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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제14회 대한민국 지식대상’ 대통령상 수상[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이하 심평원)은 11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14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지식경영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지식대상’은 지식행정·지식경영을 통해 변화하는 기술과 정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행정·공공기관 및 기업의 우수사례를 발굴·시상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번 지식대상에서는 △지식활동 창출 성과 △지식활동 체계 △지속적 성과 창출 및 공유 노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으며, 서류심사를 비롯해 1차 전문가 심사와 2차 온라인 국민 심사 등 엄정한 절차를 거쳐 총 20개 기관이 최종 선정됐다. 심평원은 비대면 진료 시 DUR 시스템을 통해 마약류 의약품의 처방을 차단해 오남용을 예방하는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KPIS 내에서 수급불안 의약품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품목별 맞춤형 대응을 추진해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외에도 일반 국민뿐 아니라 위기임산부, 응급환자 등을 위한 개인 투약이력 맞춤형 정보 제공과 함께 △공급 중단·부족 및 수급불안 의약품 정보 제공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치료 관련 무분별한 비급여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차단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이번 수상은 지식경영의 가치를 내재화하고 지속적으로 업무 혁신을 추진해온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의약품 안전성을 점검하는 DUR 확인의 법적 의무화에도 힘써, 의약품 오남용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빅데이터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국제 전통의약 질서 속 한의약의 길–참가자에서 ‘의제 설계자’로오현민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 [한의신문] 지난 수년간 국제무대에서 전통의약을 둘러싼 흐름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WHO는 2025~2034 전통의학 글로벌 전략을 새롭게 발표하며, 전통의약을 단순한 보완적 역할이 아닌, 근거 기반·안전성 확보·디지털 전환을 통한 보편적 건강보장(UHC)의 핵심 자원으로 제시했다. 인도에 설치된 WHO 글로벌 전통의학센터(GTMC), 일본·대만·중국의 제도적·학술적 진전, 그리고 신흥시장으로서 중동의 움직임까지, 모두 전통의약의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필자는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로서 스위스에서 열린 WHO 회의, 일본 JSOM, 대만 ICOM 등 다양한 국제무대에 참여하며 이러한 변화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 한의약은 단순한 참가자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 전략과 의제를 설계하는 주도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느낀다. ◎ 국제적 동향-WHO, 인도, 중국, 일본, 대만, 그리고 신흥시장 첫째, WHO는 향후 10년간 전통의약을 위한 △근거 강화(연구와 데이터 축적) △안전성 확보 및 규제 정비 △보건의료체계 통합 △전통지식의 권리 보호와 지속가능성이라는 네 가지 방향을 제시해줬다. 특히 이번 전략에는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전통의약을 현대 의료 언어로 해석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둘째, 인도는 WHO GTMC를 유치하고 2.5억 달러의 초기 투자에 이어 85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하며 국제 거점을 강화했다. 전통지식 디지털 라이브러리(TKDL), Ayush Grid 등을 통해 전통의약 지식을 데이터화·표준화하고 AI와 접목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WHO 전략의 실행 무대가 제네바에서 인도로 확장된 것은 단순한 행정적 변화가 아닌 국제 규범화 속도가 인도를 중심으로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중국은 ISO/TC249 사무국을 주도하며 123개의 국제표준을 제정했고, 추가 표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중의약의 국가 전략화, 대규모 다기관 연구, 디지털 TCM 플랫폼 구축은 이미 국제 전통의약 표준화의 헤게모니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일본은 규제와 안전성을 기반으로 ‘캄포(漢方)’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만은 코로나19 치료제 ‘청관1호(NRICM-101)’를 통해 국제적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정부 지원과 임상 근거를 결합하여 팬데믹 속에서도 ‘전통의약도 치료 의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아울러 신흥시장, 특히 UAE는 전통·보완·대체의학(TCAM) 제도화를 추진하며 한국과 협력 MOU를 체결했다. 아부다비 보건부는 한의사 면허와 스코프 제도를 제도화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한의약이 중동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되고 있다. ◎ 독보적 무기 ‘환자 중심 맞춤형 통합치료’로 공략 국제적으로 거대한 자본과 데이터 기반의 중국·인도 양강 체제가 형성되는 가운데, 한국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답은 우리 고유의 차별성과 임상 강점에 있다. 첫째, 우리나라 한의약은 환자 중심 맞춤형 통합치료라는 독보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의사는 한약 처방, 추나·수기요법, 약침·매선 등 다양한 처치를 하나의 의료인이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다기능적 역할이 아니라, 환자의 체질·병력·생활습관·심리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임상 설계 역량을 의미한다. 둘째, 복합질환 관리 역량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만성질환·암은 증상이 단일하지 않고 여러 기능과 증상이 얽혀 나타난다. 