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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의 新 무기 '한의약'…글로벌 플랫폼 연계 전략 시급”▲왼쪽부터 윤영희 시의원, 이제우 대표, 이은경 본부장 [한의신문]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통해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한의약이 이제는 단순한 전통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세일즈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의장 최호정)가 12일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에서 ‘케데헌 열풍과 한의의료관광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의의료 관광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플랫폼 연계,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선 △외국인환자 유치 사업 활성화 방안(이제우 하나투어 ITC 대표) △한의약 분야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방안(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한의의료, K-관광 성장동력 위한 플랫폼 중심 전략 시급” 이제우 대표는 한국 관광산업의 세계적 도약을 위해선 한의약 등 특화 콘텐츠를 글로벌 플랫폼과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방한 관광객을 2000만명(의료관광객 110만명)으로 전망한 이 대표는 “관광의 첫 관문은 항공권과 숙박 예약으로, 외국인들은 트립닷컴·부킹닷컴·아고다 등 플랫폼을 활용한다”면서 “한의약 역시 이러한 글로벌 플랫폼 속에서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의약이 세계적 수요에 비해 ‘예약할 창구’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110만명에 이르는 의료관광객이 한국을 찾지만 상당수가 개별적으로 정보를 찾아 방문한다”며 “국제전시회 참가나 B2B 세일즈 미팅 중심의 과거식 마케팅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의약 관광 활성화 전략으로 ‘한의약 표준화’와 ‘체험형 상품 개발’을 핵심과제로 꼽은 이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맥진·체질진단 등과 같은 소프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클룩·크리에이트립·KKday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연계해야 한다”면서 “요금 체계와 서비스 설명도 다국어로 정리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정부 정책과 관련해선 “포럼, 공모전 등 형식적 행사 예산이 아닌 체험 쿠폰, 시범 이벤트 등 실질적 데이터가 쌓이는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실제로 한의약을 경험하고 남긴 리뷰가 곧 세계화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관광산업은 융합산업”이라며 “항공·숙박·식음료·가이드와 함께 한의의료가 글로벌 관광객의 메뉴판 속에 들어가는 순간, 한국 관광의 진정한 경쟁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의약, 과거 유산 아닌 현재의 ‘세일즈 포인트’” 이어진 발표에서 이은경 정책본부장은 “한의약은 단순한 전통의 가치가 아닌 현재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관광·의료 상품”이라며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한의약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먼저 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화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AI △통합돌봄 △국제경쟁력 강화를 꼽으며 “한의약진흥원은 글로벌 인프라 구축, 해외 진출 및 환자 유치 지원, 정책 지원 사업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다만 의료관광 관련 규제, 특히 광고와 유치기관 등록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해외 각국에서 한의약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라오스·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외교부와 보건부 차원의 협력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UAE에서는 한의사가 ‘Korean Medicine Doctor’로서 독립 면허를 인정받아 현지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한의약은 외교·문화·경제 협력에서 국가 이미지를 대표하는 주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관광 콘텐츠와의 결합에 있어 △서울시, 관광재단 홍보 콘텐츠에 한의약 적극 반영 △글로벌 플랫폼(네이버, 하나투어, 클룩 등)과 연계한 방문 경로 구축과 더불어 이 과정에서 △의료광고 규제 완화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가별 맞춤형 진료·체험 패키지 개발을 제안한 이 본부장은 “한의약은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의 세일즈 포인트로, 정부와 업계가 함께 홍보·플랫폼 입점·성공 사례 확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 한의약 접목한 의료·웰니스 관광 전략 모색 한편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선 서울형 의료·웰니스 관광의 새로운 방향이 제시됐다. 