 경혈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이러한 기술이 한의사의 의사결정 과정 지원 및 교육에 어떤 가능성을 지니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윤 연구원은 “거대언어모델의 등장과 발전으로 의료, 교육,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한의학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문헌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임상 처방 분석 방법 연구(이병욱‧대한한의학원전학회) 이병욱 교수는 오랜 시간 속에 흩어져있는 경험과 지식을 현대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압축하여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한다. 또한 환자 맞춤형 첩약 사용 시, 문헌에서 가장 유사한 처방구성을 찾아 주치증의 용례를 손쉽게 참고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교수는 “한의학 분야의 연구개발 특성 상 장시간 지식이 축적되어 있는 고문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현대 사회에서 활용하기 쉽도록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한한의학원전학회에서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경동맥 초음파 영상이미지를 이용한 딥러닝 기반의 경동맥 내중막 두께 자동계측 소스코드 개발(박완수‧한의병리학회) 박완수 교수는 경동맥 초음파 영상에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경동맥 내중막두께(IMT)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소스코드 개발 과정을 다룬다. 의료 영상 분석의 자동화와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 모델 설계, 학습 데이터 처리, 모델 학습 및 평가 방법에 대해 설명하며, 실제 적용 사례와 향후 발전 방향도 함께 제시한다. 박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경동맥 초음파 진단은 심혈관 질환에 대한 임상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어혈(瘀血) 이론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박재현 원장, 강남구한의사회 신임 회장 ‘당선’[한의신문] 서울 강남구한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제26대 강남구한의사회 회장 선거 당선 확정 공고’를 통해 박재현 원장(경희바름한의원·사진)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강남구한의사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 선거인(분회대의원) 40명 중 34명이 투표에 참여해 기호 1번 김효정 후보 12표(35.29%), 기호 2번 박재현 후보 22표(64.71%)를 득표한 바 있으며,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이날 신임 회장으로 최종 확정됐다. 박재현 신임 회장은 당선소감을 통해 “회장 당선의 기쁨은 잠시였고,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면서 “서울시한의사회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분회의 회장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곧바로 임원진 구성과 회무 준비에 착수해 회무에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박 신임 회장은 이어 “선거 기간 동안 대의원들의 한의원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현재 해결해야 할 일들이 분명해졌고, 반드시 해야할 일들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위기는 문제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 박 신임 회장은 △최근 강남구회에서 발생한 사건을 회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투명하게 처리 △회무시스템 개선 통한 재발 방지 △한의사 의권을 지키고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한의사의 역할 확대 △예산 낭비 최소화 및 회원 한의원들의 실질적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발굴 △회원들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회무에 적극 반영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신임 회장은 “강남구한의사회에서는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고, 한의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앞장 서겠다”면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분회로, 강남구한의사회가 모범을 보여줄 수 있도록 변화시켜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심평원 대구경북본부, 대구 누리 공공기관 ESG 협의체와 합동 플로깅 진행[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경북본부(본부장 정영애·이하 대구경북본부)는 28일 ‘대구 누리 공공기관 ESG 협의체’와 공동으로 지역사회 환경 보호 등을 위한 활동을 실시했다. 대구 누리 공공기관 ESG 협의체는 대구경북본부를 비롯해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한국도로교통공단 대구광역시지부로 구성된 협의체로 지역사회 내 청렴, 동반성장 등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천 등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다. 