한의약은 이러한 복합질환을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다층적인 치료 전략을 구성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셋째, 우리나라 고유의 체질의학은 국제적으로 각광받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과 맞닿아 있다. 모든 인류가 체질을 갖지만 이를 진단·치료 체계로 발전시킨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체질의학을 과학적으로 표준화하고 데이터화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한의약이 국제무대에서 내세울 수 있는 독보적 자산이 된다. 넷째, 우리나라는 대만형 전략이 필요하다. 대규모 자본과 데이터 경쟁에서 중국·인도와 맞붙기보다는, 대만의 청관1호 사례처럼 특정 질환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근거를 축적해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자 효과적이다. 암 보조치료, 치매·불면·자율신경질환 등은 시장성과 학술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이다. ◎ 국제무대 추진 5 전략 한국 한의약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① 국제표준화 참여 강화 ISO/ICD-11/ICHI 등 국제 질병·중재 분류 체계에 한국의 치료법과 진단법을 반영해야 한다. 중국·인도의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한국형 표준화 작업반이 필요하다. ② AI·빅데이터 접목 맥진·설진·HRV·EEG 등 다양한 전통 진단을 디지털화하여 AI 기반 진단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WHO 전략이 강조하는 “근거와 데이터 기반”에 기여하는 길이다. ③ ODA 및 국제보건 파일럿 저자원국을 대상으로 비침습 진단 기반의 원격 진료·교육 플랫폼을 제공해 1차의료를 보완하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WHO 전략의 “보건형평성” 목표에도 부합한다. ④ 고령화·암 보조치료 집중 암 환자의 항암 부작용 관리, 치매·불면 관리 등 고령화 사회에서 수요가 큰 질환군을 중심으로 근거를 축적해야 한다. 이는 학술적 파급력과 글로벌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⑤ WHO 기술관 지속 파견 현재 한국 한의약 연구자가 WHO 본부 전통의학 부서 기술관으로 활동하며 WHO 전략 수립 과정에 직접 기여했다. 향후에도 한국 한의사가 기술관으로 지속 파견되어 WHO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국 모델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국제 의제 설계에 참여하는 실질적 채널이 된다. ◎ 한의약, WHO 전략의 ‘의제 설계자’로 부상 전통의약은 더 이상 각국의 문화적 유산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는 고령화, 만성질환,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보건 위기 속에서, 국제적 표준과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통합보건 자원이 되고 있다. 한국 한의약은 자본과 데이터 규모에서는 중국·인도와 경쟁할 수 없지만, 정밀성과 과학적 근거로 특정 성공모델을 만드는 전략으로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 복합질환과 체질의학이라는 고유의 강점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고, WHO 기술관 파견과 같은 국제 협력 채널을 지속 확보한다면, 우리나라 한의약은 WHO 전략의 실행 단계에서 단순 참가자가 아닌 의제 설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제2회 지석영 건강축제에서 만나요∼”[한의신문] 우리나라에 최초로 백신을 도입한 한의사 지석영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한편 예방의학으로서의 한의약 역할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된다. 중랑구한의사회(회장 김성민)는 오는 28일 면목공원 및 일대에서 ‘제2회 지석영 건강축제’를 개최, 현대화된 한의약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는 홍보부스 운영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에서의 한의치료 효과를 알리는 건강강좌 및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종두법을 알린 한의사 지석영의 생애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석영 홍보관’을 비롯해 초음파·맥진기·피부미용 등 의료기기를 활용해 진화하고 있는 한의약 치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운영된다. 또한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일차의료 한의방문진료 시범사업 등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한의약 관련 사업 홍보와 함께 △체형 분석 체험 △다도 체험 △향주머니 만들기 △스템프 투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한의약의 예방의학적 가치를 조명하고, 향후 한의사의 역할 확대를 위한 기획 컨퍼런스 및 특별강좌가 개최된다. 같은날 충주지씨종친회 회관에서 ‘국가 예방접종과 한의사의 역할’을 주제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기획 컨퍼런스로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교수가 ‘세계 각국 예방접종 실시 주체에 대한 비교 토론’이란 주제 발표 및 이진윤 익산시보건소장·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특별강좌에서는 △임상한의사가 알아야 할 예방접종(김경묵 가천대 한의대 교수) △임상한의사가 알아야 할 투베르쿨린 검사(황주원 강북구한의사회장) △1064/755 롱펄스 레이저의 임상 활용(임민호 서울시한의사회 의료기기위원회 위원) 등이 발표가 준비돼 있다. 이와 관련 김성민 회장은 “지석영 건강축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닌, 우리나라에 최초로 백신을 도입해 전염병으로부터 백성의 생명을 구하고자 했던 한의사 지석영 선생의 업적을 되새기고, 지금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최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한의사의 현재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뜻깊은 행사”라며 “지난해의 미비한 부분을 개선해 올해에는 더욱 알찬 행사로 치러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술대회를 주관한 서울시한의사회 박성우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현재 한의약의 예방의학으로서의 가치를 살피고, 이후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한의약적 예방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여러 전문가들을 모시고 다양한 발전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특히 질병예방사업과 관련된 국제적 동향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한의사가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당위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한의약·전통의약 국제표준 현황 및 미래 전망 제시[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관한 ‘2025 전통의약 국제 학술토론회’가 9·1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가운데 ‘전통의약의 국제표준과 글로벌 협력 방안’ 세션에서는 한의약·전통의약의 국제표준의 현황을 제시하고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이 세션에서는 △전통의약 국제표준의 현황과 미래 전망(선 위안동 ISO/TC249 의장) △한의약 국제표준 동향과 전망: ISO/TC249를 중심으로(김용석 경희대학교 교수) △독일 전통의약 국제표준 현황과 전망(케니 쿠흐타 독일 괴팅겐대학교 한방의학연구실 연구교수) 등이 발표됐다. 