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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의약硏, ‘지자체 출연기관 발전 유공’ 행안부 장관 표창 수상제주한의약연구원(원장 송민호)이 ‘2020년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발전 유공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414개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경영실적 개선과 사회적가치 확산 등 정책 준수 우수기관을 평가했으며,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제주특별자치도 13개 기관 중 유일하게 표창을 수상했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한의약산업 미래가치 창출, 지속가능 경영 체계 구축, 도민 행복 한의복지 실현을 전략으로 설정하여 효과적인 인사제도와 효율적인 재무·예산 편성 체계 운영을 모색하여 경영 효율화 기반을 구축하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 결과 제주특별자치도 13개 기관 중 전년대비 종합점수 상승 폭이 가장 높은 기관으로 평가된 것이 이번 표창을 받은 배경으로 보고 있다. 제주한의약연구원 송민호 원장은 “이번 표창 수상은 그 동안 직원들이 지역기업 지원과 산업육성을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해 온 성과”라며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지역기업을 위한 전략 연구개발과 사업화 모델 발굴에 힘써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도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Vasomotor and allergic rhinitis) 만성 비염 (Chronic rhinitis)[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구역 및 구토 (Nausea and vomiting)[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울금 추출물이 무릎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이준환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KMCRIC 제목 울금 추출물은 무릎 관절염에서 나타나는 증상들 및 삼출-활액막염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 ◇서지사항 Wang Z , Jones G, Winzenberg T, Cai G , Laslett L, Aitken D, Hopper I, Singh A, Jones R, Fripp J, Ding C, Antony B. Effectiveness of Curcuma longa Extract for the Treatment of Symptoms and Effusion-Synovitis of Knee Osteoarthritis : A Randomized Trial. Ann Intern Med 2020;173(11):861-869. ◇연구설계 두 그룹, 무작위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군 임상연구 ◇연구목적 울금 추출물이 유증상성 무릎 관절염과 무릎 삼출-활액막염 환자들에서 나타는 무릎 증상과 삼출-활액막염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질환 및 연구대상 유증상성 무릎 관절염과 초음파로 진단된 사출-활액막염이 있는 환자 70명 ◇시험군 중재 12주 동안 1일 2캡슐의 울금 추출물 복용 ◇대조군 중재 위약 ◇평가지표 시각적 상사 척도상의 통증 변화와 자기공명영상에서 나타나는 삼출-활액막염의 부피 ◇주요결과 울금 추출물은 위약에 비하여 시각적 통증 상사 척도상에서 통증을 호전(-9.1mm, 95% CI, -17.8 to -0.4mm)시켰으나 삼출-활액막염 부피는 호전시키지 못하였다(3.2mL, 95% CI, -0.3 to 6.8mL). 울금 추출물은 또한 WOMAC상에서 무릎 통증을 호전(-47.2mm, 95% CI, -81.2 to -13.2mm)시켰으나 외측 대퇴 연골의 T2 relaxation time을 호전시키지는 못하였다(-0.4ms, 95% CI, -1.1 to -0.3ms). 부작용 발생에 있어서는 울금 추출물 투여군(n=14, 39%)과 위약 투여군(n=18, 53%)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P=0.16) 울금 추출물 투여군에서 2사례와 위약 투여군에서 5사례는 치료와 연관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저자결론 울금 추출물은 무릎 관절염에 대하여 위약 대비 우수한 효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무릎의 삼출-활액막염이나 연골의 구성 성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다. ◇KMCRIC 비평 PubMed에 Curcuma longa라고 검색하면 4300여 개의 문헌이 검색될 정도로 울금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생강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의 덩이뿌리인 울금은 열대 아시아 원산으로 우리나라,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일본 등에 분포하는데, 아유르베다 의학이나 중의학에서는 관절염 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최근의 체계적 문헌고찰 [2]에 의하면 울금 추출물은 무릎 통증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체계적 문헌고찰에 포함된 7개의 임상연구는 모두 아시아에서 수행되었기 때문에 그 연구 결론을 서양인에게까지 일반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연구 방법론적으로 보아도 엄격한 방법론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중등도의 비뚤림 위험, 안전성 데이터 보고 불량, 비정상적인 치료 효과 크기,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평가 변수 등) 측면이 많다. 본 연구는 호주의 테즈메이니아 남부지역에서 수행된 단일 기관 임상시험으로 유증상성의 무릎 골관절염과 활액막염이 있는 피험자에게 울금 캡슐과 위약을 하루 2회, 12주간 복용시키고 같은 기간 동안 통증, 장애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상의 변화를 관찰한 연구다. 시험군과 대조군의 차이를 100mm VAS(시각적 상사 척도)상 18mm의 최소 임상 차이(MCID)에 근거하여 임상시험을 설계하였고, 군당 35명씩 총 70명의 피험자를 모집했다. 