이번 합동 플로깅 활동은 대구의 근대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골목에서 쓰레기 수거 등 지역사회 환경 보호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 실현과 임직원들의 환경 의식 제고를 위한 것으로 2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정영애 본부장은 “앞으로도 협의체를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해솔한방병원-안산시 고잔동 지사협, 의료봉사 진행[한의신문] 안산시(시장 이민근) 단원구 고잔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지사협)는 지난달 24일 해솔한방병원과 함께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무료 한의진료를 진행했다. 지역 내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해솔한방병원 의료진이 직접 안식경로당을 찾아가 한의진료 및 한방파스 등 의료물품을 제공했다. 또한 진료에서는 침 치료, 한약 처방, 근골격계 통증 관리 등이 진행하는 등 어르신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이뤄졌다. 지사협은 진료시 필요한 장소를 연계하고, 진료가 필요한 어르신을 적극 발굴하는 등 원활한 활동을 지원했다. 진료를 마친 한 어르신은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직접 찾아와 진료를 봐주고 침 치료까지 해주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고 전했다. 박승원 해솔한방병원장은 “작은 진료지만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재형 민간위원장은 “한 분 한 분 성심성의껏 진료를 진행해 준 해솔한방병원에 무척 감사드리며, 지사협에서도 의료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으며, 이지현 고잔동장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해준 해솔한방병원에 감사드리며, 따뜻한 지역사회 고잔동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어르신들 복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광주광역시한의사회,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상 한의진료 지원 ‘연장’[한의신문] 광주광역시한의사회(회장 최의권)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유가족들의 신체적·정신적 치유를 지원하는 한의진료지원 사업을 오는 5월31일까지 연장한다.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179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광주시한의사회는 무안공항에 마련된 한의진료부스에서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의 치유를 위해 인적·물적 지원을 적극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유가족에 대한 지원이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광주시한의사회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여러 경로로 확인해 봤지만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게 됐다. 이에 광주시한의사회는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단독으로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하기로 의결했으며,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한의진료 TF(팀장 기경헌)’를 구성해 자체 교육 진행 및 진료프로토콜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국가트라우마센터와의 소통으로 한의진료를 원하는 유가족이 있는지 조사를 진행했으며, 다수의 유가족들이 한의진료를 원한다는 답변과 함께 ‘한의진료지원단’을 구성해 지난 3월5일부터 약 2개월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대상으로 사고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한의진료에 나섰다. 이를 통해 한의진료지원사업은 광주 및 전남에 권역별로 ‘지정의료기관’과 ‘지정전문의료기관’을 선정하고 대상자와 가까운 곳 또는 선호하는 곳을 매칭해 침구치료 및 한약처방을 비롯한 상담치료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47명의 대상자가 한의진료를 받고 있으며, 대상자들의 높은 만족도로 인해 5월5일까지 예정되었던 사업을 5월31일 까지 기간을 연장해 진행키로 했다. 아울러 광주시한의사회는 유가족들의 진료에 대한 의견에도 귀 기울였다. 광주와 다르게 지역이 넒은 전남에 지정의료기관 숫자가 적어 진료받기 어렵다는 민원을 받아들여 매월 2·4주 토요일 무안공항에 마련된 유가족 쉼터에 한의사가 직접 파견 진료를 나가 최대한 많은 유가족 등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경헌 팀장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지원사업이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진행되고 있지만 그 시스템 안에 한의진료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가적 재난 사태로 인한 트라우마 진료시스템에 한의진료가 배제된 것은 아직까지 선례가 없었기 때문이지 효용성이 없어서는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기 팀장은 이어 “과거 세월호 및 이태원 참사 때에도 부상자 및 희생자 유가족 등에 대한 한의진료가 제공됐으며, 좋은 반응이 있었지만 통계화 및 자료화 되지 못했기에 단발성으로 그치고 말았다”며 “이번 한의진료 지원사업을 통해 국가적 참사를 겪은 국민들의 신체적·정신적 치유에 