이날 선 위안동 의장은 “ISO는 국제표준화기구의 약자로 독립적인 비정부 기구이며 각 분야의 위원회가 존재, 각 위원회에서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다”며 “ISO가 제정하는 국제표준은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며 풍요롭게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09년에는 ISO/TC249(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약기술위원회)가 설립됐다”고 밝힌 선 의장은 “이후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전 세계 48개 회원 기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국제기구들과의 협력관계 구축과 더불어 올해 1월에는 모든 전통의약을 포괄하도록 범위를 확대키로 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도전과제들과 기회에 대해 밝힌 선 의장은 도전과제로는 △국제기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제 정세 △글로벌 경제사회에서의 전통의약의 지위 및 공헌의 촉진 △AI 및 디지털 기술 변혁으로 인한 전통의약 표준화·현대화 등을 꼽았으며, 기회로는 △고령화로 인한 질병의 다양화와 전통의약에 대한 수요 확대 △AI의 접목을 통한 전통의약 표준화의 질적 향상 등을 제시했다. 특히 선 의장은 “ISO/TC249는 ISO의 전략과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성을 추구해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그 결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할 것”이라며 “또한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혁신과 포용성을 추구,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탐구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인 만큼 앞으로도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하며, 그동안 한국 측의 공헌에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2009년 ISO/TC249의 설립 이후 한의약 분야에서 다수의 국제표준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 김용석 교수는 “한의약은 빠르게 발전·변화하고 있으며 2035년이면 1.6조 달러 정도의 시장 규모를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ISO, WHO 등의 국제기구들이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의약은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ISO/TC249에서는 현재 69개 정도의 국제표준이 개발 단계에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 적극적인 리더십 역할을 수행했으며, 한국한의학연구원도 한의약의 세계화·표준화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대표적인 한의약 분야에서의 국제표준을 소개하는 한편 한의약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면서 지속적인 표준화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한의약 국제표준화를 통해 국제적 인지도, 안전성 및 품질 보증을 강화하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이같은 성과에는 한약재, 침술, 의료기기 용어 등의 분야가 포함돼 있다”며 “국제표준은 혁신과 국제 교류를 촉진하는 동시에 정체성을 보존해 주는 만큼 앞으로도 국제 전문가, 정부 및 이해관계자 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케니 쿠흐타 교수는 “독일에서 동아시아 전통의학에 대한 규제 기준을 고려할 때, 독일 법률은 외국 전통의학과 자국 전통의학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전통 한약재는 그 구성 성분과 약리학적 상호작용의 상당 부분이 아직 알려지지 않아 과학적으로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기에 독일에서는 이를 ‘생화학적 기전 의학’, 즉 ‘일반의학’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전통 한약은 식물의 활성 성분을 통해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고 여겨지므로, 독일에서 ‘대체의학’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결국 전통 약초 의학은 법적으로 ‘식물요법(Phytotherapy)’이라는 별도의 범주로 정의된다”고 밝혔다. 또한 케니 쿠흐타 교수는 “독일 법률에 따라 법적으로 인정된 두 가지 형태의 ‘대체의학’인 동종요법(Homeopathy) 및 인류학(Anthroposophy)과 함께 ‘식물요법’은 세 가지 ‘특수 치료 체계(Besondere Therapierichtungen)’ 중 하나를 구성한다”며 “여기서 ‘식물요법’은 단순히 ‘수세기에 걸친 문화적 진화를 통해 확립된 의학 형태’로 정의되며, 따라서 유럽 약초 의학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전통의학이 독일 법상 ‘식물요법’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케니 쿠흐타 교수는 “이는 동아시아 전통의학도 포함하며, 따라서 독일은 ISO/TC249의 프로세스 틀 안에서 이들 의학의 표준화 및 품질 관리에 적극 참여해 왔다”면서 “법이 유럽 전통의학과 동아시아 전통의학을 동등하게 취급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후자의 실제 규제 상황을 이해하려면 전자의 법적·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서양 약초의학의 기원이 되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의료 관행부터 시작해 현대 독일의 국민건강보험에서 전통 의약품의 해당 사항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소개했다. -