울금 캡슐을 복용한 시험군에서는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에 비해 복용 12주 후, VAS나 WOMAC 도구 상에서 통증의 호전이 관찰되었고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으나, 두 군의 차이(9.1mm)는 연구 설계에서 고려된 최소 임상 기준인 18mm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자기공명영상 검사상에서 관찰한 활액막염의 정도나 연골 구성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본 연구의 특징으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관절염 임상시험에서 흔히 임상 변수로 채택하는 평가 변수인 VAS나 WOMAC 등의 주관적 평가 변수뿐만 아니라 자기공명영상 검사라는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1차 평가 변수로 채택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임상시험은 18mm라는 VAS 차이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는데(이는 활액막염 등의 영상 지표에서의 최소 임상 차이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연구 결과 상, 임상 지표에서도 두 군 간 MCID 이상의 차이를 보이지 못했고, 활액막염 등 영상 지표에서도 변화를 관찰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자들이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두 마리 모두 다 놓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약물로 인한 통증의 변화뿐 아니라 기대하는 구조적인 변화를 관찰하기에는 짧다(이는 연구 결과에서 복용 12주 차에 계속적인 임상 지표의 호전 양상이 보이고, 변화가 정체되는 정체기(plateau)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12주의 추적 관찰 기간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점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울금을 대상으로 한 기존 임상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방법론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설계, 수행, 관리, 분석한 점, 울금 투여군이 위약 투여군에 비해 임상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호전을 보인 점, 서양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여 연구 결과의 외적 타당도를 제고한 점 등에서 본 연구는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이나 임상의들이 참고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참고문헌 [1] Goel A, Kunnumakkara AB, Aggarwal BB. Curcumin as “Curecumin”: from kitchen to clinic. Biochem Pharmacol. 2008 Feb 15;75(4):787-809. doi: 10.1016/j.bcp.2007.08.016. https://pubmed.ncbi.nlm.nih.gov/17900536/ [2] Onakpoya IJ, Spencer EA, Perera R, Heneghan CJ. Effectiveness of curcuminoids in the treatment of knee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linical trials. Int J Rheum Dis. 2017 Apr;20(4):420-433. doi: 10.1111/1756-185X.13069. https://pubmed.ncbi.nlm.nih.gov/28470851/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2012061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5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7년 9월25일 오후 7시 New Seoul Hotel 14층 오동홀에서 경희대 한의대 동문회 제1차 이사회가 열린다. 이날 柳瑩洙 회장은 개회인사에서 “경희한의대 동문회가 회조직 강화와 장학사업 확대 등을 통해 날로 회세가 신장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가 당면하고 있는 의보 활성화, 한방보건지도 입법 추진 등 의권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의계 대다수 회원이 소속되어 있는 경희동문회의 육성발전에 회원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배원식 한의협 명예회장, 이상인 모교 학장, 안영기 대한한의사협회장의 축사 등이 있은 뒤 부회장 31명, 지부장 4명, 이사 165명에 대한 위촉장과 장학금 협찬자에 대한 감사장 전달, 장학기금 수여 등이 있은 뒤 회무경과보고가 있었다. 자료집에 실려 있는 경과보고에는 1987년 3월부터 9월까지 동문회에서 진행한 사업과 활동을 정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의계 현안과제인 한방보건지도 입법 대책에 대해 논의됐는데, 금번 정기국회에서 同의료법 개정안이 기필코 통과되도록 촉구하면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장학금 수여자는 김인범, 임재국, 최윤복이었다. 감사패수여자는 다음과 같다. 최광수(봉산), 이정재(이정재), 이익순(부일), 김성환(대방), 김정제(성제원), 손수명(동진), 임관일(태평), 최춘근(구천당), 조덕행(영신), 조용안(서울), 한청광(오세료), 김풍식(제당), 남궁종(남궁), 이주련(갑자), 이상호(신진), 유국배(청심), 정광훈(이화), 홍원표(지리산), 나기성(혜성), 이근(갑자원), 이순경(신), 송시민(대동), 최병문(명성), 한광현(시흥), 연규석(한일), 김억래(대동), 이병택(만춘당), 김정선(요한). 또한 이날 당시 한의계 현안과제인 한방보건지도 의료법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한방의보 활성화 대책과 국회에 현재 계류 중인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발표한 주요사업계획(안)은 다음과 같다. ①본회 회칙 제1장 2조 목적에 의한 동문회 활성화 사업: ㉮지부 조직 활동과 각 기별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 ㉯회장단 회의는 중요 사항이 있을시 수시 개최하며, 전체 이사회는 년 1회 이상 개최한다. 또한 회칙 제5장 19조에 의거 이사 20인 이상의 소집요구가 있을시 개최한다. ②친목사업: ㉮동문의 애·경사가 있을시는 상호 연락을 취해서 위로와 기쁨을 함께 나누며 참석을 못할시는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한다. ㉯해외 동문과 연락을 취해서 우의를 돈독히 하고 본회 발전을 꾀한다. ③장학사업: 동의장학회칙에 의거 매 학기당 약간명을 선발하여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된 대여장학금으로 하며 5년 내에 상환토록 하여 동문회원으로서 참여의식을 고취시킨다. ④권익사업: ㉮모교와 협회와 동문간에 긴밀한 유대를 갖고 한방 현안문제 해결에 적극 노력한다. ㉯한방에 관한 매스컴을 적극 활용하여 상호간 정보를 나누고 본회 발전 사항과 동문동정을 알림은 물론 상호 권익 신장에 노력한다. ⑤회관건립추진사업: 더욱 분발하여 내실을 기해야겠기에 금회기부터 기초를 닦고자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회관 건립을 추진하고자 한다. ⑥기타: ㉮각 기별 동문회 모임시 활성화를 위해 회장단이 참석하여 격려 및 위로한다. ㉯한의대 학술지 발간에 협조한다(의인지 등). -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 내규 제정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이하 한의학회)가 지난 28일 비대면 방식으로 제7회 이사회를 열고 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내규 제정을 포함한 △2021 국제 전통보완통합의약 컨퍼런스세션 참여 △한의학회지 논문투고규정 개정 △보고의 건 등을 논의했다.