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넘어 전해진 한의약의 따뜻함, 비의료인이 발견한 봉사의 진심

기사입력 2026.09.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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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연 학생(부산대 디자인학)
    KOMSTA 제185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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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한의약을 중심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는 KOMSTA(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는 지난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1997년부터 한의약 의료 지원을 이어온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17명의 단원과 함께 제185차 해외 봉사를 진행했다.

     

    이번 봉사는 사마르칸트 국립 의과대학교 산하 재활의학 및 스포츠의학 과학연구소에서 이뤄졌으며, 4일간 863명의 환자가 방문할 정도로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 

     

    필자는 평소 한의약에 애정을 가져온 터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의약이 가진 힘을 전파하는 데 동참하고자 일반 단원으로 참여했다.

     

    언어적 장벽을 넘어

     

    언어는 이번 봉사의 가장 큰 변수였다. 현지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평소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 생소한 데다, 사람에 따라 러시아어와 우즈베크어, 타지크어를 단독으로 쓰거나 혼용하기도 해 단원 개인이 미리 언어를 익혀 대응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진료가 시작되자, 곧 해소되었다. 통역 선생님들과 단원들이 한 마디라도 정확히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덕분이었다. 

     

    통역 선생님들을 통해 모든 단원이 자발적으로 배운 간단한 러시아어와 우즈베크어는 환자와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언어 외적인 수단으로 한의약이 가진 '정'을 전달하니 응대와 치료 과정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 또한 현장에서 체감될 만큼 높았다. 또한 몸에 직접 손을 대는 치료이기에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신뢰가 빠르게 자리 잡았다.

     

    진료실 문을 나서며 "라흐마트(우즈베크어로 '감사합니다')" 하고 단원들을 꼬옥 안아주던 환자들의 모습에서, 한의약만이 가진 다정한 치료가 언어적 장벽을 넘어 몸과 마음에 함께 닿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비의료인이 바라본 KOMSTA 봉사 현장

     

    한의사도, 한의대 학생도 아닌 일반 단원으로서 참여한 이번 봉사는, 의료 봉사의 현장에서 치료하는 사람들의 일부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예진과 진료실 안내, 발침, 복약지도, 배웅에 이르는 과정은 직접적인 의료행위는 아니지만, 사람을 깊게 들여다보고 질병의 근원을 치료하는 한의약 치료의 연장이라 생각했다. 

     

    한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와 다시 문을 나서기까지의 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다 보니, 어떤 파트를 맡아도 봉사의 모든 시간이 보람찼다.

     

    국내에서도 의료 봉사에 참여했었지만, 이번 봉사에서는 나흘 내내 진료실 곁을 지키며 한 사람의 진료가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전 과정을 오래 지켜보며 평소 한의원을 다니며 보았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한의약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다. 

     

    특히 한 진료실 한의사 선생님이 우울증을 앓던 아주머니를 치료하던 과정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마침 대기 환자가 많지 않아 진료를 길게 볼 수 있었던 덕분에, 선생님은 통역 선생님을 사이에 두고 오랜 시간 상담을 이어갔다. 

     

    이어 침을 놓고 유침 후 발침하고 환자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지점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증상 하나를 두고도 사람 전체를 보려는 한의약 진료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임상적인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환자를 조금이라도 더 낫게 하려는 정성만큼은 곁에서도 분명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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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를 마무리하며

     

    첫날을 제외하면 나흘 내내 재진 환자가 많았고, 마지막 날 오전에 방문한 219명은 대부분 다시 찾아온 환자들이었다. 

     

    먼저 치료를 받아본 이들이 가족을 데려와 함께 진료받기도 했고, 어린아이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어린아이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저마다 다른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이어가는 단원들을 지켜보고 함께 하며 한의약 진료의 섬세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대가가 없는 봉사였지만 단원들은 환자가 건강한 일상을 되찾는 것 자체를 보람이자 대가로 여기며 진심을 다했고, 그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자니 봉사를 하는 모든 순간에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었다.

     

    4일간의 봉사를 마치고 진행된 병원장님과의 만남에서 병원장님은 "여기 계속 있어도 된다"라며 웃으며 말씀을 건넸다. 185차 봉사단의 나흘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분의 감사 인사였지만, 그 한마디가 한의약을 향한 애정으로도 들려 오래 마음에 남았다.

     

    비의료인인 까닭에 자세한 치료 과정과 내용을 알지 못해 이번 봉사의 결과를 의학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안내와 배웅을 하며 직접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포옹했던 863명 환자들의 따스한 미소와 온기를 통해, 17명의 단원이 한 몸처럼 움직여 한의약 치료의 힘을 전달했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봉사를 지탱한 것은 사마르칸트팀 단원들의 끈끈한 팀워크와 우애였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쁜 와중에도 서로를 먼저 신경 쓰고 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안에 있는 동안은 몸이 힘든 것마저 즐거워, 일주일이 7분처럼 짧게 느껴질 만큼 고마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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