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교육,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

기사입력 2025.01.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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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교육학회, ‘KorMEE 심포지엄’ 개최해 기초한의학 교육 혁신 사례 공유
    3D 가상해부테이블·SPQ 음양교육 등 다양한 교육·교수법 주제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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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한의학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기초한의학 교육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의학교육학회(회장 한상윤)는 10일 상지대학교 창조관에서 ‘Korean Medicine Education Elevation(KorMEE)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상윤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기초한의학 교육에서 교수법의 개선이나 효과적인 학생 전달을 논의해 보고자 기획하게 됐다”면서 “오늘 자리가 한의학 교육 혁신을 위한 유익하고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모 상지대 한의대 학장은 “한의학은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고, 국민건강증진에 많은 기여를 해왔으며, 앞으로의 고령사회에도 한의학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한의학 교육의 중요성은 그 무엇보다 크며,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한의학 교육의 다양한 도전과 기회를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심포지엄에서는 세션 1 △비교과 연계 병리학실습 심화 수업 사례(권보인 상지대 한의대 교수) △3D 가상해부테이블을 활용한 해부학 교육 사례(이동혁 상지대 한의대 교수) △음양(Eum-Yang)의 현대적 이해와 활용(채한 부산대 한의전 교수), 세션 2 △경혈학의 기초한의학 교육 사례(여수정 상지대 한의대 교수) △단계적 학습을 위한 다양한 교수법 활용: 해부학 초심자들을 위한 호기심 유지 전략(박히준 경희대 한의대 교수)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 “학생들 수행가능한 다양한 커리큘럼 개발 필요”

     

    권보인 교수는 상지대 한의대의 병리학실습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권 교수는 “최신 생명공학 기법에 대한 이해 및 수행을 통해 근거 기반 한의학 학습역량 증대를 목적으로 병리학실습 수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한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전임상 실험 수행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병리학실습 수업을 진행하며 느낀 문제의식으로 △실험실습 생명공학 기법의 구체적인 응용 분야 및 필요성 확인 필요 △실험실습 과정에서 교수자가 각 학생을 세심하게 지도하는 데 있어 물리적 한계 △생명공학 실험 특성상 많은 비용소요에 따라 본부 지원 필요성 △정규 수업시간에 실험 수행의 애로사항 발생 등을 들었다.

     

    권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생명공학 기법의 한의분야 활용 사례 제시를 통한 공감대 및 필요성 증진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조장 및 지원 학생을 대상으로 선행 학습을 진행해 보조인력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하고, 또한 비교과 진행 시 본 병리실습 수업대비 이론 및 실습과정을 고도화해 심화 학습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또 “향후 면역학, 양방병리학 관련 최신 생명공학 기법 실험실습을 수행하고자 한다”며 “생명공학 실험법 습득을 기반으로 연구 프로젝트 참여를 유도해 한의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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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이동혁 교수는 3D 가상해부테이블을 활용한 해부학 교육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해부학은 인체의 기본 구조와 의학적 지식의 기본 바탕을 학습하고, 의학의 근본인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생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학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임상에 기반한 기초교육이 증대하고 있고, 카데바 중심 교육의 한계점이 대두하면서 3D 가상해부테이블을 도입하는 추세다. 상지대에서도 2021년 2학기에 3D 가상해부테이블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특히 3D 가상해부테이블을 활용하면 시공간적인 번거로움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이론적으로 학습한 해부학적 지식을 확인하고 실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는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해부학적 지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한 추후 임상과목을 공부할 때 기초과목-임상과목 간의 괴리를 줄일 수 있고, 임상에 기초한 해부학 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3D 가상해부테이블 이용의 보완점으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향후 뼈나 관절, 인대 등 여러 가지 케이스를 추가해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초음파 등 영상장비와 연계해 커리큘럼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한 교수는 “그동안 음양은 ‘고대의 낙은 지식’, ‘한자로 쓰여진 중국 철학’ 등으로 교육돼 왔다”면서 “이번 발표에서는 음양에 대한 이러한 선입견을 극복하고, 음양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도록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동양의 음양은 서양의 행동억제체계(BIS)/행동활성화체계(BAS) 및 위험회피(HA)/자극추구(NS)와 개념적 유사성을 지닌다. 채한 교수는 “음양은 서로 정반대이면서 동시에 밀접한 물질·속성으로 정의된다”면서 뽀롱뽀롱 뽀로로·오징어게임과 Sasang Personality Questionnaire(SPQ)를 사용한 음양 교육의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채한 교수는 “최근 SPQ 연구를 우울증, 화병, 청소년 문제행동 등 임상 병리와 진단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면서 “미디어 캐릭터를 활용한 생리심리학 및 정신병리학 교육은 서양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근거 기반 임상 교육 기법”이라고 말했다.

     

    ◇ 다양한 교수법 통한 호기심 유지 전략

     

    이어진 세션 2에서는 여수정 교수가 ‘경혈학의 기초한의학 교육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여 교수는 “실습시간에 제시되는 방법들을 단순히 익히는 수준에서 실습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적합한 방법을 찾는 응용 수준의 수업을 진행했다”면서 “그 결과 타깃 질환에 대한 전문지식과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정보수집으로 더욱 탄탄한 기초과학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이어 “정답을 맞히는 교육이 아니라 문제를 찾는 능력과 개방적인 팀워크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 과정에서 실제적인 질환이나 증상 해결을 통한 자신감 획득을 비롯해 한의학 학문에 대한 몰입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 교수는 수업운영의 개선점으로 △치료효과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타깃 질환을 정하는 것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타깃 질환을 정하도록 돕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여 교수는 “학년이 올라가면 타 과목과의 팀티칭을 통해 침구법·한약처방·사상의학 등 다양한 한의학적 방법이 추가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더 심도 있는 실습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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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히준 교수는 ‘해부학 초심자들을 위한 호기심 유지 전략’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인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왜 배워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특히 해부학에서는 인체의 구조를 알아야만 신체의 기능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박 교수는 이날 △플립러닝 △하브루타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플립러닝은 학생들이 수업 전 미리 동영상강의를 시청해 오게 하고, 수업 시간에는 질의응답이나 토론 등 학생 중심의 학습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브루타는 히브리어로 친구를 뜻하는 ‘하베르’에서 유래됐다.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서로 질문하고 대화를 나누게 하는 교육 방법으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토론과 논쟁이 진행된다. 박 교수는 하브루타에 대해 “학습자가 다른 동료학습자를 가르쳐줌으로써 그 속에서 서로의 통찰력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학생들이 실제 문제나 도전 과제를 중심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교수법으로, 학생들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를 탐구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교수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교수법을 통해 학생의 수업참여도를 높이면 좋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학습법들을 단계적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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