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은 한의계 우수한 미래인재를 선발하고 다양한 학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장학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이사회는 지난 2017년부터 추진 중인 ‘한의대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학회 고유사업으로 정비하기 위해 시상 내규를 제정하고 미래 인재에 대한 폭넓은 참여 및 지원을 위해 지원 자격을 한의대·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에서 공중보건의, 군의관까지 확대했다. 또한 한의대 학부생들의 경우, 논문 초록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봉사활동 등 다양한 형식으로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한국한의약진흥원 주최·보건복지부 후원으로 하반기에 실시하는 ‘2021 국제 전통보완통합의약 콘퍼런스’에 참여해 한·중·일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현 실정에 맞게 한의학회지 논문투고규정을 개정하는 안건을 원안 통과했다. 보고안건으로는 △한의학회지 발간 현황 △한의학회 상표 출원 진행 경과 △한의보험 전문가 역량강화 워크숍 개최 결과 △학술지, 학술대회 등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학술지원사업 신청 결과 △제34회 ICMART 개최 및 한국세션 진행 결과 △2020 전국한의학학술대회 간접비 환불 진행 경과 △2021 온라인 1차 전국한의학학술대회 개최 준비 △한의학회 온·오프라인 홍보 방안 △2021 회계연도 연구용역사업 △표준한의학용어집 V2.1 개정작업 및 출판 준비 △학회 홈페이지 관리 및 유지보수 현황 △2021 회계연도 사업예산 및 추진일정 현황 △개인회원 연회비 및 회원학회 의무분담금 납부현황 △위원 추천 현황 △각 위원회 활동 등을 공유했다. 앞서 제34회 ICMART에서 한국세션을 성황리에 개최한 한의학회는 2024년에 ICMART가 한국에서 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최도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의 기세도 꺾이지 않아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이사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지금까지의 추진해 온 사업을 공유하고 전국한의학학술대회 등 앞으로의 사업을 점검하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하반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신미숙 여의도책방-19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대변으로 고름을 뽑아내는 약, 베트남 줄기세포, 혈맥약침술. 이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서울 강남구의 모 한의원에서 항암치료로 고통받거나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소개한 치료법들이다. 무면허 의료행위와 검증받지 않은 치료법으로 4명의 환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이들에게 대법원은 실형을 확정했고 혈맥약침술은 한방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결도 덧붙였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법 위반, 의료법 위반 그리고 사기 혐의가 적용되었다. 한 피해자에게는 4000만원,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7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암환자 절박함 이용해 돈벌이한 한의사, 대법원 실형 확정』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특수 약으로 암 치료”… 환자 속여 거액 뜯어낸 한의사들』 세계일보, 이강진 기자). 지난 5월 19일, 이 기사를 접하고서 기사에 달린 댓글은 단 한 개도 읽을 수 없었다. 멘탈이 무너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말기 암환자들 등쳐먹다가 한의사들이 실형을 받았다는 저런 뉴스를 접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다. 한의사에 대한 선입견이 전혀 없는 순수한 의료소비자들이라 하더라도 저런 뉴스를 읽은 후라면 한의원 간판만 봐도 토나오겠다 싶었다. 한방사, 약장수, 용팔이, 침쟁이, 사기꾼 등등 한의사를 조롱하는 댓글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착착착 테트리스 벽돌 떨어지듯 쌓여가고 있을 것이다. 암환자들의 힘든 항암치료를 돕겠다고,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완화해 드리겠다고, 체질별 건강식단을 제공하겠다고, 두 손 꼭 맞잡은 따뜻한 광고를 앞세운 암전문 한방병원들이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들을 특별 대우하는 입원실 운영 한의원들 만큼이나 증가하는 추세이다. 암환자의 절박함을 악용해 돈벌이한 한의사들의 실형 확정 기사가 이런 병원들의 개원러쉬에 어떤 영향을 끼칠런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가족처럼 정성을 다해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광고문구처럼만 실천하셔서 5월 19일 기사에 대해 일반인들이 품었던 한의학과 한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조금이나마 희석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암환자 절박함 이용한 범죄기사…제목만 봐도 ‘가슴 철렁’ 『절박함 악용해 말기 암환자에 복어알 넣은 ‘복어추출액·환’ 판매 적발』 지난 7월 1일, 거의 모든 주요 언론에 보도된 기사이다. 신속하게 기사를 읽어내려갔다. ‘설마, 또 한의사들이 한 짓은 아니겠지?!’ “말기 암환자의 절박함을 악용해..”라는 글귀만 보면 범행의 주어가 한의사일까봐 걱정부터 앞선다. 케미컬뉴스 박주현 기자의 기사 일부를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경상남도 양산시에 소재한 즉석판매제조 가공업체 ‘해진정’은 2019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복어알을 ‘복어추출액’에 넣어 제조하고, 약 105.6kg과 한글 표시사항 전부를 표시하지 않은 복어추출액·환 제품을 제조해 약 114kg인 총 2천3백만원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항암작용, 치료 전후 원기회복, 고혈압, 당뇨, 신경통 등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허위 광고했다.” “울산광역시 동구 소재 식품제조가공업체 (주)해국식품은 201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온라인 쇼핑몰과 전단을 통해 항암 치료 전후 원기회복, 항암예방, 비염, 위장병 등의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광고를 했으며, 복어추출액 2개 제품 약 153kg인 1328만원 가량을 판매했다.” 