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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나누기-28] 독백에 대하여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건 파리에서 온 전보예요. 매일 와요. 어제도 오늘도 받았죠. 그 옹졸한 사람이 다시 병이 나서 또 안 좋대요……그인 용서를 빌며 돌아오라고 간청하는데, 사실 난 파리로 가 그 사람 옆에 있어야 하는 건지도 몰라요. 뻬쨔, 당신 얼굴이 굳어졌군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해요, 그인 병들고 혼자고 불행한데, 그곳에서 누가 그일 돌보고 누가 그이 잘못을 감싸주고 누가 그이에게 때맞춰 약을 주겠어요? 그리고 시치미 떼거나 감추면 뭐해요, 내가 그일 사랑하는 게 분명한데요. 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이건 내 가슴에 놓여 있는 돌이고 이 돌 때문에 내가 바닥에 떨어진다 해도 난 이 돌을 사랑하고 그것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뻬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하지 말아요……” 각각 외따로운 섬처럼 홀로 있을 것 ‘류보비 안드레예브나’가 말한다. 하이라이트 조명 아래서 바닥에 놓여 있던 흰 종이를 집어 들면서 두 손을 맞잡아 비볐다가 한숨을 쉬었다가 뒤돌아섰다가 다시 간절하게 앞을 바라보다가 이마를 짚거나 허리에 짚은 손을 다시 모아 앞을 향해 애걸하듯 펼치다가 의자에 풀썩 앉고 다시 서성인다. 치마를 쥐었다가 앞으로 뒤로 두어 걸음 걷다가 미친 듯이 히죽이는 순간을 지우고 복받쳐 울듯이 허공을 잡는다. 정적과 함께 서서히 무대가 어두워진다. 나는 배우의 황금빛 공단 치맛자락과 섬세한 주름이 잡힌 블라우스와 어깨에 닿는 가벼운 파마머리와 나이가 짐작되는 주름진 손과 얼굴을 본다. ‘흐읍’ 들이마시는 대사 중간 중간의 다급한 숨소리도 듣는다. 앉은 자리에서 배우가 선 곳의 거리를 눈대중으로 잰다. 일 미터, 이 미터, 삼 미터. 이따금 입술에서 터져 나오는 침방울도 불빛에 비쳐 보이는 소극장 중의 소극장. 내가 앉은 오른쪽으로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배우들도 나란히 앉아 있다. 독백 경연대회. 독백이므로 무대에는 오로지 한 사람이 선다. 그러니 출연자 대기석에 앉은 배우들도 각각 외따로운 섬처럼 홀로 있을 것이다. 가슴을 쿵쾅거리면서 숨을 가다듬으면서. 무대 뒤에서 호명을 기다리는 배우를 생각 안톤 체호프의 작품 <벚꽃 동산>을 열연하는 배우를 넋 놓고 보다가 나는 ‘이 돌’이라는 말에 가슴이 쿵 하고 울린다. ‘이건 내 가슴에 놓여 있는 돌이고 이 돌 때문에 내가 바닥에 떨어진다 해도……’ 이것이 희곡의 묘미일 것이다. 또한 연극의 묘미일 것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 대사보다도 얼마쯤 멀리, 높은 곳에 존재하는 것 같은, 문학 작품의 묘미일 것이다. 내 돌은 무엇인가? 내 가슴에 놓여 있는 돌은 어떤 것인가? 잔잔한 울렁임 같은 것이 내내 마음에 남아 어두운 무대를 오래도록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텅 빈 무대와 머리 위를 비추는 눈부신 조명. 조명의 뜨거운 열기. 이마 위가 너무 밝으므로 눈앞의 객석이 보이지 않는 하얀 어둠. 몇 걸음이면 채워질 좁은 마룻바닥의 드넓은 막막함. 내 대사와 눈빛을 받아쳐 줄 사람이 어디에도 없는 고독. 짧으면 삼 분, 길어야 사오 분을 넘지 않는 단독으로 주어진 시간. 대사를 잊었을 때 맞닥뜨릴 영원 같은 적막. 떨리는 입술과 씰룩이는 볼. 휘청이는 다리와 어색한 걸음걸이. 그리고 리허설 때 맞춰 둔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딱딱한 의자. 나는 객석에서 무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무대 뒤에서 호명을 기다리는 배우를 생각해 본다. 그곳에서 무대를 주시하던 나의 차분하고도 설레던 시간을 생각해 본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어 나와 약속된 자리에 서는 배우의 몸을 생각해 본다. 그 낯선 시간과 공간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입을 열어 첫 단어를 뱉을 때, 그 직전, 아무도 모르게 배우의 몸을 통과하는 조용한 들숨. 하얀 원피스로 수녀복을 차려입은 ‘아그네스’가 무릎을 꿇고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린다. 맑은 눈망울로 숨 가쁜 대사를 몰아치다 붉은 물감을 터뜨려 옷을 적신다. “착한 아기는 주님이 주시고 나쁜 아기는 엄마의 아래를 뚫고 들어가요. 오, 하나님, 그가 나를 보셨어요. 그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요. 하나님, 전 피를 흘리고 있어요. 이것들을 닦아야 해요. 내 손에 내 다리에…… 맙소사,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소년 B’가 헐렁한 옷을 걸치고 걸어 나와 쓸쓸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야윈 그의 목에는 붕대 같기도 하고 파스 같기도 한 흰 천이 감겨 있다. “그 할머니가 물었어요. 니 목이 왜 그래? 나는 말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사람을 죽였거든요. 그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한참을 있다가 그러는 거예요. 그래…… 그랬구나…… 사람하고 말하는 기분을 느낀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한 사람의 배우가 오롯이 무대를 검은 옷을 입은 ‘메피토스’가 등장한다. “거기, 마이크 좀 주시겠어요?” 무대 바닥에 놓인 마이크를 집어 든 그가 휙 돌아서며 긴 머리를 휘날린다. 무대를 휘저으며 객석을 가리키며 말한다. “아무리 봐도, 여기는 참으로 몹쓸 곳입니다. 비참한 꼴로 사는 인간들이 딱해요. 나 같은 놈마저도 그 불쌍한 자들을 괴롭히고 싶진 않다니까요!” 누군가는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의 코트를 걸치고 눈앞의 보이지 않는 총구에 대고 쏘라고 오열하고, 누군가는 또박또박 단단한 목소리로 말한다. “세상을 어떻게 바꿔요? 나도 나를 어쩔 수 없는데요!” 3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저 무대에 홀로 세워진다면, 어떤 대사를 읊을 것인가? 어떤 말과 눈빛을 풀어서 내보일 것인가? ‘한 사람의 배우가 오롯이 무대를 책임져야 한다’고 이 독백의 무대에 대해 진행자가 말한다. 그것은 인생과도 같은 것인가? 오롯이 책임진다는 경건함과 막막함 같은 것이. -
2023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이렇게 진행된다Q. ‘생애주기별 한의학’을 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백용현: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년기질환 증가와 더불어 유소년기, 청소년기, 청장년기 다빈도 및 만성질환에 특장점을 나타내고 있는 한의학적 예방 및 치료효과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한의 임상 저변을 더욱 확대시키고 이를 통한 한의보장성 강화를 도모하기 정하게 됐다. ‧이현종: 사람은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지만, 일생을 살아가는데 젊음과 나이 들어감에 다 그 때가 있다. 그 때가 있다는 것이 생애주기이며,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함에 있어, 생애주기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때에 맞게 해야할 것과 주의할 것을 고려해 치료하는 것이 바로 한의학의 양생이라는 개념으로, 이러한 점이 한의학의 장점일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생애주기에 따른 한의학적 관리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송경송: 한의학은 생애주기별 맞춤의학으로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애주기별 다양한 질환들에 대한 한의학의 치료 접근 방법에 대해 한의사 회원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생애주기별 한의학’을 학술대회의 주제로 정했다. Q. 