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지난 달 14일 “한방 추나요법이 학문적 근거가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았는데 서둘러 건강보험을 적용해 3개월만에 130억이라는 막대한 건보재정이 낭비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동차보험 총진료비 중 한방진료비 비중 및 유형별 내역’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총진료비는 1조446억원이다. 이 가운데 양방진료비는 59.0%인 6158억원, 한방진료비는 41.0%인 428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의진료비의 경우 항목별로 살펴보면 첩약 1050억원(51.2%), 추나요법 458억원(22.3%), 약침 380억원(17.5%), 한방물리 145억원(7.1%)이다.
이는 다시 말해 추나요법 진료비가 대폭 상승했다는 의사협회의 주장과는 달리 첩약, 추나, 약침, 물리요법 등 한의진료가 전체적으로 작동하며 자동차보험 관련 환자들을 돌봤다는 반증이다. 특히 한의 진료비의 증액 이유는 교통사고 환자의 50%가 목염좌나 요추염좌 등 수술을 필요하지 않은 질환을 겪고 있어 비수술 치료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의진료가 호평을 받고 있는데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사협회는 건보재정과 관련해 한의진료비를 문제 삼아선 안된다. 지난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8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요양기관의 심사진료비는 77조9141억원에 이른다.
심사실적을 기준으로 종별 요양급여비용을 살펴보면 한의 분야는 2조7196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요양기관 심사진료비 가운데 약 3.5%에 지나지 않는 수치다.
이에 반해 상급종합병원 14조669억원(24.23% 증가), 종합병원 12조6390억원(13.62% 증가), 병원 12조5365억원(9.04% 증가), 의원 15조1291억원(10.34% 증가)이다. 양방 병의원의 진료비가 무려 54조3768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외에 치과 4조1946억원, 보건기관 등 1648억원, 약국 16조4637억원 등을 감안하면 국가 건강보험 재정이 어느 분야에 쏠려 있는지 자명하다.
이 같은 이유는 국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양방 위주로 설계돼 있어 한의분야의 보장성이 매우 빈약하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국민의 요구도가 높은 첩약보험 시범사업도 구체적이며, 분명한 로드맵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며,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제 미참여, 필수적 현대의료기기 사용 난항, 한의약 난임사업 지원 전무, 한약제제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미비, 한의 공공의료 육성 지원 배제, 낮은 수가와 적은 급여 항목 등 한의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 주도의 지원책이 양방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한의약의 비중은 나날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