기사와 함께 “보정강장(補精强壯)” 한약박스와 “추출액(抽出液)”이라고 프린트된 레토르트 한약팩에 담긴 복어독 그리고 경옥고환이나 공진단을 담는 데 사용되는 가장 흔한 아크릴 소재의 금박뚜껑 케이스에 포장되어 있는 복어환 등의 관련 사진(식약처에 압수된 불법제품 증거사진)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복어추출액와 복어환을 담은 컨테이너는 다름아닌 일반 한의원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한약박스, 한약팩, 아크릴공병이라는 사실!! 이러한 불법식품 제조업자들에게 한의학적 컨텐츠들은 이토록 만만하고 진입장벽 또한 낮으며 관련 용품들을 구입하기란 누워서 떡먹기보다도 쉬운 일이라는 사실!! 암치료의 컨텐츠로서 한의학을 담아낼 컨테이너는 어디에?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는 암 진단 AI 솔루션을 개발한 11명의 의사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리포트를 다룬 일간지의 경제면 기사를 보았다. 거의 동시에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만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통합암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주지의 사실이며 그에 따라 통합암치료 의료기관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니 대한통합암학회에서 통합암치료 인정의 혹은 전문가 과정을 밟아보시라”며 한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린다는 한 학회의 문자도 읽었다. 암 관련 두 개의 문서가 물과 기름처럼 느껴진다. 이 두 그룹은 암시장(Oncology Market) 안에서도 완벽하게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듯하며 한 공간에서 만날 일은 절대적으로 없을 것이다. 국립암센터에는 여전히 한의사가 없다.『‘버티기’ 일관하는 국립암센터』(민족의학신문, 정태권 기자, 2009.12.11.) 『대한한의사협회, 국립암센터 한양방 협진 시스템 구축...“더 이상 늦춰서는 안돼”』(로이슈, 임한희 기자, 2018.10.25.) 단언컨대, 2028년이 와도 국립암센터에 한의사를 채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MD앤더슨 암센터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암환자에게 침술을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협진의 효과를 보여주는 국제적인 학술논문을 증거로 들이밀어도 소용없을 것이다. 암 치료에서 실질적인 치료기술 즉, 컨텐츠로서의 한의학과 그 컨텐츠를 담아내고 있다고 추천될 컨테이너가 국립암센터 입장에서는 “노 땡 큐”일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절대적 사각지대에 있는 한방병원, 어디서부터 매듭 풀어야 할까? 사각지대(死角地帶)는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군사용어에서의 정의는 ‘무기의 사정거리 또는 레이더 및 관측자의 관측범위 안에 있으면서도 지형 따위의 장애로 인하여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이다. 코로나 예방접종에 있어서 한방병원은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에서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고 백신 접종은 병원에서 하는 게 법적 체계상 정해져 있기 때문에 외부 의료진이 한방병원을 방문해서 백신을 놔주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감염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 대상에서도 한방병원은 빠져 있는데 한방병원 환자 모두가 요양병원처럼 고령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6월 28일 YTN 뉴스 화면에서 한방병원 행정직원들이 각종 튜브를 몸에 장착한 자가보행이 불가능한 고령환자들을 등에 업고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외부 접종센터로 이동해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이 모든 번거로움을 유발한 한방병원의 애매한 법적 위치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앞섰고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행정당국에는 “꼭 이렇게 모두를 불편하게 해야 속이 시원했냐?”라고 소리치며 항의하고 싶었다. 여러 측면에서 절대적인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한방병원의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과연, 어디에서부터 매듭을 풀어가야 할까? 24세에 심장을 스스로 뛰게 하는 신경세포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20세기 이후 생물학을 지배해온 환원주의적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을 통합적 개념의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으로 방향을 전환시키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신 분이 계신다. “인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자들의 조화와 연계를 연구한다는 점에서 사상의학과 시스템생물학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씀하셨던 옥스퍼드대 데니스 노블(Denis Noble, 1936년생) 교수가 바로 그 분이다. 2009년 4월 체질의학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의학연구원에 방문하였을 때 직접 뵙고 간단히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노블 교수를 다시 떠올렸던 계기는 2021년 5월 신간코너에 소개된 책 『오래된 질문』 덕분이다. 한국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자신의 이론과 불교철학 사이의 공통점을 느끼고 있던 노블 교수는 한국의 유서 깊은 사찰 네 곳(통도사, 실상사, 백양사 천진암, 미황사)을 방문했고 그리고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큰스님들(성파, 도법, 정관, 금강)과 오래된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는 대화를 나눴다. 서울대 의대 엄융의 명예교수가 동행하였고 그 여정은 책 『오래된 질문』과 다큐멘터리 『Noble Asks』로 기록되었으며 다큐는 조만간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2009년 한의학연구원을 방문하였을 당시 인터뷰에서도 “한의학이 사람의 신체뿐 아니라 마음과 기분까지도 정화하는 것이 매우 큰 강점입니다. 그것이 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진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저도 지압의 정화 기능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정신을 통해 몸을 치유하는 명상을 매우 좋아합니다.” “옥스퍼드의 동료 교수가 연구한 우울증·정신분열증 등의 치료에 동양의학적 접근 방식이 서양의 약물보다 환자의 고통을 없애주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들었습니다”라며 한의학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불교 안에서의 깨달음와 명상에 대한 경험은 85세 노블 교수의 연륜까지 더해져 한층 더 눅진해진 느낌이다. 