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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32>안현석 안영한의원장 여자 71세. 2024년 5월17일 내원. 【形】 159cm/55kg, 정상체중이나 얼굴에 살이 없어 말라보인다. 눈꺼풀이 얇다. 관골 두드러져 보인다. 【色】 面赤 【腹診】 중완압통(중등도 이상). 【生活歷】 운동 부족, 흑염소 복용 중이며, 중단 권유. 【症】 ① 上焦 - 眼: 오래 전부터 눈의 결막에서 실핏줄이 터지고, 충혈 발생. 요즘은 눈의 통증이 있는 듯하고 붉은 것이 더욱 심해지는 듯함. 노안이 심해져서 잘 안 보임. 눈뜨기 어려움. - 口: 밤에 입이 마름 ② 中焦 - 간혹 소화불량되어 약을 복용. - 내시경상 위벽이 얇다고 진단. ③ 족저근막염 발생 【治療및 經過】 ① 2024년 5월17일: 香砂平胃散 엑스제 2일분, 養血四物湯 16첩. - 향사평위산 엑스제 2일분을 먼저 복용 후 養血四物湯 복용토록 지시. ② 2024년 6월7일: 제반 증상 개선. 上焦 - 안구통증 : 10→5 / 눈뜨기 불편함 : 10→3으로 개선됨(NRS). 中焦 - 속이 편해짐. 養血四物湯 16첩. ③ 2024년 7월15일: 개선됨. 養血四物湯 16첩. ④ 2024년 8월19일: 노안이 개선되어 물체가 잘 보임. 눈의 다른 불편함 소실. 養血四物湯 16첩 ⑤ 침 치료: 간헐적으로 사암침법의 肝正格 시술함. 【考察】 상기 환자는 얼굴에 살이 별로 없어서 말라보이고, 얼굴색이 붉으며, 눈꺼풀이 꺼진 여자노인으로 안구통증과 충혈, 眼昏증상을 주소증으로 내원했다. 形象醫學的인 관점으로 볼 때 얼굴 살의 발달 여부는 위(胃)의 건강상태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위(胃)가 발달하면 볼이 두툼하게 보인다. 반대로 볼살이 얇거나 위축되어 있는 환자들은 흔히 위기능이 위축되어 위장장애가 있거나, 검사상 위벽이 얇은 경우를 보인다. 눈꺼풀이 꺼진 形은 脾胃가 弱하거나 精血이 부족한 증상, 몸이 찬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상기환자는 위기능이 약하거나 위벽이 얇거나 精血이 부족하거나, 脾胃가 약한 환자라고 추정할 수 있다. 한편 東醫寶鑑에서 眼病은 모두 火에 속한다고 하였고, 血少, 神勞 , 腎虛가 眼病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붉은 안색을 지닌 상기환자가 眼痛을 비롯한 眼病의 諸 증상을 호소한다고 할 때 火가 위로 상승하며, 血少, 神勞 혹은 腎虛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맥박수로 파악한 脈의 階位도 芝山脈法상의 膽脈에 해당되어 상기환자가 七情內傷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形色脈症을 종합하여 상기환자의 眼痛은 胃가 弱하고 血이 부족한 상태에서 火가 상충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이에 血虛嘈雜을 치료하되 火를 다스리는 효능이 있는 養血四物湯을 주된 처방으로 투여하여 증상이 개선될 수 있었다. 상기환자가 內傷증상을 가지고 있어 食傷 消導之劑나 食傷 補益之劑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消導劑의 경우 위벽이 얇은 사람에게 투여하면 속쓰림이 발생할 수 있고 食傷 補益之劑는 열을 조장할 수 있기에 배제하였다. 한편 養血四物湯은 지산 선생님께서 눈썹이 진한 남자의 嘈雜을 치료하기 위하여 빈용하였으며 형상의학회 수요임상실습강좌에서는 볼살이 발달하지 않아 위벽이 얇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도 많이 추천되었다. 【參考文獻】 ① 『東醫寶鑑·內傷·嘈雜』: 養血四物湯,治血虛嘈雜. 四物湯[方見血門]一貼, 加半夏, 香附, 貝母, 赤茯苓, 黃連, 梔子各七分, 甘草五分. 右剉, 作一貼, 薑三, 水煎服.『醫鑑』 ② 『東醫寶鑑·眼·脈法』: “眼本火病”, ③ 『東醫寶鑑·眼·眼無火不病』: “大凡眼之爲患, 多生於熱. 治法, 以淸心涼肝, 調血順氣爲先.『直指』” ④ 『芝山形象醫案』: 養血四物湯, 形證, 血科, 走類, 눈썹 진한 者, 口大者. ⑤ 『임상한의사를 위한 形象醫學』 해설: 양혈사물탕은 사물탕에 황련해독탕을 합한 의미를 가지는 처방으로 火熱을 치료한다. 내열이 있고 마른 血虛有火形에게 잘 맞고 神科가 혈허와 열감을 겸할 때 좋다. ⑥ [대한형상의학회, 금요임상실습. 2015년 2월6일 증례토론] “얼굴을 잘 보면 피부가 얇다는 것이 느껴지며 그러면 위벽도 얇아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소도제를 쓰면 어쩔 수 없이 속이 쓰리다. 그러면 보혈시키는 혈을 보충하는 처방을 써야 하는데, 열이 있으면 양혈사물탕을 쓰는 것이고, 열이 적으면서 칠정상이 있으면 당귀보혈탕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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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0)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劉昌烈 先生(1926∼?)