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끝난 뒤 ‘물음표의 기간’…병원 넘어 가정까지 한방내과가 채워야”

기사입력 2026.11.0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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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기 암 환자 진료·재택임종 사례·방문진료 현장초음파 활용 등 정보 공유
    한방내과학회 제75회 추계 학술대회, ‘새로운 현장에서 만나는 한방내과’

    [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한창우)는 지난달 25일 코엑스 컨퍼런스룸 308호에서 ‘새로운 현장에서 만나는 한방내과’라는 주제로 제75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 말기 암 환자 진료와 재택임종, 방문진료에서의 현장진단 초음파 활용 등을 공유하는 한편 병의원을 넘어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장되는 한방내과의 역할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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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의료의 공간은 병의원에서 지역사회와 가정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말기 환자의 증상 조절과 돌봄, 재택임종에 이르기까지 한방내과의 역할과 진료 영역을 넓혀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초청강연 △구연·포스터 발표 △패널 디스커션(panel discussion) 등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김은혜 교수(가천대 한의대)는 ‘병원에서 삶의 마지막을 함께하다: 말기 암 환자에서 한방내과의 역할’을 주제로 표준항암치료가 중단된 뒤 호스피스 입원 전까지의 이른바 ‘물음표의 기간’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췌장암 4기를 예로 들며 “보통 2단계의 항암제를 쓰지만 각각 3개월 내외면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살기 위해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3∼6개월 만에 갑자기 말기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 많은 환자들이 처음 찾아와 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호스피스 의료기관은 한 환자가 2개월 이상 입원하면 삭감 대상이 돼 장기 입원이 어렵고, 기존 외래에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답변을 듣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이 시기의 진료 공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통증 등 신체 증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정서적 지지도 되지 않는다”면서 한의사가 관(catheter) 관리, 진통제 조절, 임종 징후 평가, 사망진단서 작성 등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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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방호열 한의재택의료학회장(거제시 재택의료센터장)은 ‘삶의 마지막까지 집에서: 재택임종 현황과 사례’를 주제로 거제시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의 운영 경험을 소개했다.

     

    2022년 12월 시작된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한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장기요양 수급자에게 방문진료와 돌봄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방 회장이 운영하는 동방신통부부한의원은 11명의 인력과 포터블 초음파·심전도 등 130여 종의 장비를 갖추고 약 140∼150명의 재택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방 회장에 따르면 센터 등록 환자 중 올해 사망한 12명 가운데 11명(92%)이 집에서 임종했으며, 이 중 7명은 한의사가 직접 사망진단서를 발급했다. 방 회장은 방문진료·방문간호 기반의 호스피스와 의료기기 대여, 관할 경찰서와의 협조 체계 등을 통해 보호자의 돌봄 부담과 임종 후 절차의 어려움을 덜어왔다며, 생애말기 재택임종의 제도화와 다학제 협력 체계 구축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백태현 전 상지대 한의대 교수는 ‘재택환자 관리를 위한 현장진단 초음파(POCUS)의 활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재택환자에게 흔한 호흡곤란·복통·창만(복수)·소변불리 등 4대 증상에 대한 초음파 평가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스마트폰·태블릿과 연동되는 핸드헬드 초음파를 활용하면 환자 곁에서 바로 임상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기흉·폐부종·흉수 확인, 복수량 판정, 방광 잔뇨량 측정, 공복 시 흡인 위험도 평가 등 항목별 평가 방법을 실제 영상과 함께 설명했다.

     

    백 교수는 “POCUS는 비침습적이어서 반복 시행이 가능하고, 이상 소견을 발견하면 즉시 의뢰·전원해 중증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다만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증상별 표준 프로토콜을 숙지하고 정기적인 수련으로 술기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명호 학술이사(자생의료재단)가 좌장을 맡고 김은혜 교수, 방호열 회장, 백태현 교수, 김철현 교수(원광대 한의대)가 패널로 참여한 패널 디스커션에서는 고령화와 함께 재택의료와 생애말기 돌봄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으며, 호스피스 입원 기간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서 한의재택의료와 방문진료의 역할과 확장 가능성이 논의됐다.

     

    또한 재택의료 및 암 환자 임종 시 사망진단서의 상병과 직접사인 기재 방법, 암 의증 상태로 사망한 환자의 사망진단서 작성 등 임상 현장의 실무적인 고민도 함께 다뤄졌다.

     

    재택의료 현장에서 수액 처치나 혈액검사 등 의과 협진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를 묻는 청중 질문에는 “협진 방안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보편적인 제도적 방안이 마련됐다기보다는 개별적인 접근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한방내과 현장초음파의 영역에 대해서는 김철현 교수가 “한의 치료 과정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다 보면 양방에서 여러 진료를 받으면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소견을 찾게 되는 경험을 한 번씩은 해봤을 것”이라며 “치료 목적의 초음파도 중요하지만, 1차 의료기관에서 진단·감별 목적으로 초음파를 활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이 같은 사례를 서로 보고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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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구연발표 6편과 포스터발표 16편이 발표됐으며, 시상식에서는 ‘순차적 한약 치료 후 확인된 담즙정체형 간손상의 인과성 재평가’를 발표한 배보람(동의대 부속한방병원)이 최우수상을, 김하은(부산대 한방병원)·이정헌(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이 각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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