이번 신간에서는 인생관, 생명관, 존재론, 우주론, 치료제로서의 명상의학까지 폭넓게 다루어졌다. 구어체로 기술되어 있어서인지 책을 읽어갈수록 작은 선방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교수께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모든 내용이 무척 친숙하게 다가왔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 리쳐드 도킨스 교수와의 논쟁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밝혔다. “저는 과학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류는 그동안 눈부신 과학적 발전을 이루어냈고, 우리의 신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무수히 많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표현하는 데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표현은 잘못됐습니다. 유전자 자체는 이기적일 수도 이타적일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DNA는 우리를 이기적이게 만들지 않아요. 우리가 그렇게 만드는 거예요. 그런 너무나도 커다란 차이입니다. 도킨스뿐 아니라 많은 생물학자들이 그동안 해온 방식대로, 잘못된 주장을 반복하고 재생산하는 것을 그만둬야 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과학계 내부의 논쟁으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 현대의 유전 연구는 단 하나의 유전자가 아니라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유전자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나 특징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따라서 좋은 유전자 혹은 나쁜 유전자라는 구별은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유전자는 우리 몸에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 유전자라는 건 좋고 나쁜 어떤 이분법적인 존재가 아니고 이기적인 존재는 더더욱 아닙니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존재 역시 그렇습니다. 시스템 생물학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그런 사실들을 쉽게 깨닫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자연은 경쟁이 아니라 협동 속에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소화불량, 두통, 숙취, 발목통증 등으로 진료실에 자주 오는 보좌관이 있다. “원장님이 저의 주치의시죠”라면서 나라는 사람을 200프로 활용 중이신 고마운 분이나 가끔은 덜 보고 싶은 분!! “왜 보좌관님만 오시고 의원님은 한 번도 안 오시나요?”라고 물었더니 “아, 저희 의원님이 안타깝게도 한의사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으셔요. 옆구리 통증으로 동네 한의원에 들르셨는데 폐가 허하다 그랬나? 암튼 한약 먹고 2주면 거뜬히 낫는다고 50만원짜리 약을 지어오셨는데 2주 지나서도 아프시더래요. 나중에 정형외과를 가서 보니 늑골골절이셨다네요. 그 이후에 한의 쪽은 쳐다를 안 보세요. 제가 한의원 자주 오가는 것도 좀 눈치주세요. 왜 그리 자주 가냐.. 가면 낫기는 하냐.. 자주 다니면 습관 된다 등등.. 그래서 의원님 외출 중에만 살짝살짝 옵니다. 헤헤..” 진정한 한의학 컨텐츠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필요 ‘이미지 정치’라는 단어가 있다. 실체는 없는데 밀당스러운 언론 노출만 살살 해가면서 안개같은 그러면서도 좋을 것 같은 이미지로 본인을 철저히 포장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이미지는 좋은데, 실체가 없을 때 혹은 본모습이 드러났을 때, 결국 실속없다 혹은 별거없다는 냉혹한 평가를 듣기도 한다. 영영 사라지기도 하고 이젠 정치생명은 끝난게지.. 싶었는데 다시 살아돌아와 여의도를 활보하는 다양한 정치인들을 가까이 보고 있자니 ‘이미지 한의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게 된다. 노블 교수처럼 세계적인 석학 반열에 계신 분이 불교니 명상이니 지압이니 언급하시며 동양에서 지혜를 배웠고 삶이 바뀌었다고 고백을 하시면 그 편에 한의학도 슬쩍 한 귀퉁이에 숟가락을 얹어볼 수 있으려나?! 싶은 기대감이 아주 잠깐이나마 든다. 일종의 강자동일시 현상이다. 몇몇 복수면허자들이 한의학을 더불어 전공하지 않았더라면 본인은 반쪽짜리 의사에 머물렀을 거라며 한의학을 통해 본인의 치료의학이 완성되었다는 말이라도 할라치면 그렇지!! 역시 한의학은 보존할 가치가 있다니까.. 라며 잠시나마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기 암환자에게 사기를 쳤다느니, 옆구리 통증 환자에게 늑골 부위에 대한 일차적인 영상진단 없이 약을 팔아 먹었다느니 하는 크고 작은 한의사들 관련 에피소드들을 온몸으로 접하다보면 한의학이라는 컨텐츠가 문제인가? 이 컨텐츠를 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치고는 있는건가? 그도 아니라면 한의학을 실어나르는 인간 컨테이너들인 한의사들 자체가 문제가 많은건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소수의 의사들의 일탈(『 “처녀막 확인해보고파” 마취 환자 성추행 혐의 산부인과 인턴, 법정에선 ‘묵비권’ 행사』 『‘수술용 칼 던져’…부산대병원 교수 폭언·폭행 논란 일파만파』 『약국 1시간 늦었다고 무릎 꿇게하는 의사』)이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가 되어도 필수공공재인 병의원과 의사들을 우리의 일상에서 손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선택과목에 머물러 있는 듯한 한의계에 위와 같은 몇몇 한의사들의 소수의 일탈은 잔잔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삼복 더위 만큼이나 뜨거워진 생존을 위한 경쟁의 현장에서 오늘도 땀을 흠뻑 흘리고 계실 도반들에게 오래된 질문을 하나 건네는 바이다. 보완에서 보편으로, 고전에서 미래로,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한의학은 과연 변신이 가능할 것 같습니까? -