윤영희 의원은 “한국적 의료의 세계적 매력을 보여준 케데헌의 열풍을 의료관광과 연결해 K-Medi의 새로운 도약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한의의료 관광이야말로 확실한 경쟁력인 만큼 이번 논의가 세계 최고의 의료관광지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영 서울시의회 의료관광특별위원장은 “케데헌을 통해 외국인들이 한의원을 한국 문화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의약의 독창성을 무기로 특화된 상품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의료관광 성장에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환자의 재방문율 제고 방안을 조명한 이승환 통인한의원장은 “예컨대 오픈된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서 추나 체험을 무료로 제공하면 홍보비를 들이지 않고도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홍보할 것”이라며 “일선 한의원들이 상주 의료 통역을 두기 어려운 만큼 서울시가 어르신 일자리 지원 사업을 활용해 한의원 지원이 이뤄진다면 외국인환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은 유튜브 콘텐츠에서 의사 운영 채널에는 ‘출처 대한민국의 면허를 소지한 의사’ 등 인증 라벨(유튜브 헬스 적용)을 부여하는 반면 한의사는 배제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이는 ‘Korean Medicine Doctor’라는 개념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한의사회·시·시의회·관광재단이 함께 공식적으로 구글유튜브 측에 시정을 요청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윤성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산업지원팀장은 “서울시는 뷰티와 웰니스 산업을 의료관광의 하위가 아닌 독립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한방차, 찜질, 체질 진단 등 한의약 웰니스 관광의 범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
줄기세포유래 엑소좀 기술·컴파운드 K 약리작용 결합 ‘눈길’[편집자주] 만성적인 통증과 염증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는 난치성 관절염, 암 치료 후 재발 관리 및 다양한 내과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질환의 근원에는 ‘노화세포(Senescent cells)’가 유발하는 만성 염증이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본란에서는 ‘산삼 엑소좀 약침’과 ‘발효홍삼 컴파운드 K약침’의 병합(칵테일) 요법(이하 병합요법)이라는 한의치료법을 통해 노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재발을 막고, 근본적인 치료를 돕고 있는 김태엽 인제한의원장으로부터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게 된 계기 및 장점,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노화세포가 만성 염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노화세포는 단순히 늙어서 제 기능을 못하는 세포가 아니라, 죽지도 않고 분열하지도 않으면서 주변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을 끊임없이 분비하게 되며, 이를 ‘노화 관련 분비 표현형(SASP)’이라고 한다. SASP 물질들이 축적되면 주변의 정상 세포들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지속적으로 일으켜 만성 질환을 악화시키고 재발을 유도한다. 즉 난치성 관절염의 경우 노화된 연골 세포들이 관절 내에 만성 염증을 유발해 연골 파괴를 가속화하게 되며, 암 환자에게는 암세포 주변의 노화세포들이 암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환경을 조성키도 한다. 또한 당뇨·고혈압 등 만성적인 내과 질환에서도 혈관이나 장기 내 노화세포가 축적돼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재발되는 난치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노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만성 염증의 고리를 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Q. 한의학에서는 세포치료 개념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개개인의 줄기세포를 직접 배양하고 주입하는 방식의 세포치료는 비용이나 기술적인 문제, 그리고 한의의료기관에서의 적용 한계 등으로 인해 모든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한의약적으로도 노화세포를 변화시키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하는 ‘한의약 세포치료’의 개념이 존재한다. 즉 단순히 세포를 주입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몸 속의 기존 세포들이 다시 건강하게 기능하고, 노화 세포의 유해한 영향을 줄이도록 돕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엑소좀(Exosome)’이라는 세포간 정보 전달물질이 각광받고 있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작은 주머니인데, 이 안에 RNA, 단백질, 성장인자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담고 있어 주변 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은 줄기세포의 재생 및 조절 능력을 응축해 놓은 것과 같아서, 직접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안전하고 안정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의약 세포치료는 엑소좀을 한약재와 결합해 노화세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만성 염증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병합요법(엑소좀과 컴파운드 K)의 기전 및 시너지 효과는? “이 병합요법은 노화세포와 만성 염증이라는 난치 질환의 핵심 원인을 다각도로 공략하기 위해 설계됐다. 먼저 ‘산삼 엑소좀 약침’은 산삼의 핵심 유효성분을 나노 크기의 엑소좀에 담아 뛰어난 생체 흡수율과 표적 전달력을 가지며, △세포 활력 증진 및 재생 유도 △강력한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 등의 기전으로 노화세포와 만성 염증에 작용하게 된다. 또한 ‘발효홍삼의 컴파운드 K약침’의 경우에는 홍삼의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가 체내에서 최종적으로 흡수돼 약리 작용을 나타내는 형태인 ‘컴파운드 K(Compound K)’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홍삼의 유효 성분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컴파운드 K로 전환되어야 체내 흡수가 용이하며, 한의학적으로 컴파운드 K는 넓은 치료 스펙트럼을 가진 치료 물질로 이해된다. 이에 홍삼을 미리 발효시켜 컴파운드 K 형태로 만들어 흡수율과 효능을 극대화했으며, △노화 세포 제거(Senolysis) 촉진 △면역 조절 및 항암 효과와 같은 기전으로 노화세포와 만성 염증에 강력하게 작용하게 된다. 특히 이 두 가지 약침을 병합해 인체에 직접 주입하면, 산삼 엑소좀이 전반적인 세포 활력 증진과 항염증 작용으로 최적의 치료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컴파운드 K가 노화세포를 표적하여 제거하고 면역을 조절하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더불어 해당 질환 부위의 경혈이나 통증 부위, 또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혈자리에 직접 약침을 시술해 국소적인 효과와 전신적인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Q. 