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지부 분회장 간담회서 어떤 말 오갔나?[편집자 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지난 21일 한의사회관 대강당에서 ‘전국 시도지부 분회장 간담회’를 개최, 첩약 건강보험 등을 비롯한 현안에 대한 의견 수렴과 함께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본란에서는 이날 논의된 주요 발언을 요약·정리해 게재한다. “첩약 건보지지 의견 표명할 수 있는 방법 고민해 달라” ◎ A분회장 : 회원들이 (첩약 건강보험과 관련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가 ‘저희 한의원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지지합니다 혹은 시행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새겨진 포스터나 명패를 제작해 회원들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혹여 중앙회 차원에서 어렵다면, 분회 차원에서 한번쯤 검토해 볼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아서 건의드린다. “전 회원이 함께 가는 첩약 건강보험 이뤄낼 것” ◎ B임원 : 협회에서 첩약 건강보험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도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찬성하는 회원이든, 반대하는 회원이든 모두 대한한의사협회의 회원인 것은 분명하다. 중앙회의 확고한 입장은 첩약 건강보험 추진에 있어 가급적이면 모든 회원, 보다 많은 회원들이 참여에 동참할 수 있는 있는 협상을 도출해 전 회원과 함께 가는 첩약 건강보험을 이뤄내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회원투표로 첩약 건보 추진 지연돼선 안돼” ◎ C분회장 : 회원투표요구서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 첫째는 서명을 받기 전 회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던 것인데, 이는 부실하게 설명된 보험상품이 판매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두 번째는 첫 안건은 1/3 이상 참여에 1/2 이상 찬성으로, 두 번째 안건은 1/2 이상 참여해 2/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가결이 되는 사안으로 한의계에서 중차대한 사안 두 개를 투표하자는 것인데, 투표가 진행된다면 어떻게 진행할지부터 의문이 든다. 중앙회에 권고드리고 싶은 말은 요구서가 유효하게 접수될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갖고 회원들의 정확한 뜻을 파악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 더불어 회장 신임과 관련된 투표가 발의되는 순간 최소 3주 이상의 직무정지를 맞게 된다. 첩약 건강보험이라는 중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하루가 급한 이 시기에 회장 신임 문제를 놓고 3주간을 낭비하게 되는 셈이다. 최혁용 회장이 신임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는데, 절대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말고 그 정력을 갖고 첩약 건강보험이 전회원이 찬성할 수 있는 최종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해 줬으면 한다. “정례적인 분회장 간담회의 공식화 필요” ◎ D분회장 : 전국 최대 분회의 분회장 2명은 중앙회 무임소이사로 임명토록 돼 있다. 무임소이사의 역할은 분회장들의 얘기를 중앙회에 전달해 달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분회장 모임의 정례화를 공식적으로 정해놨으면 한다. 협회의 힘은 시도지부에서 나오고, 시도지부의 힘은 분회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분회가 강해져야만 중앙회가 강해질 수 있을 것이며, 정치권에도 한의사의 의권 강화를 위한 의견을 제시하고 설득시킬 수 있는 힘 역시 분회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중앙회 차원에서 분회장의 역량 강화를 위한 많은 고민을 부탁드린다. “중앙회 차원서 사실에 입각한 홍보 지속해야” ◎ E분회장 : 지난 2017년 회원투표를 통해 첩약건보를 해보자는 결의가 나온 것이다. 나 자신도 처음에는 정확한 사실을 몰라 첩약 건강보험에 다소 부정적인 생각도 갖게 됐지만, 오늘과 같은 자리를 통해 사실을 들으니 이해가 충분히 가는 입장이다. 반대를 하는 회원들은 이같은 사실을 몰라서 반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협회에서 충분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지만)앞으로도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회원들에게 적극 홍보해 나간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최종안 볼 수 있는 회원들의 권리 박탈은 안된다” ◎ F분회장 : 회원투표요구서에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대한 최종안을 보지 말고, 최종안 여부와 관계없이 중앙회장을 불신임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즉 회원들이 최종안을 볼 수 있는 권리마저 빼앗는 회원투표요구서로 인해 자칫 ‘작은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최종안이 다음달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데, 회원투표요구서를 접수하고 있는 측에 어차피 일정상 최종안이 나오는 시기와 투표시기가 겹치는 만큼 만약 우려와 같은 숨은 의도가 없다면 최종안 발표 이후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향후 현 상황 담은 백서 출간해 기록 남겨야” ◎ G분회장 : 향후 현 상황에 대한 ‘백서’를 만들었으면 한다. 과거에도 침이 건강보험에 들어오면 한의사들은 다 죽는다며 결사반대했던 선배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침이 없다면 과연 한의사가 현재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 시대상황에서 왜 반대를 했는지를 기록한 문서가 없다. 