동아리 활동, 의료봉사…언제 다시?김효준 (대구한의대 본과3년) 본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상황에서도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에게 코로나19 이후 학업과 대외활동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생활화하고, 특정 인원 이상의 모임이 금지됐으며, 여행 및 외식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야외활동과 실내 활동이 일정 범위에서 제한되고 있다. 대학교뿐만 아니라 초중고도 원격 수업을 실시하고, 대면 수업을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다. 대구한의대 역시 작년 2학기부터 두 학기 째 대면 수업을 격일로 진행하는 ‘격일 등교 수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동아리 활동 및 모임이 제한되어 동아리 운영이 거의 정지된 곳이 많으며, 필요할 때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비대면으로 동아리 활동이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구한의대는 기존에 여름방학 때 연 1회로 각 고등학교 또는 지역 동문별로 의료봉사를 실시해 왔다. 학교와 선배 한의사들이 의료봉사에 필요한 침구 물품이나 방제 등을 지원했었고, 본과 4학년이 진료를 맡았으며 그 아래 학번들은 진료 보조나 예진, 약국 등 다양한 분야를 도맡으며 실제 임상과 유사한 경험을 하는 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진료를 참관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선배들과 한의학에 대해 스터디를 할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봉사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코로나가 설상 소멸된다 하더라도 몇 년 동안 중단되었던 의료봉사를 다시 갈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코로나는 우리가 평소에 공부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었다. 학술동아리 같은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동아리 원들과 한의학 그룹 스터디를 진행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면 중단되었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친구들끼리 만든 그룹스터디나, 교수님이나 선배 한의사분들이 학생들에게 티칭을 해주시는 방식의 모임도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시험기간 때도 이러한 불편한 상황들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코로나 전에는 체인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그룹 스터디를 진행하며 공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하지만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대중적인 카페의 영업시간에 제한이 걸리면서 이러한 문화도 많이 사라졌다. 집에서 혼자서 공부하며 온라인 메신저로 친구들과 공부에 관한 토의를 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카페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공부를 위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사람 또한 늘고 있다. 독서실과는 달리 개방적이고, 잡담 등 소음을 유발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방역 지침에서도 스터디카페는 그룹 스터디룸을 제외한 개별 스터디룸은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좌석을 한 칸씩 띄워서 이용가능하게 하여 강제로 2m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더욱이 출입 시 열 체크를 철저히 하고, 공부할 때든 쉴 때든 언제나 마스크를 필수화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아무리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킨다고 하더라도 코로나의 위험으로부터 불안한 것은 사실이며, 장시간 공부를 하는 상황에서도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답답한 경우가 많다. 두 달 전 기말고사 기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기말고사 2~3주 전쯤 대구 지역에 코로나가 급증하여 대구시는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조정하고, 5인 이상 집합금지와 함께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밤 9시까지로 제한하는 방역 지침을 곧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방역 지침에 스터디카페도 포함이 되면서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많은 동기들은 밤늦게까지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불안감에 떨었다. 평일에는 수업이 끝나면 평균적으로 밤 7~8시 정도 되는데, 저녁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으면 사실상 집 밖에서는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집에서 혼자 있을 때는 집중이 잘 안되고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집중이 잘되는 스타일의 몇몇 동기들은 시험이 망했다며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스터디카페는 그룹 스터디룸만 영업시간 및 집합금지 인원에 제한이 있었고, 개별 스터디룸은 정상적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서 무사히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작년 초 코로나가 막 터지기 시작했을 때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여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불안감도 여전히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잘 만나지 못하고 야외활동이 제한적인 이러한 생활이 싫증나고 따분한 건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야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거나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여 코로나 시국이 하루빨리 종료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도 눈에 띄게 감소했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자리나 지인들과의 모임도 제한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상태이다. 코로나 시국이 끝난다면 동아리 합숙과 의료봉사를 꼭 다시 가고 싶다. 또한 근 2년 동안 가보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고, 대외 활동도 많이 해보고 싶다. -