병합요법을 통한 임상적 기대효과는? “먼저 재발성 난치 관절염의 경우 노화된 연골세포와 관절 내 염증을 유발하는 노화세포를 줄이고, 연골 재생을 촉진해 통증 완화는 물론 관절 기능 회복과 재발률 감소에 기여, 관절염으로 인한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암 환자 관리 및 재발 방지에 있어서도 암 치료 후의 만성 염증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증강하며, 노화세포 축적을 억제해 암 재발률을 낮추고 전이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면역 기능 회복과 장기적인 삶의 질 개선을 도모한다. 이와 함께 혈관, 장기 등 내과 질환과 관련된 노화세포를 줄여 만성 염증을 해소하고,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도와 기능 회복을 촉진하며, 이는 당뇨·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만성 소화기 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내과 질환 관리에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노화세포의 축적은 우리 몸 전반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만큼 이 병합요법은 노화세포 관리를 통해 전반적인 신체 기능 개선 및 건강수명 연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그외 하고 싶은 말은? “이 병합요법은 재발되는 난치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자, 한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통 한의학의 깊이 있는 통찰력인 ‘정기(精氣)의 회복’이라는 개념에 현대 과학의 엑소좀 기술 및 컴파운드 K의 약리 작용을 결합,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인 노화세포와 만성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넘어, 세포 수준에서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 재발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앞으로도 한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며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보다 나은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5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일주일 전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로 대만에 출국하여 학술 발표에 참석했다. 크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한국의 한의학자로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았다. 학술 발표를 마치고 마지막 날인 9월1일 월요일 國立陽明交通大學을 방문하는 일정이 아침에 잡혔다. 국립양명교통대학의 정문을 지나니 臺灣國立中醫藥硏究所의 입구로 가게 되었다. 대학 구내에 연구소가 있었던 것이다. 회의실로 올라가 자리에 앉아서 중앙에 있는 좌석을 보니 이 연구소 수이짱(蘇奕彰) 소장과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이 앉은 메인 좌석의 뒤로 그림과 글씨가 작품처럼 수놓아 있었다. 이번 방문단을 위해서 준비한 아름다운 현수막인 것이었다. 모두 네줄의 글씨는 다음과 같았다. 위의 세줄은 첫째 줄 가장 크게 “臺灣淸冠一號, 二號”, 둘째 줄은 조금 적은 글씨로 “臨床療效曁基礎科學硏究雙論文”, 셋째 줄은 둘째 줄과 같은 크기로 “榮登高點數國際學術期刊成果發表會”라고 적혀 있었다. 이 세 줄은 박스로 묶여 있고 글자의 색은 노란 색, 바탕는 국방색으로 되어 있었다. 아래에는 본 연구의 정식 명칭인 “衛生福利部國家中醫藥硏究所”와 이 연구소의 로고와 회의 시간이 쓰여 있었다. 대한한의사협회의 방문을 맞이하기 위해서 연구소의 중요 보직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본 연구소는 코로나 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시기에 크게 활약한 바가 있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발생했을 때 이듬해 3월에 본 연구소에서 NRICM101(淸冠 1號)를 개발하여 많은 효과를 거두어 이를 대만의 처방약으로 보험급여를 시작하고 해외 50여개국에도 수출하여 큰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재확산기에는 NRICM(淸冠 2號)를 개발하여 치사율을 74%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들은 대만에서 코로나 시기 중의약으로 대응했던 경험을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의사학을 하는 필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어서 본 회의 석상에서 질문을 했다. 방문객들에게 지급된 기념품 가운데 CD가 한 장 포함되어 있었는데, 제목이 “一代大醫 黃玉階”였기 때문이다. 필자가 평생 인물에 대한 고찰을 해왔지만 대만에서 활동한 중의사인 黃玉階라는 인물은 처음 듣기 때문에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다. 통역을 통해서 전달된 필자의 질문에 수이짱(蘇奕彰) 소장이 직접 대답하기를, 黃玉階 先生의 제자 杜聰明과 본인 수이짱(蘇奕彰) 소장은 3대에 걸친 학문적 사승관계를 갖으며, 이 맥락에서 淸冠 1號와 淸冠 2號가 개발되게 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黃玉階(1850〜1918)는 『疙瘩瘟治法』 등의 서적을 지은 臺灣의 의학사에서 손꼽히는 傷寒學의 태두 中醫師이다. 그의 선조는 청나라시기 건륭시기(1735〜1796)에 臺灣으로 이주해서 지금의 臺中市에서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杜聰明 敎授(1893〜1986)는 臺灣 최초의 의학박사로서 中西醫學의 연구에 헌신한 인물이다. 수이짱(蘇奕彰)은 “중의학의 과학화와 중서의학 융합”이라는 정신을 이어받아 청관1호, 청관2호를 개발한 인물로 꼽힌다. 학문적 바탕은 傷寒學으로서 中醫學의 학리를 바탕으로 약물을 개발하여 수많은 사람을 살린 것이다. 이들 세 학자들의 활약상은 한국에서 거울로 삼을만한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삼대에 걸친 백년의 처방으로 대만의 전통의약이 팬데믹을 잠재운 것이다. -