역사를 알고, 현재를 보며,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같은 기록이 없어 역사적인 교훈을 알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상황을 백서로 남기는 것은 미래에 동일한 일이 발생했을 때 중요한 기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첩약 건보는 한의계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하는 것” ◎ H분회장 : 한의의료기관의 매출 저하나 한의대 입학생들의 성적 하락은 한의사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현재 우리가 가진 자산을 차세대까지 이어주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변해야 한다. 거대병원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정책 시행으로 인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보험이라는 형태로 보상받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한의계에 중앙회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첩약건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며, 첩약 건보를 통해 실손보험까지도 따라오는 부수적인 이익도 있는 등 개인적으로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반대의견이 많아 그 이유를 듣고자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한의계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첩약 건강보험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회장불신임투표로 인한 회무 공백으로 첩약건보가 안되면 과연 누가 책임을 물어야할지 반문하고 싶은 심정이다. 바라는 것은 최종안까지는 만들어서 회원들이 그 안을 가지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중앙회에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한약사, 한조시약사 참여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필요” ◎ I분회장 : 첩약 건강보험 추진은 현 집행부의 가장 큰 공약이었던 만큼 이를 이행키 위해 꾸준히 노력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과연 첩약 건보 추진에 있어 한약사와 한조시약사가 참여하는 것이 우리에게 불이익만 되는 것인지는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으면 한다. 분회원들 중에는 오히려 이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회원도 있다. 무조건적인 배제의견을 표명하기 전에 우선 한의계를 위해 그들을 안고 가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배제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의사의 이미지 확립 위한 사업 진행됐으면” ◎ J분회장 : 기본적으로 한의약의 영역을 확대하고, 소비자가 쉽게 한의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첩약 건강보험에 대한 당위성에 공감하다. 이에 더해 한의협 차원에서 한의학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작업들이 병행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예를 들면 한의약과 관련돼 유효한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SCI 논문들을 다큐 형식으로 제작하거나,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는 회원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등 한의사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작업과 병행된다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무엇이 다르나?[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최근 정부는 원격의료를 포함한 규제자유특구 7개 지역을 지정, 발표했다. 특히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특례를 부여해 디지털 헬스케어로 강원도 지역을 선정했다.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는 원격진료장소가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노인요양시설 등에서 이뤄졌던 기존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들과 다르게 환자 자택에서 원격진료를 받는다. 또 기존 시범사업들은 공공기관에서 이뤄졌다면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는 민간베이스(1차 의료기관)로 시도된다. 원격의료에 참여하는 일차 의료기관은 강원도가 직접 선정한다. 특히 기존 국방부‧해수부 시범사업에서 격오지 군부대, 원양선박 등 특수상황에서만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가 시행됐지만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는 일반환자에게도 적용된다. 기존에 시범사업들은 진단과 처방이 의사와 의사‧간호사 간 이뤄졌지만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는 의사와 환자 간 모니터링 및 상담‧교육이 이뤄지고 진단‧처방은 간호사의 입회하에 행해진다. 이상 징후가 있을 때 내원안내까지만 인정됐던 것이 자택에서 의사로부터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다만 안전성‧효용성‧실현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격의료의 대상을 강원도 격오지의 만성질환자 중 재진환자로 한정했다.(강원도 원주시‧춘천시·철원군·화천군 격오지에 사는 당뇨·고혈압 환자 300명 대상) 정부는 원격의료의 전 과정을 민간의료기관에서 종합적으로 적용‧실증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의료기술의발전과 함께 의료사각지대가 해소되고 국민편의가 증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원격의료 허용은 오랫동안 논란이 됐던 이슈라는 점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원격의료를 강행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당장 대한의사협회는 2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사업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사업 추진 저지를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의신문=카드뉴스]첩약건보 우리의 선택이 결정합니다