“파킨슨병 치료, 한의학적 근거 구축 필요해”[편집자주] 증가하는 파킨슨병에 대한 한의계 차원의 로드맵 마련을 위해 다년간 진료와 연구를 통해 한국 및 미국특허 획득, FDA 등록 등의 경륜을 가진 박병준 교수(대전대 한의대 겸임교수)가 21세기 파킨슨병의 현황과 대증적 약물 수술요법 한계에 따른 한의치료 접근법을 제시했다. 최근 파킨슨병 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한약추출물을 구성 성분으로 하는 약학적 조성물 ‘Hepad(헤파드) s7’으로 미국특허를 획득해 주목받고 있는 그로부터 한의치료가 파킨슨병 치료 한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들어봤다. Q. 파킨슨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의학적 이슈가 ‘난치성 암’에서 파킨슨병으로 급격히 전환돼 가고 있다. 파킨슨병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3대 특징은 높은 발병률과 지속적인 유병률의 상승을 가져오고, 이에 따른 국가의 사회 경제적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파킨슨병 유병률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초진발병은 연간 6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심사평가원 질병통계자료를 토대로 한 대한민국의 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 7만 8천여 명에서 2020년 12만 4천여 명으로, 매년 8~12%의 꾸준한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실제 진단되지 않은 잠재적 환자를 감안하면 20만 명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파킨슨병 환자 증가추세에는 평균수명의 연장, 노화와 관련돼 있다. 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 펑균 수명은 82.8세로 조선시대 제왕들의 평균수명 46.1세에 비해 무려 36년 이상의 기대수명이 늘어 난 것을 볼 수 있다. 파킨슨병 평균발병 연령이 64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발병률의 증가가 충분히 설명되는 측면이다. 또 하나의 요소는 영상진단의 보편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파킨슨병의 대표적 표준진단지표 중 하나인 PET-CT의 보편화로 진단의 정확도가 개선되고 조기진단이 가능하게 되어 잠재적 질병 시기가 짧아진 것이다. Q. 대증적 약물 및 수술요법 한계성이 노출되고 있다. 파킨슨병의 표준치료는 도파민 전구물질인 L-DOPA를 복용하는 약물요법이다. L-DOPA의 분해를 억제해 작용시간을 연장하는 약물, BBB(Blood-Brain -Barrier; 혈액-뇌장벽)통과 전 말초에서 분해를 억제하는 약물, 도파민 D2 수용체를 자극하여 신호전달의 효능을 증가시키는 약물, 감소된 Dopamine과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이루기 위한 항콜린제 약물, 항바이러스제 등이 현재 사용 중인 약물요법들이다. 약물복용 후 3~5년이 지나고 약물의 장기복용에 의한 수용체의 민감성에 이상이 발생하면 약물의 효과가 일정치 않게 되면서 부작용과 부수적인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수술요법이 고려될 수 있다. 수술요법은 크게 두 가지로, 시상이나 시상하부에 물리적 자극을 시행해 증폭된 이상신호를 억제함으로써 떨림을 줄여주거나, 약물의 효능을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개발된 자극 수술법이다. 현재 Deep Brain stimulation(DBS), FUS(Focused Ultrasound Stimulation) 두 기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약물치료 시, 도파민만의 보충으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상호불균형, 수용체의 민감성 문제로 △Wearing off(약효효율저하) △On-Off △이상운동증 △환각 환청 환시 △ICD(Impulse Control Disorder; 충돌조절장애증후군)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수술요법은 △비적합환자군의 선택적 한계 △고비용 △수술 부작용 △배터리 교체비용 △점진적 효율저하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진행의 정지나 진행을 느리게 함이 어렵다는 것이다. 2017년 발행된 한 국내학회의 파킨슨병 환자 및 보호자 857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향후 의료계가 노력해야 할 사항이 구체화 돼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희망하는 사항은 진행정지, 완치를 위한 최신 치료기술과 이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조사됐고,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에 대한 희망으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친다. 이와 함께 환자 보호자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는 운동성 기능부전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환자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위축 등이 시급히 개선돼야 하는 사항으로 보고되고 있다. Q. 파킨슨병의 진료·치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 파킨슨병 진료비는 매년 21%씩 증가하고 있으며 2011년 2036억 원, 2014년 3200억 원으로, 조만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입원일 기준으로 같은 퇴행성질환인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루게릭병)의 입원일수 35일보다 파킨슨병의 103일의 일수가 더 높은 것은 진단 후 10~15년 전후 무능력 시기에 접어드는 시기부터 사망에 이르기 까지 많은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개인적 차원에서 본 질환에 대응하면서 삶을 영유하기는 어려운 면이 많다.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신경질환 및 뇌졸중 연구소에서 파킨슨병의 원인, 증상, 질환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진단 연구 치료법 등,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신 지견 치료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기초과학, 임상연구, 치료기법, 진단, 새로운 치료법 및 예방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파킨슨병 최초 학술적 발표국인 영국에서는 1차 의료시스템 차원에서 환자의 적극적 치료관리 체계를 갖추고 무상으로 모든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러 가이드라인을 통해 환자중심 치료 안을 가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파킨슨병 전문 간호사 제도를 도입해 입원, 외래 비용을 50%이하로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또한 파킨슨병의 원인, 치료법, 환자 생활과 삶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MA(Multidisciplinary Approach; 다학적 접근치료)를 적용하는 선진적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수많은 증상과 기전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증후군으로서, 이에 대한 관리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진 팀워크로 관리되는 것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에 개재된 논문 중 8개월 동안 122명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진행된 연구에서 신경과 의사 한명 진료와 전문간호사, 사회복지사, 대체의학 등 다양한 전문가로 이루어진 팀워크 진료의 비교연구 결과 △UPDRS Ⅲ, UPDRS Total(통합파킨슨병 척도; 운동성평가 & 총 평가) △우울증정도 △사회 심리상태 △삶의 질 등에서 팀워크 기반 진료평가가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의 파킨슨병 지역 네트워크는 15분야의 전문가 그룹, 66개 거점에 3000명의 전문가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다. Q. 