한의진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어 유가족들의 치유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의권 회장은 “기존 지정의료기관 등을 통해서 진료를 진행하다가, 보다 많은 분들을 치료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매월 2회 무안공항을 방문해 한의진료를 진행하고 있다”며 “광주시한의사회는 희생자 유가족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또 “이러한 노력들이 근거가 되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국가적 재난 상황의 수습에 있어 한의진료가 당당하게 포함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민들과 함께하는 한의약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울산시한의사회, 역대회장 간담회 개최[한의신문] 울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황명수)는 4웡25일 역대회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부 회무에 대해 원로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황명수 회장은 “울산시한의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신 역대 회장님들을 모시고 인사드리고, 주요 현안에 고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역대회장들의 지혜와 슬기를 배울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황명수 회장이 직접 울산시한의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보고하고 관련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는 지부보수교육을 온라인교육으로 상반기 내 개최하기로 하고, 출산여성의료비지원사업을 둘째아에서 첫째아로 확대하여 진행하게 됐다는 점이 소개됐다. 또한 회원들의 결집과 소통을 위해서는 분회조직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역대회장들의 공통의견도 있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3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열아홉의 나는 유독 볼빨간 아이였다. 볼터치를 한 듯한 이쁜 홍조가 아닌 무안함이나 당황한 상황에서의 난처함을 겪고 있을 때의 바로 그 불타오르는 듯한 홍조로 설명하면 상상이 되려나? 갑자기 추운 데에서 난방이 넉넉한 실내로 들어섰을 때, 혹은 그 반대의 온도 변화를 만나는 경우에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열감으로 얼굴이 달아오르곤 했다. 이 열감이 ‘제어불능’이라는 확신으로 넘어가면 얼굴은 그 때부터 더욱 본격적으로 새빨개지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선배 한 명이 “야, 신미숙! 너 오늘 니네 아부지한테 뺨맞고 왔냐?”라고 놀렸던 날도 생각난다. 이미 붉어있던 얼굴은 이번에는 정말 빨강의 정도를 묘사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달아올라 화장실로 도망가서 찬물로 열을 식히려 세수를 해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그 날 나는 타오르는 얼굴을 부여잡고 조퇴 아닌 탈출을 감행했다. 안면홍조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차에 선배들을 따라 의료봉사를 가서 만난 여자한의사 개원의 선생님께 내 증상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되었다. “갱년기 여자들의 흔한 증상이죠. 어린 학생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도 당연히 갱년기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요. 과격하지 않은 운동으로 꾸준히 땀 흘리면서 일단 체중을 좀 감량해 봐요. 열이 발산되면 자연스럽게 얼굴색도 돌아올 거예요.” ‘결국 살을 빼라는 말이구만’이라고 실망하는 듯한 나의 표정을 눈치채셨는지 곧이어 “학년 올라가면서 좀 뻔뻔해지면, 그러니까 제 말은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덜 쓰면 그냥 해결될 고민이예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한약분쟁으로 수업이 거의 없었던 1993∼4년 선생님 조언대로 주중에 2∼3회 등산을 다녔다. 하산길에 꾸준히 마신 막걸리 덕분인지 체중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열은 확실히 가라앉았고 안면홍조라는 고민이 앉아있던 자리에는 또 다른 고민이 피어나고 있었다. 갱년기에 대한 고민…남여 구분 없어 대학교 1∼2학년 시절의 사진첩에는 신입생 시절의 안면홍조, 새내기로 선배들의 귀여움을 받을 새도 없이 시작되었던 한약분쟁 그리고 『포레스트 검프』(1994년) 영화포스터가 끼워져 있다. 특정 시기를 추억하기에 영화나 드라마만큼 강력한 것이 또 있을까? 문화의 힘은 생각보다 질기고 강하다. 수십년 후 2025년의 봄은 어쩌면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 “나쁜 년, 지 엄마 갱년기인 줄 몰라주고.. 아! 왜 이렇게 승질이 나?! 아! 호르몬인지 나발인지 진짜 잡아다 족 쳐버리고 싶네.” 친정집을 방문했다가 엄마와 한바탕 언쟁을 벌인 후 딸 금명이 사라지자 엄마 애순이 내뱉은 대사이다. 뒤이어 냉장고에는 금명의 임신을 알리는 산부인과 초음파 사진과 함께 “근데 나도 다 호르몬 때문이야. 쏘리. 고멘. 미안”이라는 쪽지가 보인다. “호르몬 대 호르몬이 붙었고 엄마는 또 졌다”라는 딸 역할을 맡은 아이유의 잔잔한 나레이션으로 이 장면은 끝이 난다. 이전 다른 드라마에서 “사빠죄아”를 외치던 불륜남 배우가 세상 물정 모르는 지고지순한 국민아빠 관식으로 변신하여 전세계 아버지들을 울리고 있다. “나도 갱년기가 온 건가?” 