-
분회 활성화, 조직 승패의 척도“편향된 말만 듣는 것은 불편하다. 전체 회원들을 대신해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회원 한분 한분의 의견을 더 많이 듣도록 하겠다.” 최혁용 회장은 분회장 간담회에서 일선 회원들을 대신해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왜, 협회서 분회장 간담회를 진작에 만들지 않았는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각 분회의 모범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정례화가 필요하다.” 한 분회장은 분회의 유기적 연계가 협회의 발전에 큰 자산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21일 ‘2019회계연도 전국 분회장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첩약보험, 의료기기 사용 확대 등 한의계의 주요 이슈를 놓고 진지한 토론이 펼쳐졌다. 분회장들은 일선 회원들과 가장 많이 접촉한다. 그렇기에 협회 조직의 동맥과도 같다. 중앙회는 분회장들로부터 일선 회원들을 대신해 직접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중앙회는 정책 추진의 핵심 주체다. 조직을 운영하는 컨트롤타워다. 분회장들은 다양한 한의계의 주요 이슈를 청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중앙회 집행진과 분회장들이 주고 받은 이야기들은 하나의 정보로 가공될 것이고, 그 가공된 정보는 일선 회원들에게 전파돼 공유와 소통의 묶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간담회에서는 분회장 연석회의의 정례화 필요성이 수차에 걸쳐 강조됐다. 한의사협회의 공적 의결기구는 이사회와 대의원총회, 전회원 투표라는 제도를 갖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 소신 발언과 의결 사항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요 당사자는 중앙회 임원, 시도지부장, 대의원 등이다. 일선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올곧게 전달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닐 수 있다. 그렇기에 분회장 연석회의의 정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분회장들이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이 있어야만 회원들이 바라는 바를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데 기인한다. 공적 조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관련 정관(규정)의 제·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예산도 수반돼야 한다. 따라서 한방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분회장들이 먼저 나서 그들간 소통이 가능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구축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중앙회 또한 분회장들이 현재보다 훨씬 더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분회라는 단위는 한 조직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핏줄과도 같은 생명선이다. 분회 활성화는 곧 중앙회 회무의 승패를 점쳐볼 수 있는 척도다. 분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조직은 동맥경화를 맞는다. 분회의 목소리가 곧 회원들의 목소리다. 회원들의 의견이 빠르게 전달, 수용되는 기반이야말로 조직 운영의 전제 조건이다.
-
2019년 전국 분회장 간담회 참관기“한의원의 문턱이 낮아져서 사용자인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한의학으로 발전해야 한다” 태풍이 북상하느라 비를 뿌리는 날씨임에도 남원에서 KTX로 갈아타고 용산역으로 가는 마음 한 구석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다. 협회회관에서 열리는 간담회의 주요 내용이 첩약 보험에 대한 것으로 중앙회가 추진하는 이 사안에 대해서 일부 회원들의 만만치 않은 반대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회의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허겁지겁 도시락을 먹고 회의실에 착석해서 둘러보니, 전국에서 참석한 분회장은 60여명이고, 회의장 안은 중앙회 임직원들과 분회장들로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반부에 분회장들이 전국에서 어렵게 모인 자리이니 대화 내용을 녹음하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는 토론이 있었으며, 이어서 참석자 소개 후에 진행된 회의 내용은 중앙회 집행진의 안건 보고와 그에 대한 분회장의 질문과 답변 그리고 마지막 분회장들의 발언 등으로 이루어졌다. 혈액검사 사용운동 이 운동은 의협의 반대가 있기에 어려움은 있지만 전국의 한의원에서 혈액검사를 한다는 사회적인 통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보고자가 설명했다. 협회 차원에서 혈액검사 의뢰행위의 적법성을 비롯하여 동영상을 통한 간호조무사 채혈 등 다양한 교육을 지부별로 이미 시행했고, 법적 대응을 위한 예산을 충분히 세웠기 때문에 양방의 공격으로 개인 한의원에 피해가 없도록 협회가 책임지고 진행하겠다고 보고됐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총선기획단 운영 계획 2020.4.15일 실시되는 총선거를 위해 협회에서 구성하고자 하는 총선기획단에 대해서 짧게 보고를 들은 후에 이번 간담회의 본론이라 할 수 있는 첩약건강보험에 대한 토의에 들어갔다. 첩약건강보험 급여화 임원진이 그동안의 경과와 실무적인 현안 보고를 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찬성하는 사람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중앙회의 답변이다. 