성상교세포 면역 기억,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한의신문]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한의연) 고영훈 박사팀이 알츠하이머의 새로운 발병 원인을 발견하고 맞춤형 예방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영훈 한의연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서진수 교수팀이 뇌 안의 성상교세포가 가진 ‘면역 기억’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독성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5.7)’에 지난달 14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뇌 속에서 신경세포를 돕는 성상교세포가 감염 같은 자극을 한 번 경험하면 이를 기억했다가 다시 비슷한 자극이 오면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형성된 ‘면역 기억’은 뇌 속에서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의 아밀로이드베타(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 제거 기능을 강화해 아밀로이드베타가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인 APOE4 유전형을 가진 사람의 경우 성상교세포의 면역 기억 형성이 대조군(APOE3)에 비해 뚜렷하게 저하되고 그 결과 미세아교세포의 식균작용 능력이 떨어져 아밀로이드베타가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성상교세포, 미세아교세포, 알츠하이머 뇌 오가노이드, 인간화 마우스를 이용해 이 같은 현상을 검증했다. 그 결과 성상교세포의 면역 기억이 뇌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방어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APOE4가 이를 방해한다는 새로운 알츠하이머 발병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기존에 해롭다고만 여겨졌던 뇌의 면역 기억이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의미있는 성과”라며 “앞으로 한의약 기반 성상교세포의 면역 기억 조절제를 개발해 APOE4 보유자를 위한 맞춤형 예방 치료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 중견 연구자 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본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한의디지털 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이번 연구의 논문명은 ‘Astrocyte priming enhances microglial Aβ clearance and is compromised by APOE4’이며 제1저자는 이세인 석박사통합과정생(DGIST 뇌과학과, 현 Weill Cornell Medicine 박사후 연구원), 유지창 석박사통합과정생(DGIST 뇌과학과)이고 공동 교신 저자는 고영훈 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서진수 교수(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다. -
[자막뉴스] 의사 출신 라이칭더 대만 총통 "한약 효과 과학적 증명 가능" 선언국제동양의학회가 지난달 30일, 31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 부속병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 및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
[자막뉴스] 한의약 치료, 월경통 완화 삶의 질 향상 90% 달성화성특례시한의사회와 화성특례시가 시행한 '청소년 월경통 한방치료비 지원사업'이 올해 상반기 참여율 90%를 기록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
디지털 기반 한의학 임상실습 교육 혁신 ‘눈길’[한의신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학장 고성규)이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하 VR)을 이용한 임상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희대학교 홍보영상을 통해 이를 적극 알려나가는 등 한의과대학의 새로운 교육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임상실습 사상의학: VR 현훈추나’이란 제하의 홍보영상에서는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의주 교수(사상체질과 주임교수)가 출연, 임상실습의 개념과 더불어 VR 기반 현훈추나요법 임상실습의 장점 등을 설명했다. 이의주 교수는 “임상실습은 향후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실제 진료현장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과정으로, 각 한의과대학에서 보다 양질의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경희대 한의대에서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임상실습 교육을 도입·운영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운을 뗐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올해 2학기(6월)부터 사상체질과 임상실습 시간에 VR 기반 현훈추나요법 실습을 정규 커리큘럼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현훈과 관련된 두경부 추나요법은 숙련도를 요하는 시술인 만큼 반복적인 학습과 실시간 피드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VR 기술을 응용한 실습 콘텐츠를 개발해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교수는 “VR 현훈추나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실제 환자 없이도 자유롭게 실습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며 “기존 실습에서는 환자의 상태나 실습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경험을 얻기 어려웠던 반면, 가상현실에서는 언제든지 실습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반복과 오차의 수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가상환자와 상호작용하며 어지럼증과 관련된 두경부의 주요 근육 등을 대상으로 실습을 진행하게 되며, 가상실습실에서는 가상환자의 근육, 근골격을 메킹할 수 있어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정확한 추나술기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교수는 “VR 현훈추나 임상실습은 한의약의 전통적인 수기치료법과 최첨단 ICT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교육모델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실습 후 제공되는 학생별 종합 피드백 리포트를 통해 자신의 숙련도와 보완점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러한 피드백 리포트를 통해 교수-학습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실습에서 활용되는 콘텐츠는 지난해 경희대 교수학습개발원의 ‘사상의학1’ 첨단기술 콘텐츠 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임상실습 콘텐츠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현훈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고도화 과제(RS-2024-00441603)’를 통해 제시할 임상적 활용에 반영할 예정이다. 