증여세에 대한 오해 “바로 잡습니다!”이주현 세무사/세무법인 엑스퍼트 창원점 앞으로는 AI가 가족 간 이체 내역을 파악해 증여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유튜브나 각종 SNS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얼마 전 국세청이 국세행정에 AI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후 근거 없는 거짓뉴스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증여세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고, 가족 간 안전하게 돈을 이체하고 이체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증여세와 관련된 각종 오해 1. AI가 개인 간 거래내역을 들여다본다? 이 같은 오해는 임광현 신임 국세청장이 취임식에서 AI를 활용해 탈세를 적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말에서 비롯된 오해로, 개인 간 통장이체내역을 추적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간혹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 증여거래가 있을 때, 정확한 세금 신고를 위해 증여기준일 전 10년 간의 통장거래내역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증여세 과세체계 특성 상 과거 일정 금액 이상의 유사한 증여거래가 있을 경우, 합산해서 재신고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고, 개인 간 소액의 계좌이체 자체가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2. 가족에게 50만원 이상 이체하면 증여세가 과세된다? 현실적으로 가족들 간에 50만원을 이체하는 거래는 꽤 빈번하게 이뤄진다.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목적일 수도 있고, 병원비를 지원해주는 목적일 수도 있다. 과세관청도 가족 간 50만원을 이체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그 이체 금액이 통상적이지 않고, 그 금액을 이체받은 자녀가 본인이 벌어들인 소득을 초과하는 금액의 부동산을 구매하거나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에 과세관청은 자녀가 현금을 증여받아 부동산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때 그 부동산 취득자금을 소명하지 못한다면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이다. 3. AI가 자동으로 증여세를 부과한다? 국세청이 도입하려는 AI 시스템은 비정상적인 거래를 선별하는 도구일 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담당 조사관이다. 또한 무조건 과세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소명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증여세 부과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안전하게 이체하는 방법 AI가 개인 간 이체내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안전하게 송금하는 방법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다. 1. 이체 메모 남기기 생활비나 병원비, 교육비 등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체가 이뤄질 때 송금메모란에 메모를 남겨두면 향후 증여추정이 발생하더라도 소명이 훨씬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2. 거액의 현금이체가 필요할 경우에는 차용증 작성하기 간혹 가족 간에 큰 금액의 돈을 차용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족 간에 잠깐 돈 빌려주는 건데 ‘차용증까지 작성해야할 일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해당 거래가 증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가족 간 거래일수록 더 엄격하게 차용증을 작성해야 한다. 차용증에 정해진 양식은 없지만, 다음에 해당하는 내용은 꼭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1) 채권자와 채무자를 구분해서 작성하기 차용 거래가 이뤄지는 주체를 구분해둬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이뤄지는 거래가 아닌, 확실히 돈을 반환받을 의도가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 차용 금액 (3) 이자율 가족 간 무이자로 차용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무이자로 자금을 대여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에 당좌대출이자율만큼의 이자율을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차용금액이 소액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금액이 큰 경우에는 증여세 부과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4) 상환기간 상환기간은 일반적으로 2년에서 5년 정도가 권장된다. 금액의 액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환기간이 너무 길 경우에는 사실상 반환받을 의도가 없다고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 균등액을 상환받고, 그 상환내역을 통장거래내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3. 증여재산공제 활용하기 증여재산공제란 증여자와 수증자가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그 외 6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에 해당하는 경우에 일정 금액을 증여세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것을 말한다. 위 금액은 10년간 증여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10년 동안 위 공제금액 이내의 금액을 증여하는 경우에는 세액이 발생하지 않는다. 마무리하며 증여세는 막연히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세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사전 준비를 통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한 세금이다. 세무 전문가와의 사전 상담과 체계적인 계획 수립은 세무 리스크를 줄이고 보다 안전한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세무법인 엑스퍼트 창원점 이주현 세무사 카카오톡채널] https://pf.kakao.com/_xgJrFK E-Mail:sjtax0701@gmail.com, 연락처:010-3553-3127 -