지난 학술대회와 달라진 점은? ‧백용현: 지난 호남권역 학술대회는 청장년층과 노년층 다빈도질환인 어깨질환을 중심으로 진행된 바 있으며, 이번 영남권역 학술대회는 대한침구의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한방비만학회 및 경락경혈학회 등 4개 회원학회에서 다빈도질환을 중심으로 한 강의가 이뤄진다. 주관학회의 발표 이외에도, 60명 한정의 초음파 핸즈온 실습과 한·중학술대회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현종: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위주로 강의가 진행됐다면, 올해부터는 대면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반 강의와 더불어 실습 및 시연 강의를 추가로 진행해 앉아서 듣는 강의 위주에서 체험하는 강의로 진화하고 있다. Q. 이번 학술대회에서 각자 맡은 역할은? ‧백용현: 기획총무이사로서 학술대회의 사업계획 및 예산 편성, 사업 진행 정도의 종합적 검토 등 제반 기획조정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고 있다. 아울러 회원학회 실태 파악을 통한 회원학회 상호간의 친목과 유대 도모에 관한 부분도 주무영역에 포함되는데, 4개 회원학회가 동시에 참여하는 영남권역 전국한의학학술대회는 회원학회 상호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좋은 자리다. ‧이현종: 학술위원회에서 실제 강의를 듣는 한의사 회원들이 관심이 많은 주제 선정 및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실제 학술대회 현장에서는 초음파 실습 세션을 운영·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송경송: 특임이사, 그리고 한의학회 내 학술위원회 위원으로서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위해 한의사 회원들의 관심도가 높고, 임상 현장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기획코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데 있어 참가하는 한의사 회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Q. 학술대회의 주관학회 선정 기준은? ‧백용현: 대주제인 ‘생애주기별 한의학’과의 부합성, 강연 내용 우수성 및 강연자 연구업적 등 내부 평가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있다. 또한 여러 회원학회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년 연속 선정된 회원학회는 이후 1년 동안 신청을 제한하고 있다. ‧이현종: 내부 평가기준과 더불어 한의사 회원의 현재 관심도와 요구를 가장 잘 반영하는 주제를 중점으로 선정해 나가고 있다. ‧송경송: 평가기준에 따라 한의학회 학술위원회의 심사과정을 통해 결정된 고득점 학회 순으로 권역 및 세션 조절 절차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주관학회를 선정하고 있다. Q. 학술대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은? ‧백용현: 생애 전 주기에 걸친 다빈도 및 만성질환에 대한 일차의료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의사 회원들의 임상역량 강화와 이를 위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서, 일차의료 영역에서의 한의임상에 대한 차별적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한 보장성 강화에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45개 회원학회의 발전과 회원학회간의 상호 친목과 유대를 증진하고자 한다. ‧이현종: 일선 한의사 회원들의 임상 현장에서의 요구는 다양하며, 유행하는 학술적인 트렌드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학술대회를 통해 회원들이 트렌드를 보고 이해하며 실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나아가 임상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배움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 ‧송경송: 임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시연 및 실습 위주로 강연을 구성하는 등 보다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의 교육을 진행하고자 한다. Q. 생애주기별로 한의학 치료 및 관리의 장점은? ‧이현종: 양생이라는 한의학 개념에 의해 각 생애주기별로 해야할 것과 주의할 것이 있으며, 생애주기의 영향으로 주기마다 잘 걸리는 질환과 그에 대한 치료법도 있다. 생애주기라는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면서 가장 해가 없이 가장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한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송경송: 한의약을 통한 건강, 복지 증진 및 산업화 경쟁력 강화라는 비전을 가지고 수행되는 한의약건강증진사업에서도 영유아의 허약아 예방관리, 청소년의 중독예방, 자세교정, 임산부 산전·산후 관리, 성인들의 갱년기 예방 및 관리, 치매·중풍·우울증 예방 및 관리 등 각 생애주기별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확대·강화돼 나가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의학이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백용현: 대한한의학회와 소속된 45개 회원학회는 검증된 학술적 근거와 표준화된 임상치료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주관학회 선정과 회원학회 강사 선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최신 업데이트된 한의치료기술과 임상진료지침을 제공함으로써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최전선의 한의사 회원들에게 평생교육의 일환인 보수교육이라는 실질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단지 보수교육 평점을 채우기 위한 교육이 아닌 학술 및 임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진정한 의미의 ‘학술대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송경송: ‘생애주기별 한의학’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에는 4개 주관학회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우수한 강사진을 섭외하는 등 야심찬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의사 회원 여러분들은 유익하고 의미있는 강연을 통해 학술적·교육적으로 뜻깊은 수확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26>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10월이 되면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돌면서 목이 아파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의의료기관의 특성상 타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고 호전이 없어 다시 한의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환자들은 만성 인후두염이나 편도선염, 인후두역류 질환 등 목과 관련된 다양한 진단을 받고 여러 약을 처방받아 온다. 이번호에서는 인후두역류 질환으로 진단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호전이 없는 환자에 대해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이 환자는 61세 남자 환자로, 목의 이물감과 이를 해소하고자는 기침, 목이 꽉찬 듯한 느낌, 간헐적 목 통증, 쉰 목소리 등의 목 증상과 더불어 구강건조, 소화불량, 눈·귀 가려움, 어지러움, 전신냉감 등 20가지 정도의 증상을 직접 용지에 꽉 채워 작성했다. 