은 인천광역시 출신으로서 경희대 한의대를 1기로 졸업한 후 봉천동에 한성한의원을 개원해 활동하였다. 그는 1970년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한방군의관을 추진하는 사업을 주도했다. 1954년 국방부에 건의해 몇 명의 한의사가 임용되기도 했지만, 1956년 폐지되고 말아서 다시 부활시킬 것을 건의하기 위해서였다. 훗날 1987년 한방군의관제도는 협회의 노력으로 정식 시행되게 된다. 1981년 10월10일에 大韓醫道會라는 한의사 단체에서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醫道』라는 제목의 학술지를 발행한다. 이 기념호에 수록돼 있는 글들은 학술적 논문에서부터 시론, 논평, 경험처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필진들도 대학교수로부터 유명한 임상가들을 망라하고 있다. 수록된 글로 裵元植의 「帶下症」, 劉昌烈의 「補中益氣湯의 加減方 運用例」, 康舜洙의 「오늘의 한의학은 어디에 서있는가?」, 趙容安의 「小兒의 嘔吐疾患에 對한 臨床學的인 考察」, 李鍾馨의 「消化器疾患에 對한 漢方治法의 考察」 등이 있다. 이 잡지에 유창렬 선생은 「補中益氣湯의 加減方 運用例」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에서 그는 보중익기탕의 처방 구성, 적응증, 方解, 가감법 등을 아래와 같이 다각도에서 정리했다. 그의 주장을 아래에 요약한다. 〇 처방 구성: 黃芪蜜炙 6.0g, 人蔘 4g, 白朮土炒 6g, 陳皮 6g, 升麻酒洗 3g, 柴胡酒洗 4g, 當歸身 6g, 甘草炙 4g. 〇 적응증: 飮食失節, 寒溫不適, 傷脾胃, 喜怒憂恐, 勞力過度, 耗損元氣. 일반적으로 脈은 軟弱, 手足倦怠, 言語나 視力이 弱하고 힘이 없다. 〇 方解: 황기의 감온으로써 기의 본인 폐를 보하고 피모를 보호하여 표를 온하고 신한을 지하여 군으로 함. 비는 폐의 본임으로 인삼, 감초의 감온으로서 보비익기(인삼), 화중사화(감초)하여 신으로 함. 백출의 감온으로 조습건비함. 당귀의 감고신온으로 행혈음한하여 좌로 함. 진피의 신고온으로 통리함. 승마의 감고한으로 위의 청기를 승거하고, 시호의 고한으로써 담의 청기를 제기함. 생강의 신온과 대조의 감온으로 영위를 화하여 주리를 개하여 진액을 치하는 제허부족을 보함. 〇 補中益氣湯의 加減法: ①入心養血에 加 황백 2.5g하니 壯救腎水하고 能瀉陰中之伏火한다. ②紅花 2.0g을 加하면 入心養血. ③自汗에 부자, 마황근, 부소맥을 가함. ④汗多에 去 승마, 시호. 加 산조인. ⑤頭痛에 加 만형자, 천궁, 세신, 고본. ⑥泄瀉에 加 백작약, 백복령, 택사. ⑦便秘에 倍당귀, 加 원육, 아교주. ⑧胸中氣促에는 加 청피. ⑨大便閉燥에는 加 황련, 桃仁炒, 대황, 당귀신. ⑩用心太過로 神思不寧하여 怔忡驚悸者는 加 원지, 복신, 산조인, 석창포, 백자인. ⑪渾身麻氣虛에는 加 오약, 향부자, 목과, 방풍, 청피, 천궁초, 계지. ⑫飮酒人으로 元氣虛弱하여 四肢無力하고 飮食減少에 面紅如粧者로 小便閉면 加 맥문동, 大便閉면 加 도인, 홍화, 마자인. ⑬虛人大便下血에 加 아교주, 지유, 괴화. ⑭口舌生瘡에 발열, 오한하고 勞則體倦에 不思飮食者는 加 맥문동, 오미자. 胃經虛熱로 齒牙作痛者는 加 숙지황, 백작약, 목단피, 백복령, 屬脾胃虛弱하여 陰火熾盛者는 加 黃栢酒炒. ⑮咳嗽에는 加 상백피, 오미자. ⑯氣虛潮熱에는 加 별갑, 倍시호. ⑰虛火上炎에는 加 현삼, 지모, 黃栢蜜炒. ⑱夢遺에는 加 모려, 용골. ⑲遺尿에는 加 산약, 오미자. ⑳ 身重疼痛에는 加 창출, 승마, 강활, 방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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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임상해부학회, 동국대 한의과대학 특강 ‘성료’[한의신문] 한의임상해부학회(회장 권오빈)는 8일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44대 이음 학생회 공동주최로 ‘견갑대와 견관절의 표면해부학적 촉진과 초음파를 통한 확인’을 주제로 특강이 성료됐다고 밝혔다. 한의임상해부학회는 올해 상반기 △상지대 △원광대 △경희대 △대구한의대에서 ‘경항부 구조물의 해부학적 촉진과 초음파 확인’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바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견갑대와 견관절의 표면해부학 촉진과 초음파 구조물 확인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강의는 김광호 한의임상해부학회 홍보이사(한방내과전문의)의 학회 소개에 이어 권오빈 한의임상해부학회장이 견갑대와 견관절 주위 근육 촉진 등에 대해 강의가 이어졌다. 