싶은 의심을 눌러가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눈물을 감추느라 애썼다는 중년 아저씨들의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때마침 지난 4월16일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억울하고 서럽다, 남성 갱년기”를 다루기도 했다. 드라마 보고 울기 시작하면 남자 갱년기, 온 가족들에게 주야장천 잔소리 늘어놓기 시작하면 남자 갱년기, 불러주는 친구들 없어서 뒤늦게 마누라한테 티나게 잘 하기 시작하면 남자 갱년기, 꽃 사진 찍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가 진짜 남자 갱년기 등등 남자 갱년기의 경중을 진단하는 많은 설문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남자의 인생은 갱년기에 뒤바뀐다』(클로드 쇼사르, 마음서재, 2020년 5월) 저자는 남성의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세계 최초로 La Clinique de Paris를 설립하여 남성 갱년기와 노화예방 분야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체는 더 많이 산화한다. 그렇게 산화가 진행되다 보면 스트레스는 점점 쌓이고 세포의 손상이 일어나 노화가 시작된다. - 밤에 소변을 보러 2번 이상 일어나고 소변 줄기가 약해졌다면 전립선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젊을 때와 다를 바 없이 온전한 신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해결책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좋은 식생활, 꾸준한 건강관리와 더 나은 소화 관리, 호르몬 요법, 건강보조식품이다. 이 해결책의 목표는 세포, 동맥, 장, 생식샘을 보호하는 것이다. - 요가나 단전호흡 같은 운동 기술을 이용해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을 배우면 좋다. 침술로도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의사와 같은 전문가의 숙련된 손길로 정수리에 위치한 혈 자리만 자극해도 긴장이 풀린다. 『불 위의 여자』(실라 드 리즈, 은행나무, 2021년 8월) 저자는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여성 건강의 권위자이다. 폐경과 갱년기를 새롭게 인식하고 이 시기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주문한다. - 폐경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 5가지는 열감과 안면홍조, 질 관련 질병, 수면장애, 우울증, 요실금이다. - 심신의학의 범주에는 동종요법, 침술, 동양의학이 포함된다. 이 세 의학체계는 서양 정규의학의 연구방법으로 검증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특정 증상 하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몸 전체를 통합적인 치료 대상으로 보는 철학 때문에라도 연구가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 갱년기 증상을 침술과 한약으로 개선시켰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연구도 있다. 사람은 열이면 열 모두 다르게 생겼으므로 침이나 동양의학이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 건강을 지탱해주는 4개의 기둥은 다음과 같다. 식생활, 운동, 휴식과 잠,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 - 갱년기는 이전에 없던 증상이 나타나면서 정신이 번쩍 들고 그동안 믿고 있었던 자기애라는 시스템 안에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완경선언』(제니퍼 건터, 생각의 힘, 2022년 6월) 저자는 30여년간 임상을 해온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 책은 2020년 북미폐경학회 미디어상을 수상했다. -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부과된 재생산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완경기 발열감은 몸 속 온도계가 일정하게 작동하지 않아 실제로는 덥지 않은데도‘덥다’는 잘못된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데서 일어난다. - 완경기 발열감에 침을 놓는 것 역시 위약대조군과 함께한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 침을 맞고 나아졌다고 보고한 사례가 있지만 침이 단지 바늘이 아니라 주의 깊고 세심한 시술자가 함께한다는 변수가 있으며 이러한 느낌이 환자의 기분을 나아지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완경이 모든 일의 주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완경 이후 골다공증이 발생한 여성 중 거의 50%가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갖고 있다. - 완경 치료에 권장되고 있는 중의학 치료법들은 모두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치료법이 나쁘다거나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기원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중의학은 완경을 노화와 다르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완경과 연관이 있다고 간주하는 여러 증상에 대한 특정 치료법이 없었다. - 나는 옛 치료사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다.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과학적 증거를 요구하는 일이 의학이다. 우리는 여성의 몸이 너무 습하다는 히포크라테스식 사고관을 인정하지 않는다. 『갱년기 교과서』(다카오 미호, 즐거운 상상, 2022년 12월) 저자는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요가 닥터이다. 