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해등급 분류체계의 문제점, 개정안 시행시 건보재정 부담 가중 등 문제점 제시
[한의신문] 9일 아침 세종시에는 잔뜩 흐린 날씨에 싸락눈까지 흩날리는 날씨 속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길이 쏠렸다. 이날 1인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대전광역시한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한의사들로,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보험배상 보장법’ 하위법령 개정안에 대한 즉각적인 철폐를 외치며, 출근길을 나선 공무원들을 향해 자배법 개정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판넬을 통해 전하는 등 부당한 개정안 추진에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들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정당한 진료권을 침해하는 ‘8주 초과 치료 제한’ 등을 담은 자배법 하위법령 개정안은 의료 현장의 판단을 배제한 채, 일률적인 치료기간만을 강요함으로써 교통사고 피해자의 진료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임을 규탄했다.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 책임을 왜 우리한테 전가하나?”
이날 1인 시위에 참여한 김용진 대전시한의사회 건강보험정책위원장은 “현재 국토부는 자배법 개정안을 통해 상해급수 12∼14급 환자의 치료를 8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법적 근거가 충분한 향후치료비를 폐지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임상적 중증도가 높은 디스크나 회전근개 파열 환자조차 ‘경상 환자’로 분류된 현실을 무시한 처사로, 이에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 책임을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인의 진료권으로 전가하려는 부당한 개악을 저지하고자 진료실을 박차고 나와 1인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원구 대전시한의사회장은 국민건강 증진에 역할을 담당하는 의료인인으로서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일부 언론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을 한의 과잉진료의 탓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 자동차보험에서 물적 담보가 2.2%, 인적 담보는 0.4%의 수준으로 자동차보험 상승의 주원인은 치료비가 아니다”면서 “더불어 8주 이내의 치료기간은 전 세계의 사례를 살펴봐도 너무 가혹한 기준으로, 현재 세계 최단 기간은 캐나다로 12주의 치료기간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진료 현장의 한의사들, 자배법 개정안에 허탈감 느껴
이 회장은 또 “더욱이 디스크, 회전근개 파열, 무릎 연골 손상 등과 같은 부분이 12급 경상으로 분류되고 있는 현 상황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교통사고 상해등급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아울러 자동차보험에서 치료를 보증하지 않는다면 결국 완전한 치료가 되지 않는 교통사고 환자들은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며, 통계를 통해 예상해 보면 연간 822억원이 건강보험의 부담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이처럼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자배법 개정안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선 진료현장에서 교통사고 환자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선 한의사의 허탈감을 전하기도 했다.
김윤중 대전시한의사회 의무이사는 “의료 현장에서는 8주가 지난 후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여전함에도, 의학적 근거 없는 8주라는 치료기간 제한에 묶여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현실에 개탄하고 있다”며 “특히 경미한 부상(AIS 1)이라도 50% 이상이 장기적인 기능 저하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이를 ‘과잉진료’로 매도하는 정부의 시각에 깊은 허탈감을 느끼며, 국가가 보호해야 할 교통사고 피해자를 민간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사각지대로 내모는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개토론회 개최 등 보다 공격적인 대응 필요
또한 김기병 대전시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은 “자배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중앙회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선 회원의 입장에서는 그 노력이 미흡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이 부분에 협회의 모든 회무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철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향후 자배법 개정안 저지에 있어서의 정책 추진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김용진 위원장은 “중앙회에서는 자배법 개정안에 대한 시행 유예를 강력히 요구하고, 임상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2014년식 상해급수 체계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또한 보험사 손해율의 진짜 원인인 물적 담보(차량 수리비 등) 관리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정당한 논리를 펼쳐나가는 한편 8주 이후 건강보험재정의 누수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을 중심으로 타 유관기관의 협조 없이 국토부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현 상황을 널리 알려 제대로 된 수정안 마련 또는 폐기를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라도 평회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을 이끌어내는 등 실질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1인 시위에는 김용진, 이원구, 김기병, 김재형, 최성규, 임현지, 김윤중, 심재형, 채경욱, 최혁준, 정재희 회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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