호소하는 여러 증상 중 가장 힘든 것은 목에서 느껴지는 끊임없는 이물감으로, 이를 해소키 위해 ‘음-음-음’하는 목청소를 해야 하고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신경이 쓰여 최근 일도 중단하고 주로 집에만 있을 정도였다. 내원 당시 3년 정도 경과한 상태로, 인후두역류 질환으로 진단받은 뒤로 여러 병원을 다녔고 올해도 여러 이비인후과와 내과에서 PPI제를 처방받았으며, 현재 한달 넘게 복용 중이지만 별다른 증상 변화는 없는 상태고, 2달간 더 복용해보고 호전이 없으면 신경과 약으로 바꾸는 것을 권유받은 상태였다. 이 환자는 인후두역류 질환이라는 진단에 신경이 쓰여 저녁을 6시경에 아주 조금 먹거나 거의 먹지 않는 기간이 오래 되었고, 3년의 시간 동안 10kg이 넘게 빠졌다고 한다. 인후두역류 질환은 위식도 역류에 의해 후두부까지 영향을 받는 상태로 후두의 증상으로는 인두 이물감, 기침, 이물감을 없애기 위한 헛기침(목청소), 가래가 섞인 듯한 음성 변화, 인두통증 등 비특이적 증상이 많아 일반적인 만성 인후두염이나 편도선염과 비슷하고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발성이 곤란한 비기질적 음성장애와도 비슷해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는 몇 가지 질환이 겹쳐 있기도 하다. 인후두역류 질환의 내시경 소견은 성문하부종, 후두실 부종, 후두 홍반, 성대 부종, 범발성 후두부종, 후연합부 점막비후, 육아종 혹은 육아조직, 후두 내 진한 점액 등이거나 많은 경우 정상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환자의 경우 자각적으로 느끼는 역류증상은 없었고 후두 내로 여러 군데로 보이는 진한 점액과 가성 성대구증을 가진 성대부종 정도의 소견은 보였다. 또한 구강을 살펴보니 만성 편도선염 양상을 보였다. 문진을 통해 환자는 오랜 기간 편도염이 있는 중으로 과거 편도절제술 권유도 받았던 적이 있었고 피로하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목이 붓는 증상이 있음을 확인했다. 비강은 정상소견으로 보였고, 다만 비갑개가 창백하고 건조한 양상이였다. 증상을 정리하면 인두증상, 후두증상, 목소리 증상이 복합적으로 혼재한 상태로 인후두역류 질환과 만성 편도선염이 복합적으로 있고 시작은 편도선염에서 왔으며 현재는 후두이물감이 주증상이었다. 실제로 후두 안에 진한 점액이 여러 군데에서 보이는 중으로 이 끈적한 분비물은 위식도역류에 의한 것보다는 만성적인 편도염에 의한 것으로 보였다. 환자는 추위에 민감하고 조금만 추우면 목이 부어오르면서 제반증상이 더욱 심해져 하루종일 피로감과 기력이 없어 누워만 있다고 했다. 인후두역류 질환보다는 만성 편도선염인 음허유아가 더 우선되는 환자로 보고 치료를 시작했다. 그동안의 여러 치료로 약을 먹기 꺼려해 먼저 상염천·방염천·인영혈 침 치료와 천돌혈 약침, 뜸치료를 시행했고, 목 증상을 위해 찬 성질의 음식을 삼가고 목을 따뜻하게 하라는 설명을 더했다. 진료실에서는 침 치료 후 천돌혈 주위로 전자뜸을 7분간 올려놓는 치료를 진행했다. 특히 외금진옥액 부위에 가벼운 사혈을 겸한 부항치료는 인후부의 설열과 부종 해소에 효과가 좋다. 급성일수록 편도에 직접 자락하는 치료가 효과적이고, 만성 인후두 질환의 경우에는 외금진옥액을 가볍게 사혈하고 부항하는 것이 좋다. 이후 한약재 증기를 이 부위에 분사해주는 치료를 병행했다. 3회의 치료를 받고 환자는 목의 이물감이 조금 줄어들자 한약을 복용하기로 했다. 만성 편도선염에 준해 청화보음탕을 고려하다가, 현재 체력과 소화력이 너무 약한 것을 감안해 양위탕을 처방했다. 치료 시작 23일 정도 되는 이달 17일에 내원한 환자는 목의 이물감과 꽉 차는 느낌이 5점 이하로 줄어들었고, 피로를 쉽게 느껴 자주 누워있던 횟수도 줄었다고 했다. 다만 아직은 많이 추워 10월 중순인 데도 패딩점퍼를 입고 내원했다. 목 증상은 생각보다 진료 접근이 어려운 부분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많지만, 보이는 현상이 적고 목과 관련된 여러 질환이 겹치기도 하며 기간이 길어지면서 신경과 약만 복용하다 내원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받아오는 진단명도 중요하지만 비강, 구강, 인후두, 성대를 살펴보고 환자의 병력을 이해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치료례였다. -
K-콘텐츠 지원위, 자문 한의사 매뉴얼 등 기본 체계 확립대한한의사협회 K-콘텐츠 지원위원회(위원장 황만기·이하 콘텐츠 지원위)는 지난 13일 제4회 회의를 열고, 드라마·방송 자문 한의사와 관련 활동 보고서 양식, 매뉴얼 제작 등 활동지침을 위한 기본 체계 확립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문 한의사에 대한 △프로필 양식 승인의 건 △활동 보고서 양식 승인의 건 △활동 매뉴얼 제작의 건 등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콘텐츠 지원위는 이날 승인된 한의사 프로필 양식, 한의사 자문 활동 보고서 양식을 활용해 앞으로 드라마·방송 관련 자문 내역을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또 승인된 한의사 자문 활동 매뉴얼은 한의사의 방송·드라마 등 자문 활동에 있어서 그 질을 향상코자 정리한 활동 가이드로, 한의사 대상 △기본 주의사항 △현장 주의사항 △사후 주의사항 등이 담겨져 있다. 추후에도 위원들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해 내용을 업데이트해 나가기로 했으며, K-콘텐츠 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업로드해 활용키로 했다. 이날 활동 경과보고에선 김주영 위원이 4일 용인대장금파크에서 진행한 MBC 드라마 ‘연인’의 촬영에 참여, 조선시대 인조 침전에서 어의 이형익이 왕에게 침을 놓는 장면에 대한 자문 및 손 대역을 맡았으며, 지난 14일 방영됐다. 콘텐츠 지원위에 따르면 어의 이형익은 ‘번침(燔鍼)’으로 유명한데 이는 자침요법의 한 유형으로, 불에 달군 침을 이용한 침 시술 방법이다. 이어 황건순 부위원장은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팀에서 요청된 대본 자문 및 촬영 장소 대관 건 등을 보고했다. 이날 황만기 위원장은 “세계적 이슈인 K-Culture에 K-Medicine인 우리 한의약을 포함시켜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만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고증이 필요하다”면서 “이번에 마련된 양식 및 가이드 지침을 통해 한의사 분들의 자문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대중매체에 한의약 참여에 대한 근거가 축적돼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황만기 위원장을 비롯해 황건순 부위원장, 김주영·윤제필·김영주·권해진 위원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김주영 위원을 신규 위원으로 위촉했으며, 다음 회의는 11월 24일에 개최키로 했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③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 전문의인 이제원 비엠한방내과한의원장으로부터 한의사가 전공하는 내과학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단순히 몸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의 근간이 곧 내과학이라면서, 한방내과적으로 환자를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의 해답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의학’은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조사하여 인체의 보건, 질병이나 상해의 치료 및 예방에 관한 방법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 그리고 ‘한의학’은 중국에서 전래하여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전통 의학으로 기술되어 있다. 한의사는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의학을 이용하여 국민의 보건, 질병이나 상해의 치료 및 예방, 보건지도를 임무로 하는 의사라고 할 수 있다. “두통, 혈압 상승, 구역 및 구토, 시야장애 증상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세 차례나 다녀왔습니다.” 