유튜브 채널 ‘다카오 미호의 리얼 보이스’에서‘모든 여성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이라는 주제로 전문 지식을 전달한다. - 갱년기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천천히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몸 상태와 인간관계를 확인하는 재고의 시간이다. - 난소 기능이 완전히 멈추는 완경 전후로는 심신에 다양한 불편감이 나타나며 그 종류가 200개 이상이라고 한다. 증상에는 개인차가 있는데, 다양한 증상이 완경을 즈음하며 한꺼번에 밀려든다. - 한방치료는 짜증, 어깨 결림, 피로, 어지럼증, 냉증, 불면 등 다양한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나의 한방약으로 몇 가지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이너 유닛(inner unit)은 횡격막, 복횡근, 다열근, 골반저근 등 4개 근육의 총칭으로 체간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 일본에서는 산부인과 의사의 무려 97% 이상이 치료에 한약을 사용한다는 데이터가 있을만큼 한방 치료는 HRT(Hormone Replacement Therapy)와 견줄만한 주력 치료법이다.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막스 니우도르프, 어크로스, 2024년 4월) 저자는 내분비내과 전문의이자 당뇨병 연구자이다. 호르몬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이 책은 그 결과물 중 하나이다. - 19세기 초에 영국왕실 주치의 헨리 헬퍼드(Henry Halford)가 처음으로 갱년기라는 ‘질병’에 주목했다. 그는 중년 환자들이 종종 한동안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일본어로는 폐경을 고넨키(更年期)라 부르는데 이것은 ‘새로워진 에너지의 해’라는 뜻이고 태국에로는 ‘토이 포 밍’이라 하는데 이는 ‘황금기’라는 뜻이다. - 장기적인 부작용 때문에 호르몬 치료는 현재 표준치료로 더는 권장되지 않는다. - 어떤 사람은 더 극심한 증상을 겪고, 어떤 사람은 가볍게 넘어 간다. 호르몬 균형이 다시 회복되면 괴로운 증상은 사라진다. 이 과정은 대략 5년이면 끝나지만 불행하게도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 불가피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던 폐경이 대중의 인식 속에서 진료가 필요한 불가피한 질병으로 바뀌었다. - 호르몬은 피부 노화에도 관여한다. 여성에게 오랫동안 남성보다 더 매끈한 젊은 피부를 선사했던 에스트로겐이 폐경 후 아주 갑자기 피부를 저버린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200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로 갱년기 여성 네 명이 폐경과 관련된 건망증, 수면 중 식은땀, 열성 홍조, 성적 변화, 노화, 탈모, 짜증 등의 온갖 증상을 익살스럽고 코믹하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도 2005년 초연된 이래 2024년 6월까지도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자주 들르는 동네 사우나 입간판 “누구나 때가 있다”라는 글귀처럼 모든 여성들은 언젠가 때가 되면 폐경과 갱년기를 겪게 된다. 이 뮤지컬을 찾을 법한 연령대의 관객층은 어쩌면 영원히 확보된 셈이다. “가슴은 폴짝폴짝 뛰는가? 원래 콩닥콩닥 아닌가? 폴짝이든 덩실이든 가슴은 가끔 나풀나풀 뛰기도 하는 거 아닌가?” 가슴 뛰는 느낌에 대한 다양한 의태어로 이어가는 즐거운 대화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년, 2화)에 나온다. 유독 봄바람에 가슴이 폴짝, 콩닥, 덩실, 나풀대는 이유는 봄이 젊음의 계절이라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봄을 타는 이유도 젊음에 대한 갈증과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이 유독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꽃들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갱년기, 노인기의 어려움 미리 준비하는 절대절명의 기회 갱년기를 아무리 새로운 에너지가 샘솟는 황금기라고 위로해 봤자 노인기로 접어드는 징검다리일 뿐이다. 공부를 하려해도 시력이 도와주지 않고 운동을 새로 배우려고 해도 “자제분 아니시고, 어머님께서 직접 하시게요?”라고 가르치는 곳으로부터 입밴 당할까봐 막상 그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덜컥 겁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에서 중년으로, 중년에서 노인으로, 노인에서 고인으로 이행되는 인간의 발달사에 있어서 갱년기는 어찌보면 노인이 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뭔가를 시도해볼 수 있는 시기이다. 긴 노인기의 여러 어려움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절대절명의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후쿠호카현의 다카키 마슈(75세) 어르신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는 짧은 시를 남긴 바 있다. 봄바람에 느끼는 설레임과 가슴뜀이 사랑으로 인한 것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 어느 시기가 되면 루틴을 벗어난 증상은 특정 질병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다는 놀라운 교훈이 이 짧은 글귀에 담겨져 있다. 