즉, 반대하는 회원도 회원으로서 권리가 있기 때문에 찬성하는 사람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로써 반대하는 회원의 의견도 무시하지 않고 있으며, 협회의 사업에는 전 회원이 함께 가야한다는 중앙회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분회장들이 발표한 의견에는 좋은 내용이 많았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첩약 건강보험을 급여화하고자 추진하는 것에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회원들이 불안하게 느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인데, 이 불안 요소들을 회원들이 극복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정확한 내용을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업을 반대하는 회원들은 현 중앙회의 리더십 부족을 지적하고 있는데, 단순히 집행부가 싫다기보다 그 능력에 대한 불신이라는 회원들의 의견을 직격탄으로 날리기도 했고, 현재의 집행부가 매력적인 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하는 회의감이 실제로 존재하더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또한 다빈도 한약, 효과 좋은 한약을 못 쓰는 현행의 보험약 체계를 개선하라, 한약사와 한조시 약사가 함께 하는 의약분업은 무조건 반대한다, 진정한 의미의 건강보험이 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소리를 전했고, 혼란을 돌파하기 위해서 반대파에 주눅 들지 말고 비상연대 사람들을 만나서 의견을 들으라, 반대하는 회원들을 좀 더 설득하기 바란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많은 회원들이 협회장 탄핵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최종안을 보기 전에 하는 투표는 불신을 조장하므로 반대하고, 이번 시범사업이 무산되면 회원들이 좌절하게 되고 우리 안에 패배주의가 더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을 염려하는 내용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 외에도 분회가 있는 지역사회에서 한의사들이 봉사하는 집단으로 인식되는 것이 필요하므로 지역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자고 하고, 또 원활한 회무를 위해서 지금보다 중앙회 참모진의 보강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가끔씩 모이는 분회장들의 모임인 협의회를 정례화하여 더 자주 모이기 바라고, 역사의 교훈을 삼고자 이번 첩약보험 급여화와 관련한 전 과정을 담는 백서를 만들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차분한 가운데 상호간 소통에 주력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 지나서 끝난 이번 분회장 간담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 마디로 차분하면서도 상호간에 소통이 잘 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중앙회 임원진들이 될 수 있으면 보고나 답변을 짧게 하려고 애쓰는 반면, 여러 분회장의 말은 충분히 들으려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회장들도 발표하는 시간에 개인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속한 분회의 이야기를 많이 발표함으로써, 찬성과 반대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이 모임을 통해서 중앙회 임원과 분회장 모두 자신의 본분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였다고 생각한다. 한편 그전에 있었던 한의사의 회의가 상대방을 향한 성토대회가 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자리로 변한 것을 경험했던 분회장들은 이번 간담회가 합리적인 토론회이어서 의미가 있었고,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았다는 평가를 했다. 한의원의 문턱이 낮아져서 한의학의 사용자인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한의학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어느 분회장의 말이 현실이 되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
2018년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사례 7화병 5.7%, 스트레스 7.3% 개선 충청남도 금산군 보건소‘한의약 내 마음 쉼표 교실’ 충청남도 금산군은 2018년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으로 만병의 근원이 되는 마음 건강을 한의약으로 관리해 주는 ‘한의약 내 마음 쉼표 교실’을 운영했다. 금산군 관내 스트레스 인지율은 전체 평균 31.2%, 70세 이상은 30.9%며 우울감 경험률은 전체 평균 7.4%, 70세 이상 9.5%로 나타났다. 우울감의 원인으로는 ‘질병 문제’가 3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경제적인 문제’ 17.1%, ‘가족 문제’ 15.9% 순이었다. 이에 따라 금산군 보건소는 지역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불면증, 화병, 우울증 및 스트레스 예방에 관심있는 주민 33명 대상으로 한의약적 의료서비스 및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 스트레스, 우울증, 화병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으로 ‘한의약 내 마음 쉼표 교실’을 실시한 것이다. 지난해 6월1일부터 8월3일까지 매주 금요일 실시된 ‘한의약 내 마음 쉼표 교실’에서는 공중보건한의사의 개인별 상담 및 진맥을 통해 확인한 체질, 증상에 따라 침구치료와 한약을 제공하고 뇌체조, 미술심리치료, 웃음치료 등 건강증진프로그램과 한의 양생, 식이, 힐링 스트레칭 체조 교육을 병행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사전·사후에 스트레스, 혈관노화도 진단검사, 화병, 건강행태 설문지 등을 통해 그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화병은 23.7점에서 18.0점으로 5.7%로 개선됐으며 스트레스는 64.9점에서 57.6점으로 7.3%가 줄었다. 금산군 보건소는 이번 사업의 주요 성공요인의 하나로 공중보건한의사의 개인별 상담을 통한 한의의료서비스 제공을 꼽았다. 우울증, 스트레스 등의 증상 관리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에 대한 상담도 함께 실시해 통합적인 자가건강관리 증진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금산군 보건소는 향후 프로그램을 상·하반기로 확대 운영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산군 보건소는 2019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에서 우수사례 부문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
