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줄고, 돌봄은 가벼워져”…한의재택의료가 만든 ‘AIP’ 가능성

기사입력 2026.08.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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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찬영 교수·한의약진흥원, 전국 6개 센터·인지장애 92명 RWD 분석
    4개월 만에 통증 37.5% 감소…행동심리증상·보호자 고통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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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한의재택의료에서 한의사의 방문진료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족의 고통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다기관 Real-World Data(실제임상·RWD) 연구결과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특히 4개월간 진료를 받은 환자의 통증은 약 37.5% 감소했으며, 행동심리증상 개선과 보호자 고통 감소 간 강한 상관관계가 확인되면서 ‘Aging in Place(지역사회 계속 거주·AIP)’ 지원을 위한 통합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한국한의약진흥원 의료지원센터 이지현 센터장·한유진 주임연구원과 함께 전국 6개 한의재택의료센터에서 시행한 방문진료 프로그램의 임상 결과를 분석한 ‘Clinical outcomes associated with Korean medicine home-visit care for patients with cognitive impairment: a multi-center ret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Scientific Reports(IF 4.9)’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25년 약 97만명(유병률 9.17%)에서 ’40년 20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치매에 동반되는 행동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BPSD)과 신체 통증은 환자의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가족의 돌봄 부담·소진·시설 입소 위험·사회경제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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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다기관 실제진료 데이터로 효과 검증, 4개월 임상기록 추적

     

    이번 논문은 보건복지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전국 6개 한의재택의료센터의 진료기록(’25년 8월∼’26년 1월)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대상자는 △만 60세 이상 △전반적 퇴화척도(Global Deterioration Scale·GDS) 2∼5단계 △최소 4개월 이상 정기 방문진료 △기준시점·2개월·4개월 추적평가 자료 보유 환자다.

     

    인지기능 문제로 방문진료를 시작한 99명 가운데 GDS 1단계 또는 기저자료 미비 5명, 추적기간 중 입원·시설 입소 2명을 제외한 92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연령은 83.21±7.83세(62∼97세), 남성 55명(59.8%)·여성 37명(40.2%)이었으며, 경도인지장애군(GDS 2∼3)은 58명(63.0%), 치매군(GDS 4∼5)은 34명(37.0%)이었다.

     

    한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로 구성된 다학제팀은 초기 상담과 포괄적 노인평가를 토대로 환자별 돌봄계획을 수립했다. 한의사는 월 1회 이상 침·뜸·부항 치료와 한약 처방 등을 제공했으며, 인지기능 관리를 위한 권고 혈위로 △백회(GV20) △사신총(EX-HN1) △내관(PC6) △신문(HT7) △노궁(PC8) △족삼리(ST36) 등을 활용했다. 간호사는 월 2회 복약순응도·잔여약·약물이상반응을 점검했고,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했다.

     

    평가는 △통증(PAINAD) △인지기능(MMSE-DS·시계그리기검사) △행동심리증상(NPI-Q 증상 개수·중증도·보호자 고통) △돌봄 부담(ZBI-12) △노인우울(GDS-SF) △외로움 △전반적 임상상태(GDS·CGI-S·CGI-I) 등으로 구성됐다. 기준시점과 2개월·4개월 시점의 변화를 완전사례분석으로 평가하고, 결측치를 중앙값으로 대체한 민감도분석을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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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화 억제’ 가능성 시사…통증↓·행동증상↓·돌봄부담↓

     

    4개월 후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통증은 PAINAD 중앙값이 4점에서 2점으로 낮아져 유의한 개선(p<0.001, N=89, r=0.56, Hodges-Lehmann 추정치 -1.5점)을 보였으며, 행동심리증상 중증도는 NPI-Q 중앙값이 3점에서 2점으로 감소(p=0.006, N=53, r=0.39)했다. ‘행동심리증상(BPSD)’은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망상, 환각, 공격성, 배회, 수면 장애 등 이상 행동과 심리적 변화다.

     

    보호자 고통점수도 2점에서 1점으로 개선(p<0.001, N=53, r=0.45)됐으며, NPI-Q 증상 개수도 감소 경향(p=0.086)을 보였다. 특히 통증은 약 37.5% 감소해 전체 평가지표 가운데 가장 큰 효과크기를 나타냈다.

     

    인지기능에서는 악화 없이 기능이 유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치매선별검사(MMSE-DS)는 4개월 동안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p=0.499, N=85)가 없었고, 시계그리기검사(Clock Drawing TEST)는 점수가 상승(중앙값 10.5점→12점)하며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p=0.098, N=56, r=0.23)을 시사했다. 특히 치매 하위군은 시계그리기검사에서 탐색적 수준의 개선 신호(p=0.049, r=0.31)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진행성 신경퇴행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를 인지기능의 유지 및 안정화를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했다.

     

    특히 보호자 돌봄 부담이 감소(ZBI-12 중앙값 12점→10.5점)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완전사례분석에선 통계적 경향성(p=0.074, N=54, r=0.18)에 머물렀으나 전체 92명의 결측치를 보정한 민감도분석에선 유의한 감소(p<0.001)가 확인됐다. 환자의 통증·BPSD는 2개월부터 개선된 반면 보호자 부담은 4개월 시점에서 감소해 환자의 임상적 안정이 일정 기간 지속된 뒤 돌봄 부담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상관분석에선 △BPSD 중증도 개선과 증상 개수 감소(ρ=0.833, p<0.001) △BPSD 중증도 개선과 보호자 고통 감소(ρ=0.721, p<0.001) △증상 개수 감소와 보호자 고통 감소(ρ=0.527, p<0.001) 사이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반면 통증 감소와 BPSD·돌봄 부담 변화 간에는 유의한 연관성이 없어, 한의 방문진료가 통증과 행동심리증상에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지장애 단계별 분석에선 △경도인지장애군 통증 개선(p<0.001, r=0.65, N=57) △치매군 통증 개선(p<0.001, r=0.40, N=32) △치매군 BPSD 중증도 개선 신호(p=0.018, r=0.43, N=20) △치매군 시계그리기검사 개선 신호(p=0.049, r=0.31, N=21) 등이 확인됐다. 다만 경도인지장애군과 치매군의 변화량을 직접 비교한 결과 통증·BPSD·돌봄 부담·인지기능 모두 유의한 집단 간 차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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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사회 계속거주’를 뒷받침할 데이터

     

    이번 연구는 일차의료 현장의 실제자료를 바탕으로 한의 방문진료가 인지장애 환자의 통증·BPSD 및 가족 돌봄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기관 차원에서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지역사회 기반 치매돌봄체계에 한의의료를 통합하기 위한 전향적 대조시험과 장기 추적연구의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권찬영 교수는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한의재택의료의 효과를 다기관 Real-World Data를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통증과 행동심리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되고, 특히 이러한 개선이 보호자의 돌봄 부담 완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은 향후 ‘Aging in Place’를 돕는 통합적 의료서비스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조군이 없는 후향적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 결과는 향후 전향적 대조시험을 설계하기 위한 가설 생성적 근거로 신중히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인지기능 관련 결과가 악화 없이 유지된 것 자체가 진행성 신경퇴행성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소견이라고 평했다. 이에 향후 대조군을 갖춘 전향적 연구를 통해 한의재택의료 및 한의방문진료의 단계별(경도인지장애·치매) 차별적 효과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의약 건강돌봄 건강개선도 평가분석’ 연구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역지능화 혁신인재양성사업(과제번호: IITP-2026-RS-2020-II20179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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