『폭삭 속았수다』 마지막 편에선가 아버지 관식이 대학병원 교수를 만나는 장면에서 애순이 수첩을 들여다보며 묻는다. “뜸이 그렇게 좋다는데, 뜸은 떠도 되는지” 의사는 ‘피식’까지는 아니지만 심란한 표정을 지으며 인터넷에서 떠도는 거 여기와서 다 물을 거냐고 무색을 준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중간중간에 한의학 용어가 등장하면 유독 눈과 귀가 예민해진다. ‘한의대 교수들이었더라면 보다 인간적인 대화와 함께 친절을 베풀었을텐데’라며 애초에 없었던 드라마 장면도 상상해 보았다. “요즘 그냥 다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서요, 아들도 남편도 감당이 안 되고, 이제 나만 위해 살려고요. 죽을 때까지” 폐경을 겪으며 유독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난다. 19세기 미국 의사 에드워드 트뤼도(Edward L.Trudeau)는 “우리는 가끔 치료하고 자주 도와주고 언제나 위로한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오늘도 진료실을 들어서며 “언제나 위로하고 자주 도와주며 가끔 치료한다”는 정신으로 환자분들의 아픈 곳을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나만의 방식으로 조만간 내게도 다가올 갱년기를 즐겁게 극복해보려 한다. -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 사회에 남긴 흔적은?”[한의신문] 2025년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회장 김태현) 춘계학술대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세션에서는 팬데믹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긴 여파를 심층 분석하는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세션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자의 코로나19 감염 분석 △코로나 백신 부정적 보도와 접종률 영향 △코로나 시기 한국의 출산 및 결혼 동향 등 총 3편의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자, 일반 노인보다 코로나 감염·사망률 높아 첫 번째 발표는 유혜림 건강보험공단 부연구위원이 맡아,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과 사망 현황을 분석했다. 유 연구위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자는 65세 이상 전체 노인에 비해 코로나19 확진률이 4.4%, 코로나19 관련 사망률이 1.5% 높았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이들 집단의 취약성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시설형 서비스(노인요양시설, 주야간보호 등) 이용자의 감염 위험이 재가 서비스 이용자보다 높았으며, 유혜림 연구위원은 시설 중에서 노인요양시설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감염 요인이 높다고 해석했다. 특히 급여이용이 가장 많은 방문요양 기준, 주야간보호의 위험비는 2.391배에 달했다. 이밖에도 치매 유병자도 감염 위험이 높았으며, 배우자·자녀 등 주수발자가 없는 경우도 감염 위험이 높아 가족구성원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 연구위원은 “65세 노인인구 대비 요양보험 이용자의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이 높으므로 향후 감염병 재유행에 대비해 장기요양과 의료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면서 “또한 장기요양기관의 감염병 발생 내역 전산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정책적 제언을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정영일 방송통신대 교수는 “코로나19는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언제든 비슷한 류의 감염병이 재발할 수 있는 현실”이라며, 장기요양 이용자의 취약요인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요양병원 등 유사 시설에 대한 통합 분석과 백신 도입 시기 등을 반영한 세부 구간 분석을 추가로 제안했다. 보수언론 부정적 보도, 백신접종률 저해 두 번째 발표에서는 황인혁 서울대 연구원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정적 뉴스 보도가 실제 접종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층 분석했다. 황인혁 연구원은 “보수성향 언론이 백신 부작용을 부각하는 기사를 진보성향 언론보다 더 많이 보도했으며, 이들 언론에 노출된 지역일수록 백신 누적 접종률이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는 네이버 뉴스에 게재된 코로나 관련 기사 32만4697건을 전수조사하고, 이 중 백신 관련 기사 9만9077건을 추출해 진행됐다. 추출된 기사들은 ChatGPT를 활용한 자연어처리 기법으로 부정적 프레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와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연계해 개별 접종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고, 시군구 단위에서 언론 소비 패턴과 접종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팬데믹 대응에서 정부 정책의 효과뿐만 아니라, 정보 노출이 백신 접종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정호 아주대 교수는 “언론 노출과 백신 접종 행위 간의 실증적 연관성을 밝힌 점이 매우 신선했다”며, 기사량과 타이밍 변수까지 고려한 추가 연구를 제안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연령대별로 뉴스를 취득하는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대는 인터넷 포털과 검색 엔진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약 62.7%에 달하는 반면, 50~60대는 주로 텔레비전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며 “세대별 미디어 이용 패턴의 