“한약(천연물) 연구에서 기초 소재의 정확한 기원은 연구의 출발점”이영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편집자 주] 최근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이 ‘2019 우수학술도서’ 286종을 선정·발표한 가운데 한의약 관련 분야의 서적으로는 ‘한약 라틴어’가 유일하게 선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본란에서는 ‘한약 라틴어’를 저술한 이영종 가천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교수로부터 집필한 계기와 함께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 향후 연구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2019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소감은? “부족한 점이 많은 데도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해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 책이 천연물 연구와 사업에 관련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한약 라틴어’는 어떠한 책인지? “이 책은 한의약학, 생약학, 천연물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 기초가 되는 천연물 소재(素材)에 사용되는 라틴어를 총괄적으로 다뤘다. 라틴어 운용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라틴어 문법을 기술했고, 라틴어 문법을 바탕으로 동물과 식물의 라틴 학명 명명법, 한약재 및 한약제제의 명명법, 라틴어 조어(造語)의 기본 지식, 처방을 비롯한 상용 축약어의 규칙과 축약 방법 등을 ‘대한민국 약전’과 ‘대한민국 약전외 한약(생약)규격집’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이와 함께 라틴 학명에 사용된 약용식물의 속명(屬名), 종소명(種小名), 명명자에 대한 해설도 수록해 라틴 학명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Q.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오랜 기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약전과 한약규격집 등 공정서 개정 작업에 다수 참여해 왔다. 현재 천연물 소재에 대한 연구와 제품 생산이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사용되는 천연물 소재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매우 중요하다. 공정서에 수재된 한약재는 기원 동식물의 학명과 한약재명을 반드시 라틴어로 표기해 전 세계 사람들이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공정서에 올바른 라틴 학명과 라틴 생약명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라틴어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본지식을 제공하는 라틴어 서적이 꼭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출판된 바가 없었다. 그런 차원에서 그동안 중앙약사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준비했던 라틴어 자료들을 정리했었는데, 때마침 식약처의 ‘2018년도 국가 생약자원 수집 조사 연구’를 수행하면서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서 책 발간 준비를 하게 됐다.” Q. 라틴어가 낯선 언어일 텐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중국, 일본, 베트남 등 한자(漢字) 문화권에서는 학문의 기본은 한자이며, 한자를 모르고서 동양학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서양에서의 라틴어 위치는 동양학에서의 한자의 위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라틴어는 유럽 각국 언어의 뿌리가 되지만 현재는 사어(死語)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2500여년에 걸쳐서 유럽문화의 토대를 이루며, 약학·의학·신학·문학·철학·역사학 등 각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약재 역시 라틴어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면 기원 동식물의 학명과 한약재 명칭을 이해하기 쉬워 라틴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Q. 현재 한의대 교육과정에서는 라틴어 교육이 없는데? “제가 대학을 다닌 197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는 의학 라틴어를, 또 약학대학에서는 약학 라틴어 등이 교과과정에 필수로 되어 있었다. 저도 의학 라틴어를 수강했는데, 해부학 용어 등을 중심으로 명사와 형용사의 격변화 등을 공부한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그러나 지금은 해부학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라틴어에서 영어로 많이 바뀌게 됨에 따라 라틴어의 중요성이 감소돼 현재는 의과대학이나 약학대학에서 라틴어 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천연물 소재 부분에서는 라틴어를 필수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분야 전공자들은 스스로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약 라틴어’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약재 기원 동식물의 학명과 생약명을 라틴어로 표기하는 기본지식을 제공하는 서적이 꼭 필요한 데도 불구하고 관련된 전공자들이 매우 협소한 탓에 이러한 책이 그동안 출판되지 못했던 것에 많은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부족한 점이 많은 상황에서 첫 출판이 되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후배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보완· 수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천연물(한약재) 기원의 중요성은? “천연물 연구에서 소재가 되는 동식물의 올바른 학명 표기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2000년 이전에 발표된 많은 천연물 소재 논문에서 기원 동식물의 학명이 잘못 표기된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하수오로 실험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백수오를 소재로 사용했다든지, 또 가시오갈피로 실험했다면서 홍모 오가피를 소재로 사용했다든지,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경우가 있다. 