50대 남성 환자가 내원했다. 약 열흘 전 퇴근길, 갑자기 두통 및 구역이 발생하여 가까운 병원으로 급히 내원했고, 수축기 혈압이 210mmHg 이상 측정돼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전원 됐다고 했다. 응급실에서 뇌 전산화 단층촬영(brain CT) 및 진단의학검사를 시행했으나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그림 1). 다행히 약물 투여 후 두통이 완화되고 혈압이 안정돼 귀가했다. 하지만 다음 날 점심 식사 후 구역 및 구토가 발생했고, 오후에는 약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한 번 더하여 다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이번에는 뇌 자기공명영상(brain MRI),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brain MRA) 검사를 시행했으나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그림 2, 3). 약물을 처방받아 귀가했으나, 약물을 복용하면 잠시 증상이 괜찮아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악화했다. 결국, 이틀 후 소화불량 및 구역 증상과 함께 눈이 침침하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시야장애까지 나타나 다시 응급실을 내원했다. 응급의학과에서 신경과와 협진을 했으나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다음 날 새벽까지 응급실에 있다가 귀가했다. 유수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았지만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기에 환자는 다른 종합병원, 유명하다는 양방내과 의원 등을 전전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답답한 마음에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한의학, 한방내과의 문을 한 번 두드려 본 것이다. 내원 시 환자의 증상은 시야장애, 소화불량, 혈압상승, 어지럼이었다. 조금 더 자세한 병력청취와 검사를 시행했다. 그리고 최근 건강검진 결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한 brain CT, MRI 및 MRA, 진단의학검사 결과와 함께 다른 병의원의 검사 기록 및 처방전 등을 의무기록을 통해 재검토했다. 환자는 적어도 5년 동안, 만성적인 소화불량으로 증상이 심할 때마다 양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발병 열흘 전에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받고, 란소프라졸을 처방받았다. 1년 반 전에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중성지방 상승(172.0 mg/dL), 경한 지방간, 작은 간낭종 소견이 관찰됐고, 위내시경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6개월 전 경추통증 때문에 진통제, 근이완제를 3개월간 복용한 적이 있었고, 발병 2주 전에 코로나19 예방접종(3차)을 받았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외 다른 종합병원과 양방내과 의원에서 약물을 추가 처방받아 에날라프릴, 디멘히드리네이트, 라베프라졸, 테고프라잔, 테프레논, 모사프리드, 티아넵틴,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고혈압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소화성궤양 치료제, 위장관 운동 조절제, 항우울제, 중추성진통제 등 다양한 범주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양의학적 관점으로는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환자였기에 한의학적 이론을 통한 변증 진단에 초점을 맞췄다. 환자의 症狀 및 徵候와 함께 榮•淡紅한 舌質, 白•厚•燥한 舌苔, 沈•遲•虛•緩한 脈象 등을 바탕으로 心脾兩虛證으로 진단하고 歸脾湯에 聰明湯을 합한 처방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중에서 디멘히드리네이트와 티아넵틴만 복용하고 다른 약물은 모두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남은 두 약물은 치료 경과를 살펴서 점진적 감량(tapering off)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약 복용과 함께 증상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이에 디멘히드리네이트와 티아넵틴도 서서히 중단하여 치료 8일 차부터는 歸脾湯 合 聰明湯 외 다른 약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됐다. 치료 2주 후에는 소화 기능이 개선돼 식사량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시야장애, 어지러움 등의 증상도 현저히 호전됐다. 혈압도 정상 범위에서 잘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치료 4개월 후 모든 증상이 호전됐으며, 오랫동안 지속됐던 소화불량 및 위식도 역류 증상도 크게 개선됐다. 한의학은 중국 중심의 동양 문화권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의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의학의 대척점에서 다른 관점으로 국민의 보건 향상과 건강한 생활 확보를 위한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내과 분야에서 한방내과와 양방내과가 있듯,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한방부인과와 양방산부인과, 소아과 분야에서는 한방소아과와 양방소아청소년과 등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의사는 한의사대로 양의사는 양의사대로 각자의 이론과 관점에 따라 국민의 질병 치료 및 보건 향상을 위해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다. -
“나는 우리 말글 한의사다”<편집자주> 전남 장흥군 장흥한의원 박계윤 원장은 어려운 한의학 용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고 한글 약재 이름표를 붙이는 등 우리말과 한글 사랑을 실천하고 쉬운 말과 한글 쓰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섰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로부터 ‘우리말사랑꾼’에 선정돼 한의계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다음은 박계윤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선정 소감을 듣고 싶다. A. 사실 할 줄 아는 말이 우리말뿐이고 쓸 줄 아는 글자가 한글뿐이라 아끼고 당연히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50년 남짓 사는 동안 인생에 큰 위기가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중학교에 입학해 로마글자와 영어를 익히는 것이었고 다른 한 번은 대학에 들어가 중국글자와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그 때 알았다. 우리 글자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발명인지. 나랏말이 문자와 서로 사맛디 아니한 일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실감했고 사맛는 글자로 제 뜻을 시려펼 수 있는 게 얼마나 복된 일인지도 그 때 깨달았다. 야만시대에 문명인으로 살 수 있는 것도 한글 덕분이며 독재시대에 주권자로 살 수 있는 것도 모두 한글 덕분이라고 본다. 말이 오르면 나도 오르고 말이 바르면 나도 바르다. 힘세고 아름다운 한글과 더불어 아름답고 힘센 사람이 되고 싶다. Q. 한의원 내에서 우리말을 사용해서 약재 이름표나 진료서 등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A. 1999년, 나는 한의학과 3학년 학생이었다. 