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부산 한의계 학술 열기 담은 ‘재건의보’ 재조명

기사입력 2026.08.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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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치험례 중심으로 발간…지역 한의사회 회지의 선구적 모델 눈길
    박훈평 교수, ‘항도부산’에 게재…“부산 한의계 역사 복원할 핵심 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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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1960년대 부산 지역 한의사들의 임상 경험과 학술 활동을 생생하게 담아낸 부산시한의사회 회지 재건의보(再建醫報)’의 역사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박훈평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항도부산52호에 부산한의사회지 재건의보’(19621966) 연구란 제하의 연구논문을 게재, ‘재건의보의 창간 과정과 발간 주체, 필진 구성, 수록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경남 공동 창간4호부터 부산시한의사회 중심 발간

    재건의보1962710일 부산시한의사회와 경상남도한의사회가 공동으로 창간한 이후 19663월까지 대략 격월로 총 21호까지 간행됐다. 이는 단순한 소식 전달 기능을 담당하던 등사본 회보를 개편해 학술논문과 임상 자료를 싣는 전문 회지로 발전시킨 것으로, 4호부터는 부산시한의사회에서 단독으로 간행하게 된다.

     

    실제 논문에 따르면 재건의보의 실질적인 편집과 발간 업무는 부산시한의사회 학술부가 담당한 것으로 확인되며, 필진 구성과 권두사 게재 순서, 발행 주체 표기 등을 종합할 때 공동 창간 초기부터 부산시한의사회가 발간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재건의보1966년 제21호의 발간을 마지막으로 이후 부산한의학회보로 명칭을 변경해 계보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부산시한의사회가 보관하고 있는 재건의보합본은 일부 호가 빠져 있지만, 현존 자료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을 담고 있어 발간 양상과 수록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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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회지임에도 69.4%가 임상·학술 관련 내용

    재건의보에 수록된 글의 주된 내용은 임상과 관련된 치험례와 학술논문으로, 실제 전체 249편의 수록 글 중에서 임상·학술 관련 글이 173편으로 전체 글의 69.4%에 달해 지부 회지임에도 공보나 회무 목적보다는 임상·학술지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학술 글 중 기초이론에 해당하는 글은 본초 9방제 7생리 3진단 2병리 1편 등 22편이었으며, 나머지 87.2%는 질환과 치료 경험을 직접 다룬 임상 논문과 치험례로 구성됐다.

    임상 글들은 내과, 감염병, 부인과, 체질의학, 피부과 등의 순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1960년대 한의사들이 주로 진료하는 환자에 따른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사상의학으로 대표되는 체질의학에 대한 논고가 많은 것과 함께 전문적으로 원전학이라 부를 만한 황제내경’, ‘난경등과 같은 한의학 고전 해석이 전혀 없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박훈평 교수는 “‘재건의보에는 전통 한의학적인 글을 수록하면서도, 사변적으로 이론적인 글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한의학 기초 분야의 글조차도 임상과 직접 관련된 글 위주로 수록돼 있다면서 재건의보는 임상에 중점을 둔 학술지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지역 한의계 인물 연구의 기본적 일차 자료

    특히 이 글에서는 재건의보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더불어 향후 활용방안에 대한 제언도 담아냈다.

     

    연구에 따르면 먼저 재건의보는 학술적인 가치 이외에도 1960년대 부산 지역 한의계 인물과 조직에 대한 연구에 있어 기본적인 일차 자료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회지에는 부산 지역 한의사와 한지한의사의 회원명부 부산시한의사회 임원 및 학술부 구성 한의원 신규 개업 및 이전 개업 등의 기록들이 수록돼 있어, 기존 관보나 중앙회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지역 한의사들의 활동을 복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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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의약단체 가운데 가장 앞선 회지 발간

    재건의보1962710일 창간돼 부산시의사회 회지(1965), 부산시약사회 회지(1973), 부산시치과의사회 회지(1976)에 비해 이른 시기에 창간됐다. 또한 전국적으로도 1962531일 서울한의사회 회지 새소식만 창간됐을 뿐, 대한한의학회보(19635대한한의사협회보(196712)보다 이른 시기에 창간돼 지역 한의사회 회지 가운데 선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훈평 교수는 이처럼 이처럼 이른 시기에 학술 회지를 발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풍부한 인적 토양을 제시했다. 1950년대 부산은 부산동양의학전문학원을 중심으로 다수의 한의사를 배출했으며, 이곳에서 교육받거나 강사로 활동한 인물들이 이후 부산시한의사회의 주요 임원과 학술 인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재건의보창간 당시 김영진 부산시한의사회장은 부산동양의학전문학원 출신이었으며, 공동 창간에 참여한 박천래 경상남도한의사회장도 이 학원의 강사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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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의보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이와 함께 논문에서는 재건의보가 임상에 중점을 둔 학술지의 성격을 띤 것 역시 부산동양의학전문학원 교육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독자층의 관심사를 반영해 중앙의 정책보다는 지역의 정책과 현실에서 마주치는 임상 문제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박훈평 교수는 “‘재건의보의 연구를 통해 1960년대 부산 지역 한의계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회지 간행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는 부산이 1950년대 한의학의 중심지로 등장한 이후 60년에도 일정 부분 그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그동안 실체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 한의사회 회지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앞으로도 재건의보이외에도 부산시한의사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 조사를 통해 1960년대 부산시한의사회의 활동에 대한 풍부한 고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다양한 지역 한의사회 회지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재건의보가 가지는 독자성이 더욱 분명하게 고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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