케데헌을 통해 다시 보는 한의학의 整體觀송상열 원장(화성시 귤림당한의원) 전 제주한의약연구원 초대원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전 세계적 신드롬이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흐름을 보건대 한 편의 영화에 국한된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한류의 도도한 흐름은 음악이나 영상을 넘어 음식과 뷰티 그리고 한국어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와 대치하던 일론 머스크가 SNS에 올린 표현이 ‘나는 깨어있다’는 한글 문구였다. 우리가 영어나 한문 표현을 통해 말의 권위를 싣듯이, 반대로 서구에서 한국어를 섞어 힘을 빌리는 행위가 노래가사를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모든 것이 세계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에겐 그런 자격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각자의 분야에서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아이돌 문화만 해도 다른 나라 젊은이들은 적응하기 힘든 고된 연습과 노력의 시간들이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룬 현재 우리의 성공 사례들은 모두 이런 노력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강인한 DNA, 우리 힘의 근원으로 작용 단지 우리의 성실과 근면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더 근원적인 연원이 있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56개 민족이 통합된 중국에 우리 민족만 흡수되지 않은 게 신기하지 않은가. 옛부터 주변 강대국들과 대치하면서 작은나라로서는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어쩌면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DNA에는 강인함이 새겨졌고 현재 우리의 힘의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식민지배와 전쟁 등 굴곡진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체득된 힘과 지혜로 우리는 단숨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고 이제는 첨단기술과 문화 분야까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히 살아왔던 모습들이 알고 보면 큰 걸음과 도약의 시간이었고 이제 그동안 농축되었던 씨앗들이 글로벌 플랫폼의 기회를 타고 하나하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객관화 해보면 이제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케데헌>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였다. 매기 강 감독은 의도적으로 작품 속에 구석구석 한국다움을 녹여 넣었다고 설명한다. 영국 BBC 분석에 따르면 <케데헌>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이 진정성(authenticity)이었다. 서구의 시각에 맞춰 짜깁기 하지 않고 냅킨 위에 젓가락 올려놓는 것까지 우리의 일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필한 것이다. <케데헌>의 이러한 성공은 우리 한의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의학은 서구 의료 체계와 다른 고유의 정체성 때문에 늘 한계로 느끼며 다소간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케데헌>처럼 한의학의 ‘진정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곧 우리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봐야 한다” 한의계도 양방과의 의료 이원화로 원천적인 갈등과 경쟁의 구도 속에서 살아남았다. 일본 한의학이 일찌감치 제도권에서 배제된 반면, 우리는 해방 이후 2차례나 폐기 법안이 상정되었으나 살아남았고 그 후 의료보험 적용 등 제도적으로 꾸준히 국가 의료체계에 편입, 강화되었다. 한의학 치료 형태 또한 과거의 전통방식만 따른 게 아니라 당대의 조류를 흡수하며 부단히 발전해 왔다. 지금의 침, 부항, 탕약 등 그 세부적 형태가 모두 옛날과는 달리 현대 문물을 적용한 것이다. 내용적으로도 의료장비 이용이나 추나, 약침의 시술 등으로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거져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한의사들의 노력과 집념의 결과들이다. 특히 중의학과도 차별되는 약침 시술은 짧은 역사임에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약침은 한약의 침습적 주사방식으로 현대적 응용을 극대화한 형태이다. 그 효과도 직접적이며 소화기를 거치지 않기에 더욱 효율적이다. 요즘은 피부 미용으로 확장하는 등 약침의 가능성은 무궁하다. 특히 독성 성분을 다루는 봉독, 사독 등 독 기반 약침은 전문성이 두드러진다. 식약공용 약재가 무분별히 난립하는 상황에서 독을 다루는 전문가로서의 위상에 걸맞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약침 시술 시 양방의 국소적 접근 방법을 쫒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방식의 정체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케데헌>에 나오는 한의사가 설명하듯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봐야 한다’는 整體觀적 관점이다. 주사 형태의 약침이라고 해서 한의학 원칙에 예외일 수 없다. 약침이 양방 주사 치료와 비슷한데다 해부학을 기반으로 치료 포인트를 삼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연히 국소적 부위의 대증치료에 보다 집중하게 한다. 특히 최근 한의계가 초음파 장비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듯하다. 양방 주사제를 대체하는 용도 쯤으로 국한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약침 시술시 어느 곳에 얼마나 인젝해야 하는지에만 관심사이고, 평소 가지고 있는 증상이나 질환, 질병의 기간, 환자 나이 등 전신 상태는 고려사항이 아닌 게 되어버린다. 만약 국소 부위의 일시적 효능만을 쫒는다면 양방의 리도카인과 스테로이드를 따라갈 약재가 없을 것이다. 감초주사니 태반주사니 천연물을 약재로 쓰는 것은 양방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을 한의학적 해석으로 전신에 걸쳐 쓰는 것은 우리에게만 주어진 권한이다. 우리의 장점이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체관은 실제 치료 효과에 있어서 더 우수한 결과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필자의 5만건의 임상사례 경험상 사독약침의 효능도 정체관적으로 접근할 때 빛을 발했다. 예컨대 사독약침의 대표적인 주치증으로 痺證이 있다. 痺證은 통증만이 아니라 관절불리, 근력저하, 감각이상을 동반하는 근골격계 증상이다. 