차이를 반영하면 지표를 해석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위기, 출산율과 혼인율에 부정적 영향 마지막 발표에서는 김정호 아주대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국의 출산 및 혼인 동향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김정호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 사례를 활용, Synthetic Control Method을 적용해 대구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광주·대전·서울을 가상의 통제군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1차 보건 위기 이후 대구 지역의 출산율은 약 17.8% 급감했고, 경북은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율 역시 대구·경북 모두에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어 시군구 단위 이중차감법(DID) 분석에서도 감염률이 10% 증가할 때마다 혼인율과 임신율이 각각 약 0.3%p 하락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그 결과, 대구지역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급감했다가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가임기 여성의 혼인율 또한 감소했다. 시군구별 세부 분석에서는 감염률이 10%p 증가할 때 혼인율과 임신율이 각각 약 0.3%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김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경제적 요인보다는 ‘감염 자체에 대한 보건상의 위기감’이 출산과 결혼 연기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음을 강조했다. 대구·경북의 경제지표나 교육·보건 접근성, 인구이동 등은 다른 지역과 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혼인율 저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토론자로 나선 정혜윤 강남대 교수는 “매우 세밀한 연구 설계가 인상적이었다”며 “다만 도너풀 구성 시 유사한 지역만을 엄선해 웨이트를 조정하면 분석의 신뢰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세션은 고령층 건강, 미디어 노출 환경과 백신정책, 출산·혼인 행태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팬데믹이 남긴 깊은 흔적을 짚어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취약계층 보호, 정보 신뢰성 강화, 개인의 삶의 질 회복을 위한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건기식 분야에서 한의사의 역할…더욱 중요해질 것”[편집자주] 최근 한의사가 참여하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일선 한의사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건기식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설휘훈 원장으로부터 건기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의사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식약동원’에 대한 막연한 연정을 품고 있던 중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에서 의료인을 대상으로 ‘헬스케어영양학(medicla nutrition)’ 석사과정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당시 함께 임상 공부를 하던 동료 한의사 2명과 함께 2022년 석사과정에 진학하게 됐다. 처음에는 졸업한 지 20년 된 한의사가 한의학이나 의학 부문 석사과정으로 진학하지 않는 것에 대한 주위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영양학에 대한 이해가 의학과 의술을 연결하는 기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20년 간의 임상을 통해 확신하고 있었기에 스스로에게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었다. 석사과정에 진학한 이후 가능한 많은 과목을 수강하려 했고, 학부 때 개인적으로 부족했던 생리나 병리와 같은 기초과목에 대한 공백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나아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론적·실무적인 이해와 더불어 제조와 관련된 현실적인 지식도 충분히 배울 수 있었고, 보다 넓은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건기식 시장이 결국에는 한의사가 빠질 수 없는 무한경쟁의 메디컬 마켓이라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로컬한의사를 위한 임상 영양 그리고 건기식의 이해’라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강의는 한의사가 건기식을 복용하고 있는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정보들을 모아 내용을 구성했다. 근거가 없고,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유튜브 세상에서 남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전공자로서 팩트 체크가 이루어진 정확한 정보를 동료 한의사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강의의 또 다른 목표 중 하나다. 일반 소비자들이 지금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건기식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며, 어떻게 유통되고, 어떻게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들을 소개하는 강의다. 