이날 동국대 한의과대학 학생 60여 명이 참여해 ACUVIZ Pocket 초음파 활용과 자화 약침 바늘의 체험을 통해 초음파 가이드 약침 시술 등에 대한 실습이 함께 진행,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권오빈 회장은 “주말 오전에도 강의에 참여해 초음파 실습과 강의에 열정을 보내주신 동국대학교 학생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한의임상해부학회는 초음파 특강, 표면해부학 촉진 특강 등을 통해 학생들의 초음파 활용 및 표면해부학 진단, 촉진기법 등의 역량 강화를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의임상해부학회는 표면해부학을 기반으로 한 촉진, 근육 기능 평가 등을 연구하며 임상교류를 하는 모임인 ‘표면해부학 기반 진단연구회’ 모임에서 시작된 학회로, 2023년 6월 창립 이후 활발한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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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의 한의학 <34>김태우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기후의 변화와 기후변화 2024년 여름은 전대미문의 폭염으로 기록되었다. 고공 행진하는 최고기온과 35도를 상회하는 체감온도, 그 고온들이 지속되는 날들의 수 부문에서 지금까지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것은 마치 한 육상선수가 100미터, 200미터, 그리고 장거리인 10,000미터까지 석권한 것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열대야 일수도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인 1994년과 2018년의 16.5일과 비교해도, 20일을 넘어선 올해 여름의 열대야 일수(20.2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1위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기록들이 기록으로 남을 기간이 얼마일까에 관한 것이다. 앞의 문장들에서 사용했던, “전대미문,” “기록을 갈아치웠다,” “독보적 1위” 등의 수사가 무색하게도, 내년에 또 새로운 기록이 세워질 수 있다. 기후위기 속,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비등화(global boiling)에 다다른 지금의 상황에서, 올해의 폭염기록에 놀라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다. 실제로 유럽 EU 산하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올해 북반구의 여름(6월~8월) 기온이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되었다고 발표했다1). 이것은 종전 기록을 경신한 것인데, 가장 더웠던 이전 여름은 바로 작년 여름이었다. 내년에도 새로운 기록이 세워지는 여름을 맞는다면, 날씨에 관한 한 “기록적”이라는 말은 사용하기 힘든 용어가 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기후의 변화가 아니라 기후변화의 상황이기 때문에 “기록적”이라는 용어의 의미가 퇴색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기후의 변화가, 당연히 변화하는 기후를 의미한다면, 이것은 기후위기 시대 이후의 기후변화와 차별화된다. 봄여름에서 가을겨울로, 대한에서 경칩으로, 대서에서 처서로 기후의 변화는 일어났었고, 우리의 옷과 가옥 그리고 일상은 그러한 순조로운 흐름에 맞추어져 문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사용하는 기후변화는 기후의 변화와 다르다. 이 변화에는 순조로운 흐름이 없다. 갔다가 돌아오는 그리고 다시 가는 모양새를 벗어난다. 여름이었다가 가을이 되는 것과 같은 변화가 아니라, 이 여름 날씨가 가을까지 장악한다. 여름 더위도 한 번은 기록적이었다면, 다음 해는 덜 더운 여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지만, 기후위기 시대의 기후변화는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기 일쑤다. 이것은 호흡이 불규칙한 상황이다. 들숨이 있으면 날숨이 있어야 하는데, 한 번 음(陰)하고 한 번 양(陽)해야 순리인데2) 그것이 없다. 강약과 리듬과 가락이 없는 상황에서 기후 전체가 만들어 내는 하모니가 없다. 상시적 기록 경신의 기후는 불협화음의 괴성과 같다. 귀가 아프고, 몸도 아프고, 지구도 아프다. 최고 기온과 최고 체감온도 기록적 폭염으로 (아직까지는) 기록될 2024년 여름 한 철 동안, 전에 없던 더위만큼 우리는 날씨 뉴스를 자주 접했다. 날씨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날들이 적지 않았다. 날씨 뉴스에서 우리는 두 온도에 대한 이야기를 흔히 들었다. 