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질문, 이미징 과학·기초 물리학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 필요
[한의신문] 한의학의 임상 개념을 물리학적 측정 구조로 해석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제시됐다.
김연학 박사(경희대 한의대 침구의학과 연구펠로우·침구의학과 전문의)는 3일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고심도 광학 이미징 연구단 대학원 강연에서 “한의학을 정량화하는 측정 방식은 파동 기반 구조로 설명될 수 있다”며 임상 개념을 이미징 과학과 기초 물리학의 언어로 연결하는 분석 틀을 제시했다.
이번 강연은 고려대 물리학과 고심도 광학 이미징 연구단은 최원식 교수(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를 중심으로, 산란 매질 속 깊은 영역에 존재하는 구조를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이미징 기술을 연구하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팀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학적 개념을 △이미징 과학 △생체물리학 △양자 측정 이론 등과 연결하는 다학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 박사는 이날 김 박사는 초음파 기반 탄성영상 기법인 ‘Shear Wave Elastography(SWE)’를 사례로 제시하며, 이를 한의학적 진단 개념을 정량화할 수 있는 측정 모델로 설명했다.
Shear Wave Elastography는 직에 물리적 자극을 가해 발생한 전단파의 전파 속도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조직의 탄성 계수(기계적 강성)를 추정하는 영상 기술로, 김 박사는 이 기술의 작동 구조를 세 단계로 정리했다.
첫 번째 단계는 조직에 물리적 자극을 가하는 ‘Push’ 단계이며, 두 번째는 자극으로 생성된 파동이 조직 내부로 퍼져나가는 ‘Propagation(전파)’ 단계, 세 번째는 발생한 파동을 위상 기반으로 추적해 물리량으로 계산하는 ‘Tracking’ 단계다.
김 박사는 “이 세 단계의 구조를 통해 근육이나 연부 조직의 기계적 상태를 정량적인 수치로 환산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근육의 ‘단단함’이나 ‘긴장도’와 같은 개념을 단순한 촉진의 감각적 표현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물리량으로 변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접근이 한의학 임상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근육 상태, 긴장도, 조직 특성 등을 계측 가능한 형태로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Push–Propagation–Tracking 구조가 특정 초음파 장비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이 구조는 특정 의료 장비의 기술적 구현 방식이라기보다 ‘파동 기반 측정 아키텍처(wave-based measurement architecture)’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물리적 자극이 발생하고 그 자극이 매질을 따라 전파되며, 이를 위상 또는 간섭 기반 방식으로 감지하는 구조만 유지된다면 다양한 기술적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
김 박사는 “예컨대 초음파뿐 아니라 광학 기반 이미징 기술을 활용하면 비접촉 방식의 측정 시스템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존 접촉 기반 측정 방식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고, 보다 정밀한 생체 조직 계측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접근은 고심도 광학 이미징 연구단이 연구하고 있는 산란 매질 내부의 광학적 신호 추적 기술과도 개념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제 간 연구 가능성을 보여줬다.
강연에선 물리학적 측정 이론과의 개념적 연결성도 언급됐다.
김 박사는 “측정은 단순히 대상의 상태를 수동적으로 관찰하는 행위가 아니라, 측정 과정 자체가 대상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특성을 ‘상태 의존적 측정 구조(state-dependent measurement)’로 설명하며, 이 개념이 향후 양자역학적 측정 이론과도 연결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진다고 밝혔다.
즉 임상 계측 역시 단순한 기술적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측정과 대상 사이의 물리적 상호작용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물리학적 논의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강연은 한의학의 임상 개념을 고전 탄성학에 기반한 파동 이론으로 정량화하고 이를 이미징 과학과 기초 물리학의 개념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관찰되는 생체 조직의 상태를 물리학적 계측 구조로 해석함으로써, 한의학적 진단 개념을 보다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형태로 설명하려는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아울러 “임상에서 출발한 질문을 이미징 과학과 기초 물리학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의학과 물리학 사이의 새로운 연구 브릿지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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