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38>

기사입력 2024.10.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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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열상의 치료와 관리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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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사람의 감각을 담당하는 눈, 귀, 코, 구강, 피부는 외부와 직접 맞닿고 있어 외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번호에서는 한의의료기관에서도 관리가 가능한 범위의 혀 외상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9월4일 아침 일찍 81세 여자 환자가 혀에서 피가 난다고 하면서 한방병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한지 또는 타 병원으로 가야할지를 상의하러 내원했다. 전날 밤 한숨도 못자 정신이 없는 상태로 침대에서 내려오다 혀를 치아로 잘못 깨문 듯하며 얼얼한 통증과 출혈이 있어 어떻게 할지 몰라 일단 다니던 병원으로 상담하러 왔다고 한다. 상처를 살펴보니 혀의 좌측 등으로 1.5cm 정도의 점막 표피 부위 열상이 있고, 상처 사이로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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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의 열상은 어린 아이들의 경우 뛰어놀다 넘어지면서 발생하기도 하고, 어른의 경우 낙상이나 여러 타박의 과정 또는 타 질환이나 발작 중에 발생하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다행인 것은 혀는 혈액 공급과 치유능력이 뛰어난 곳으로 모든 열상을 봉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의원에서 혀 열상환자를 만나는 경우 이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할지, 적절한 처치와 관리를 해줄 수 있는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우선 봉합이 필요한 경우를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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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환자는 위 사항에 해당되지 않아 봉합보다는 향후 관리가 잘 돼야 할 것으로 보였다. 혀에 있어 경미한 열상은 다음의 사항을 주의하면서 관리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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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환자의 경우 살짝 벌어지기는 했지만 상처가 깊지는 않고 길이가 1.5cm 정도로 봉합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런 경우 소아라면 타액이 원활히 나오고 혈액순환이 잘 되기 때문에 정말 그냥 두어도 되는 상태이지만, 평소 구강건조가 심한 고령의 환자임을 감안하면 치료 및 처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첫째 치료 부분이다. 소염약침 1cc를 주사기를 이용해 상처 부위를 한 차례 세척을 했다. 출혈량이 많지는 않아 위에서 제시한 것 같은 지혈은 따로 하지 않았으나, 만일 지혈이 안되는 경우에는 소독된 거즈나 깨끗한 손수건으로라도 출혈 자리를 꽉 잡아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혈액순환과 타액분비가 원활해 지도록 타액선 마사지를 시행한 후 지창, 협거, 외금진옥액, 염천혈 등을 자침했다.  

    둘째 위생교육이다. 치료 후 내원 전까지 3번의 식사시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양치와 가글을 잘 하도록 설명했다. 혹시 상처 부위를 자극할까 두려워 양치와 가글을 안하면 어떤지 물어오는데, 구강 내 상처에서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위생 관리가 꼭 필요하다. 가글은 일반 시중에 판매하는 알코올 함량이 너무 높지 않은 일반적인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이 환자에게는 평소의 구강건조를 고려해 감잎을 다린 감잎차를 처방해 120cc씩 하루 3회 음용하도록 했다. 다음 날인 5일 오전에 내원한 환자는 하루 사이에 상당히 호전돼 갈라진 부위가 깨끗하게 붙어있었다. 혀가 약간 얼얼한 듯 감각이 평소와 다른 것 말고는 모두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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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 치료를 한 차례 더 시행했고, 환자에게는 향후 1∼2주의 시간 동안은 다른 자극이 없도록 주의하고, 특히 상처를 자극하는 맵고 뜨거운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한 후 치료를 종료했다. 하지만 11일 다시 내원한 환자의 혀는 깨끗이 아물었던 자리가 볼록 올라온 상태였다. 그 사이 혀 상태가 좋아 거칠거칠한 음식을 몇 차례 먹었더니 상처 자리 모습이 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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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의 섬유종은 반복적인 자극으로 생길 수 있다. 특별히 불편하지 않으면 치료의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후반부 관리가 소홀해 발생하였고, 다행히 초기라 관리가 다시 잘 되면 호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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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환자에게 혀를 자극하는 음식을 조심하실 것과 함께 올라온 자리를 만지거나 이로 긁는 동작을 절대 하지 말 것을 재차 강조했다. 다행히 9월27일에 다시 내원했을 때는 소실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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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여 설명하자면 구강의 섬유종은 유두종과 헷갈리기 쉽다. 

     

    구강의 유두종은 섬유종과 비슷하게 만성 자극에 반응해 발생하는 것으로 유두형이나 수지상 융기의 모습을 보이며 표면이 백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나 염증 증상이 없으나 모습에 따라 절제하거나 보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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