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약물법원’ 도입도 추진…“처벌 넘어 치료·재활·사회복귀까지”
[한의신문] 마약류의 불법 유통을 취급 단계부터 차단하고 위반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중독자에게는 치료·재활을 통한 사회복귀의 길을 열어주는 ‘마약과의 전쟁’이 국회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이 최근 마약류 관리 사각지대를 겨냥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잇따라 대표발의하고, 한국형 약물법원 도입까지 추진하면서 마약류의 △도난·유출 예방 △취급자 불법사용 검사 △중대 위반행위 제재 △중독자 치료·재활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 의료용 넘어 모든 마약류 ‘도난·유출’ 관리
서 의원은 2일 개정안을 통해 마약류취급자의 도난·유출 방지 의무를 현행 ‘의료용 마약류’에서 ‘모든 마약류’로 확대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의료용 마약류의 도난·유출 방지를 위한 준수사항을 두고 있지만, 마약류취급학술연구자 등이 취급하는 △학술연구용 마약류 △마약류 표준품 △원료의약품 등에는 동일한 관리의무가 명확히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사용 목적이나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마약류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난·유출 방지 준수사항을 적용토록 했다.
서 의원은 “마약류의 도난과 불법 유출 위험은 의료용 또는 연구·시험용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마약류를 취급 단계부터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불법사용 의심 취급자 ‘마약검사’ 근거 마련
마약류에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취급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서 의원은 지난달 31일 마약류취급자 및 관련 종사자의 불법 사용을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사법경찰관리가 마약류 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마약류 중독자를 마약류취급자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허가·지정 이후 불법 사용이 의심되더라도 이를 확인할 별도의 검사 근거가 미비하다. 개정안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검사를 실시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에 불응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서 의원은 “마약류를 합법적으로 다루는 사람일수록 불법 유출이나 목적 외 사용의 유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관리 사각지대를 없애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췄다”고 밝혔다.
■ ‘솜방망이 과징금’ 손질…중대 위반에는 징벌적 제재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도 대폭 강화한다. 그가 지난달 28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마약류 목적 외 사용이나 불법 유출 등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대해 △영업정지와 별도의 징벌적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대체 과징금과 징벌적 과징금의 중복 부과 방지 △업무정지·허가취소·과징금 등 행정처분 사실 공표 근거 마련 등을 담았다.
현행 업무정지 대체 과징금은 1일 3만원, 최대 360일을 적용해도 상한이 1080만원에 그쳐 불법행위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비해 제재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 의원은 “마약류 목적 외 사용이나 불법유출과 같은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 1080만원 수준의 과징금은 사실상 면죄부나 다름없다”며 “불법행위로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제재가 가벼우면 법은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단속·처벌만으로 한계…‘한국형 약물법원’으로 회복까지
서 의원의 ‘마약과의 전쟁’은 처벌 강화에만 머물지 않도록 했다. 공급과 불법 유출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되 마약중독자에게는 치료·재활과 사회복귀의 통로를 마련하는 투트랙 접근이다.
서 의원은 지난 6월에는 ‘마약문제 해결을 위한 약물법원의 입법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치료와 사법절차를 결합한 한국형 약물법원(Drug Court)의 제도화를 논의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기존 적발·수감 중심 대응만으로 높은 재범률과 중독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1심 법원 내 치료전담재판부 설치 △치료보호의 사법적 처분 전환 △법원의 치료 이행 관리·감독 △중독 초기 단계 중심의 대상자 설계 △치료·재활 이후 사회복귀 연계 등이 주요 입법 과제로 제시됐다.
이는 마약류 관리의 무게중심을 단순한 ‘처벌’에서 ‘예방-적발-제재-치료-재활-사회복귀’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약류에 접근할 수 있는 단계에서는 유출과 오남용 가능성을 촘촘하게 차단하고, 위반행위에는 실효성 있는 책임을 묻되 이미 중독에 빠진 사람에게는 재범 방지를 위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서 의원은 “처벌을 위한 제도와 수단은 이미 적지 않지만, 치료와 재활, 사회복귀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장치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형 약물법원이 실질적인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입법과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에 끝까지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이어 발의된 ‘마약류관리법 개정안’과 약물법원 도입 논의가 입법으로 이어질 경우 마약류의 합법적 취급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유출을 차단하는 동시에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와 중독자의 치료·사회복귀까지 연계하는 보다 촘촘한 마약류 관리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이 본 뉴스
- 1 ‘한의협 미용의료 안전성 교육’ 이수 한의사 500명 돌파
- 2 비대면진료, 12월 시행…“한의, 첩약·변증·CPG 기반으로 설계해야”
- 3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 4 ‘예방접종관리법안’ 추진…한의사, ‘이상반응 감시체계 주체’로 명시
- 5 한의원 3개소에 X-ray 설치 및 방사선 발생장치·방어시설 검사 신청
- 6 AI가 접수하고 CRM이 관리…'한의원 DX', 현실이 되다
- 7 “한의약진흥원 통폐합 막고, ‘8주룰’ 후속조치”…한의협, 현안 돌파전
- 8 “한의약진흥원 통폐합 안돼”…이만희 복지위원장, 기재부에 우려 전달
- 9 후반기 국회에 “한의일차의료, ‘K-주치의’ 검증대에 올려야” 주문
- 10 “통증은 줄고, 돌봄은 가벼워져”…한의재택의료가 만든 ‘AIP’ 가능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