더불어 이같은 내용은 트렌드에 따라 계속 변하고 진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즉 건기식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가진 모든 식품에 대해 한의사가 의료인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로 구성했다.” Q. 한의사가 건기식 분야에서 갖는 강점은? “한의사에게 건기식은 한약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부정적인 대체재로 인식되고 있지만, 임상에서 훌륭한 한약의 보완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또한 최근 개별인정형 건기식들을 보면 그 구성이 한약의 구성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안전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식약공용한약재뿐만 아니라 의학적 효과에 방점을 두고 있어, 한의사의 전문적인 지도 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한약재에 대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현실에 직면해 있는 만큼 건기식 분야에서 한의사의 역할과 참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향후 건기식 시장에서 한의사의 역할에 대한 전망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6조의3∼5에 따라 맞춤형건강기능식품판매업소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안전한 소분·조합, 소비자 상담, 기록 관리 등을 담당하는 책임자를 두어야 한다. 이 책임자를 ‘맞춤형건강기능식품관리사’라 하며, 이에 대한 자격요건은 시행규칙 제16조의3 제1항 기준으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약사 △한약사 △영양사 및 식약처장이 지정하는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 중 1가지 이상 해당자를 관리자로 선임이 가능하다. 이처럼 한의사는 맞춤형건기식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며, 보다 큰 시장에서 다른 직역들과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은 한약재를 이용하는 의료시장의 독점적 지위에서 벗어나, 건기식뿐만 아니라 식품을 이용한 예방-치료-재활의 의료산업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식품과 약품의 영역이 교집합 영역이 생긴 것처럼, 진단과 상담의 영역도 교집합의 영역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준비를 통해 한의사가 건기식과 기능성 식품의 영역에 있어서 실제 소비자에게 필요한 의료 전문가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Q.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에서 의학영양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의학영양학과는 동서의학대학원 요람에 따르면 ‘영양학과 의학 및 한의학을 접목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의학영양학의 전문가를 양성한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석사과정을 통해서 임상과 결합된 영양평가 및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 임상 영양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앞으로 한의사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불어 이와 관련하여 인프라 형성 그리고 한의약과 식품의 복합 치료에 대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분야에 대한 비전을 확신하게 되었기 때문에 박사과정에 진학해 공부하고 연구하게 됐다. ” Q. 향후 계획은? “무엇이든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현재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에서 석사과정에 있거나 석사학위를 받았거나, 또는 박사학위 과정에 있는 한의사는 저를 포함해 9명 정도가 된다. 의학영양학 분야는 본질적으로 한의사에게 유리한 분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원석에 가까운 상황이라 원석이 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많은 가공의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인력과 인프라가 필요하고 지속적인 정보에 대한 습득과 공유가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서는 학회를 통한 지속적인 피드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후 실제 맞춤형건강기능식품판매사업과 관련하여 다양한 포지션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올해 하반기 내에 ‘(가칭)대한한의약헬스케어영양학회’를 구성하여 또 하나의 길드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를 대비할 계획이다.” Q.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은? “한의사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의료인의 입장에서 보완재로서 건기식과 기능성 식품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한의사라면 이 강의를 추천한다. 나아가 대학원 진학에 관심이 있는 젊은 한의사 회원들은 의학영양학과의 진학을 한번 고려해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