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애로 빚어진 의술의 길

기사입력 2025.02.10 15:56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KOMSTA 제176차 라오스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이혜진.png

     

    우석대학교 이혜진


    “Wherever the art of medicine is loved, there is also a love of humanity.”  - Hippocrates


    의료인이 되고자 하는 저에게 이번 176차 WFK 라오스 해외 의료봉사는 의료인의 책임과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의료와 자본이 밀접하게 얽힌 현실 속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의료인의 본질을 견고히 다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라오스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3일간의 봉사는 이러한 저의 고민에 답을 찾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라오스 수도의 국립 병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를 포함해 4명의 원장님과 6명의 학생 단원으로 구성된 팀이 3일 동안 940명의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환자분들은 의료의 손길을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심지어 차로 10시간 이상 걸려 온 분도 있었으며, 소아마비나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처럼 적절한 의료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들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현실을 체감하며 안타까움과 의료인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첫날 진료 접수 및 안내를 맡았고, 나머지 2일은 진료 보조로 활동했습니다. 진료 시작 전부터 약 100명의 환자분이 대기하는 등 진료 현장은 바쁘고 쉴 틈이 없었지만, 한 분이라도 더 세심히 챙겨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분들의 미소와 따뜻한 행동, 그리고 "컵짜이(감사합니다)"라는 말은 그 자체로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은 깊은 감정의 교류가 되어 의료인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의료인의 본질이 단순한 의술이 아니라, 인간애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처럼, 의학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 사랑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한편, 한의사분들의 진료 현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의료인이 가져야 할 태도와 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 환자분의 교통사고로 인한 회전근개 손상 및 위축 치료 과정에서 놀라운 차도를 확인했을 때, 의료인의 역할은 단순한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환자의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조력자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이 많은 자본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고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모든 팀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이번 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순수한 열정을 가진 팀원들과의 협업은 마치 기적 같았고, 이 경험은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이번 봉사를 통해 의료인으로서 더 깊은 목적의식과 정체성을 발견했습니다. 환자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간애와 의료인의 역할을 되새기고, 의료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깊은 영향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의로서, 의료를 통해 인간애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