지금도 완전히 올바르게 표기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천연물 연구에서는 기본 소재를 정확히 표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사안이자 연구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제 정년이 1년여 밖에 남지 않아 그동안 원고를 준비했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출판하지 못한 책을 은퇴하기 전에는 꼭 펴낼 계획이다. 특히 제가 마지막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꽃송이버섯’에 대한 책을 출판할 계획이다. 꽃송이버섯은 면역과 항암에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는 베타 글루칸 성분을 천연물 가운데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하늘이 인간에게 선물한 기적의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에서 한약재는 치료수단으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등이 확대되면서 한약은 영역이 축소되는 부분이 있다. 천연물신약에 이어 첩약건강보험 등의 문제로 한약 부분이 위축되지 않도록 한의계의 슬기를 모았으면 한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63)故 康秉秀 敎授(전 동국대 한의대 교수. 2009년 작고)는 1966년 『醫林』 제57호에 「四物湯과 陰陽術數家」라는 제목의 두 쪽짜리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논문에서 血病의 대표처방인 四物湯의 立方의 의미에서부터 임상적 활용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四物湯이 宋代 陳師文의 『和劑局方』에 처음에 소개된 이후 이 처방의 설명이 지나치게 陰陽術數的인 면에 치우친다고 비판하였다. 한의학의 현대화를 주장하는 현재의 시대에 이러한 설명방식은 분명히 지양되어야 할 것이기에 그 문제점을 짚어보고 제대로 된 설명방식을 채택해서 임상의 응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아래에 그의 주장을 요약한다. ○ 四物湯의 당귀는 甘溫和血하므로 心氣를 돕고, 川芎은 辛溫活血하므로 肝氣를 돋우고, 芍藥은 散寒斂血하므로 肺氣를 돕고, 地黃은 甘平而補血하므로 腎氣를 補한다. 四物은 곧 인체 내의 모든 血을 生長收藏하는 능력이 있으므로 助益營衛하고 滋養氣血하여 체내에서 病變하는 月經不調나 臍腹疼痛, 崩中漏下, 將理失宜, 胎動不安, 血下不止 등 모든 血病을 치료할 수 있다. 이것이 局方的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理論은 後日 病證에 따라 약물의 분량과 味의 加減面에서 실질적 발전을 보게 된다. 『和劑局方』에서는 각각 一錢二分半이라고 하였으나 그 후 개정판에서 熟地黃, 當歸 各三錢, 川芎 一錢, 芍藥 二錢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病證에 따라 약물을 가감하는 방법이 세부적으로 발전하게 되어 후대에 加味四物湯, 加減四物湯, 淸經四物湯, 通經四物湯, 四物調經湯, 解毒四物湯, 開鬱四物湯, 四物龍膽湯, 淸血四物湯, 柴胡四物湯, 當歸四物湯, 生料四物湯 등 수없는 새로운 처방들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발전은 곧 초창기 占術的 陰陽家들의 허구적 논리를 부인한 살아있는 증거라 할 것이다. ○ 四物湯은 결코 人體 內의 血을 조절할 수 있는 溫한 약이 아니오, 寒凉한 處方으로 胃腸의 세밀한 診察없이 복용할 수 없다. 地黃의 補血止血에 철분과 당질을 함유하여 한약제일의 血藥이라고 할 수 있지만 地黃에 철분과 위장질환이 있는 환자에 胃酸과 결합하면 胃潰瘍을 일으킬 수 있는 毒素物을 분비하고, 芍藥이 瘀血에 의한 臍腹疼痛에 좋다고 하였으나 장에 효소분해에 장애를 주어 소화력에 감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張景岳도 그의 저서 중에 “殊不知라 熟地黃이 乃陰不行之藥이니 大爲脾胃之病에 所不宜也”라하고, “脾氣가 寒而痞滿難化者는 芍藥을 忌한다”한 것이 그것이다. 『醫學正傳』에서는 “胎漏屬氣虛인 有熱에 四物湯이 可하다”하고, 朱震亨은 “四物湯이 皆陰이라”한 것은 모두 四物湯이 凉湯이란 臨床家의 高見이다. 또한 營氣로 하여금 安行經隧시킬 수 없음은 물론 臨床家로서 不合理한 處方을 이용하기에 苦衷은 컸던 것을 볼 수 있다. 黃度淵은 『醫宗損益』에서 “古人이 血病에 四物을 爲主로 하여 치료하였으나 有宜與不宜者가 있으니 대개 補血行血에 當歸만한 것이 없으나 當歸는 性이 動而滑하여 모든 火로 인한 動血者와 火로 인한 嗽, 濕으로 인한 滑者는 모두 忌하고 行血散血에 川芎같은 것이 없으나 川芎은 性이 升而散하므로 모든 火載血上者와 氣虛多汗에 火不歸原하는 것은 모두 忌하고 生血凉血에 生地같은 것이 없고, 斂血淸血에 芍藥만한 것이 없으나 二物이 모두 凉하여 모든 陽虛者와 脾弱者, 脈弱, 身凉多嘔, 便溏者는 모두 宜하지 못하므로 四物湯을 治血劑로 쓰는데 있어서 그 宜否之性을 살피지 않이치 못하겠다.”고 하여 임상가의 예리한 정확한 비판을 아낌없이 가하고 있다. ○ 결론적으로 四物湯은 氣味論的 配合으로 볼 때 凉도 熱도 아닌 中庸的 配合方式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의 현대적 발전을 위해서 그 이름적 기능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고, 네 약물만을 固守加味하려는 방법을 벗어나서 現代的 연구를 통해 처방 활용의 다변화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