그리고 이 비증은 素問의 痺論편에 의하면 오장으로 침범하면 불면, 소변빈삭 등의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임상에서 노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에는 대부분 감각이상이나 근력저하를 동반하거니와 이런저런 내과적 증상들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사독의 주요 효능인 것이다. 필자의 경우 사독약침 시술시 만성 요통 환자의 경우, 통증 부위에만 시술하지 않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평소의 불면과 소변빈삭도 고려하여 선혈하고 전체적으로 치료한다. 시술 용량이나 선혈도 전신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런 전체적 치료를 통해 주소증도 근본적으로 치료되고 다양한 동반 증상들도 개선되어 몸이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된다. 정체적 관점은 우리만의 배타적인 권한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고가의 치료비에도 수용적이며 줄곧 중장기적인 재진으로도 이어진다. 간혹 정형외과처럼 아픈 데만 치료해 줄 것을 요청하는 환자도 있지만 대개는 전체가 호전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므로 이러한 정체관적 치료방법에 대한 신뢰감을 더 갖게 된다. 사독약침으로 한의원의 높은 평판과 적지 않은 매출을 이끌어내는 필자의 비결은 바로 정체관적 관점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 중 일부는 정체관이 과거의 고루한 관념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점이 한의학의 차별성이자 주목하는 이유이다. 제도적으로도 정체적 관점은 우리에만 주어진 배타적인 권한이다. 한가지 약침으로 근골격계와 내상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치료면에서도 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이런 효용감이 양방의 지속적인 폄훼 속에서도 살아남은 실체적 이유이다. 최근 <케데헌>에 힘입어 한의원에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아마도 부분에 대한 정교한 치료보다 한의학의 ‘전체를 보는 치료’를 원해서 일 것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 세계인으로부터 한국 문화 전반이 각광받는 이 즈음 정체관적 관점과 치료방식이야말로 한의학의 빛을 발하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 24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東醫寶鑑』의 「內景篇」에 “丹溪의 ‘飮食箴’에서 이르길, 사람의 몸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귀한 것인데, 음식 때문에 몸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몸이 있기 때문에 배고픔과 갈증이 생기는 것이니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생명을 이어간다. 그러나 입맛을 지나치게 탐하면 질병이 벌떼처럼 일어난다. 병은 이렇게 생기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한의학 고서에서는 이 같은 식습관 및 생활 습관에 관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한의학이 가진 전체론적 철학 때문이다. "I feel tightness in the front and top of my belly, with redness and bloating." (배 앞쪽과 윗부분이 당기고 피부가 붉어지며, 가스가 차요.) 30대 남성 외국인 환자가 예약 없이 갑자기 내원했다. 예약 없이 내원했기에 대기시간이 다소 필요했음에도 환자는 기꺼이 기다려 진료를 받고자 했다.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온 후,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병력 청취 및 검사를 시행했다. 환자는 증상의 시점을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꽤 오래되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특별한 병의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고, Liver detox, Green detox 등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요법이 약간 도움 되었지만, 증상이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다. 특별한 과거력은 없었고, 복부 초음파나 CT 등의 검사를 받아본 적도 없었다. 약 7개월 전 입국했으며, 한국에 온 후 콧물이 자주 나고, 복부 홍반이 나타나는 횟수가 더 증가했다고 말했다. 운동으로 유도를 주 3회 하고 있었으며, 술은 평균 2주에 한 번의 빈도로 주량은 맥주 한 병 정도를 마신다고 했다. 흡연은 한 적이 없었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데, 한국에 와서 일을 하며 마시는 횟수가 늘어난 상태였다. 환자의 평소 식습관에 대해서도 살폈다. 아침 식사는 주로 커피와 셰이크, 김치, 키위, 빵이나 그래놀라 등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점심은 직장에서 제공되는 대로 먹는다고 했다. 저녁은 운동 전에 밀크셰이크를 먹고, 운동 후 샐러드를 기반으로 식사한다고 했다. 토, 일요일에는 외식을 자주 했다. 무엇보다 환자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육식보다 채식을 선호하고 있었다. 그래서 식단 속에 곡식이나 과일 등 당분 비율이 높은 상태였다. 환자의 BMI는 25.3kg/㎡로 과체중 상태였고,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법을 이용한 체성분 검사에서 체지방량이 18.0kg, 체지방률이 22.6%로서 표준 이상이었다(표1). 舌診상 舌質의 色이 淡紅하고 舌苔는 白했다. 목젖을 포함한 연구개가 전체적으로 충혈돼 있었고 반점이 관찰됐다, 비강 점막에도 역시 반점이 존재했다. 脈診상 양측 寸脈이 모두 弱했고, 양측 關脈은 沈한 모습을 보였다. 상복부 초음파 검사상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그림1). 환자 증상에 대한 병력 청취와 진단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濕痰證으로 辨證 진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침구 치료와 함께 五積散을 기반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식단에서 당분 비율이 높았던 점을 고려하여 식습관 개선을 강조했다. 곡식과 과일 섭취 비율을 줄이고, 치즈, 버터, 메추리알 등 환자의 기호와 상황에 맞춰 지속 가능한 식단을 구성하여 처방했다. 치료 50일 후 증상은 크게 호전됐다. 