우리나라 파킨슨병 국가관리 체계는 어떠한가? 파킨슨병의 국가관리 체계 등재시점 전 한의치료적 접근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한·양방 이원적 의료가 공존하는 선진의료 체계를 가지고 있는 장점을 우선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파킨슨병의 급증하는 발병추세에 따라 2020년 발간된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파킨슨병 한의치료 표준진료지침’ 개정판 발행은 한의계에 매우 의미가 있는 이슈다. 현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파킨슨병의 한의진료 표준을 제시함으로써 한의사, 연구원, 환자들에게 과학적 객관적 지표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한의학의 3가지 주요한 치료법인 침, 뜸, 한약 등에 대한 효과가 근거의학 수준과 권고가능 등급에서 서양 의학적 약물치료나 수술요법에 비해 대응할 만한 임팩트가 부족한 점은 향후 한의계가 더욱더 분발해야 함을 보여주는 실상임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한의계에 의한 자료제출 의약품의 허가가 전무하다는 것은 파킨슨병의 만성 질환의 특성을 감안하면 집중 육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차후 국가적 차원의 △파킨슨병 독립 법안 입법 △관리기관 설립 △의료관리 지원책 등이 제시되기 전에, 한의학이 파킨슨병 치료의 한축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한의치료의 근거를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
[시선나누기-2] 몸이라는 것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저자인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최근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몸이었다. 연극제 참가자 목록에 기재된 참가단체명은 몸, ‘유진규 몸’이었다. 너무도 직관적이고 솔직한 말이라서 두 번 세 번 거듭해 음미하며 읽었다. 이 짧은 단어에 자신감과 겸손이 다 들어있다니…….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말이었다. 팸플릿에 적힌 목록에는 ‘공동창작집단 OO’, ‘예술창작소 @@’ 등의 단체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짧은 이름에는 지향하는 바, 품고 있는 의미, 띠고 있는 색깔이 없다. 오로지 몸. 오롯이 몸. 그는 홀로 몸을 움직이는 마임이스트다. 그는 1인극을 하고, 참가단체는 그 자신이다. 단체명은 ‘유진규 몸’이다. 단체와 개인이 여기에 다 들어있다. 그러나 몸이 상징성을 띠는 어떤 말은 아니다. ‘짓’이라는 단체가 있듯이 ‘몸’이라는 어떤 단체가 있을 법은 하지만, 여기서 ‘몸’은 물성을 지닌 그 자체로서의 몸이다. 그는 몸이며, 그는 곧 단체다. 그가 몸을 데리고 연극제에 참가한다는, ‘유진규 몸’이란 유진규와 유진규의 몸이 만든 집합이라는 기이한 해석이 잠시 내 머리에 떠오른다. 두 존재의 기이한 공생. 하나이자 둘. 하나이면서 둘. 하나이지만 둘 혹은 그 이상. 유진규 몸은 분명한 단수이지만 몇 개로 분화될지 모르는 변수를 포함하는 말이다. 그는 의자였다가, 가면이었다가, 꽃이었다가, 그 꽃을 먹는 입일 수도 있겠지만, 생물로 된 주사위가 있어 당신이 건네받고, 그것을 허공에 던졌을 때, 바닥에 떨어진 그 생물이 내놓을 무한한 경우의 수……. 무대 위 혈혈단신인 그의 몸이 내보일 변화의 수를 상상하게 하는 말이다. 그는 그렇게 지은 이름으로 연극제에 등장한다. ‘내 무기는 이것뿐이니, 펼쳐도 이것이요, 접어도 이것입니다’라고 하는 것 같다. 단단하고 곧고 겸손한 이름이다. 그는 가슴앓이를 크게 했다고 썼다. 뇌에 종양이 생겼다가 사라졌다고 썼다. 『내가 가면 그게 길이지』라는 책에서였다. 그의 마임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대담집이다. 당신은 생물 주사위가 허공을 휘돈 다음 가볍게 착지한 채 내뱉는 말을 듣는다. ‘내가 가면 그게 길이지…….’ 외곬의 인생이 천변만화하며 만들어 걸어간 길. 걸어온 길. 다시, 그 길 위의 몸. ◇자연인 듯 무방비 상태의 몸, 그 기이한 공생 그의 몸에는 50년 세월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움푹 팬 눈두덩이나 빗장뼈의 우물이나 갈빗대의 틈새나 근육의 이랑과 고랑들은 늙고 텅 비었다. 텅 비었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거기엔 몸이 있지 않은가. 그의 몸이 있고, 그러나 어디 한 곳 군것이 없다. 육신을 이불 개듯 잘 정리해 놓은 느낌이다. 흙을 골라서 무얼 심고 꽃 피울 욕심 없이 그저 반듯이 갈무리해 놓은 땅을 보는 느낌이다. 나는 약간 쓸쓸했는데, 그것은 무언가를 지나왔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언가를 겪고, 무언가를 치르고, 무언가를 보내고, 최소한의 것으로 정돈된 느낌. 그의 삭발이 또한 한몫했겠지만, 그의 몸은 자연인 듯, 무방비 상태로, 그러나 빈틈없이 있다. 다시, 기이한 공생. 아, 저것이 몸이구나. 나는 경혈도에 그려진 인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의 몸에는 몸을 써서, 몸을 통해, 말하고 웃고 울어온 50년의 마임밖에 없는 듯하다. 그리고 그가, 그에게 남은 몸이란 것을 깨우고 두드리고 얼러서 고요히 포효하는 지경에 이를 때, 몸은 하나의 화살표처럼 그 표현을 향해 오롯이 쏠린다. 오롯이 몰두한다. 나는 생각한다. 아아, 온몸이 몸이구나. 나는 그 몸의 전중혈에 침을 놓는다. 나는 그 몸의 백회혈에 침을 놓는다. 나는 그 몸의 합곡혈에 침을 놓는다. 뜸을 뜬다. 뜸 연기가 그의 몸을 에워싸고 위로, 위로 흐른다. 신성한 의식 같다. 무대에 천천히 뜸 냄새가 퍼진다. 한 자루 촛불 앞에 앉은 그가 눈을 감고 침을, 뜸을 받는다. 온몸으로. 이것은 객석에 보이기 위한 공연이지만, 앞서서 그의 몸이 고통으로 뒹굴고, 악을 쓰고, 숨 막히고, 버둥거리고, 심장을 쥐어뜯은 것을 보자면, 침과 뜸을 시술하는 일이 단순한 퍼포먼스일 수만은 없다. 나는 그를 뒹굴게 하고 버둥거리게 하고 쥐어뜯게 한 원작자이며, 나는 내가 쓴 문장들을 그렇게 생것의 비린내로 육화해서 코앞에 들이미는 그의 마임에 놀라고 감동한 첫 번째 관객이며, 그리고 나는 이 무대에 출연하는 ‘한의사’이므로. 나는 저절로 손 모아 합장하고 뜸을 놓고, 침을 놓고 합장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서서 무대를 빠져나간다. 빠져나가기 전에, 등신불처럼 앉은 그의 뒤에 서서 침이 꽂힌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지문에도 없는 합장으로, 원작에도 없는 한 줄 대사를 읊조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