신과학운동과 과정철학, 그리고 한의학지인(波隱 한상억)으로부터 ‘있음(being)과 됨(becoming)의 차이란 무엇인가(difference bewteen Being and Becoming)’란 제목의 글을 받았다. 그는 자주 과학철학과 관련된 주제의 글을 보내온다. 몸을 주제로 한 ‘감정과 감성’, ‘늙음’ 등이 그것이다. 칸트가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고 갈파한 이성론을 중심으로 니체,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샤르트에 이르기까지 근대 서양 과학철학자들의 이론을 전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글을 영어로 써서 글의 깊은 내용을 파악하기에는 솔직히 말해 나의 영어 실력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가며 읽기도하고 때로는 대학생(현재 UBC 영문학과 3학년 재학)인 손녀에게 묻기도 한다. 현대문명 위기 극복을 위한 사고방식의 과감한 전환 필요 나는 1980년대 대학(원광대 한의학과)에 있을 때, ‘인식론’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한의학을 어떻게 서양과학자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계에 새로운 바람이 일어났을 때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신과학운동(New Age Science Movement)’이었다. 신과학운동은 이제까지의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출발한 자연과학사상을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새로운 유기체적 세계관에 입각한 과학사상을 모색하는 운동이었다. ‘신과학’이란 용어는 197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일기 시작한 ‘새시대 과학(New Age Science)’에서 따온 것이다.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출발한 과학문명의 물질주의적 사고방식이 무분별한 자연의 이용과 개발을 재촉하여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적 부를 향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자연의 고갈과 같은 전지구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현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고방식의 과감한 전환의 필요를 인식하면서 일어난 운동이 바로 이 신과학운동이다. 그때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 쿤의 <과학혁명>, 카프라의 < 생명의 그물>, <전환점> 등이며, 유럽에서는 벨기에의 프리고진이 <있음에서 됨으로>를 발표하였고, 영국에서는 니덤의 <과학과 문명> 등이 나왔으며, 철학계에서는 미국의 화이트헤드가 <과정철학>을 발표했다. 지금 우리가 널리 쓰고 있는 ‘패러다임’(paradigm)’이란 용어가 나온 것도 이때다. 이는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를 말하는 것으로 미국의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쿤(Thomas Kuhn)이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1962)에서 새롭게 제시하여 널리 통용된 개념이다. 신과학, 과정철학 나오면서 한의학적 사유 새롭게 설명 또한 과정철학은 화이트헤드가 철학 전반을 여러 주제별로 체계적으로 다룬 책으로 데카르트의 심신이론을 극복하기 위해 ‘과정’이란 개념을 존재론적 측면과 함께 지각론적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따라서 그동안 한계에 부딪쳤던 존재가- 존재에서 생성으로, 있음이- 있음에서 됨으로, 혼돈이- 혼돈에서 질서로 인식전환 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에서 과학사를 전공한 송상용 교수 등이 중심이 되어 한국과학사학회를 조직하였고, 범양사에서는 김용준 교수가 주관하는 <과학사상>이란 잡지가 나와 이러한 과학사상 및 과학철학을 소개했다. 한편 영국의 캠브리치 대학 니덤 교수가 <중국의 과학과 문명>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중국의 과학이 서양에 뒤떨어진다는 서양과학자들의 인식을 불식케 했다. 또한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동양의 과학문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되었다. 한의학은 기계론적, 분석적, 인과론적, 환원론적 인식이 아닌 유기체적, 종합적, 직관적 논리로 그동안의 고전과학적 인식으로 설명할 수 없었는데, 신과학이나 과정철학이 나오면서 서양의 ‘존재적 논리’와 전혀 다른 한의학의 ‘생성적 논리’가 직관적 사유, 상징적 사유, 과학적 사유, 전일적 사유, 상보적 사유, 생명적 사유 등의 측면에서 유비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나는 한의학자로서 과학사학회, 의사학회, 과학철학회, 의철학회에 가입해 서양 과학자들과 함께 학회 활동을 해왔다. 현재도 의사학회, 의철학회 고문으로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때 <과학사상>에 주로 글을 발표했다. <생명의 그물>(Web of Life)의 저자 카플러를 만나기 위해 미국 버클리대학을 찾은 것도 이때다. 파은의 ‘있음과 됨의 차이’의 글을 읽으면서 80년대 당시 생각이 떠올라 잠시 당시의 학문적 분위기를 적어봤다. 그런데, 파은의 ‘있음’과 ‘됨’에 대한 글은 프리고진의 <있음에서 됨으로>가 아닌 칸트의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는 명제로부터 시작됐다. ‘인간적 이성(Human reason)’은 단순히 개념적 사유를 할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동물이 오직 본능적 충동에 의해서만 행동하는데 비해서, 인간은 의무의식(義務意識)에 의해서 행위를 하는 것이 본질적 특징이며 따라서 이는 인간적 행위가 어떤 이성적인 힘에 의해서 지도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존재적 인간 ‘있음’과 ‘됨’은 도덕적, 윤리적 인간 완성의 과정 파은은 “Being is sense, Becoming is endless trial to be moral person”라 하면서 있음은 지금의 있는 나의 상태이고, 됨은 지금의 나의 상태에서 도덕적 인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라 했다. 존재적 인간과 생성적 인간, 즉 ‘Being’과 ‘Becoming’을 도덕적, 윤리적 인간 완성의 과정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이는 중국 유학의 수신(修身)과정과 같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칸트의 이러한 이성론을 중심으로한 윤리도덕적 관점은 프리고진, 화이트헤드, 쿤 등의 근대 과학철학자에 의해 과정철학 및 신과학운동을 불러 일으켰다. 파은을 통해 서양 철학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아울러 나의 연구생활을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이점에 대해 파은에게 감사하며 언제 한번 만나 밤 새워가며 토론할 기회를 갖기바란다.