복부 홍반이 식사 후 가볍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처음보다는 그 횟수나 정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치료 64일 후 체중이 처음에 비해 5.6kg 감소해 BMI가 23.3kg/㎡가 됐고, 체지방량과 체지방률 역시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표1). 하지만 치료 71일째 되는 날, 유도 대련을 하던 중 다쳐 MRI 검사상 우측 전방십자인대가 파열(grade 3, complete)됐다고 연락이 왔다(그림2). “I think there is no holistic way to rejuvenate a big ligament that is completely torn. Do you agree?” (완전히 파열된 큰 인대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전체론적 방법이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원장님도 그렇게 보시나요?) 나는 전방십자인대의 완전 파열은 일반적으로 수술 치료가 권장되며, 수술 후 회복 및 재활 과정에서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적이라 안내했다. 수술 후 환자는 다시 본원에 내원했고, 수술 후 회복과 재활을 위해 침구 치료 및 한약을 적극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트라마돌과 같이 마약성 진통제로 분류될 수 있는 화학 약물 사용도 최소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결과적으로 환자의 우측 무릎 상태는 잘 회복돼 수술 4개월 만에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 먼 이국에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 문을 두드렸던 외국인. 이 환자는 지금도 4주에 한 번 정기적으로 내원하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진찰받고, 식습관 및 생활 습관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 이는 한의학이 단순히 특정 부위의 증상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식습관 및 생활 습관까지 아우르는 전체론적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의학의 이러한 철학은 당뇨, 고지혈증, 비만, 고혈압, 뇌졸중 등 최근 사회적 비용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생활습관병의 치료와 관리에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한의사에 의한 내과학은 국적과 문화를 넘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으며, 전 세계인의 건강증진과 보건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한의학은 전통을 넘어, 전 인류의 건강을 지향하는 의학이다. -
한의사의 기존 면허범위 제한하는 문신사법 제정 ‘반대!’[한의신문]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는 15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문신사법 제정안’은 (양)의사에게는 문신 시술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동일한 의료인인 한의사를 철저히 배제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직역 차별이며, 그동안 이어져온 침 시술을 이용한 한의사의 문신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문신사법 제정안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본래 문신사법은 음성적으로 이뤄져 오던 미용·심미 목적의 문신 시술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고, 면허와 업무범위, 등록, 위생·안전 관리 기준을 명확하게 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 발의된 법안이지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조차 없이 졸속으로 수정되면서 정당한 의료인인 한의사를 배제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는 것. 성명서에서는 “이는 단순한 법 기술적 하자가 아니라, 국가가 스스로 법 체계를 왜곡하고 의료인 간 형평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입법”이라고 꼬집였다. 특히 서울시한의사회는 “문신사법은 한의사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즉각 수정돼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는 한의사의 권익과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 차원에서 헌법소원, 집단행동 등 모든 법적·제도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특정 직역만을 위한 편향적 법안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료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서울시한의사회의 이같은 요구를 무시한 채 법안이 강행된다면, 대한민국 3만 한의사는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
경북한의사회, “오행체질진단, 개인 맞춤 건강관리의 길” 특강[한의신문] 경북한의사회(회장 김봉현)는 14일 지부회관에서 회원들의 임상 역량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백승태 대구S한방병원장을 초청, ‘오행체질진단의 모든 것’을 주제로 특별 강좌를 개최했다. 이와 관련 김봉현 회장은 “오행체질진단 특강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 습득을 넘어 지부 회원 여러분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더욱 맞춤형이고 실질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자리”라면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 주신 백승태 원장님과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귀한 강의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임상적 통찰을 얻어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강에 나선 백승태 병원장은 “오행체질진단은 단순히 환자의 질병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체질적 특성과 생활습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맞춤형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써 이는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힌 뒤 