실제 VR 현훈추나 임상실습에 참여한 이예빈 학생(경희대 한의대 본과 4학년)은 “VR을 활용한 추나요법 실습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반복해서 추나실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1학기에도 현훈추나를 배웠지만, 실습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기 어려워 반복해서 연습하고 체득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VR 현훈추나 실습을 통해 같은 추나술기를 반복해서 연습해 볼 수 있었고, 추나술기의 숙련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VR을 통한 추나실습이 보편화된다면 실습생들이 추나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고, 학습한 추나술기를 졸업 후 임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의주 교수는 “앞으로 경희대 한의대에서는 VR 현훈추나 임상실습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외 한의과대학 교육 현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가겠다”면서 “향후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2025 산·학·연 Collabo R&D 과제(RS-2025-02305807)를 통해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기반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며,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 시대에 발맞춘 한의약 교육의 선도적 사례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대한한의학회, 임상증례 논문 작성법 교육 워크숍 개최[한의신문] 대한한의학회는 6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소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점에서 학회 회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상증례 논문 작성법 교육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김경한 교육이사(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는 임상증례 연구 방법을 상세히 소개한데 이어 한의계에서 증례보고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증례보고 논문 작성 절차와 CARE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 임상 한의사가 자주 겪는 오류에 대해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했다. 강의 후에는 참가자 전원이 증례 기반 논문 작성 실습에 참여했다. 실습강사 2인이 추가 투입돼 참여자들의 논문 작성 과정을 개별적으로 지원했으며, 작성 중 생긴 의문이나 어려움에 대한 질의응답이 활발히 이어졌다. 김경한 교육이사는 “이번 워크숍은 일차의료를 중심으로 한 임상 증례를 학술논문으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절차를 비롯해 윤리 요건, 투고 방법 등 실무적 내용을 교육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대한한의학회지 및 관련 학술지 게재를 목표로 한 맞춤형 지원”이라고 밝혔다. 대한한의학회는 이번 워크숍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1 실습 강사 연계를 통해 논문 작성 및 포스터 발표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오는 11월 말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
“전국민 마음투자? 수도권·2030에만 쏠린 심리상담”[한의신문] 국민 정신건강 지원을 내세운 전 정부의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심리상담바우처)’이 실제로는 수도권과 20~40대에 집중되면서 사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작 자살률이 높은 중장년층과 지방 거주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 전 정부는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을 도입했으나 실제 수혜자는 특정 지역과 연령대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년 7월부터 ’25년 6월까지 서비스 제공기관의 51.9%(857개), 제공 인력의 58.8%(3,190명)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 현황도 불균형을 보였는데, 같은 기간 사업 이용자 비율은 30대가 26%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19.6%) △40대(18.2%) △10대(1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23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80대 이상(59.4명) △70대(39명) △50대(32.5명) △40대(31.6명) △60대(30.7명) 순으로 중장년층 비중이 높았다. 실제 위험군과 지원 대상자가 엇갈리면서 중장년층을 겨냥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별 편차도 두드러졌다. 전체 이용자 8만8318명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가 57.7%를 차지했다. 바우처 결제 건수 역시 전체 52만2251건 중 △서울(26.7%) △경기(26.6%)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경북(4.9%) △경남(4.8%) 등 비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서미화 의원은 “전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 성급히 사업을 추진한 결과,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정신건강 취약계층을 보호하려면 지역·연령별 편차를 해소하고, 중장년층과 지방 거주자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