-
“회원들의 궁금증…최대한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데 주력할 것”Q. 홍보이사를 맡게 된 계기는? “최혁용 회장이 당선되기 전 ‘일원화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의료통합에 대한 논의를 심도있게 해보자는 취지의 활동이 있었다. 그 모임에 한 선배의 권유로 들어가게 되어 활동한 적이 있어 당시 활동하던 사람들과의 인연이 있었다. 그 인연이 계기가 돼 최혁용 회장 당선 이후 이사직 권유가 있었고, 홍보이사로 임명되게 됐다.” Q. 현재 중점을 두고 하고 있는 회무는? “현재 대한한의사협회에는 저를 포함해 3명의 홍보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각자 역할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지만, 주로 대회원 공보 영역에 비중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즉 회원들이 회무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부분을 홈페이지 등에 올리면, 주무이사의 답변을 구해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과 함께 혹은 요청하는 자료 등을 찾아드리는 등이다. 그외에 언론대응이나 언론사 미팅, 보도자료 작성 등의 업무는 다른 홍보이사들과 비슷하다. 조만간 유튜브 등의 콘텐츠 제작 등도 계획돼 있어 이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일반 회원과 임원으로서 중앙회 회무를 보는 시각차가 있는지? “(처음으로 중앙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생각보다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차이가 있다면 일반 회원일 때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요청을 하면 됐는데, 임원으로서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직접 해야 한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Q. 대회원 공보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와 어려운 점은? “임원이 되기 전 협회에 가장 불만스러웠던 점이 바로 ‘정보 공개’ 분야였다. 협회가 항상 모든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회원이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서는 성실히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일 회원이 요청하는 자료가 대외비라면 누가 어떤 이유로 대외비를 지정했는지 정도라도 공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하고 싶었으니 임원이 돼서 직접 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현재 회원들의 질문에 답을 해야할 주무임원들이 너무 바쁜 관계로 답변을 받기가 참 힘들다. 또한 답변을 받아도 게시에 맞게 수정이나 첨언, 요약을 하거나 맞춤법 등을 수정하는 등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인 만큼 이러한 부분들은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Q. 대회원 공보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사실 그대로를 전해드리는 것이 핵심이다. 문서가 있다면 그대로 공개하고, 그게 아니라면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임원 또는 해당 질의에 대한 답변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임원이 직접 한 말을 그대로 전하려고 하고 있다. 같은 사실을 놓고 각자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만큼 판단에 있어서는 그 답변을 보는 분이 스스로 하시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주무이사들에게 답변을 받을 때도 개인적인 의견 등이 섞여 있는 경우 최대한 사견이 배제된 답변을 요청하고 있다.” Q. 내부 홍보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현재 월 단위로 회무동정을 하니마당에 게시하고 있고, 회원들의 직접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실에 가까운 답변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한한의사협회 홈페이지가 활성화되고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원들이 질문을 줘야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에게 무엇을 해드려야 한다는 방향보다는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 그 중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방향으로 내부 홍보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은 직접 질문을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유튜브 콘텐츠 등을 만들어 대회원 및 대국민 홍보를 같이 해보려는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딱딱한 회무 설명이나 뻔한 내용들을 말하는 수준이 아니라,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하고 재미를 더해 회원들이 편하게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콘텐츠로 준비하고 있다. 임기 내에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회원들 사이, 국민들 사이에 나름 의미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게 만들어보고 싶다.” Q.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예전에는 복싱, 검도 등 격투기 방향으로 운동을 많이 했다. 요즘은 그냥 소주 한잔 마시고 가만히 있는 게 최고인 것 같다.” Q. 인생의 좌우명은? “어떤 경기든 모든 참가자의 목표는 우승이며, 어떤 시험이든 모든 응시자의 목표는 수석이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이 벌써 습관이 되었는지(웃음), 질문 이외에 드리고 싶은 말은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말밖에는 없는 것 같다. 혹여 게시판을 통해 회무 관련 질의를 하기가 번거롭다면 아컴 쪽지 등으로 질의를 주셔도 성실히 답변토록 하겠다. 회무에 대한 많은 관심과 함께 앞으로 홍보실에서 진행하는 유튜브 콘텐츠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