한의학 교과서는 중국글자로 가득했고 높은 학점을 받으려면 보고서와 시험답안을 중국글자로 써야했다. 이런 비효율적인 교육체계가 한의학 발전을 저해하고 국력을 낭비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해 10월 한글새소식에 ‘한자를 벗어던져야 한의학 발전한다’는 글을 써 올리기도 했다. 2001년 한의사가 되어 한의원을 열었을 때, 목공소에 약장을 주문하면서 약재이름을 한글로 써달라고 했더니 난감해 했다. 약장 서랍에 글씨를 쓰는 서예가가 한글로는 써본 적이 없어서 쓸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약재이름이 적히지 않는 약장을 주문해서 스스로 한글로 된 약재 이름표를 붙였다. 이름을 한글로 쓰니 가나다순이라는 정렬기준을 가질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쉽게 알아보고 편하게 약재를 찾아 쓸 수도 있게 됐다. 한글 기계화가 나라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공병우 박사를 통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찍이 세벌식 글자판을 배워 쓰고 있었고 자료를 작성하고 정리하는 일에 컴퓨터를 활용하고 있었다. 진료부도 종이를 쓸게 아니라 컴퓨터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당시는 종이진료부가 주류였고 전자진료부를 보조로 쓰는 때였지만 전자진료부만 쓰기로 하고 프로그램을 알아봤다. 전자진료부 역시 중국글자가 쓰여 있기에 개발회사에 한글판을 요구했더니 기술상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바로 바꿔주었다. 세벌식 자판과 전자진료부는 한의원 운영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Q. 어떤 점에서 그런가? A. 한의원도 사업이다. 비용을 줄여야 벌이가 늘어나는 게 당연한 이치다. 내가 한글을 쓰는 건 우리 한글이 이 경제적 관점에 부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일을 마다하는 건 어리석지 않은가? 남의 나라 글을 통해 지식을 전달받아야 했던 대학시절은 고난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남의 나라 말을 우리말로 바꾸는데 많은 시간과 기운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한의원 운영에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쉬운 우리 말글을 익히는데 힘썼다. 그리고 그것을 한의원 운영에 적용했다. 누군가의 말을 소리 나는 그대로 적을 수 있다는 게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생각하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글을 가진 우리 민족 말고는 어느 나라도 이런 일을 잘할 수 없다. 한글을 배우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 귀한 줄 모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Q. 진료기록을 적을 때도 모두 한글로 적고 있다. A. 그렇다. 환자가 증상을 얘기하면 한의학 용어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앉아있다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픈디 옛날같이 득신득신 애리지는 않습디다”, “체기는 많이 가셨는디 지금도 오목가슴이 잔 답답해요”, “다리에 힘이 없어서 포로시 걸어왔소” 등 환자가 하는 말을 들리는 대로 적어 놓아야 환자의 아픔을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있어서 진료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찍이 세종대왕께서는 ‘제 뜻을 실어 펴지 못하는’ 백성을 안타까이 여겨 한글을 만드셨다. 자기 뜻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억울함이 쌓여 몸이 아프게 된다. 그렇게 아픈 사람이 병원에 와서 의사에게 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면 병이 나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의사란 모름지기 환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 그 시작이 듣는 그대로 적는 일이며, 환자의 말을 의사가 쉬운 말로 설명해주면 치료율이 훨씬 높아지는 것 같다. Q. 환자들이나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 A. 환자들은 이미 한글만 쓰기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한글만 쓰는 한의원 분위기를 당연하게 여긴다. 안내문은 누구든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쓰면 환자들이 읽고 되묻는 일이 없으므로 직원들 역시 편하다고 한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A. 이제 한글만 쓰자는 흐름은 도도해져서 아무도 맞서지 못하게 되었다. 걸핏하면 중국글자를 배워 쓰자고 주장하는 무리들은 힘을 잃었다. 이제 한글에 걸맞은 쉬운 말을 쓰는 일이 중요해졌으며, 전문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쉬운 말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한다. 법률가들은 법률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법전을 쉬운 문장으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은 행정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각종 문서를 쉬운 문장으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나는 과학적인 한글을 도구삼아 쉬운 우리말을 살려 썼고 그 덕분에 23년째 거침없이 일하는 우리 말글 한의사다. -
정부, 의대 정원 확대···지역‧필수 의료 기반 확충정부가 필수의료 혁신전략의 일환으로 의대 정원은 단계적으로 늘리되,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추후에 발표키로 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19일 ‘언제 어디서나 공백없는 필수의료보장’을 목표로 △필수의료 전달체계 정상화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추진 기반 강화 등 3가지의 핵심 과제를 추진할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의 만성적 인력 부족이 심화된 원인으로 고령화, 의료수요 다변화 등 의사 인력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장기간 의대 정원이 동결됨으로써 지역‧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약화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보사연, 2035년에는 의사 수가 9654명 부족 이와 관련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35년에는 의사 수가 9654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개발연구원은 2050년에 2만2000명이 부족할 것을 전망했다. 이처럼 의사 수의 부족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후속 합의로 의대정원 10%(351명)을 감축하기로 함에 따라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구 천 명당 임상의사 수는 우리나라가 2.6명, 독일 4.5명, 영국 3.7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3.7명 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비필수‧비응급‧비중증 분야 의사와 비교해 낮은 임금, 높은 업무 강도, 의료사고 시 갈등 부담 등은 필수분야의 인력 유입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필수의료의 한 분야인 산부인과의 경우 전공의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무과실 의료사고와 관련한 산부인과 의사의 보호 시스템 부재 및 저출산과 저수가로 인한 미래비전 상실, 보상과 지원 미흡 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의 경우 진료 여건 격차 및 생활‧자녀교육 등으로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도 매우 크다. 