오행체질진단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방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번 특강에서는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로 나뉘는 다섯 가지 체질을 통해 개인의 성향과 장부 기능, 질병 취약성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과 치료, 생활습관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제시와 더불어 체질에 따른 스트레스 반응과 효과적인 관리법을 제시해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침을 소개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봉현 회장은 “경북한의사회는 앞으로도 회원 역량 강화와 한의약의 새로운 가능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 교류의 장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한의약진흥원, ‘2025 한의약 정책연수 프로그램’ 성료[한의신문] 한국한의약진흥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기환) 한-중앙아협력포럼사무국은 ‘2025년 한의약 정책연수 프로그램(2025 Korean Medicine Policy Training Program)’을 한국한의약진흥원 서울 분원에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공동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연수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 ‘한의약 해외진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의약 의료시스템의 체계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정책연수에 이어, 올해에는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3개국의 보건부 및 전통의약 관계자 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한의약 정책·제도와 임상·교육에 관한 강의 △‘한의약, 인공지능을 만나다: 전통의약의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한 전통의약 국제 심포지엄 등에 참석했다. 또한 한국한의약진흥원 본원과 한약제제생산센터(GMP센터), 자생한방병원, 대구한의대학교 등을 방문하는 한편 간담회를 통해 전통의약 분야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키르기스스탄 보건부 관계자는 “한국이 전통의약의 표준화와 세계화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키르기스스탄 보건의료 체계 내 전통의약의 통합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앞으로도 한의약 산업의 선진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 전수하고 국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공적 개발 원조(ODA) 중점협력대상국인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과는 한의약 ODA 교육 연수 과정 개발 등 협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노후를 위한 건강연금은 ‘한약’입니다∼”[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는 12·13일 이틀간 송도오션파크 일원에서 개최된 ‘제4회 부산 서구 의료관광축제’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의약적 건강상담 등을 진행, 한의약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했다. 이날 부산시한의사회는 ‘노후를 위한 건강연금은 ‘한약’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동의대 한의과대학 윤현민·손변우 교수 및 김근모 수련의가 참여해 한의약적 건강상담과 더불어 침 치료 등을 진행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의료관광축제는 서구의 의료관광 특구 사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 전시관 운영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등 해외 바이오 초청 비즈니스 상담과 의료관광 팸투어도 진행되는 등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도모하는 행사에서 국민건강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의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됐다. 이밖에도 “어디가 아프세요?”, “효과 최고 한의원, 치료 아직도 안받아 보신 분 구합니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홍보물을 통해 △근육통 △소화불량 △염좌 △감기 등과 같은 일상 속 4대 질환에 대한 한의약 효과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한편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에서 ‘노후를 위한 건강연금은 ‘한약’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중심으로 노년의학에서의 한의약의 강점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카드뉴스를 적극 활용, 지부 행사에서도 지속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한의약이 건강한 노년을 도와드립니다’라는 제하의 카드뉴스에서는 약이나 주사보다 먼저, 병을 이겨낼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수술·약물보다 기초 체력·회복력이 우선! △건강할 때 한의약으로 밑바탕을 키워두세요 △노년기를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투자는 ‘한의약’입니다 등의 설명을 게재하고 있다. 더불어 약과 수술이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결국 자신의 몸의 체력과 회복력이 (건강한 노년의)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호 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은 “한의약은 예로부터 섭생 등 생활 속에서의 건강 관리를 중요시하면서 예방의학적인 부분에 강점을 지닌 의학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건강 패러다임에 가장 적합하다”면서 “향후 지부행사에서 카드뉴스를 적극 활용해 어르신의 건강 관리에 있어 한의약의 역할 확대에 나서는 것과 더불어 지부 차원에서도 생애주기별 한의약적 건강 관리법을 소개해 국민건강 증진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는 홍보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