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융 교수 “다제약물 복용 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 등에 활용 기대”
[한의신문]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이원융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한약과 합성의약품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연구팀은 임상시험을 통해 그 정확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해 이번 연구가 한약과 의약품 병용에 따른 안전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원광대 연구팀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임상약리학과, 동국대 한의과대학, 한국한의약진흥원(NIKOM)과 공동으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예측 AI 모델인 ‘Meta-HDI(Meta-learning based Herb-Drug Interaction)’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한약과 합성의약품의 병용은 임상 현장에서 흔히 이뤄지지만, 한약은 다양한 성분이 복합적으로 포함돼 있어 그동안 상호작용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DrugBank’에 축적된 약 12만 건의 약물-약물 상호작용 데이터를 AI에 먼저 학습시킨 뒤,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약실험정보관리시스템(KLIMS)에 구축된 한약-약물 상호작용 데이터에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기법을 적용했다.
또한 ‘한약→성분→표적단백질→의약품’으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경로를 반영하고 계층적 어텐션(Hierarchical Attention) 기법을 결합해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어떤 한약 핵심 성분이 상호작용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도록 모델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 Meta-HDI는 기존 화학구조 기반 모델이나 그래프 기반 AI 예측 모델보다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AI 모델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을 단독 투여한 경우와 한약인 가미소요산 및 오적산을 함께 투여한 경우를 비교한 결과, 한약 병용 시 도네페질의 최고혈중농도(Cmax)와 약물노출량(AUC)이 약 1.5~1.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AI가 예측한 결과와 일치했다.
이어 실시한 CYP450 효소 실험에서는 AI가 핵심 상호작용 성분으로 제시한 팔카리놀(Falcarinol)과 글라브라닌(Glabranin)이 도네페질의 대사효소인 CYP2D6를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돼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작용기전까지 규명했다.
연구팀은 “데이터가 부족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분야에서도 전이학습 기반 AI를 활용하면 신뢰성 있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예측 정확도를 높인 것은 물론 어떤 성분이 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 안전한 병용투여 기준 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한약과 합성의약품 병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예측하고 검증할 수 있는 의사결정 지원 기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약의 다중 표적성과 복합 기전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 다제약물 복용 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 결과는 대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Phytomedicine(IF 11.3)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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