실제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3.47명인데 반해 충남 1.53명, 경북 1.39명, 전남 1.75명 등 수도권과 지방간 적지 않은 격차를 나타내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충원률(%, ’19→’22)도 소청과 92→28, 산부인과 73→69, 흉부외과 63→35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실손보험에 기반한 고수익 저위험 비급여 시장의 팽창은 의료 공급자의 저수익 고위험인 중증‧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만들었다. 비급여 진료비의 경우 2010년 8.1조원이었던 것이 2021년 17.3조원으로 증가했고, 실손 가입자는 2010년 2080만 명에서 2021년 3977만 명으로 증가했다. 수용 역량, 입시 변동 등 고려 단계적 증원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국민편의 증진을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키로 했고, 규모와 시기는 의대의 수용역량과 입시변동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증원키로 했다. 또한 필수의료 수가 인상, 근무여건 개선,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 등 필수의료 패키지 집중 지원을 통해 피부‧미용으로의 인력 유출을 방지하는 것과 함께 의대 입학부터 수련, 병원 인력 운영에 이르기까지 의사 인력이 지역‧필수의료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인력대책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이 의대에 입학하여 지역의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인재 선발을 지속 확대하고, 전공의 수련·배정 체계를 개선하여 지역‧필수 분야 경험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필수진료 과(科) 수련비용도 국가에서 지원키로 했다. 또한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수 확보(교수 1인당 학생 8명) 등 법정 기준 준수를 고려하여 배정하고, 증원 후에도 평가인증을 통해 교육여건을 지속적으로 관리키로 했다. 현재 의과대학의 평가인증은 의학교육평가원에서 교육과정, 교수, 교육자원, 교육평가, 대학운영 체계 등 총 9개 영역을 평가해 6년·4년·2년 단위로 인증(현재 4년 인증 33개교, 6년 인증 7개교)하고 있다. 또 현행 예과 2년+본과 4년의 학제를 개선해 통합 본과 6년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의료자원과 환자 쏠림 현상이 지역 의료전달체계를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1998년 진료권 폐지와 더불어 2004년 KTX 개통 이후 수도권 대형병원의 병상 확대 경쟁이 지속되면서 지역의 의료인력과 환자의 수도권 유입이 심화됐다. 이 같은 중증 환자 등의 수도권 이동 확대에 따라 1~3차 기관의 유사 환자군 대상 무한 경쟁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지역 의료전달체계의 효율성 및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저하됐다.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복지부로 변경 계획 이에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진료), 보건의료 R&D 혁신(연구), 인력 양성‧공급 원천(교육) 등 의료 혁신 거점으로 획기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변경할 계획이다. 또 병상·인력 확보 등 중증·응급 공백 해소를 위해 행위별 수가를 기본비용 보존 및 성과 보상 방식으로 개편해 진료역량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암센터를 국가중앙의료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상호발전을 도모하고, 지역의 중증 최종치료 역량 강화, 필수‧공공의료 혁신을 견인할 수 있도록 국가중앙병원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역‧필수의료 혁신 T/F서 실행 추진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혁신전략 추진을 위해 국립대병원 등 거점기관과 지역‧필수의료 혁신 T/F를 통해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만들어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법‧제도 개선 및 재정 투자 확대 필요 과제에 대해서는 T/F 논의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며, 전달체계 정상화 지원, 지역‧필수 보상 강화 등 건강보험 수가에 관련된 사항은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24~’28)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립대병원의 안정적 소관 변경과 혁신 추진을 위해 복지부, 교육부, 국립대학, 국립대병원 간 공조체계를 구축하여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조규홍 장관은 “국립대병원의 역량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높여, 지역에서 중증 질환 치료가 완결될 수 있도록 하고 각자도생식 비효율적 의료 전달체계를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로 정상화하기 위해 혁신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교육의 질 제고 통한 우수인력 배출로 한의학 세계화 ‘선도’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원장 육태한‧이하 한평원), 대한약침학회 및 사단법인약침학회가 공동주최한 국제학술대회 ‘ISAMS(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and Medicine Symposium)’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제주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한평원은 7일에는 현장 발표로 진행, 오전 좌장은 이승덕 교수(동국대 한의과대학)·조성훈 교수(경희대 한의과대학)가, 오후 좌장은 조학준 교수(세명대 한의과대학)·이은용 교수(세명대 한의과대학)가 맡았으며, 8일에는 포스터 발표로 진행됐다. 7일 Keynote speech를 맡은 임철일 교수(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는 ‘Enhancing Integrative Medicine Education through Educational Technology: Principles and Approaches’란 제하의 발표로 다양한 Educational Technology를 활용해 학생들의 능동적 학습을 유도하며 학생의 책임감을 강화하는 교육 방법의 원칙과 적용 방법을 설명했다. 특히 임 교수는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Instructional Systems Design과 Educational Technology의 적용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것이 통합의학 교육을 개선하고 향후 미래 의료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의 전통의학 교육 혁신 사례는? 