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영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 교육위원
한의 임상에서 피부미용 치료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색소성 병변뿐 아니라 홍조·모세혈관 확장증·혈관종·화염상모반·정맥 등 혈관성 병변에 대한 레이저 치료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혈관 병변마다 혈관의 깊이, 굵기, 혈류 상태, 산소 포화도가 서로 달라 병변의 특성에 맞는 파장과 조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 피부 혈관질환의 분류와 특징
임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피부 혈관 병변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첫째, 홍조(안면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이다. 진피 상층의 가느다란 모세혈관들이 확장되어 얼굴 전체 혹은 볼·코 주변에 미만성(diffuse)으로 넓게 퍼져 나타나며, 주사(酒渣, rosacea) 경향이 있거나 피부 장벽이 약한 환자에서 흔히 관찰된다.
둘째, 혈관종(hemangioma)이다. 흔히 ‘앵두혈관종’, ‘체리혈관종’이라고도 한다. 진피 내 모세혈관이 국소적으로 증식·확장되어 생기며 병변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융기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셋째, 해면상 혈관종(cavernous hemangioma)이다. 혈관종보다 더 깊고 넓은 진피∼피하층의 혈관강(腔)이 확장되어 형성되며, 병변이 더 두텁고 색조도 자적색에 가깝게 짙은 경우가 많다.
넷째, 화염상모반(port-wine stain)이다. 선천성 모세혈관 기형으로, 진피 내 모세혈관이 넓은 범위에 걸쳐 확장되어 있으며 평생 지속·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치료 반응이 더디고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것이 특징이다.
다섯째, 정맥 병변(venous lesion)이다. 산소포화도가 낮은 정맥혈을 담고 있어 푸르스름하게 비쳐 보이며, 진피보다 깊은 피하지방층에 가깝다.
2.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
치료 전 진단에서 중요하게 확인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병변의 색조: 선홍색(동맥혈 위주, 표재성), 자적색∼암적색(정체된 혈류, 좀 더 깊은 병변), 푸르스름한 색(정맥혈, 심부 병변)을 구분한다.
2) 압박 시 퇴색 여부(diascopy): 눌렀을 때 병변이 완전히 퇴색되는지, 부분적으로만 옅어지는지를 통해 혈관의 개방성과 대략적인 깊이를 가늠한다.
3) 병변의 범위: 미만성인지, 국소적으로 경계가 뚜렷한지 구분하여 모드를 결정한다.
4) 기존 시술 이력: 필링, 박피, CO2 레이저 등 다른 시술을 받은 뒤 신생 혈관이 생긴 것인지, 처음부터 있던 병변인지 확인한다. 반흔 치유 과정에서 신생 혈관이 증식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반흔 치료와 혈관 치료를 함께 계획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간격의 경우 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은 4주 내외 간격으로 스퀘어 모드 토닝을 반복하며, 미만성인 만큼 일시에 무리하게 출력을 올리기보다 누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안전하다. 혈관종과 해면상 혈관종은 서클 모드로 2∼3주 간격, 1∼3회 정도의 짧은 치료로도 육안상 변화가 뚜렷한 경우가 많다.
화염상모반은 병변이 두텁고 범위가 넓어 회복 기간을 넉넉히 두고 3개월 이상 완만하게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맥은 표재 병변보다 조직 손상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어 짧은 간격으로 자주 조사하기보다 2주 간격으로 소수 회차만 시행하고 경과를 지켜본다.
시술 후 일시적인 자반이나 붓기, 병변 부위의 일과성 암적색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 특히 서클 모드 시술 후 혈관 내 응고로 인해 병변이 일시적으로 더 진해 보일 수 있는데, 이를 악화로 오인하지 않도록 사전 설명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철저히 하도록 안내하고, 색소침착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미백 관리를 병행하도록 한다.
아래는 실제 치료 사례들이다.
사례 1. 홍조(치료 2개월)
눈가와 뺨 주변에 붉은 실핏줄이 퍼져 있고, 점상 출혈처럼 보이는 작은 붉은 반점들이 동반되었다. 육안 관찰과 퇴색 검사를 통해 병변이 진피 상층의 미세혈관 확장에서 비롯된 표재성 병변임을 확인하고, 아드바 TX 스퀘어 모드 토닝만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3주 간격으로 내원하도록 하여 총 2개월에 걸쳐 치료하였으며, 초기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다가도 2∼3회차를 넘어가면서 붉은기가 눈에 띄게 옅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시술 후 일시적인 홍반 외에 특별한 다운타임은 없었으며,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병행하도록 안내했다.
사례 2. 비후성 반흔(추적 관찰 2개월)
입술 주변에 이전 시술 혹은 외상으로 인한 비후성 반흔이 있던 환자로, CO2 레이저로 반흔 조직을 절제하는 처치를 먼저 시행한 사례다. 절제 후 반흔 부위에 붉은색의 신생 혈관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아드바 TX로 반흔 부위의 신생 혈관을 추가로 제거하였다. 2개월간의 추적 관찰 결과 반흔 부위의 융기와 발적이 함께 개선되었다. 반흔 치료 환자에서는 절제 이후 신생 혈관의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필요 시 조기에 혈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최종 색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례 3. 정맥(2주 간격 2회 치료)
뺨 부위의 푸르스름한 정맥성 병변이 있던 환자다. 심부 혈관 병변이므로 엘레멘탈 TL 1064nm(Nd:YAG)를 선택했다. 2주 간격으로 2회 치료 후 병변의 푸른 색조가 눈에 띄게 옅어졌는데, 이는 병변의 깊이에 맞는 파장을 선택하면 적은 회차에서도 빠른 치료 반응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치료 후에는 일시적으로 병변 부위의 경결감이 있거나 멍처럼 보일 수 있음을 설명하고, 압박이나 마사지를 삼가도록 안내했다.
사례 4. 혈관종(1∼3회 조사)
눈가의 작은 혈관종을 더모스코피(피부현미경)로 확대 촬영한 사례다. 더모스코피상 병변의 경계와 색조가 뚜렷하게 확인되며, 조사 전에는 선홍색으로 도드라져 있던 병변이 1∼3회의 서클 모드 조사만으로 갈색조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색조 변화는 혈관 내 응고가 일어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으로, 이후 갈색조도 점차 소실되는 경과를 밟는다. 혈관종은 국소 부위에 정확히 에너지가 전달되면 적은 횟수의 치료로도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어, 환자에게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주기에도 유용하다. 다만 응고 직후의 색조 변화를 부작용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시술 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병변의 레이저 치료는 병변의 깊이와 혈류 특성을 정확히 평가하고, 이에 맞는 파장과 조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에 달려 있다. 향후에도 다양한 혈관 질환 사례를 축적하여 병변의 깊이와 색조에 따른 맞춤형 치료 프로토콜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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