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 진료비 관리, ‘행위 규제’ 아닌 의료이용 구조 기반 접근 필수”

기사입력 2026.03.04 17:20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자보 한의진료비 증가세…“과잉진료 아닌 치료 효과·환자 수요에 기인”
    심평원·남인순 의원 등 ‘자보 진료비 위탁심사 제도 개선 토론회’ 개최

    3명.jpg

    ▲(왼쪽부터) 남인순·송기헌·김선민 의원

     

    [한의신문] 자동차보험 한의진료비 증가를 두고 과잉진료로 단정하는 시각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진료행위 규제 중심에서 벗어나 △진료수가 체계와 의료 이용 구조에 기반한 관리 △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의 공동 관리 체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권한의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인순·복기왕·송기헌·김선민 의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은 4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평가 및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 자보 진료비 증가의 구조적 원인과 심사 제도의 공정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행 자보 진료비 심사 제도는 보험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위탁 여부가 결정될 수 있고, 심사 수수료 등 세부 기준도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면서 “‘자동차손배법’을 개정해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기구로서의 지위·권한을 명확히 하고, 심사수수료 보험자 부담 등 운영 기준을 법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자보에 있어 핵심은 제대로 된 치료와 공정한 가격이 핵심이지만 그동안 심사 위탁제도 운영과정에서 의료계, 보험업계, 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제기돼 온 왔다”며 “다양한 제언들을 통해 심사제도의 신뢰도와 국민의 의료 접근성이 제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여전히 자보 심사 체계는 민간 보험사가 낸 재원으로 민간 보험사의 업무를 대신해 주는 임의적 위탁 관계로, 심사 기구의 독립성 훼손과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며 “이제는 관행이 아닌 국민적 합의와 제도적 신뢰 위에 공적 시스템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 화이팅.jpg

     

    ◎ “행위 규제보다 구조 개편, 국토부·복지부 공동관리 필요”


    이날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의 경제적 효과와 제도 개선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자보 진료비 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위한 해법으로 △‘자동차 손배법’ 개정을 통한 심평원 권한 강화 △특정 진료행위 규제가 아닌 진료수가 체계·의료 이용 구조를 고려한 시스템 △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와의 공동 관리 체계로의 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자보 의료서비스 시장이 환자 본인부담이 없는 구조로 인해 일반 의료시장과 달리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분석한 그는 “비용 부담이 없는 구조로 인해 환자의 의료 이용과 의료기관의 진료 제공이 모두 확대될 유인이 존재한다”며 “진료비 증가 문제를 특정 의료기관이나 특정 진료행위의 문제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자보 진료비는 구조적인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자동차사고 부상자 수는 연평균 약 1.9% 감소했지만 자보 진료비는 연평균 약 6.7% 증가했으며, (교통사고 환자의 한의약 선호 확대에 따라) 자보 전체 진료비 중 한의진료비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59.2%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정부가 2017년 ‘한방물리요법 수가’를 신설했으나 오히려 약침·첩약·추나요법 등 다른 진료행위 이용이 증가하는 ‘전이효과(spillover effect)’와 더불어 2022년 한방병원 입원 기준 강화 이후 입원 기간 단축에 따라 일부 환자에서는 일일 진료비가 증가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또한 위탁심사 제도 도입 이후 자보 진료비 억제 효과도 확인됐는데, 연구 결과 위탁심사 이후 자보 진료비 억제에 따른 총 편익은 약 1조9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약 6.38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홍 교수는 제도 개선 방안으로 △한의과 다빈도 진료에 대한 보장 범위 제한 및 심사 기준 강화 △진단·기능평가(ADL 등) 기반 합의금 산정 체계로의 전환 △진단서 제출 의무화 및 임상 근거·추가 치료 계획 명시 △진료 적정성 평가·환자경험평가·정보 공개 제도 도입 △진료수가·심사 기준 심의기구 신설 △‘자동차 손배법’ 개정을 통한 심평원 심사 권한 명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자동차사고 물적 손해는 국토교통부 △인적 손해 및 의료비 관리는 보건복지부가 함께 관여하는 이원화 관리 체계를 제시하며 “단기적으로는 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가 공동 고시 형태로, 자보 진료비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부처 간 협력 체계 강화를 통해 관리의 전문성과 정책 일관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자명.jpg

    ▲(왼쪽부터) 홍석철 교수, 송인선 이사, 정범길 전문위원

     

    ◎ “자보 진료비 증가=과잉진료 단정 곤란…제도 목적 차이 고려해야”


    이어진 패널토론(좌장 장양수)에서 송인선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홍석철 교수의 발표 내용에서 한의진료 언급과 관련해 ‘한의과 진료비 증가=과잉진료’라는 단순한 등식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보험연구원 연구를 인용한 송 이사는 “척추 염좌나 단순 타박상 환자의 자보 진료일수는 한의과와 의과 모두 건보 환자의 약 두 배 수준”이라며 “이는 의료기관의 진료 행태보다는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제도 목적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보 환자의 상당수가 상해등급 12~14급 염좌 환자라는 점을 언급하며 “영상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통증과 기능 제한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강점을 가진 한의진료가 선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보 위탁심사 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다빈도 진료 보장 제한, 심사 기준 강화 등이 비용 관리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환자 상태에 따른 개별적 진료가 제한될 수 있다”면서 ‘향후 치료비’ 지급 기준을 상해등급에 따른 일률적 제한이 아닌 치료비 추정서와 진단서 등 객관적 의료 판단에 기반해 결정하는 구조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송 이사는 “자동차보험의 핵심 목적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배상과 원상회복 보장”이라며 제도 개선 과정에서 비용 관리와 피해자 보호 사이의 균형 있는 접근을 촉구했다.


    정범길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전문위원은 자보진료 통계를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 “통계는 분석자의 관점에 따라 편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제도 변화 시점과 자동차 사고 특성을 함께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자동차 설계의 안전성 강화로, 중증보다 상해등급 12~14급 환자가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가 있으며, 환자·의료기관·보험사 등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제도인 만큼 세 주체의 균형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심사 시 사고의 특성 및 환자 유형 분석 △행위별 수가가 아닌 ‘에피소드별 묶음수가’ 방식 등을 통해 진료비 체계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전경.jpg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심사 시 의료서비스의 객관적 평가 체계 부재를 지적하며 “경상 환자의 치료 기간이나 기준이 경험적 판단에 의존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근거 기반의 진료 기준과 평가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심사 강화만으로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자보에서도 비급여 진료 관리와 의료서비스 효과성 평가와 보험사 역시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선영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보험과 팀장은 “자보는 건보와 달리 진료비 청구자와 치료 대상자가 다른 구조이자 보험사 간 경쟁이 존재하는 민간보험 체계”라면서 “교통사고라는 사건에 기반한 제도이기에 대인·대물 보상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애련 심평원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은 “현재 자보 심사는 진료비 조정 중심으로 제한돼 있어 독립성·중립성 강화를 위해선 심사 수수료 부담 구조의 법제화와 심사위원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의료기관 환자경험 평가 등 적정성 평가를 도입, 환자 보호와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함께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뉴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