최고기온과 최고 체감온도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할 때부터 일기예보 뉴스에는 최고기온과 체감온도가 주 테마가 되었다. 아예 체감온도를 내세우는 뉴스도 있었다. “불볕더위 격화, 체감온도 40도 육박”과 같은 날씨 뉴스를 어렵지 않게 접했다. 과거에는 일기예보에서 기온만 발표했지만, 갈수록 체감온도를 중요하게 다룬다. 사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기온보다는 체감온도다. 최고기온에는 “기온”을 사용하고 체감온도에는 “온도”를 사용하는 것은, 기온 자체가 공기의 온도라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체감하는 기온은 공기의 온도가 아니므로 체감기온이 아니라 체감온도라고 한다. 기온은 백엽상에서 측정되지만, 체감온도는 정해진 공식에 의해 구해진다. 여기서 변수는 습도다. 습구온도와 상대습도를 변수로 해서 공식이 만들어진다. 여름과 겨울 사이 체감온도 공식에 차이가 있는데, 여름과 달리 겨울은 바람이 체감온도의 변수가 된다. 육기(六氣)의 개념으로 여름과 겨울의 체감온도를 다시 살펴보면, 여름의 경우는 풍한서습조화 중, 서와 습을 통해서 체감온도를 계산한 경우라고 한다면, 겨울의 경우에는 한과 풍을 통해서 체감온도를 산출한다. 체감온도는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온도이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 고찰할 부분이 적지 않다. 기후위기 시대의 체감온도 기상청 발표에서는 최고기온과 최고 체감온도 두 온도를 발표하지만, 실제 체감온도는 더 많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사람도 있고, 불볕더위에도 별로 땀을 흘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같은 체감온도 36도라고 하더라고, 그것이 청년들에게는 견딜만한 기온이라고 한다면, 노년들에게는 치명적인 온도가 될 수 있다. 체감온도 37도에서 습기에 더 취약한 사람이 있고, 작렬하는 햇볕을 더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같은 최고기온 34도라고 하더라도, 도시에서 맞는 34도와 시골에서 맞는 34도는 그 체감온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도시 열섬 현상은 최고기온 34도를 못 견디게 체감하게 한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체감되는 상황은 다르다. 집과 다니는 건물마다 지하주차장이 있고, 에어컨이 상시 가동되는 공간에 주로 거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여름에도 실외에서 활동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의 경우 체감온도를 체감할 기회가 거의 없다. 자동차 엔진 열이 높이는 지하주차장의 온도만 잠깐 견디면 된다. 하지만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기 힘들다. 기록적 체감온도를 체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실내라고 해도 같은 실내가 아니다. 필자는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이 진행하는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가서, 한의학의 의료적 도움을 전달하는 장면들을 목격하고 있다. “온전한(온기를 전하는 한의사들)”이 활동을 하는 종로구의 쪽방촌에는 에어컨을 보유한 건물도 있고 그렇지 않은 건물도 있다. 서울시의 지원과 기업체의 기부로 에어컨이 있는 건물에서는, 한여름의 열기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에어컨 냉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도, 방마다 개인적으로 에어컨을 보유하는 것은 아니고, 복도에 설치된 공용 에어컨을 사용한다. 말 그대도 쪽방촌의(방을 쪼갠다는 의미에서 왔다고 한다) 작은 방에서 에어컨 기기를 설치할 공간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각각의 방에 에어컨이 있다면 실외기를 설치하는 것도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에어컨이 없는 건물도 있다. 가운데 마당이 있고 방들이 그 마당을 둘러싼 구조에서는 공용 에어컨도 설치할 수 없는 경우다. 한국의 가구당 에어컨 보유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에어컨을 보유할 수 없는 집들도 있다. 기록적 폭염으로 고공행진의 기온이 계속되면, 에어컨을 보유한 실내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에어컨을 가동하고, 더위를 피한다. 피할 수 있다. 여기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체감온도는 체감되지 않는 온도다. 