이어 오전 해외 세션에서는 해외 전통의학 교육의 혁신 사례로 이란과 태국의 전통의학 교육 방법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란의 Arman Zargaran 교수(Tehran University of Medical Sciences, School of Persian Medicine)는 ‘Educational Innovations of Applied Persian Medicine in Iran’이라는 제목으로, 페르시아 의학(Persian medicine)의 교육과정과 면허 제도와 함께 정부의 정책과 WHO 전략에 따라 전통의학을 국가 의학교육 및 보건의료체계에 통합해온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Arman 교수는 페르시아 의학이 이란 정부의 규제 하에 있으며, 2007년 이란 의과대학에서 페르시아 의학 단과대학이 설립된 이후, 박사 수준의 커리큘럼으로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는 페르시아 의학 단과대학 8개, 전통의학 학과 20개, 그리고 전통 약리학 학과 8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태국의 Pravit Akarasereenont 교수(Mahidol University, Faculty of Medicine Siriraj Hospital)는 태국 전통의학(Thai traditional medicine)의 4가지 면허제도(Type A, B1, B2, C) 및 교육과정을 소개하며 지난 30년 동안 태국 내에 전통의학 교육과 면허 제도는 체계화되고 강화됐음을 강조했다. Pravit 교수는 전통의학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지속적인 질 평가 및 개선 체계를 공유하며, △학생의 참여 주도 학습 및 실습 강화 △프로젝트 기반 교육 △인공지능 △VR △AR △메타버스 등 ICT 활용과 같은 다양한 교육 방법을 활용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한편 특히 현재 태국에는 Applied Thai Traditional Medicine 의사 제도를 도입해 서양 의료전문가와 태국 전통의학 간의 통합을 위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의 Bui Phan Minh Man 교수(University of medicine and pharmacy at Ho Chi Minh City Faculty of Traditional Medicine)는 ‘Training System of Traditional Medicine in Vietnam’이라는 제목으로, 전통의학의 교육, 면허 및 훈련(training)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베트남의 전통의학 교육은 6년의 기본교육과정과, 2∼3년의 졸업 후 교육과정으로 구성되며, 구체적으로 Specialist I과 II, resident doctor, Master of TM(traditional medicine), PhD of TM 등 5가지 과정이 있다. 일정 수준의 경험을 갖춘 전문가인 intermediate level(physician assistant of TM, intermediate nurse of TM, intermediate pharmacist of TM)과, 보건부의 승인을 받은 heirloom 처방을 가지는 herbalist 교육,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이 최신 지견을 유지하도록 하는 지속적 의학교육(continuous medical education, CME)을 소개했다. 면허제도로 Traditional medicine doctors, Physician assistant of traditional medicine, Intermediate nurse of traditional medicine, Herbalist 등 4가지 종류를 소개했고, 각각의 면허 종류에 따라서 일정 수준의 실습 기간 및 CME 교육 이수가 요구된다. 훈련(training)에서는 특히 실습을 강조해 교육시간의 50% 이상을 실습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외부 실습, 연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 순서에서는 한국의 강연석 교수(원광대 한의과대학)가 발표를 통해 2016년 한국의 고등교육법 및 의료법 개정 이후 한의학 교육 분야의 혁신적인 10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구체적인 예로 한의사 양성을 전담하는 12개 고등교육기관이 지난 10년간 두 차례(2012∼2016년, 2017∼2021년)에 걸쳐 종합평가를 받았으며, 2022년부터는 더욱 엄격하고 지속적인 평가 인증 절차를 보장하는 새로운 기준이 도입됐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한국 한의학 교육의 혁신과 설계 이어진 오후 국내 발표 순서에서는 정혜인 대학원생(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과, 박사과정)은 ‘The Necessity of Education in Response to Technological Advancements and Future Environmental Changes: A Comparison of Korean Medicine Doctors and Students’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자신이 직접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정혜인 연자는 한의사와 학생의 인식비교를 통한 기술 발전과 미래 환경 변화에 따른 한의학교육의 필요성을 발표하며, 한의사와 학생 모두 한의학교육에 있어 AI의 높은 교육적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디지털 치료기기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두 집단 간의 인식 차이가 다름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정혜인 연자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오늘날 한의계의 새로운 기술 발전과 미래 환경에 대한 변화 대응에서 종사자들의 인식 격차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며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김현호 ㈜7일 대표(경희대 한의학과 겸임교수‧한의진단학 박사)는 ‘Digital Transformation in Korean Medicine Education During COVID-19: Trends, Challenges, and Future Outlook’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코로나19 동안의 한의학교육 디지털 변환에 대한 내용을 추세, 과제, 미래 전망에 대한 주제로 나눠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김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의계 내의 많은 교육과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변화를 맞이했으며, 주로 민간 주도로 변화가 이뤄졌다”며 “향후 이러한 온라인 교육 문화는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아직까지 저작권 보호나 콘텐츠 보안 등 다양한 행정적 및 기술적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홍지성 ㈜7일 교육학습팀장은 ‘Systematic Instruction Design for enhancing Korean Medicine Education’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Rapid Prototyping Instructional Systems Design 모델에 따라 시행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한의학 교육의 혁신을 위해 거시적, 미시적 수준의 혁신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팀장은 “한의과대학에서의 기초 교육은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적 교수 설계가 중요하다”며 “공교육 체계에서도 한의학 내용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맞춤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창 세명대학교 교수가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a regular graduation competency evaluation system as a basic step in student competency evaluation’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역량기반 교육에서의 졸업역량 평가 시스템 개발 사례를 공유했다. 