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코로나19 백신 피해와 관련해 감사원 발표와 법원의 인과성 인정 판결 이후에도 질병관리청의 항소 대응과 협소한 인정 기준이 지속되면서 야당과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포괄적 인과성 기준 도입과 국가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차 확산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나경원 의원(국민의힘)과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김두경·이하 코백회)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백신 피해 심사체계 개선과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를 믿고 정부 지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국민들이 가족을 잃거나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5년째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음에도 정부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법원 인과성 인정에도 ‘항소’…피해자 보호보다 행정 대응 논란
특히 백신 부작용 사망에 대한 법원의 1심 인과성 인정 판결 이후에도 질병관리청이 항소를 제기한 점을 지적하며, 피해자 보호보다 행정 대응에 치우친 현행 구조의 문제를 제기했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질병관리청의 항소 즉각 철회 △국가재난 상황에 부합하는 포괄적 인과성 인정 기준 도입 △입증 책임의 유가족 전가 중단 및 국가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나 의원은 “국가가 외면해 온 국민의 고통을 알리고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국민들이 가족을 잃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대응 인력이 백신 접종 후 불과 10일 만에 사망하는 등 참담한 사례가 이어졌으나 국가의 대응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는 백신 부작용으로 △뇌정맥동혈전증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 △길랭-바레 증후군 △면역 혈소판 감소증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정맥 혈전증 △다형홍반 △횡단성 척수염 △피부소혈관 혈관염 △이명 △얼굴 부종 △안면신경 마비 △이상 자궁출혈 등 총 15개 질환을 추가 인정했다.
이에 “피해자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협소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법원이 인과관계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항소로 대응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행정”이라며 “입증 책임을 유가족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가 권고·사실상 강제한 백신 접종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국민도 국가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포괄적 인과성 인정 기준 도입과 항소 철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백회 “협소한 인과성 기준, 입법 취지 훼손”
이어 코백회는 특별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인과성 판단 기준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피해자 구제와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질병관리청의 항소 제기에 대해선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코로나19의 국가재난적 성격을 반영한 포괄적 인과성 기준 마련도 요청했다.
장성철 코백회 부회장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국가 주도의 핵심 대응 정책이었던 만큼 그에 따른 피해 역시 보다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면서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항소로 대응하는 것은 책임 회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미한 이상반응 사례를 중심으로 한 홍보가 아닌 실질적 피해 구제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에 △국가재난 특수성을 반영한 포괄적 인과성 인정 △피해자 중심 심사체계 구축 △법원 판단 존중 및 항소 철회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장 부회장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그 책임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무겁다”며 “정부가 피해자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이물 신고는 1285건에 달했음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0만 회분이 접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망 2802명 가운데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27건에 불과했다.
인과관계 추정 규정을 포함한 ‘코로나19 특별법’이 지난해 4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이후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