하지만 실외에서 활동을 해야하는 사람들, 실내에 있어도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는 사람들은 기록적 체감 온도를 체감하지 않을 수 없다. 체감온도를 체감하는 방식에 이미 기후불평등이 있다. 기후의 변화가 아닌 기후변화가 일상어가 되면서 체감온도는 점점 더 중요한 용어가 되고 있다. 견디기 힘들 정도의 기후를 체감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체감온도는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온도이지만, 감기(感氣, 기에 감촉됨)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각 상황의 관계 속에서 돌아볼 여지가 생긴다. 체감온도에 사회, 경제, 공간, 건물의 이슈들이 얽힌다. 기후위기 시대에 체감온도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체감온도로 읽을 수 있는 몸, 의료, 사회의 문제가 다수 있다. (인류세의 한의학35에서 계속) 1) 다음 자료 참조.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9061617001 2) 일음일양지위도 一陰一陽之謂道를 염두에 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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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37>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편측에서 농성비루가 보일 경우 우선순위로 염두에 둬야 하는 치성 부비동염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부비동염은 부비동으로의 환기와 배설에 장애가 발생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는 감기 같은 비인두염이 심해지면서 부비동으로의 개구부가 폐쇄돼 발생하지만 다른 감염경로를 통해 발생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치성 부비동염이라고 할 수 있다. 충치나 치주 질환으로 발생하며, 최근 치아의 임플란트 시술이 늘어나면서 슈나이더막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상악동 내 천공이 발생하는 등 여러 중간 과정에 발생한 염증이 인접한 부비동으로 넘어가면서 발생한다. 가장 흔하게 침범되는 부비동이 상악동이여서 치성 상악동염으로도 흔히 말하는데, 상악동으로의 침범 유병률이 기존에는 10%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40%라는 보고도 있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편측으로 비폐색, 악취나는 농성비루를 호소한다면 진균성 부비동염과 더불어 치성 부비동염을 염두에 두고 치주감염, 발치, 임플란트 시술, 치통 등 치과 병력에 대한 문진도 있어야 한다. 전형적인 비강 내 모습은 편측 상악동염으로, 내시경 관찰시 침범된 부비동염에서 나오는 비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강 내 모습으로 치아 주위 염증이나 농을 확인하기도 한다. 아래의 환자의 사례에서처럼 기존의 양측 상악동염이 있는 상태에서 대구치에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스크류를 삽입했는데, 시술시에 발생한 염증으로 더욱 심해지면서 스크류 주위를 통해 냄새나는 농이 나오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진료시 가능성이 높은 침범치아인 제1대구치, 제3대구치, 제2대구치 주변을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CT 영상에서 부비동저, 치근 주위 변화를 살피는데, 일측성 상악동의 불투명한 음영을 확인하고 특히 임플란트 삽입 후 발생한 경우에는 임플란트 주위의 염증상태를 확인한다. 8월3일 78세 여자환자가 약 2년 정도 경과한 치성 부비동염으로 내원했다. 이 환자는 우측 대구치 임플란트 시술 도중 발생한 상악동염과 사골동염, 전두동염까지 발생한 상태로 치과 치료를 해서 치아상태는 양호해졌지만, 최근까지 항생제 복용과 비강 스프레이제로 부비동염 치료를 시도했으나 효과가 없는 상태여서 올 12월 수술을 결정하고 기다리는 기간 동안 한의치료를 추가로 받기 위해 왔다. 환자의 우측 비강을 확인해 보니 중비도가 매우 좁아져 농의 배출이 거의 안되는 중으로, 자각증상도 아주 가끔 목 뒤로 냄새나는 콧물이 조금씩 나오는 정도라고 했다. 치성 부비동염의 치료는 치성 감염의 상태를 파악하면서 부비동 염증 치료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보존적인 치료가 안되는 경우에는 결국 수술을 해야 한다. 