이 교수는 실제 세명대 한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의 졸업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산 시스템을 소개했는데, 이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의 핵심역량을 평가할 뿐 아니라 자가진단 점수 및 역량 증명서를 발급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현훈 박사(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조교수, 한의학 전공)는 ‘The potential of ChatGPT, an AI-powered language model, as a Learning Tool in Acupuncture Education’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침 교육에서 학습 도구로서 ChatGPT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이현훈 박사는 ChatGPT-3.5와 ChatGPT-4에 경혈점을 학습시키고, 임상 사례를 제시할 때 AI가 경혈점을 제안하는데 성공적으로 기능할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ChatGPT와 같은 AI가 한의학적 진단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에게 유용한 교육 도구가 되며, 향후 맞춤형 치료계획 수립을 위한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8일 진행된 포스터 발표에서는 Young Scientist 세션 한의학교육 분야에서 동의대학교 본과 4학년 황인준 학생(지도교수 권찬영·김선경)이 Young Scientist Award를 수상했다. 제목은 ‘Factors of satisfaction and dissatisfaction of Korean Medical College Students: a qualitative study’로 한의예과생 대상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교육과정에 대한 만족·불만족 요인을 질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황인준 학생은 한의예과 학생들이 한의학을 처음 접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일련의 사상적 충돌 및 인지 갈등 등을 소개했으며, 이후 학생들의 시선에서 향후 교육과정 개선에 참고할 담론들이 질의응답 시간에 이어졌다. 한편 육태한 원장은 폐회사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전통의학이 현대 사회에 재등장하면서 공통으로 겪은 어려움과 한의학의 발전 과정의 공통점을 발견했다”며 “현대 사회에서 각국의 전통의학이 발전하며 이룬 성과물들을 공유하고, 그 우수성을 전 세계로 알리는 의미와 가치를 공유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교육의 질 제고를 통한 우수 인력 배출과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한의학 교육에 대한 한의계의 각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춘숙 의원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윤리문항 강화 필요”한의사를 포함한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보건의료 직역의 국가시험에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3년 현재 의사 국가시험에서 의료윤리 문항은 320문제 중 4문제로 1.25% 수준에 불과했고, 이런 현상은 타 직역인 한의사 1.18%, 치과의사 0.31%, 약사 0.57% 등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의사 국가시험에서 의료윤리 문항 출제현황은 ’13년 400문제 중 0.25%인 1문제 출제를 시작으로 ’17년 3문제로 확대했고, ’22년 4문제로 확대해 올해까지 320문제 중 4문제로 1.25% 수준이다. 의사 직역을 제외한 타 직역도 같은 상황으로, 한의사는 340문제 중 4문제(1.18%), 치과의사 국시는 321문제 중 1문제(0.31%), 약사는 350문제 중 2문제(0.57%), 간호사는 295문제 중 3문제(1.02%) 등 모든 보건의료직역이 1% 내외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직접적이고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난 2015년 10월에 국시원이 개최했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윤리문항 출제를 위한 공청회’에서 발표됐던 자료에 따르면 “전체 문항의 3~5%를 임상사례와 묶어 복합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문항을 출제해야 한다”(권복규 이화여대 교수), “미국 의사국가고시는 1단계 15~20%, 2단계 3~7%, 3단계 14~18% 정도의 의료윤리 문항이 출제되고 있고, 대만은 3.75%, 일본은 2%에 달한다”(단국대 정유석 교수)라고 한 것을 보아 우리나라 보건의료인국가시험에서 윤리문항 비중이 낮은 것은 짐작이 가능하다. 정춘숙 의원은 “최근 의사의 기본소양 즉, 기초의학·임상의학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 사회적 책무에 대한 커리큘럼이 마련돼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보건의료인 교육의 커리큘럼 뿐만 아니라 국가시험에서도 윤리문항 출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명의료 중단 이행 30만명 육박…환자 본인 선택은 39.2%연명의료결정제도를 환자 본인의 선택에 의해 시행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연명의료결정제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7월 말 기준 연명의료 중단 이행 건수가 29만7313건을 기록했으며, 이 중 환자 의사에 따른 연명중단은 39.2%에 불과했다. 현재 연명의료 중단의 경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또는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환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환자의 의사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가족 2인의 진술을 통한 환자 의사 추정 그리고 △가족 전원 합의를 통해 이행되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환자의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 중단이 이행된 건수는 전체의 39.2%였으며, 가족 2인의 진술을 통한 환자 의사 추정 이행 건수는 33.9%, 가족 전원 합의를 통해 이행된 건수는 26.8%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명의료 중단을 위한 서식 작성과 중단 이행이 같은 날 이뤄진 건수는 전체의 8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확인 서식의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전체의 80.2%가 서식 장석과 중단이 같은 날 이뤄진 것이다. 연명의료계획서의 경우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한 만큼,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전체 11만8474건 중 상급종합병원에서 65.5%, 종합병원에서 32.4%로 작성이 이뤄졌으며, 요양병원의 경우 0.6% 수준에 그쳤다. 서영석 의원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것이 연명의료결정제도의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시행되고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살펴보면 나의 선택보다 가족의 선택이 더 많이 이뤄지는 현실”이라며 “제도를 돌아보고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반드시 지켜낼 수 있도록 개선 및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