만일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안면부 감염이나 봉와직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특히 안구통증, 복시 등의 안와합병증도 8∼9% 발생할 수 있어 만성의 경우 항상 경과를 주의해 지켜봐야 한다. 다행히 이 환자의 경우 치과적인 염증은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 관리가 잘 되고 있어 현재 할 수 있는 치료로는 배농을 최대한 해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형개연교탕을 처방해 치료 시작과 동시에 한달간 복용케 했다. 중비갑개가 부종되어 개구부로 나오는 배농이 매우 적어 배농은 물론 환기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여서 내원시마다 물리적으로 석션을 했는데 특히 침 치료 후 배농되는 양이 많아 석션을 침 치료 전, 침 치료 후 2회씩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침 치료는 상악동 개구부와 가장 인접한 비통혈에 자침하고 주위로 전자뜸을 배치했으며, 증기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시술했다. 또한 황련해독탕 약침액을 우측 비강으로 1cc 흘려넣어 irrigation을 한 차례하고 거료혈 주위로 부항 치료 후 침 치료를 진행했다. 8월3일 치료 시작 이후 8월20일경부터는 확실히 비루 양이 늘어났고, 20일 전후로 자택에서 티스푼 하나 정도의 밥풀 으깨진 것 같은 냄새가 많이 나는 콧물이 2차례 울컥 나온 뒤 8월31일 이후로는 콧물의 농도가 묽어지고 콧물에서 나는 악취도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더불어 오랜 기간 맛이 이상하게 느껴지던 증상도 호전 중이다. 8월31일에 중간 과정을 살피기 위해 PNS CT 촬영을 의뢰했고, 1월 영상과 비교해본 결과 아직 농은 잔존하고 있지만 줄어든 결과가 나와 차후 한달간 더 치료를 하기로 보호자와도 상의했다. 치성 부비동염은 항생제 치료로 어려운 경우 결국 수술을 해야 하고 수술의 경과는 좋은 편이나 이 환자처럼 고령의 환자는 차일피일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번호에서 살펴본 임상사례는 오랜 기간 동안 비강 내 악취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한의치료를 통해 좋은 효과를 보여준 예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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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높은 자살률, 그리고 한의사의 역할 공청회(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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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건강한 일상, 한의사가 책임집니다[한의신문] 대구 수성구에서 한의사들의 일차의료 역량이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18회 수성건강축제가 7일 대구스타디움 서편광장에서 개최됐다. ‘당신의 모든 일상, 건강이 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수성구한의사회(회장 최재영)가 준비한 한의진료소·한의약홍보관도 방문객들을 맞았다. 수성건강축제 한의진료소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을 고려해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키트를 준비해 부스에서 RAT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한의사는 이미 검진 및 예방 등을 포함해 일차의료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전문가임을 알렸다. 또한 초음파 유도하 약침술도 시행했는데, 해당 부스에서는 클로르페니라민, 덱사메타손, 에피네프린 등을 준비해 현대한의학적 시술에는 초음파 진단기기를 포함한 최첨단 진단의료기기가 사용되며, 한의사의 수술 및 시술을 위해 화학합성약물 사용이 보조적으로 사용돼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도 홍보했다. 또 한의약홍보관에서는 첩약 시범사업 리플렛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시범사업에 대한 홍보를 진행해 현대 한의학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제고했다. 한의진료소에 방문한 하모 씨는 “한의사들의 역할이 다양하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알 수 있었고, 초음파 진단기기를 통해 진료를 하니 내가 아픈 부분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수성구라는 도시브랜드에 대한 홍보와 함께 각종 체험과 이벤트를 동시에 이뤄졌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이번 축제의 성공적 개최로 지역주민에게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건강한 행복수성에 한발 더 나아갔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재영 수성구한의사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한의사가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임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회원들, 한의사들의 의권을 높일 수 있도록 이와 같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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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건강증진개발원,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 개최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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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업장 금연실천 위한 아이디어, 직접 제안하세요!”[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김헌주)은 사업장 금연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직종에 재직 중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금연 캠페인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2024년 노담기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의 접수기간은 9일부터 오는 30일까지며, 주제는 ‘사업장 임직원을 위한 실현 가능한 금연캠페인 및 아이디어’로 재직 중인 임직원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금연 홍보물이나 금연 프로그램, 사내 건강증진 정책 제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양식에 맞춰 제출하면 된다. 특히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인 만큼 ‘임직원 금연 독려 및 금연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본인의 사업장 및 직업군에 따른 맞춤형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제안할 것을 권고한다. 접수된 공모작을 대상으로 1·2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 10월 중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누리집(https://www.khepi.or.kr/)에 발표할 예정이다. 독창성, 주제적합성, 효과성, 대중성, 완성도의 심사 기준에 따라 대상과 최우수상을 시상할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을 수여한다. 배경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사업장 금연환경 조성을 위해 임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으며, 공모전을 통해 도전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실효성 있는 캠페인을 기획할 계획”이라며 “이번 공모전이 사업장 내 흡연 예방 및 금연 문화가 정착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김헌주 원장은 “다양한 사업장과 직업군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번 공모전이 흡연의 폐해를 다시 한번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향후에는 국가금연사업과 연계해 공모전에 참여한 사업장의 금연 문화 정착을 위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모 요강 및 응모 양식 등 공모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 사항은 공모전 운영 사무국(02-1833-8699, escsc0110@gmail.com)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